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세에 펴낸 일본 할머니 '시바타 도요'의 첫 시집
"약해지지마"
자기 장례 비용으로 모아놓은 100만 엔으로
100세에 발간한 시집 100만부가 팔렸습니다.
외롭고 힘든 삶을 아름답고 순수하게
표현하여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네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다시금
느끼게 되네요
< 말 >
무심코 한 말이
얼마나 상처 입히는지
나중에 깨달을 때가 있어
그럴 때
나는 서둘러
그 이의 마음속으로 찾아가
“미안합니다.” 말하면서
지우개와 연필로
말을 고치지
<저금>
난 말이지,
사람들이 친절을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둬
쓸쓸할 때면
그걸 꺼내 기운을 차리지
너도 지금부터 모아두렴
연금보다 좋단다
<하늘>
외로워지면
하늘을 올려다 본다.
가족 같은 구름
지도 같은 구름
술래잡기에 한창인 구름도 있다.
모두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해질녘 붉게 물든 구름
깊은 밤 하늘 가득한 별
너도 하늘을 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나>
침대 머리맡에
항상 놓아두는 것
작은 라디오, 약봉지
시를 쓰기 위한 노트와 연필
벽에는 달력 날짜 아래
찾아와 주는 도우미의 이름과 시간
빨간 동그라미는
아들 내외가 오는 날입니다
혼자 산 지 열여덟 해
나는 잘 살고 있습니다.
<비밀>
나,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어
하지만 시를 짓기 시작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를 받아
지금은 우는 소리 하지 않아
아흔 여덟에도 사랑은 하는 거야
꿈도 많아 구름도 타보고 싶은 걸
<좌절하지 마>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 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좌절하지 마
<살아갈 힘>
나이 아흔을 넘기며 맞는 하루하루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
친구에게 걸려온 안부전화
집까지 찾아와 주는 사람
제각각 모두 나에게 살아갈 힘을 선물하네
<바람과 햇살과 나>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문을 열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따라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사람은 어차피 다 혼자야!
나는 대답 했네
그만 고집부리고 편히 가자는 말에
다 같이 웃었던 오후
<화장>
아들이 초등학생 때
너희 엄마 참 예쁘시다
친구가 말했다고
기쁜 듯 얘기했던 적이 있어
그 후로 정성껏
아흔 일곱 지금도 화장을 하지
누군가에게
칭찬 받고 싶어서
<어머니>
돌아가신 어머니처럼
아흔 둘 나이가 되어도 어머니가 그리워
노인 요양원으로
어머니를 찾아 뵐 때마다
돌아오던 길의 괴롭던 마음
오래오래 딸을 배웅하던 어머니
구름이 몰아오던 하늘 바람에
흔들리던 코스모스 지금도 또렷한 기억
<나에게>
뚝뚝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멈추질 않네
아무리 괴롭고 슬픈 일이 있어도
언제까지 끙끙 앓고만 있으면 안 돼
과감하게 수도꼭지를 비틀어
단숨에 눈물을 흘려버리는 거야
자, 새 컵으로
커피를 마시자
<잊는다는 것>
나이를 먹을 때마다
여러 가지 것들을
잊어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사람 이름
여러 단어
수많은 추억
그걸 외롭다고
여기지 않게 된 건
왜일까
잊어 가는 것의 행복
잊어 가는 것에 대한 포기
매미 소리가 들려 오네
<너에게>
못한다고 해서
주눅 들어 있으면 안 돼
나도 96년 동안
못했던 일이 산더미야
부모님께 효도하기
아이들 교육
수많은 배움
하지만 노력은 했어
있는 힘껏
있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닐까
자 일어나서
뭔가를 붙잡는 거야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아침은 올 거야>
혼자 살겠다고 결정했을 때부터
강한 여성이 되었어
참 많은 사람들이
손을 내밀어 주었지
그리고
순수하게 기대는 것도
용기라는 걸 깨달았어
“난 불행해.......”
한숨을 쉬고 있는 당신에게도
아침은 반드시 찾아와
틀림없이 아침 해가 비출 거야
시바타 도요는 올해 100세 할머니이다. 도요가 자신의 장례비용으로 모아둔 100만 엔을 털어 첫 시집 '좌절하지마' (くじけないで - 좌절하지 마, 꺾기지 마, 약해지지 마)'를 출판 100만부가 돌파되어 지금 일본열도를 감동 시키고 있다.
1911년 도치기시에서 부유한 가정의 외동딸로 태어난
도요는 열 살 무렵 가세가 기울어져 갑자기 학교를 그만 두었다. 이후 전통 료칸(旅館)과 요리점 등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더부살이를 했다.
그런 와중에 20대에 결혼과 이혼의 아픔도 겪었다. 33세에 요리사 시바타 에이키치와 다시 결혼해 외아들을 낳았다.
그 후 재봉일 등 부업을 해가며 정직하게 살아왔다.
1992년 남편과 사별한 후 그녀는 우쓰노미야 시내에서
20년 가까이 홀로 생활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말한다.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안으로 들어오게 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들어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인간은 어차피 다 혼자야.
나는 대답 했네.
배운 것도 없이 늘 가난했던 일생. 결혼에 한번 실패 했고
두 번째 남편과도 사별한 후 20년 가까이 혼자 살면서 너무 힘들어 죽으려고 한 적도 있었던 노파.
하지만 그 질곡 같은 인생을 헤쳐 살아오면서 100년을 살아온 그녀가 잔잔하게 들려주는 얘기에 사람들은 감동을 받고 저마다의 삶을 추스르는 힘을 얻는다.
그 손으로 써낸 평범한 이야기가 지금 초 고령사회의
공포에 떨고 있는 일본인들을 위로하고 있다.
이제 그녀의 위로가 현해탄을 건너와 한국 사람들에게
그리고 미국에도 전해져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건다.
인생이란 늘 지금부터야.
그리고 아침은 반드시 찾아와.
그러니 좌절하지 마...
난 괴로운 일도 있었지만
아직 살아 있어서 좋아
가슴을 확 때리고간 말 "좌절하지마." " 외로워하지마"
첫댓글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네요
하루 하루가
새로운 삶임을 자각하며
보내야겠네요
좋은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소소한 단어가 우리들 마음에 울림을 주네요.
그런 긍정적인 생각이, 그런 마음 바닥에 깔린 순수함이 그녀를 일으켜 세운 힘의 원천이네요~
어차피 삶은 한번 지나 가는 과정이니 너무 좌절할 필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잔잔한 글귀가 메세지는 촌철살인처럼 와닿는 글입니다
반드시 아침은 찾아와
좌절 하지마 ~
아직 살아 있어서 좋아 ~
가슴에 와 닿는 글이네요 ^^
곧 책을 구입해 90대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같은 방향으로 따라 보고싶습니다.
감동적인 글모음 책..
소개 고맙습니다! ^^*
선배님들의 발자취를 보며 역동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듭니다. 감사합니다.
희망이라는 것은
늙음도 비켜가고
행복을 주는 기도가 되네요ㅡ
잠간동안
생명을 움직이는
말씨의 꽃을 보았습니다ㅡ
두고두고 간직해두고
희망을 꼭 잡아두겠습니다.
ㅡㅡ
지니님
남에게 하는 충고의
방향을ㅡ
내 안으로 돌리면
성찰이 되고
나를 진화시키는
명상이 됩니다.ㅡ
이 아침
좋은 지침의글에
여유로움으로,즐감했어요
좋은 하룻길에
늘 건강하시어요 지니님
어쩜 누에고치에서 비단실을 뽑아내듯 예쁘고 고운 말만 쓰시는지
감사합니다.
@황지니1 지니님
넘 과찮의 말씀이세요
잡단 수준입니다
어여쁘게 생각 하신건
님의 성향이 곱기때문이죠
지니님
저녁맛나게 음미 하면서
드십시요
오래전에 자유게시판에 내가 한번 올린적이 있는데 정말 대단하신 할머니이시죠
90세 넘어 시를 쓰기 시작하여 99세에 첫시집 출간. 근데 1911년생이시니까
살아있으면 우리나이로 올해 110세이신데 근황은 모르겠어요 오랜만에 접하고 갑니다
벌써 선배님께서 올리셨나보네요.
찾아 읽어보겠습니다.
아무리 괴롭고 슬픈 일이 있어도 언제까지 끙끙 앓고만 있으면 안돼.
눈물을 흘려 버리는거야
이 말이 지금의 저한테 큰 힘과 용기를 줍니다.
고맙습니다
실컨 울고 싶은데 눈물이 안 납니다.
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