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참석한 사람들
나, 하태춘 서장님, 황의광 형님, 김기관 후배 부부동반, 정점호 형님만 혼자(총 9명)
4. 산행 이야기
집사람이 한해를 모두 정리하고 새해를 설계하고 마음적으로 기도를 하고 싶다고 해
서 2005. 12. 31. 오후에 집사람과 같이 전주시 대성동에 위치한 치명자산 성지에 가서
있었다.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황의광 선배께서 전화를 하여 새해 아침에 해발 910m 만행
산 천황봉으로 가서 해돋이를 보자고 하면서 아침 식사는 산에서 내려와서 먹게 간단하게
간식만 준비해서 가자고 하기에 내가 아직 눈이 녹지 않았으니 아이젠은 모두 준비하고
가자고 하였다.
남원에 도착하여 이마트에 가서 과자류와 고사를 지내기 위해서 시루떡을 구입하고 등산
채비를 모두 갖춰놓고 제야의 종소리가 울린 후에 잠을 청했지만 04:30에 잠에서 깨어
간단하게 세면을 하고 집사람은 물을 끓여 꿀물을 타서 보온병에 가득 넣고 배낭을 챙겨
집에서 나와 05:00에 일행들을 만났다. 평소 같으면 한참 꽃잠을 자야 할 시간인데도 새해
아침 해돋이를 보려는 욕망때문인지 아무도 피곤한 기색이 전혀 없었다.
등산로가 북향이어서 눈이 전혀 녹지 않은채로 15cm정도 쌓여있는 등산로를 따라 05:54경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는데 2.7km 구간인 정상까지 계속 급경사 오르막길을 올라야 했다.
머리엔 후래쉬를 착용하고 등산화엔 아이젠을 착용하고 그야말로 전문 산악인들 못지않게
폼을 잡고 산을 올랐다. 일행 중에 나와 집사람한테 선두주자로 가라고 하여 맨앞에 앞장
섰었다. 눈이내린지 오래 되어서 뽀드득- 뽀드득- 발자국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고 사각
사각 사과를 씹는 소리 같았다.
집사람은 얼마전에 눈쌓인 바래봉과 백두대간 구간을 한 차례씩 같이 다녀 왔었지만 야간
에 눈 쌓인 산행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재미있다는 말을 계속하면서 지치지 않고 산에
올랐다. 다행히 영상의 날씨나 다름없이 포근하여 지금까지 새해 해돋이를 보았던 날씨중
에 가장 포근했던 날이었다. 정상을 600여 미터 앞두고 아침 7시가 다된 시간에 새해 아침
이 밝아왔다. 1시간 20분 정도를 걸려 정상에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약 30여명이 정상에서
해돋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해가 떠오를 방향은 지리산 방향인데 구름이 제법 많이 끼어 해돋이를 보지 못할 수도 있
겠다고 생각하고 한참을 기다리다가 우리 일행들은 정상에 돋자리를 깔고 준비해간 사과
등 과일과 곶감, 과자, 시루떡 등을 정성스럽게 차려 놓고 막걸리와 복분자술을 각각 한
잔씩 따라놓고 모두 같이 절을 하고 새해 소원을 빌었다.서장님께서 그날 모인 우리 일행
들과 그곳에 모인분들이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남원경찰서와 남원시의 무궁한 발전을 기
원한다는 말씀을 크게 하시자 그곳에 모인 모든 분들이 모두들 큰 박수를 쳐주시며 새해
아침의 분위기를 더욱 밝게 해주셨다. 우리는 떡과 과일, 술 등을 천황봉에 모인분들과 모
두 나누어 먹었다.
나는 우리 가족들 모두 언제나 건강하고, 이루고자 하는 꿈을 꼭 성취하고, 내가 아는 모든
분들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원을 빌면서 눈위에서 절을 하고 일어
서자 동녁 하늘에 구름 사이로 빨갛게 달군 햇님이 새악시 얼굴을 쌀짝 보여 주듯이 떠오르
는 것이었다. 우리 일행들은 "야! 해떳다!" 하면서 소리를 질렀다. 상당히 많은 구름속에서
나타나는 햇님이 너무 반갑고 순간의 기적처럼 느껴졌다.
잠시후에 다시 더 빨갛고 환하게 달군 햇님이 구름사이로 약 7분동안 떴다가 구름 속으로 숨
어버린 후에 더 이상 보여주지를 않았다. 마치 우리들과 숨바꼭질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름다운 영화 한 장면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우리들은 그 사이 바쁘게 기념촬영을 했다.
전날 일기예보에 비가 내리거나 흐려서 일부 지역외에는 해돋이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했었
는데 그말을 믿고 산에 오르지 않았으면 얼마나 서운 했을까?
정상에서 내려다 본 눈쌓인 겨울 풍경들이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내린 그대로 꾸밈없이 바위
나 나무위 등 자연을 눈으로 뒤덮은 풍경들을 보면 어린시절에 보았던 풍경 같기도 하고,먼
옛날 추억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정겹고 즐거웠다.
특히 하얀눈이 덮힌 겨울산에 소나무들은 추위도 아랑곳 하지 않고 더욱 푸른 빛을 진하게
보여 주고 있어 나도 푸른 소나무를 닮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내려오는 길에는 계
속 내리막길 이어서 스키를 타듯이 내려왔다. 새해아침의 소망이 꼭 이루어져 한해동안 나
의 모습이 소나무의 모습처럼 항상 푸르고, 스키를 탈때의 느낌처럼 늘 즐거움이 같이 했으
면 하는 바램이다.
첫댓글 행복하고 복된 새해맞이 산행 저두 다녀온듯하네요. 전 등짝과 침대가 지남철인듯 디비져서 영화만 봤었는데 ㅎㅎㅎ
새해 아침을 멋지게 맞으셨군요~ 부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