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연등법회 회향…연등행렬 시작

[백우]

“마음의 등불로 생명 소중함 되새겨”
부처님오신날 연등법회 회향…연등행렬 시작

데스크승인 2014.04.26 18:02:26 불교신문

허정철 기자 | hjc@ibulgyo.com

4월26일 오후4시30분부터 동국대 운동장에서 거행된 연등회 연등법회는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극락왕생과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법회에서 스님들은 각자의 염원을 노란색 리본에 담아 기도했다. 신재호 기자

불기 2558년 부처님오신날 연등회(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의 서막을 알리는 연등법회가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 원만히 회향했다.

부처님오신날 연등회 연등법회가 오늘(4월26일) 오후5시 동국대 서울캠퍼스 운동장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정사를 비롯해 조계사, 도선사, 진관사 등 서울 주요사찰 스님과 신도 등 사부대중 2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거행됐다.

이어 오후6시 연등법회를 마친 스님과 신도와 추가로 동참한 불자들까지 사부대중 5만여 명이 동대문과 종로를 거쳐 조계사까지 행진하는 연등행렬이 시작됐다.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천수경 독경에서 한 불자가 안타까운 심정을 담아 기도하고 있다. 신재호 기자

올해 연등법회는 화려한 율동단의 공연으로 막을 올렸던 예년의 어울림마당 대신 세월호 희생자 극락왕생과 실종자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경건한 행사로 진행됐다.

먼저 희생자들을 위한 천수경 독경과 석가모니불 정근, 실종자들의 귀환을 기원하는 축원의식으로 진행된 식전행사로 연등법회의 서막을 알렸다. 이어 아기 부처님의 몸을 씻기는 관불의식을 통해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을 가슴에 새겼다.

이날 연등법회는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봉축위원장이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개회사, 중앙종회의장 향적스님의 경전 봉독,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스님과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스님의 기원문 낭독,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정사의 발원문 낭독, 행진선언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연등회 개회사를 통해 “피할 수 없는 아픔과 두려움 앞에서 하나하나의 소중한 생명이 밝은 광명으로 나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신재호 기자

특히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한 연등법회에 참가한 사부대중은 동국대 운동장 입구에 설치된 모금함에 십시일반으로 보시하며 세월호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또 봉축위원회가 제공한 노란리본에 희망의 메시지를 직접 작성하며 아픔을 함께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는 지금 너무나도 큰 아픔을 마주하고 있다”면서 “한없이 여리고 애꿎은 생명들이 어둠에 갇혀 온 국민의 가슴과 나라를 아프게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피할 수 없는 아픔과 두려움 앞에서 하나하나의 소중한 생명이 밝은 광명으로 나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지혜의 등불을 함께 밝혀서 모두가 화합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슬기로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스님은 기원문을 통해 “저 차가운 바다 속에서 어린 생명들이 엄마를 부르며 불쌍하게 죽게 만든 어른들의 이기심과 무관심을 간절히 참회한다”면서 “중생이 행복해야 내가 성불할 수 있다는 보살과 같이 고통 받는 지옥중생을 한 사람도 남김없이 구제하겠다는 보살과 같이 오늘 동체대비의 마음으로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발원했다.

희망을 뜻하는 노란색 리본에 한 스님이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글을 적고 있다. 신재호 기자

연등법회를 마친 뒤 본격 시작된 연등행렬은 동국대를 출발해 동대문을 거쳐 종각사거리까지 이어진다. 이 역시 화려한 장엄등 대신해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백등과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홍등을 선두로 스님 300여 명이 백등을 들고 행진한다. 사찰과 불교단체 역시 풍물과 화려한 음악 없이 추모를 상징하는 백등을 들고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행진한다.

한편 연등행렬이 지나가는 오후5시50분부터 오후9시30분까지 동국대-장충체육관-흥인지문, 오후6시40분부터 오후9시30분까지 종로(세종대로사거리-흥인지문)와 우정국로(광교-안국동사거리) 양방향 전 차로를 통제한다. 또 회향한마당 행사가 열리는 오후9시부터 자정까지 종로(세종대로 사거리-종로2가)와 우정국로(광교-안국동사거리) 모든 차로에서 차량 통행이 금지된다.

연등법회에 참석한 사부대중은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극락왕생과 무사생환을 기원했다. 신재호 기자

엄숙한 분위기로 거행된 연등법회에서 사부대중은 기원을 넘어 참회의 마음을 담아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신재호 기자

연등법회가 열린 동국대 운동장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성금 모금도 함께 진행됐다. 총무원장 자승스님도 모금함에 보시했다. 신재호 기자

불기2558년 부처님오신날 연등회 연등법회가 4월26일 오후 동국대 운동장에서 거행됐다. 신재호 기자

주요 내빈들도 기원과 추모의 마음을 담아 기도했다. 신재호 기자

관불의식을 하고 있는 총무원장 자승스님. 신재호 기자

[백우]

시대의 아픔을 함께하는 마음으로 연등회에 동참했습니다. _()_

[미소]

올해는 세월호 어린학생들 생각하니 마음이 울적하여 집에서 텔레비젼으로 시청했습니다.
실종자는 무사귀환. 희생자는 극락왕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