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낯설음이라는 말을 처음 보았을 때 익숙함과 낯설음을 어떻게 동시에 느낄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며 굉장히 신기해 했었다. 그리고 천천히 익숙한 낯설음에 대해 생각해보니 익숙하던 게 낯설 게 느껴질 때가 생각보다 많았다. 항상 걷던 길이 오랜만에 걷는 것처럼 새롭게 느껴질 때가 있었고 항상 같이 놀던 친구들이 커다란 변화를 준 것도 아닌데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익숙한 낯설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해보지 않았었다면 분명 익숙함에서 낯설음을 느낄 때 대상에게서 무언가가 달라졌겠거니 하고 그냥 넘어갔었을 것이다. 하지만 익숙한 낯설음에 대해서 나의 경험들을 찬찬히 떠올려보면 대상에게서 무언가가 변화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서의 크고 작은 변화들에서 나왔다. 최근에 중학교 친구들과 오랜만에 다같이 한 번 놀러 간 적이 있었다. 자주 보는 친구들은 아니었지만 연락은 끊임없이 이어왔었다. 그런데 친구들과 놀고 있는 동안 익숙했던 편안함이 느껴짐과 동시에 어딘가 낯선 느낌이 들었었다. 분명 나에게로 향하는 눈빛, 말투, 행동 등 친구들에게서 오는 모든 것들에서는 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었다. 변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낯설게 느껴진다면 변한 것은 나밖에 없다. 사실 나는 수능이 끝나고 나서 많은 시간이 생겨 다양한 경험을 하고 새로운 정보를 얻으면서 여러 생각을 해왔었다. 아마도 그 과정에서 내 스스로도 느끼지 못할 만큼의 작은 변화들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었던 것 같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라고, 생각을 하면 마인드, 관점이 변하는 것은 필수적이니까 우리에게 변화는 없을래야 없을 수 없는 것 같다. 경험을 하고 그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그로 인해 관점이 변화하고, 관점의 변화로 익숙한 것들이 낯설게 느껴지고, 낯설음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고. 앞으로 익숙함에서 낯설음이 느껴질 때마다 나의 무언가가 변했고 그 방향이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쪽이었기를 바라면서 또다시 생각해야겠다.
첫댓글 "대상에게서 무언가가 변화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서의 크고 작은 변화"라고 한 것이 이번 과제물에서 의도한 바입니다. 잘 찾아내었네요. 우리는 우리 아닌 것들이 변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아닌 것들이 변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잘 알지 못합니다. 한편으로는 변한 게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 익숙했던 편안함이 느껴짐과 동시에 어딘가 낯선 느낌이" 드는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변했다고 여기는 상대가 당황하기도 하지요. 그러므로 변한 것은 나밖에 없다는 말이 됩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쪽이기를 바라는 마음 잘 키워나가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