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사람은 자기의 욕심대로 행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의 욕심과 야망, 그리고 자기의 안위(安慰)만을 추구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의(義)가 훼손되어도 아예 관심이 없습니다. 남왕국 유다의 종말은 그렇게 서서히 다가왔습니다. 요시야 왕이 하나님의 율법책에 따라 그 신앙을 회복하려고 무척 애를 썼고, 그나마 남왕국 유다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행하기도 했는데, 요시야가 죽고 나자 남왕국 유다는 자신의 욕망과 야망을 채우려는 왕들로 인해 점차 무너져 가고 말았습니다. 여호야김이 죽고 그의 아들 여호야긴(Jehoiachin)이 남왕국 유다의 제19대 왕이 되었지만(24:6), 여호야긴은 불과 3개월만 남왕국 유다를 다스렸을 뿐입니다(24:8). 그리고 그 짧은 통치 기간에도 그는 하나님 보시기에 악을 행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24:9).
여호야긴은 3개월이란 짧은 기간 동안 남왕국 유다를 다스렸지만, 그 기간 안에 남왕국 유다가 멸망을 향해 가는 절망적인 사건들이 등장합니다(24:10~17). 여호야긴이 왕으로 있던 때에 바벨론의 왕 느부갓네살은 남왕국 유다를 침공하여 예루살렘까지 포위하며 위협을 가했고(24:10, 11), 여호야긴은 자기의 어머니, 그리고 여러 신복(臣僕)들과 유다의 지도자들과 함께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 앞으로 나아가 굴복하였습니다(24:12). 정말 굴욕적인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리고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은 하나님의 성전과 예루살렘 왕궁에서 모든 보물들을 탈취하고, 하나님의 성전에 있는 금 그릇을 모두 파괴하여 치욕을 남깁니다(24:13). 그리고 남왕국 유다의 백성과 지도자들과 용사들과 장인(匠人)들과 대장장이, 왕족들, 권세 있는 자들, 고관(高官)들을 모두 사로잡아 바벨론으로 끌고 갑니다(24:14~16). 남왕국 유다 땅에는 비천한 자들만 남았다고 기록합니다(24:14). 그리고 하나님의 성전이 파괴되고, 이러한 모든 일들이 벌어진 것은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대로 된 것이라고 기록합니다(24:13). 실질적으로 남왕국 유다는 바벨론의 지배 아래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을 거역하고, 하나님의 성전에 우상을 들여 우상을 섬긴 죄악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로 인한 재앙입니다.
바벨론 왕은 여호야긴 왕도 바벨론으로 사로잡아 가고, 여호야긴의 숙부(叔父)인 맛다니야(Mattaniah)를 남왕국 유다의 20대 왕으로 세웁니다. 바벨론 왕에 의해 세워진 남왕국 유다의 왕이니 바벨론의 꼭두각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바벨론 왕은 맛다니야를 바벨론식 이름으로 고쳐 시드기야(Zedekiah)라고 부르게 했습니다. 시드기야는 남왕국 유다의 마지막 왕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시드기야조차도 하나님 보시기에 악을 행하는 왕이었습니다(24:19).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민족인 이스라엘과 유다가 완전히 멸망하기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앞으로 돌이키지 않는 악한 모습을 보였고, 하나님은 예루살렘과 유다를 향해 그 진노를 그치지 않으셨습니다(24:20).
그러던 중에 시드기야가 바벨론 왕에게 배반하는 일이 발생합니다(24:20). 시드기야가 바벨론 왕에게 반기를 든 이유는 남왕국 유다 안에서 애굽을 의지하여 바벨론의 세력을 몰아내자는 의견들이 팽배하자 시드기야가 애굽과 동맹을 맺어 바벨론에게 맞서려고 했던 것입니다. 이에 대노(大怒)한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은 군사들을 보내어 예루살렘 성을 포위하고 약 1년 6개월 정도 대치하였는데, 강력한 바벨론 군사들이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예루살렘 성과 대치하게 된 것은 아마도 바벨론이 그 당시 다른 지역에서도 전쟁을 치르고 있었고, 애굽의 지원군을 처리해야 하는 일도 있었기에 예루살렘에만 집중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25:1, 2). 그러나 바벨론 군사들에 의해 포위된 예루살렘 성은 기근(饑饉)까지 심해져서 예루살렘 백성은 양식까지 고갈될 지경에 이르렀고(25:3), 예루살렘 성벽 일부가 파괴되어 바벨론 군사들이 밀려 들어왔고, 이에 남왕국 유다의 병사들은 예루살렘 남쪽의 아라바(Arabah) 길로 도망하였습니다(25:4). 바벨론 군대가 뒤쫓아와 여리고 평지에서 시드기야 왕을 사로잡자, 유다의 병사들은 모두 도망가서 뿔뿔이 흩어지고 맙니다(25:5). 결국 시드기야 왕은 바벨론 군사들에게 잡혀서 립나(Libnah)에 머물고 있는 바벨론 왕에게로 끌려가서 심문을 받게 되었고, 시드기야의 눈앞에서 시드기야의 아들들을 죽이고, 시드기야의 두 눈을 빼고 놋사슬로 결박하여 바벨론으로 끌고 가게 되는 수모를 겪게 됩니다(25:6, 7). 이렇게 남왕국 유다의 왕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고 끝이 나게 됩니다.
남왕국 유다의 마지막 때의 상황에서는 더욱 하나님을 붙잡아야 할 시기였습니다. 오직 하나님만 붙들어야 할 때였습니다. 그런데 남왕국 유다의 왕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오히려 주변의 나라들을 의지하려고 하였고,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권력과 야망만을 바라보는 어리석음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남왕국 유다도 하나님의 진노를 피하지 못하고 멸망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야망과 욕심에 취하면 정말 보아야 할 것들을 보지 못하는 일이 생깁니다. 자신을 내려놓고 정직하게 자신을 돌아보았다면 하나님을 향하는 마음이 생겨났을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종종 발견되는 모습입니다. 빨리 돌이켜야 합니다. 자신이 향하고 있는 욕망과 야망을 내던져야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래야 희망이 생기는 것입니다. 내 욕심, 내 야망을 버리고 하나님만을 향하는 겸손한 믿음의 사람으로 오늘 하루도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