2024년 10월 26일 (토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역
진부역(07:22-08:56)
상원사(09:52)
비로봉(11:16)
수정암삼거리(11:49)
호령봉(12:16)
기린봉(13:03)
1371.1봉(13:44)
1284.5봉
1357.3봉(14:55)
1360.7봉(15:40)
주왕지맥갈림길
1464.2봉(17:33)
주목삼거리
계방산(18:47)
운두령(20:14)
소사삼거리
진부역
청량리역(21:48-23:06)
◈ 산행거리
21.8km
◈ 산행시간
10시간 22분
◈ 산행기
단풍 인파로 발 디딜 틈 없는 버스를 타고 형형색색 사람들로 넘쳐나는 선재길을 보며 상원사에 도착해 불경 합창이 흘러나오는 계단들을 타고 나잇값을 하는지 안 흘리던 진땀을 떨어뜨리며 된비알을 지나 비로봉(1565.4m)으로 올라가 차례를 기다리며 인증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피해 목책을 넘는다.
삼각점(연곡/24/1990복구)이 있는 정상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계방산으로 이어지는 한강기맥과 인제의 산그리메를 두루 둘러보고 잡목들을 헤치며 수정암으로 이어지는 안부로 내려가 바위에 앉아 막걸리 한 컵 마시고 만산홍엽으로 물든 산자락들을 바라보다 매년 오월이면 곰취 뜯으러 다니던 그 눈부신 초원을 떠올리며 너무나 친숙한 호령봉(x1565.5m)으로 올라가 가까워진 계방산을 마주하니 왠지 그 위용에 주눅이 든다.
빽빽한 잡목과 미역줄나무들을 뚫고 쓰러진 나무들을 피해서 암벽들을 휘돌아 기린봉 정상석이 놓여있는 1534.3봉으로 올라가 박무 속에 흐릿하게 펼쳐지는 설악산 줄기를 가늠하다 또 다른 기린봉인 1302.4봉 갈림길을 헤아리며 완만해진 산죽 숲 따라 펑퍼짐한 초원에 삼각점(연곡444/2005재설)이 있는 1371.1봉을 넘는다.
아직 먼 거리를 생각해 속도를 내며 연신 그리 높지 않은 봉들을 넘고 낡은 삼각점이 있는 1284.5봉을 지나서 이제나저제나 능선이 갈라지는 뽀지기봉만 기대하며 1357.3봉으로 올라가 동쪽으로 갈라져 1282.8봉과 1062.0봉을 지나 동산교로 길게 이어지는 지능선을 흥미롭게 바라보며 간식을 먹고 낯익은 헬기장에 삼각점(도암301/2005재설)이 반겨주는 뽀지기봉(1360.7m)으로 올라간다.
변변한 지피에스도 없던 2000년대 초에 이곳에서 대책 없이 헤매다 방아다리 능선으로 잘못 들어가 고생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오른쪽으로 꺾어 조망은 트이지 않지만 잔잔하게 이어지는 가을 숲을 부지런히 따라가면 짧은 해는 가라앉고 조금씩 땅거미가 몰려오기 시작한다.
구슬땀을 흘리며 안부에서 그치지 않고 지겹게 이어지는 된비알을 한동안 통과해 주왕지맥 갈림길을 지나서 기진맥진해 1464.2봉으로 올라가 옹색한 공터의 삼각점(봉평424/2005재설)에 걸터앉아 남은 막걸리와 단 주스를 벌컥거리며 한숨을 돌리고 거친 관목들을 뚫고 쓰러진 나무들을 넘어 아직 어둠 속에 멀리 모습을 보이는 계방산으로 향한다.
랜턴까지 켜고 암 봉들을 우회하며 기다렸던 출입 금지 목책을 반갑게 만나서 거대한 주목이 서 있는 안부에 서서 예전의 이승복 기념관이 아닌 자동차 극장 이정표를 보며 오래전의 기억을 떠올리다 반질반질해진 산길 따라 오랜만에 계방산(x1579.1m)으로 올라가니 세속의 불빛들이 발아래로 아련하게 펼쳐진다.
거센 바람을 맞으며 데크에 앉아 쉬고 남쪽 능선 따라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미답 길 삼거리의 데크계단 앞에서 잠시 고민하다 기차 시간을 헤아려 익숙한 운두령으로 내려가기로 판단하고 조만간 흰 눈으로 깨끗하게 뒤덮일 뚜렷한 산길을 뛰듯이 내려가 기억 나는 헬기장들을 지나서 굴곡 많은 능선을 바삐 따라간다.
어둠 속에서 붉은 불을 켜고 휙휙 소리를 내며 공포스럽게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를 지나쳐 나무계단들을 타고 종착점인 운두령으로 내려가 문 닫은 식당 앞에서 택시를 호출하다 마침 고개로 올라온 중년 부부의 차를 얻어 타고 호미곶마라톤 이야기를 나누며 속사 삼거리로 내려가 택시를 불러 진부역으로 나간다.
▲ 비로봉 정상
▲ 계방산으로 이어지는 한강기맥
▲ 인제의 산그리메
▲ 계방산과 소계방산
▲ 능선
▲ 수정암 삼거리
▲ 호령봉
▲ 호령봉 정상
▲ 기린봉
▲ 계방산
▲ 1360.7봉
▲ 주왕지맥
▲ 주목 삼거리
▲ 계방산 정상
▲ 풍력발전기
▲ 운두령
첫댓글 한강기맥 한지가 넘나 오래되어 호령봉에서 계방산 바라보며 언제 한번 가봐야지 했는데요. 와 야간산행 하셨네요.
출발시간, 낮시간이 늦어져 야간산행이 됐습니다. 전에는 이까짓 것 하면서 일몰 전에 끝냈는데요...^^
산행욕심내다가 야간산행에 ㅠㅠ 무탈하산 다행이십니다.
1-2 시간 야간 산행은 예상했지요...
젊은 청춘입니다.운좋게 히치도 하시고,,,ㅎ.그 쪽 동네는 교통편이 너무 힘들어요.
요즘 어디 계세요?
호미곶마라톤 옷을 입고 갔더니 마침 울산 분이 알아보고 태워줬습니다.택시 부르고 돈으로 메꿔야 합니다. 대중교통은 없는 걸로...
@토요일 ???,그냥 제 집에 조용히 있습니다.ㅎ
@사니조은 아니 지역이..
@토요일 서식지 평촌에 있습니다.ㅎ
@사니조은 전에 지방 내려간 생각이 나서요 ㅎㅎ
출발 시간도 늦은데 운두령까지 감히 계획도 못 잡을 곳을 해내니 대단합니다
당연히 택시를 부르려고 했을텐데 히치가 되지 않았다면 택시비도 상당했을 터 운 좋은 하루 였습니다
이젠 쉬운 곳이 없습니다. 가는 세월만 야속하지요.
@킬문 세월에 맞춰 하심 되죠 ㅎㅎ
맞아요... 그래야 합니다. 허튼 욕심은 버리고...
또 당일산행을 무박산행처럼 하셨네요,
계방산이 조망이 훌륭한데 이미 어두워서 아쉽게 되었습니다.
하다 못해 게방낙조도 보지 못하시고.
그냥 계방산을 잘 간 것으로 만족합니다. 자신을 잘 알아야겠지요... 계방낙조는 언감생심입니다.
와 그렇군요. 계방산 백패킹 점 찍었습니다 ㅎㅎ
오랜만에 인사를 올립니다..^^
9월7일에 주왕지맥 분기점 표지판을 부착하고 왔는 데,
지금까지 훼손없이 잘 있어 다행입니다.~
늘 안산, 즐산을 하십시요..
잘 지내시지요? 얼만 전에 표지판 붙히셨네요. 건강히 잘 지내시고 언제 산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