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정지영 감독, 드라마, 한국, 112분, 2016년
4.3과 염혜란 그 이름을 보고 보고 싶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염혜란의 연기를 보고 터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할 수 있을까?
비극의 표현은 가히 염혜란을 따라갈 수 없겠구나. 케터 콜비츠의 자식을 잃고 오열하는 어머니 그림이 떠오랐다.
역사의 트라우마가 개인의 트라우마가 되고,
역사를 망각한 채 여전히 폭력이 지배하는 현실 속에서 어미와 아들은 각자의 혹독한 시간을 겪는다.
인물들간의 내적 필연성과 유기성이 떨어지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정지영 감독은 한국영화의 노익장 아닌가? 한국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느껴졌다.
그리고 마지막 앤딩 장면에 올라오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들.
펀딩에 참여한 시민들이다.
한국의 역사를 다룬 영화들 중 시민들의 펀딩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이 많다.
이 영화도 그렇다. 그래서 마지막 앤딩을 보는 것은 장엄한 완결로 영화를 만드는 효과를 거둔다.
수백명 참여한 종합예술임에도 다시 수천명의 펀딩 시민이 함께 참여하다니...
가히 영화는 현대예술의 꽃이다.
청보리밭의 비극과 슬픔을 살풀이로 위로하는 장면은 역시 뭉클하다.
= 시놉시스 =
“지독하게 아픈 봄이었수다, 우리 어멍의 1949년은”
가슴에 묻은 78년의 약속, 이제야 부릅니다 가장 아픈 비밀에서 가장 찬란한 진실이 된 ‘내 이름은’
1998년의 봄, 촌스러운 이름 ‘영옥’이 인생 최대의 콤플렉스인 18세 소년.
어쩌다 서울에서 전학 온 경태의 눈에 들어 난생처음 반장 완장을 차지만,
결국 꼭두각시로 전락해 교실 안의 폭력을 무기력하게 방관하고 만다.
한편, 손자뻘인 아들 영옥을 홀로 억척스레 키워낸 어머니 정순에게도 지독하게 아팠던 1949년의 봄이 다시 찾아온다.
서울에서 새로 온 의사의 도움을 받아 까맣게 지워져 있던 어린 시절의 파편들을 하나둘 맞추기 시작하는 정순.
분홍색 선글라스를 끼고 하얀 차에 올라 제주의 곳곳을 누빌수록, 반세기 넘게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그날의 슬픈 약속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부끄러워 버리고 싶었던 소년의 이름과 온몸을 바쳐 지켜내야만 했던 어머니의 1949년.
기억조차 버거웠던 제주의 아픈 비밀이 78년의 시린 시간을 건너,
마침내 두 사람의 삶을 관통하는 가장 찬란한 진실이 되어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