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대답하곤 했습니다
정말 잘 모르겠어서
"혼자 지내니 외롭지 않니?"라고 어른들이 물어와도
그저 새로운 것들에 눈멀어 있어서
"모르겠어요" 라고만
요즘은 그 어른들이 왜 나에게 외롭잖느냐고 물었는지 알 것 같아요
아마 그 분들도 외로워했던 적이 있었겠죠
혼자 지내기 시작한지 아직 한해도 지나지 않았는데
겨우 봄과 여름만 났을뿐인데도
시시때때로 외롭다 싶어집니다
어쩌면 계절탓
날 위로하는 것이라곤
나에게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선생닝과의
대화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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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에 가게 되면 광릉에도 들렀다 와요.
쓸쓸한 죽음 세조의 모습을 보러 들어가는 짧은 길의 운치도 좋아요.
광릉에서 봉선사까지는 걸어서 20분이니까 가 보세요.
전나무 길 자동차 피해서 걸어가면
춘원 이광수가 머물기도 했고
조용필이 박지숙과 몰래 결혼했던 곳이기도 해요.
봉선사 앞 들판엔 가을이 샛노랗게 고개 숙이고 있을 텐데
그 어디쯤에 작은 연못도 있어요.
여름에 가면 백련을 볼 수 있답니다.
어차피 좀 다리를 쉬고 싶을 테니
봉선사 맞은편에 납작하게 엎드린 초가찻집에서 쉬어요.
"솔향기(솔바람?) 즐기소서"란 찻집인데 솔잎차가 기가 막히지요.
수목원엔 아직 가을이 찾아들지 않았겠지만
육림호란 작은 호수에 가서 나무 다리에 서면
기가 막히도록 아름다운 단풍빛을 볼 수 있었는데
내일은 좀 이르다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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