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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마음의 장막을 거두고 끊임없이 낯선 이들과 연결될 때,우리가 서로의 다름을 더 깊이 받아들이게 됨을 알려준다. _타임
다른 종교나 인종, 국적을 가진 사람이 ‘타자’가 아닌 공동체의 일원임을 생생한 부딪힘을 통해 일깨워준다. _커커스 리뷰
“누구에게나 마음의 경계가 있다.
그러나 흥미진진한 모험은 마음의 장벽을 낮추고
타인을 돌아보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이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타인이 ‘사람’으로 보이는 순간
사회를 바라보는 우리의 상상력은 더 풍부해진다
테드북스 시리즈의 열한번째 책 『낯선 사람들이 만날 때』는 낯선 이에게 말을 건네는 일상 속 작은 모험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의 가능성을 담고 있다. 뉴욕 대학교 부교수인 저자 키오 스타크는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행위가 지닌 정치적이고 실용적인 가치를 생생한 실제 에피소드를 통해 탐구한다. 저자는 수년간 거리에서 낯선 사람과 짧은 대화를 나누는 실험을 계속해왔다. 실험을 통해 저자는 찰나의 연결이 어떻게 사람들이 관계 맺는 방법을 변화시키는지, 순간의 공감이 어떤 행복감을 주는지 알게 된다. 대개 사람들은 친구나 가족, 연인처럼 친밀한 사이에서만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제한적인 상황에서 나누는 짧은 교류는 기존의 상호작용과는 결이 다른, 의미 있는 반향을 만들어낸다.
난생처음 만난 사람에게 말을 건다는 것은 내게 모험과도 같다. 또한 이는 내 유희이자 저항이며, 해방이기도 하다. 또한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이유가 뭘까?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때, 틀에 박힌 서사로 이루어진 나의 일상에 아름답고 놀라운 개입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우선 나의 관점이 바뀐다. 찰나의 의미 있는 교감도 일어난다. 이미 답을 안다고 여겼던 질문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나 아닌 타인을 의심하고 경계하게 만들었던 편견들을 거부하게 이끈다. _13쪽
여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위협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타인을 이해하는 일은 학습이 필요한 기술이다
현대의 삶은 광범위한 불안, 그리고 억압적 위계에 의한 모욕과 상처로 가득하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폭발한 미투(#MeToo) 해시태그 운동으로 권력관계에 의한 부당한 성폭력 피해가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 성적 소수자?장애인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져간다. 단지 가까운 사이라는 이유로, 혹은 필요에 의한 갑을관계를 무기로 상대가 원치 않는 접근을 행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
누구에게 어떤 위협을 당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이 세계를 안전하게 항해하려는 방편으로 ‘유형화’를 택한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재빨리 ‘여성’ ‘흑인’ ‘무슬림’이라고 이름 붙인 카테고리의 정보를 사용한다. 유형화는 타인을 파악하는 손쉬운 수단이다. 그러나 편견에 빠지는 길이 되기도 한다.
타인을 이해하는 법은 뇌에 저장된 카테고리에서 꺼낸 편견 섞인 정보로 반사적으로 판단하는 데서 익힐 수 있는 게 아니라, 오랜 시간 학습이 필요한 기술이다. 낯선 사람을 받아들이는 데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 세상은 위험으로 가득하고, 어떤 경우 그 위험은 낯선 사람의 모습으로 들이닥친다. 우리가 누구를 신뢰해야 할지 판별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위험을 선택하기보다 낯선 것에 적대하기가 더 용이하기 때문에 우리는 자주 편견이라는 섣부른 지름길을 택한다. 그러다보면 진솔한 인간관계를 맺고, 타인이 개입해 우리를 일깨울 기회를 잃은 채 일차원적 관계에서 만족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홀로 살 수 없는 인간에겐 사회적 상상력이 중요하다. 낯선 사람에 대한 편견에 찬 경계를 허물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느슨하고 일상적인 연결,
길거리 유대가 허무는 편견의 장막
저자 키오 스타크는 한 가게에서 무슬림 여성과 나눈 대화를 소개한다. 마트 직원인 그 무슬림 여성은 빨갛게 염색한 스타크의 머리를 보고 딸들의 머리를 꾸며주고 싶다며 방법을 묻는다. 스타크는 아이들의 히잡 안에 숨겨진 머리색을 상상하며 물었다. “딸들도 히잡을 쓰나요?” 그녀는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제가 믿는 것들을 가르치지만, 무엇을 선택할지 말지는 스스로 결정해야죠. 제가 강요할 순 없어요.”
대화를 나눈 시간은 몇 분에 불과했지만, 저자는 히잡을 두른 여성들을 하나의 범주로 묶어 생각했던 자신이 창피해졌다고 고백한다. 무슬림이기에 딸들에게도 당연히 자신의 종교를 강요하리라 짐작했던 것이다. 잠깐이지만 그녀와 대화를 나누고, 그녀가 자신의 세계를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이해하게 되면서 그 여성을 비로소 독립적인 한 주체로 인식하게 됐다. 길거리에서 스치듯 만나는 관계는 느슨하고 일상적이다. 하지만 때로는 이 일상적인 길거리에서의 유대가 편견의 벽을 허무는 좋은 도구가 된다.
누군가를 한 인격체로 인식하게 되면, 인간의 정의에 대한 우리의 견해가 확장된다. 바로 그때, 우리의 작고 개인적인 변화는 더 큰 정치적 변화를 향한 하나의 속삭임이 된다. 난민과 이민 문제, 인종차별과 혐오 문제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는 현상황에서 누군가를 그저 한 사람의 인격체로 보는 것은 엄연한 정치적 의식에서 비롯한 행동이다. _78~79쪽
시민적 무관심이라는 제4의 벽을 깨뜨려라
복잡한 도시의 거리를 걷는 중이라고 가정해보자. 저멀리 걸어오는 행인과 나는 처음에 서로를 흘깃 쳐다보고 서로 가까워지면 시선을 피했다가 그냥 지나칠 것이다. 여기에는 잠시 공간을 공유하면서도 서로 거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상호작용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되는 무언의 합의가 작용한다. 이것이 시민적 무관심이다.
공공장소에서는 대개 이 시민적 무관심을 기본 태도로 지닌다. 하지만 『낯선 사람들이 만날 때』에서는 이 무관심을 깨는 작은 간섭을 제안한다. 횡단보도, 공원, 기차역 등의 전이 공간(transitional space)에 잠시 머무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행동으로 뜻밖의 아름다운 사건이 일어날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 저자는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기분 좋은 관계를 시작하는 가이드라인을 함께 제시한다. 반려견이나 아이, 공공장소의 설치물, 길거리에서 열리는 공연 등 함께 이야기 나눌 만한 매개를 소재로 삼거나 단지 미소 지으며 인사를 건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시작이 될 수 있다. 시선을 교환하거나 어깨를 으쓱하거나 고개를 갸웃하는 것만으로도 도시는 상호작용의 공간이 된다.
물론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 길거리 유대를 오해해 지나가는 사람을 희롱하는 ‘캣콜링’으로 잘못 이해해서는 안 된다. 고의로 행인에게 불쾌한 시선을 보내거나 휘파람을 부는 행위, 큰 소리로 위협하는 행위는 친근한 관계의 시작이 아니라 또다른 종류의 폭력일 뿐이다. 저자가 말하는 교류란 타인들이 서로를 존중하는 거리를 지키는 선에서의 교류이며, 이때 생겨나는 한 줌의 유대감이다. 낯선 이와 공간을 공유하면서 우리는 언제 자신이 기쁨을 느끼고, 언제 당혹스러워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우리가 타인에게 보여주는 얼굴에는 아주 섬세한 경계심의 막이 덮여 있다. 우리는 필요에 따라 경계를 풀거나 붙들어맨다. 가끔은 예상치 못했던 잠깐의 접촉에 서로의 내면을 엿볼 정도로 경계가 풀리기도 한다. 이 놀랍고 순간적이며 긍정적인 찰나의 연대를 통해 사회를 좀더 개방적이고 풍요로운 공간으로 바꿔나갈 수 있다. 그때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환대하는 흥미로운 세계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거리에서 당신과 만나고 대화하게 된다면, 그건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행위가 아니라 한 줌의 유대감을 얻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아마도 나는 스스로를 열어 보이고 당신이 드러내는 것들을 볼 수 있는 작은 틈을 찾는 걸지도 모른다. 서로의 불꽃과 반짝임, 그리고 불완전함을 엿볼 그런 틈새를 말이다. 그런 희미한 빛을 발하는 순간은 흔치 않다. 대부분의 경우 나는 그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고 당신 또한 짧은 인사로 답한다. 그래도 우리는, 당신과 나는, 이곳에 함께한다고 느낀다. 우리가 여전히 낯선 사람들일지라도. _155쪽
https://naver.me/xs8GNbqr
미국처럼 스몰 토킹이 활성화되지 않은 한국에서의 스몰 토킹은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
이미 익숙하고 편한 지인들을 제외하고
"굳이"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어떤 이유들이 존재할까?
스몰 토킹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새로운 관점과 따뜻함을 가져다준 책이다.
스몰 토킹은 단순히 어떤 사람의 성향이 외향적인지, 아니면 문화적 관습에 익숙한 것인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낯선 사람과의 교류를 통해 (그 시간이 짧든 길든) 나를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몰 토킹에 대한 새로운 견해를 가지게 되었다.
"기억나지 않는 낯선 누군가와 교류할 때
내 의식은 이곳저곳을 헤매지 않는다.
오직 그 순간에만 머문다."
낯선 사람과의 대화는 생각보다 즐겁다.
나를 모르는 사람이 굳이 나를 포장하려 들지 않아도 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다.
그리고 상대방 또한 만약 나와 같은 공통점이 있다면 (혹은 없을지라도) 의도치 않은 소통을 하며 내가 얻게 되는 즐거움과 깨달음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막상 적용하기에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이 저자는 지하철이나 이웃에게 말을 걸어 보라 하지만 이미 사회적으로 낯선 사람과의 거리가
암묵적으로 정해져있는 대한민국에서
갑자기 옆 사람에게 "오늘 날씨가 참 춥죠?"라고
말꼬리를 트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특수 종교나 혹은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인 것 같다.
나는 아예 모르는 낯선 사람들보다는 같은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 (대외활동, 미팅)에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를 활용하는 식이
현재 사회에서 더 적용하기 쉽지 않나 생각된다.
같은 영역을 이루는 교집합이 하나라도 있는
집단에서의 낯선 사람과의 대화를 앞으로 기대하게 해준 책이다.
https://brunch.co.kr/@sosodosi/91
눈이 마주치면, 미소를 지어보자
도시에서의 묘미, 낯선이와의 눈인사와 짧은 이야기
Baby 서선영 -
도시에서 낯선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는 찰나의
순간,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하는가?
한국에서라면, 눈이 마주치자마자 시선을 거둘
것이다. 고개를 숙이거나 앞을 바라본다. 한국에
서는 다른 사람의 눈을 계속 바라보는 것은 예의
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아마도 서로 술을 마셨다
면 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행동이기도 하다. 물론
사랑에 빠질 수도 있겠지만. 혹시, 눈이 마주쳤을
때 웃는다면? 상대방은 나를 좀 이상한 사람으로
여기며 빤히 쳐다볼지도 모른다.
베를린에서 3개월을 지내다 한국에 들어왔을 때,
적응이 안됐던 것이 바로 이 부분에 대한 문화 차
이였다. 베를린에서는 거리를 걸을 때 눈이 마주
치면, 상대방은 나를 향해 환한 미소를 보이며
"Hallo" 인사를 건넸다. 일단 받은 인사, 나도 어
색한 미소를 지으며 답해주었지만, 처음에는 나
를 보고 웃는 건지, 나에게 인사한 것이 맞는지
어리둥절했었다.
이 나라 사람들은 원래 다 이러나? 그랬다. 3개월
동안 베를린에 있으면서, 거리를 지나거나, 상점
에서나 공공장소에서 눈이 마주치면 서로 인사를
했다. 군중이 많은 거리에서는 짧게 지나가곤 했
고, 비교적 한산한 주거지를 걸을 때면, 여유 있
는 환한 미소로 인사를 주고받곤 했었다. 서서히
나도 이 행동양식에 적응해 갔었다. 아마도 나는
거리에서의 이런 찰나의 스침을 좋아했던 것 같
기도 하다. 한국에 와서도 얼마간은 길에서 누군
가와 눈이 마주치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고,
내가 사는 빌라에서 만나는 이웃들에게도 자꾸만
진심으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내 미소를 받고, 인사를 받았던 낯선 이들은 꽤 당황했
다. 이웃들 중에는 인사를 받아주는 이도 있었고,
무시하고 지나가는 이도 있었다. 그러면서 나는
다시 한국인으로 돌아왔다. 무표정하게, 미소 담
긴 인사를 나누지 않는 사람이 다시 되었다.
키오 스타크는 그의 저서 <낯선 사람들이 만날
때 When Strangers Meet> (*2016년 TED 강
연을 책으로 출간했다.)에서 이런 순간의 행복감
에 대해, 이런 순간이 사회에 주는 효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에 살고 있는 그녀는 거리
에서 눈을 마주치는 사람과의 인사, 상점에서 직
원과 나누는 대화, 버스를 기다릴 때 같이 기다리
는 모르는 사람과의 대화 등 낯선이 와의 찰나의
순간이 도시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행복이라고 한
다.
사람들은 도시에서 낯선이 와의 짧은 스침 또는
대화에서 왜 행복을 느끼는가. (나도 왜 기분이
좋았을까?)
저자는 인사를 하고 미소를 나누는 그 순간이 타
인에게, 세상에게 나의 존재가 발견되는 순간이
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가족이
나 연인, 친구 등 가까운 인간관계 외에도 새로운
관계에서도 행복감을 많이 느낀다고 한다.
그러하다. 우리들의 삶은 결국은 누군가와의 관
계라고도 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발
견됨으로써, 인정받음으로써 존재하는 것이기도
하다. 베를린 거리에서 미소와 인사를 받았을 때
나는 이방인이자 외부자였던 내가, 그곳에 거주
하는 시민들, 내부자들에게 존재를 인정받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나는 그런 순간들이 기뻤고, 한
국에서도 낯선 이를 만나면 기쁘게 맞이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한국은 문화적으
로 독일과 다르다.
저자도 이런 문화 차이를 이야기한다. 낯선 이와
의 대화나 마주침을 싫어하고, 웬만하면 최대한
말을 하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나라도 있다. 하지
만 문화적 차이가 있더라도, 낯선 이로부터 받는
미소와 인사, 짧은 대화는 사람들에게 기쁨이고,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를 인간적인 곳으로 느끼
게 해 준다. 그래서 저자는 제안한다. 노력해 보
자고. 팍팍한 세상, 잠시라도 한 공간에 머무는
사람과 인사를 주고받자고, 대화를 주고받자고
한다.
나도 어느 나라가 더 좋다 나쁘다는 생각은 아니
다. 그저 베를린에서의 그 미소와 인사 덕분에 나
는 그 도시를 따뜻하게 기억하게 되었다. 내가 지
금 살아가는 이 도시에서도 사람들이 서로가 서
로에게 미소를 보일 수 있고, 여유를 갖고 잠깐의
대화라도 할 수 있게 된다면, 조금은 서로 위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거기에서부터 우리가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https://m.blog.naver.com/jgonggan/220370614482
미얀마 속으로 삶을 끌어안은 에야와디
사진가 이종만, 미얀마를 만나다
<바닷가의 24시>라는 개인전을 시작으로 35년 동
안 전업사진가로 활동 중인 저자는 에야와디강을
탐사하자는 지인의 권유로 2001년 처음으로 미얀
마를 여행한다. 저자는 에야와디강을 따라 여행하
면서 미얀마 사람들의 다정한 미소와 급할 것 없는
여유로운 표정이 주는 평온함에 이끌려 그 후 몇 차
례 더 미얀마를 방문한다. 미얀마의 역사를 배우고,
3모작까지 가능한 비옥한 농토와 자연환경, 대다수
미얀마 사람들이 믿고 있는 소승불교를 이해하면서
그들의 독특한 국민성과 참모습을 발견한다.
미얀마인의 매력적인 미소와 삶을 포착한 포토에세
이
이 책은, 미얀마 중심부를 흐르고 있는 에야와디강
을 따라 주변의 마을과 도시를 여행하며 미얀마인
의 소소한 일상과 위대한 문화유산을 흑백사진에
담은 포토에세이다. 에야와디강이 시작되는 밋손
마을을 시작으로 바모에서 배를 타고 남쪽으로 이
동하면서 문화와 종교의 도시 만달레이, 황금불탑
의 도시 바간, 등축제의 도시 따웅지, 산속에 숨어있
는 인레 호수를 지나 미얀마의 경제 중심지 양곤에
도착하여 여정을 마친다.
사진가 이종만은 눈이 마주치면 웃어주는 ‘미소의 나라’ 미얀마에서 그들의 일상적인 삶의 순간을 포
착한다. 산간 지역인 밋손과 미찌나 마을에서 나무
와 짚으로 엮은 집 마당에 닭이나 소를 키우는 농가
풍경은 1960년대 우리나라 시골을 떠오르게 한다.
우리의 전통방식과 비슷하게 물레를 돌려 옹기를
만드는 뉴인옌 마을의 여인과 옹기를 나르는 아이
들의 얼굴에는 노동으로 인한 피곤함은 잊은 듯 즐
거운 표정이 가득하다. 대나무와 잡목을 운반하는
뗏목의 노를 젓는 남자의 뒷모습에 고단함이 묻어
나고, 천연화장품인 타나카를 바르고 환하게 미소
짓는 여인의 눈동자에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은 순수함이 번져있다.
이 책은 불교가 종교를 넘어 생활인 나라, 미얀마에
서 황금불탑과 사원의 불상뿐 아니라 수도원의 탁
발행렬과 따웅지 등축제의 아름다운 순간을 흑백명
암 속에 담백하게 담았다. 그 외에도 160여 년이 넘
었지만 지금도 견고함을 유지하는 우베인 다리와
산속에 자리한 거대한 인레 호수에서 외발로 노를
휘감아 저으며 물고기를 잡는 어부의 모습은 이색
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현실에 급급해 앞만 보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이
종만의 미얀마 사진여행은 우리 삶에서 무엇이 제
일 중요한지를 한번쯤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선
사하고 있다. 담백한 수필채의 여행일기와 오랜 연
륜이 묻어나는 사진을 통해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
는 미얀마의 무한한 매력에 잠시 홀려봄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