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틀에 걸쳐 전국에 눈이 많이 왔다고 한다.
아마 작년에도 서울은 평년보다 많은 눈이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유는 눈이 많은 이곳이 작년에는 예년보다 확연히 적게 왔기에
아내랑 서울과 이곳 날씨를 비교하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다.
눈이 오는 날이면
어릴 적에는 마당을 강아지처럼 깡충거리며 뛰어다니느라 고무신 신은 발가락이 시리도록 아팠고
머리에 쇠똥 벗겨질 무렵에는 손가락 오글거리는 글귀 하나 빼껴서 영자에게 연애편지를 썼고
명동 초입의 제일은행에 다니던 순자는 진고개 다방이라며 전화를 했는데
'어머 단풍 씨 눈이 와요, 첫눈이에요, 이런 날에는 나 혼자 집에 들어가기 싫어요'
야근을 해야 하는 바쁜 시간이지만
함께 눈을 맞으며 순자랑 진고개 다방에서 커피도 마시고 중국집에서 내키지않는 짬뽕을 먹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정호승 시인도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라고 했으니 사람들은 첫눈 오는 날이면 시인이 되기도 했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슴이 부풀었었다.
그래서 눈은 펄펄 내리는 함박눈이 좋았고
소복소복 너와 나의 마음속으로 포근히 내려 따뜻한 사람과의 사랑을 꿈꾸었다
의외로 첫눈에 가래침을 뱉자는 기이한 시인 한 사람이 있었지만~~
그런데 작년도 그랬지만
이렇게 매년 겨울마다 폭설이 내려 교통대란이 일어나고
농작물이나 시설을 파괴하는 자연재해의 현상으로 바뀐다면 눈을 대하는 그간의 감미로움도 이제는 바뀔 것 같다.
여름과 가을 전국 곳곳에 막심한 피해를 입히는 태풍을 반기지 않는 것처럼
첫눈 오는 날 만나자는 감미로운 정경은 아쉬움을 남기고 이제는 사라질 듯하다.
2.
미국 영국 캐나다에서 많이 사용하는 reddit 사이트에 흥미로운 내용이 있어 소개한다.
내가 사는 곳은 눈이 많이 오는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이곳으로 이사를 오고 싶다며 이곳 사람들에게 눈에 대해서 질문하는 내용이 실렸다.
안녕하세요, 저는 캐나다의 키치너에서 첫겨울을 맞을 겁니다.
저는 눈이 내리지 않는 캘리포니아에서 자랐기 때문에 진입로에서 눈을 치워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낯설어요.
그곳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아니면 좋은 눈삽으로 무장하면 충분할까요? 고마워요!
o 캘리포니아로 돌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o 추운 북쪽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o 겨울이 훨씬 더 조용합니다. (외출하는 사람이 적고 야외 활동이 적습니다)
o '긴 밤'을 기대하세요, 독서나 또 다른 공부에 투자할 시간이 많으니, 곧 당신은 품위 있는 사람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o 당신의 나이는 얼마인가요? 20살이고 건강하다면 괜찮지만 70살 이상이면 캘리포니아가 좋을 겁니다
o 다른 나라들이 봄이 되어도 우리는 여전히 눈이 오거나 녹기 시작합니다.
o 죄송하지만 황금빛 햇살이 그리울 것입니다.
남부 온타리오의 겨울은 회색 하늘만 있는 날도 며칠, 심지어 몇 주가 될 것입니다.
우울증에 걸리기 쉬우니 계절성 정서 장애(SAD) 광 치료 기기를 추천합니다.
o 겨울에 추위를 느끼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당신이 추위를 느끼면 날씨에 맞는 옷을 입지 않은 것입니다.
o 많은 캐나다인은 겨울용 재킷을 여러 벌 가지고 있습니다. +10~-10, 0~-20, -40에 어울리는 익스트림 재킷이 있습니다.
o 집 앞 인도의 눈을 치워야 하며, 누군가가 인도에서 미끄러져 다쳤다면 책임을 져야 합니다.
명심하세요 눈을 치우지 않으면 이웃으로부터 조용히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o 나이와 건강에 따라 천천히 눈을 치우세요. 힘들면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철에는 심장 질환으로 인한 병원 방문이 크게 증가하며, 대부분 눈 치우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o 11월부터 3월까지 집 앞에서도 밤새 도로에 주차할 수 없습니다. 제설 작업을 방해하고 티켓도 발급됩니다
o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 편하지 않다면, 특히 눈이 오는 날에는 운전과 외출을 피하세요
o 운전할 때는 천천히 하세요. 서두르지 마세요. 도랑에 빠지는 것보다 몇십 분 늦는 것이 낫습니다.
o 눈이 허리 높이까지 쌓이는 경우가 많으니 여러 종류의 눈삽과 제설기를 준비하세요
o 좋은 아우터(재킷, 부츠, 토크, 장갑 스카프 등)에 충분히 아낌없이 투자하세요.
o 소금이나 얼음 용해제나 모래를 필히 넉넉하게 준비하세요.
o 차량 언더코팅이나 오일 스프레이를 최대한 빨리 예약하세요
o 비상용으로 차 안에 양털과 같은 정말 좋은 담요, 간식, 따뜻한 보온병을 간직하세요
o 면은 발을 따뜻하게 유지하지 못합니다. 울 양말을 구입하세요.
o 좋은 스노 타이어를 구입하세요. 겨울철 운전을 위한 최고의 투자입니다.
o 눈 속에서 운전하는 법을 배우세요.
코너링이나 제동 시 미끄러지기 시작할 때의 대처법을 배우세요.
서행운전은 필수이며 블랙 아이스를 조심해야 하고 자동차의 제어법을 익혀야 합니다
이곳이 아름다운 곳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이곳의 눈과 친해지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이곳으로 오지 마세요.
그런데 다행인 것은
입바른 소리는 절대 하는 게 아니지만
어제 첫눈이 왔는데 눈곱만큼 오다가 말았다. 우짠 일이고?
첫댓글 캘리포니아에서 그곳으로 안 가겠습니다 .
눈 치울일이 없고 , 눈에 차 미끄러질 일도 없고
겨울장비 준비할 일도 없으니
게으른 저는 이곳이 좋습니다 .
이곳으로 오셔도 됩니다 .
운제 이짝으로 오시라 했슴니까
그런말 드린적 없어요~
캘리포니아는 집값 높아서 몬갑니다.한국은 더 비싸서 더욱 몬가구요. 그냥 요게서 살아야지요~
아구~
그냥 캘리포니아에서 살고
잠깐 여행이나 그곳으로
갔으면 싶네요.
그곳으로 가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엄청나게 많습니다.ㅎ
단풍 님의 눈오는 날의
추억도 아름답습니다.
젊었을 때는 눈오는 날이
마냥 즐거웠지요.
그저께 내린 눈이 폭설이 된 곳이
많지만, 제가 살고 있는 이곳에는
금세 녹아버릴 정도의 눈이 내렸네요.
눈.
이젠 눈이 내니면 아예 밖에 나가지를
않지만, 그래도 내리는 눈을
보고 있노라면 눈이 즐겁습니다.
그러게요 살기좋은 캘리포니아에서 와 이짝으로 올라카는지~ 사는기 각양각색이니까요
제일은행 순자는 넌픽션입니다 더물게 여자 은행대리여서 월급이 저보다 많다카더만 저랑 삐그러졌지요
순자가 저거 부모님한테 단풍이랑 결혼하겠다고 했는데 저는 로토인줄도 모르고 싫다했지요 ~ 머리도 얼굴도 체형도 저보다 한결 나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엄청 아까버요~~~
눈내리는 희뿌연한 새벽이면,
꿈꾸는 듯, 금 새 환상적인 세상이지요.
하지만,
눈 때문에 그렇게 갖추어야 할 것이 많고
조심해야 하고, 배려해야 할 일이 많다면...
모르는 사이어도,
그분을 위해 성심을 다해 이야기 하시네요.
만약에 한국 어느 곳이
'이 곳으로 오지 마세요' 했다면
아파트 값 내린다고.^^ 난리가 날 겁니다.^^
어제오늘 뉴스를 보니 서을도 이제는 눈이 흔한지역이 되어가는것 같아요.
북미에서 많이 사용하는 레딧은 다양한 주제에 대해 학습하고 토론할 수 있는 소셜 뉴스 웹사이트 및 포럼으로
이전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이 일부 비슷한 기능을 했지요.
오래전 미북부에 위치한 미시간에서
살적에, 겨울 3개월동안 햇볕을 쬔 날이
통털어 불과 몇시간..
우울하더군요..
미시간에 사셨군요
미시간이나 제가 사는곳은 스노벨트 지역이라
오대호의 호수 효과로 겨울 내내 눈보라와 지속적으로 흐린 하늘은 악명 높지요.
그래서 겨울동안 플로리다로 피난 가는 은퇴자들을 이곳에서 많이 볼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