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부자유1급 유순씨
채홍조
손이 할 수 있는 일을 발이 하는 거지요
발이 아니라 손이에요
나는 부자예요
손이 네 개나 있으니까요
발가락으로 섬세한 바늘에 실을 꿰어
한 땀 한 땀 수를 놓고
커피포트를 꺼내고 물을 끓여
믹스커피가 아닌 커피를 타고
달걀을 깨어 튀김옷을 반죽하여
익숙한 발놀림으로 고구마튀김을 하여
손님 접대를 하며 순박하게 웃는 그 모습이 어린아이 같다
제가 발로 한 음식을 맛나게 먹어줘서 고맙다는 인사도 잊지 않고
발로 다른 장애 동생의 머리를 감겨주고
샤워기로 깨끗이 헹궈주며
자신도 세수하고 화장까지 마치는 그녀
발로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는 유순씨
발로 못 하는 것이 없다
장애인 올림픽에서 따온 메달들을 보여주며
발로 3개월간 오백 장의 종이를 접어 큰 학을 만들고
크리스마스트리에 걸 커다란 별을
발가락으로 접어들어 올리며 활짝 웃고 있는 유순씨
종이접기를 하면서 목표가 생겼어요
자격증을 따서 다른 장애인을 가르치고 싶다는
꿈을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는
유순씨의 커다란 별이 반짝이는
크리스마스트리 맨 꼭대기에서 빛나고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가진 장애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하는 그 모습이 감히 아름답다고 말하기가 미안하다
드디어 종이접기 자격증을 따고
그의 꿈이 이루어지는 날.
유순씨의 위대하고 아름다운 발에 경의를 보내며
그가 접은 종이학이 떼를 지어 날아오르기 염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