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blog.naver.com/kju930706/222514116858
나는 어려서부터 소설책을 꽤 많이 읽었다.
소설책을 읽을 때 장르를 크게 안따졌기에 정말 다양한 책을 읽었다.
로멘스, 추리, 공포, 범죄, 일상, 판타지, 무협, 인터넷 소설, GL, BL 등 등
특히 책을 가장 많이 읽었던 시절은 역시 군인 시절이다.
남는게 시간이니 정말 많은 책을 읽었는데 그러다보니 상병 이 후로 많은 선후임들이 책을 추천해달라며 나를 찾아왔다.
시간이 안가다보니 새로운 재미를 찾고자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나는 그 사람의 성향에 따라서 책을 추천해주곤 했는데 가장 많이 추천해준 책이 오쿠다 히데오 "공중그네"다.
책 소개
공중그네는 정신과 의사 이라부와 간호사 마유미가 다양한 정신질환 환자를 만나며 치유해주는 옴니버스형 책이다.
공중그네는 "인터폴", "면장선거"와 함께 이라부 시리즈로 불린다.
내가 알기론 공중그네가 먼저 출간된 것으로 아는데 사실 순서는 상관없다.
어차피 옴니버스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를 먼저 읽어도 스토리 진행에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등장인물-
이라부는 정신과 의사이지만 상당히 아이같은 행동을하며 환자들에게 "이거 치료가 맞는거야?" 싶을 정도로 이상한 기행을 보인다.
마유미는 등장씬은 적지만 매번 디테일하게 야한 묘사를 보이며 독자의 몰입을 좀더 끌어모으는 역할을 해준다.
첫 화에 등장하는 "고슴도치"는 선단공포증을 가진 야쿠자 이야기다.
선단공포증은 뾰족하거나 날카로운것을 무서워하는 공포증 정신 질환으로 사시미칼을 가까이하는 야쿠자가 선단공포증이라는 설정부터 웃기지 않는가?
이후에도 고소공포증을 무서워하는 공중그네사, 이전에도 써먹은 클리셰 같은 강박증에 시달리는 소설가 등 직업과 모순된 병명을 가진 환자들만 나온다.
책은 환자들의 시점에서 스토리를 이어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매번 환자들은 자신의 일을 집중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묘사가 잘되어있다. 이는 매우 진지하며 진심이 담겨있다.
그런데 이라부는 매번 기행을 벌이며 이게 치료가 맞나 싶은 치료를 진행하게 되는데, 환자들의 진지함 사고속에 황당함과 당혹감, 그리고 치료되는 과정의 심정이 "공중그네"의 매력이라 말할 수 있다.
책을 추천하는 이유
책을 읽기 위해서는 아래 세 가지가 필요하다.
1. 집중력
2. 상상력
3. 이해력
내가 이 책을 가장 많이 추천하는 이유는 내가 읽은 책 중에 진입장벽이 가장 낮은 책이기 때문이다.
책을 추천해 달라는 사람 중 대부분은 책을 읽어본적이 없거나 어쩌다 한 두 번 읽어본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처음부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이나, 이외수 작가의 "장외인간"을 추천하면 그 사람은 몇 페이지만 읽고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 후 다시 책을 읽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것이다.
공중그네는 문장이 매우 단순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다른 소설에서 자주 활용되는 묘사나 비유적 표현, 형용사 뭐 이런것도 꽤 적다고 느낀다.
책 속의 묘사와 표현들은 책을 좋아하고 익숙한 사람들이 주요 인물들의 감정을 공감하고 상상하는걸 돕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글을 읽고 상상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된다.
그런 의미에서 공중그네는 문장이 간결하고 짧기 때문에 책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상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
다른소설: [천사들이 살 것 같은 하얀 세상으로 뒤덮인 눈 내린 마을을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내며 차분히 걸어갔다.]
공중그네: [눈 길을 걸었다]
공중그네는 이런 짧고 간결한 문장들로 초보 독자에게 글을 읽으며 상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
또한 이 책은 독자가 몰입할 수 있는 장치를 두 가지 심어놨는데
하나는 책 전반적으로 퍼진 진지함속의 코믹한 연출이다.
환자들은 계속해서 고민하고 두려워하고 힘들어하는데, 이를 웃기게 묘사해서 하나의 시트콤을 보는듯한 느낌을 준다.
또 하나의 요소는 간호사 마유미다.
F컵에 글래머한 몸매를 가진 마유미.
타이트한 핫팬츠를 입은 여자 간호사.
속옷이 보일만큼 짧은 옷을 입은 간호사.
이상하게 환자들이 간호사 마유미를 볼 때면 굉장히 디테일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심지어 자신들의 감정마저 표현한다.
공중그네 전반적으로 이렇게 세밀학 묘사하는 장면은 매우 드물다.
야한 장면은 사람들이 쉽게 상상하고 몰입하도록 도와준다.
정도가 심하면 개연성의 문제와 스토리에서 벗어나는 느낌으로 방해가 되겠지만 마유미의 등장씬은 그렇게 길고 깊지 않다.
공중그네는 독자가 마유미를 통해 몰입도를 끌어올리며 상상력을 최고조로 올리게 해준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스토리에 약간의 아쉬움이 남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평소보다 책에대한 집중력이 올라가 있는 상황이 된다.
그리고 뭔가 집중력이 흩트러 질 때면 등장하는 마유미..
공중그네는 사전지식이나 문장의 이해력을 요구하지 않으며, 상상하는데 매우 쉬운 문장들로 쓰여져 있다.
또한 순간 집중력을 끌어 올려서 초보 독자가 책을 읽을 수 있는 힘을 키워준다.
그래서 내가 처음 공중그네를 추천해준 사람들은 스스로가 책을 다 읽을 줄 몰라하며 신나서 다시 온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은 생각보다 크다.
특히 책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뭔가 대단한걸 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성취감은 중독성이 좀 쌔기 때문에 또 다시 이런 느낌을 받고 싶어한다.
그래서 재차 나에게 책을 추천해 달라는 사람에겐 공중그네만큼 상상하기 쉽지만 좀더 깊고 감동을 줄 수 있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추천해준다.
주의할 점
공중그네는 2005년에 출간된 책이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서 정신병을 앓는 환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이다. 그리고 그건 과거로 갈 수록 더 심하다.
현대의 한국인의 입장에서 정신병을 희화화하고 섹시한 미녀 간호사가 등장하는건 불편하거나 어색할 수 있다.
책을 완전히 즐기기 원한다면 아무래도 이러한 감정을 마음 한켠에 봉인하고 보는게 좋을 것 같다.
나는 완벽하게 봉인하지 못했는지 책을 매우 재밌게 보았지만 이러한 부분이 살짝 걸렸다.
첫댓글 다 좋은데 너무.. 너무.. 일본만화스럽..
사실 그것도 쓰려고 했어요.
일본 가변운류 소설에서 자주 보이는 문장형식이 있긴하죠..
이 글 자체가 간결하고 담백하게 정보전달이 잘되는 깔끔한 글이네용!
저거 진짜 재밌게봤어요!!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공중그네와 인더풀 진짜로 너무 좋아해서 거짓말 안하고 오십번도 넘게 읽었어요! 난 좋아해!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익살! 헤헤
저도 좋아하는 작가에요 가벼워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