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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의 마지막 숲기행 보고드립니다.
■ 일 시 : 2025. 11. 8. (토) 09:00~16:00
■ 장 소 : 무등산 규봉암
■ 코 스 : 화순 이서면(상상수목원 입구) - 규봉암 - 석불암 - 원점 회귀(왕복 6km)
■ 길라잡이 : 김광천(17기, 늘푸른나무)
■ 참가자 : 김광천, 고재인, 김성니, 소혜인, 유미정, 최석택, 허유경, (7명)
규봉암은 워낙 멋진 곳이라 산을 좋아하는 광주 사람이면 한두번은 꼭 가봤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 증심사나 원효사 방면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시간이나 체력을 꽤 요구한다.
그만큼 만만한 코스가 아니다보니 규봉암이 식생이나 경관이 멋진걸 알면서도 오르길 망설이게 되는 곳이다.
이번 숲기행에서는 길라잡이샘의 사전 답사로 최단거리로 규봉암을 만나는 기분좋은 날이었다.
시작점의 큰 개서어나무 두 그루가 가을 숲기행의 운치를 더해 준다.
오랜 세월이 담겨진 나무는 마치 어른을 만나는 느낌이라 그냥 휙 지나칠 수가 없다.
마침 오늘의 길라잡이 늘푸른나무샘이 개서어의 특징을 짚어주시느라
겸사 머물며 카메라에 담았지만 전체를 담는건 무리였다.
가을느낌 충만한 풍경으로 굳이 구분을 하지 않고 지나칠 수 있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게끔 늘푸른나무샘이 설명을 해 주신다.
주렁주렁 열매를 단 화서 길이가 서어나무에 비해 짧고
열매를 감싼 포에 엄지가 없으며
잔가지와 이미 만들어진 겨울눈에 누운털이 많다.
도깨비바늘에 비해 혀꽃이 없는 울산도깨비바늘은
넓은 길 가에 거침없이 뻗어낸 가지마다 풍성한 씨앗을 여물리고 있다.
규봉암까지 2키로.
숲으로 들어간다.
숲에 들어서자마자 유독 붉은 빛깔의 산검양나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일행들 뒤쫓아가느라 바쁜 와중이라 기름나물인가..? 열매맺는 중.
계절답게 대부분 열매의 시기에도 늦둥이 몇몇 예쁜 꽃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까실쑥부쟁이가 아직도 꼿꼿하다.
산부추가 보라빛 향기를 내뿜는다.
늘푸른나무샘 따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숲을 관찰한다.
기운없어 누웠나 까실쑥부쟁이.
겨울이 가까와지는만큼 들풀들은 바쁘게 열매를 맺고
나무들은 겨울눈을 더욱 단단하게 키우고 있었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한겨울의 겨울눈을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잎을 다 떨구어내기 바로 전 지금이 겨울눈을 관찰하기엔 적기가 아닐까 한다.
많은 나무들이 잎이 떨어진 자국과 부끄러운 듯한 관속흔까지 보여주는 시기로 볼거리가 풍성한 숲이었다.
물푸레나무의 층층 잎자국.
닮은 형제 개암나무와 참개암나무가 사이좋게 살고 있다.
개암나무.
참개암나무.
어린 개옻나무는 대부분 결각을 가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또한 잎자루와와 소지의 구분이 명확한 개옻나무와 다르게 산검양옻나무는 갈색털이 수북하게 덮여 있다.
이 작살나무는 한창 겨울눈을 키우는 중인지 잎이 새파랗다.
고추나무의 특징이 잘 보이는 소지.
윤판나물의 말라보이는 저 열매는 다소 초라해보잏 수도 있겠지만 봄날의 윤판나물 노란꽃을 보았더라면 수고했다 말하지 않을까..
쥐똥나무는 너무 작아 왠만해선 육안으로 관찰하기 쉽지가 않다.
맥문동도 제 할일을 해낸다.
우산나물도 안녕을 준비한다.
나무의사인 고재인 선생님은 광천샘의 설명에 덧붙여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나무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했다.
나무의사 고재인샘께서 알려주신 작은타르점무늬병의 당단풍나무.
머릿속 지우개를 이기려 몇번이나 선생님들과 합창하듯 알려주신 병명을 외워보지만 실수 연발로 웃음꽃이 핀다.
어린 층층나무도 겨울 준비에 열심.
특유의 경침과 꼬물거리는 겨울눈이 짝자래나무의 존재감을 알리는 듯.
광천샘이 질문을 하신다.
두세장의 잎만 달고 있는 어린 나무.
쉽지만은 않은 문제다.
산에서 만나는 감나무는 대체로 민가에서 키우는 감나무에 비해 잎에 광택이 없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어렵지 않게 볼수 있지만 억센 갈색털이 밀생하는 감나무의 겨울눈 포인트를 콕 찝어 주시는 센스~
어린 대팻집나무도 간간히 보인다.
38기 교육중인 허유경샘, 늘푸른나무샘 설명을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이다.
메모하랴 들여다보랴 바쁘다.
선배들은 그저 흐믓하게 바라볼 뿐..^^
아직 파릇한 화살나무의 겨울눈은 더 자라야겠다.
꽤 큰 쥐똥나무가 충실한 열매를 맺었다.
끝으로 가면서 넓어지는 비목나무의 잎이 단풍으로 물들고 있다.
노란색으로 물드는 건 낙엽성 녹나무과의 생강나무나 털조장나무와 공통점인가 보다.
암수딴그루여서인지 길쭉한 잎눈만 보였는데 용케 잎자루가 달린 동그란 꽃눈을 가진 개체를 만났다.
역시 녹나무과인 감태나무의 겨울눈은 볼때마다 칭칭 감긴 붕대가 생각난다.
말라버린 잎을 떼어내지 않고 겨울 내내 달고 있는 녀석이어서 그런지 아직 단풍물을 들이지 않고 녹색이 쌩쌩하다.
어린 굴참나무가 그늘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힘내라~ 굴참이!!
산비장이는 아직도 열매에 공을 들이는 듯.
초입부터 고로쇠로 보이는 아이가 한껏 단풍물을 들였는데 왠지 느낌이 다르다.
재인샘이 만주고로쇠에 가깝다며 잎에 있는 결각을 주시하신다.
지인에게 물어보니 만주고로쇠는 굳이 고로쇠와 구별짓고 싶진 않으나 변이종이라 고로쇠가 있는 숲이면 어느 숲이든 나타날 수 있다고 답을 주신다. 그래서인지 느낌은 좀 다르지만 겨울눈을 거의 흡사하다.
최단코스인만큼 가파른 오르막 구간이 있게 마련.
선선한 날씨 덕분에 어렵게 않게 길라잡이를 따라 한걸음씩 올라간다.
힘들 땐 자꾸 해찰을 하면 된다. ㅎㅎ
누렇게 말라보이는 소지가 특징인 마주나는 잎의 왕괴불나무도 간간이 눈에 띈다.
다른 괴불나무에 비해 잎과 겨울눈이 꽤 대형이다.
전국의 어느 산엘 가나 볼 수 있는 나무 중 하나인 노린재나무의 어린 가지.
열매가 검은색으로 익는 검노린재는 주로 남쪽이나 해안가쪽에서 볼 수 있지만
무등산은 노린재나무와 검노린재 모두 볼 수 있다.
물푸레나무도 복엽을 가진만큼 겨울눈은 꽤 큰 편이다.
노란색에서 붉은색까지 가을 산에서 단풍이 예쁘기로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갈법한 사람주나무의 단풍.
겨울눈도 한번 보면 잊어버리기 힘든 비주얼의 고깔모자 같은 길쭉한 삼각형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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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괴불나무를 휘감고 올라탄 다래의 겨울눈은 은아를 가진 대표적인 몇 안되는 나무로 겨울눈이 밖으로 노출되지 않는다.
그나저나 올해는 다래 열매의 맛을 보지 못하고 가을이 지나간다.
중간 쉼터에서 광천샘이 특별히 준비해오신 홍어회와 막걸리 한잔이 우리를 이렇게 기쁘게 할 줄이야.
달콤한 휴식과 함게 각자 담아온 간식을 나누니 웃음이 절로~
휴식 후 출발과 함께 쉼터 바로 옆에 물들메나무다.
광천샘은 다 계획이 있었고 쉼이 끝나자 바로 어린 물들메나무의 부끄러운 겨울눈을 소개하신다.
두 눈을 가려버린 새까만 물들메나무의 겨울눈이 앙증맞다.
빙그레 웃는 듯한 모양의 동그랗고 커다란 엽흔은 지금막 잎이 떨어져 물기가 촉촉하다.
꾸지뽕나무도 보이고
졸참나무도 물들어가는 중.
조릿대 군락을 지날 때 정렬하듯 나란히 뚫린 저 구멍은 누구의 흔적일까.. 어렵지 않게 이곳저곳에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국화과의 단풍취가 모델처럼 멋지다.
규봉암이 가까워지자 너덜지대가 계속 이어지고 물참대, 말발도리를 시작으로 거기에서만 볼 수 있는 식생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야생의 노박덩굴과 화살나무.
같은 노박덩굴과의 참회나무. 봄꽃은 많이 보였는데 빨간 열매가 좀 보이지 않아 아쉽다.
잎의 끝까지 일정한 거치가 있는 풍게나무도 보인다.
붉은 색의 껍질이 벗겨지는 물참대.
물참대와 자주 비교되는 말발도리는 소지에 붉은 빛이 없다.
숲에서 만나는 야생의 느티는 언제 봐도 반갑고 친근하다. 노란색으로 물들어 간다.
큰 바위 틈에 미모자랑 중인 배풍등이 눈에 쏙 들어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엽흔이 유난히 새하얀 종 중의 하나 참빗살나무 겨울눈.
그 옆에 아주 작은 소태나무의 겨울눈도 눈도장을 찍으며 지나간다.
광천샘과 선생님들 모두 너덜식생에 반해 따로였다 같이였다를 반복하며 나무들과 눈맞춘다.
털 수북한 당단풍나무의 겨울눈이 기세좋게 햇빛을 받고 있다.
규봉암 입구 경사지에 박쥐나무도 터를 잡고 있다.
광천샘 박쥐나무의 엽병내아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신다.
살짝 잡아당겨 보는데 겨울눈을 빙 둘러싼 엽흔이 어떻게 생길 수 있는지 짐작케 하는 잎자루의 모습이 보인다.
별모양 털이 온통 둘러싼 말발도리의 귀여운 열매.
정단부가 브이자를 이루는 고광나무의 가지 끝에 촛대모양이던 열매가 탐스럽게 여물었다.
규봉암에 도착하자마자 넓다란 바위에 밥상이 마련되었다.
너덜의 단풍숲에서 김밥파티가 벌어졌다.
단풍도 물들고 내 마음도 물들고 즐거움에 물드는 행복한 도시락파티.
점심 상 뒤로 넓게 자리잡은 참회나무 두 세 그루가 유독 붉은 빛깔로 예쁘게 물들어 있다.
행복의 순간은 사진으로 남겨야지~
어.. 그런데 여섯 명이다. ㅠㅠ
안간힘을 써서 11월의 숲기행 일곱 명 완전체를 카메라에 담았다.
이렇게 행복한 숲을 좀 더 많은 회원들과 즐길수 있으면 더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기도 하다.
산뽕나무와 올괴불나무도 너덜지대를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
없으면 섭한 쇠물푸레나무.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배를 든든히 채운 뒤 규봉암에 올라 멀리 풍경을 보니 이 아니 좋을소냐~
규봉암 뒤쪽 석불암 가는 너덜지대의 풍경이 단풍들로 가득하다.
봄에 하얀색 팥배나무의 흐드러진 꽃이 뒤덮고 있던 너덜에 빨갛고 예쁜 팥배가 익어간다.
뻥뚫린 너덜지대의 햇빛을 사계절 듬뿍 받고 자라서인지 그 어느 곳에서의 팥배나무보다 단풍도 겨울눈도 건강하고 예쁘다.
내려오는 길 뒤돌아 바라본 안양산 방향의 백마능선.
원점으로 안전하게 하산 후
만면에 웃음 가득한 숲기행 길을 같이 하며 한페이지 추억을 또 쌓은 선생님들과 인증샷으로 마무리 인사를 한다.
들로, 산으로 여행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곧 추위가 다가오기 전 축복같은 자연을 어떤 방법으로든 마음껏 누리고 느끼는 계절이기를요.
길라잡이 늘푸른나무 광천샘의 열정적인 나눔으로 즐겁고 행복했던 숲기행.
거기에 맛있는 홍어와 한잔의 꿀맛같은 막걸리까지 준비해 오신 센스에 감동한 하루.
늘푸른나무같은 광천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올 해의 마지막 숲기행을 아쉽게 마무리하면서
내년에는 좀 더 많은 회원들의 발걸음으로 북적이기를 소망하고 바래봅니다.
부족하지만 숲기행 후기로나마 행복했던 숲을 같이 나누고 싶어 종종 글을 올렸습니다.
어렵기도 했지만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숲은 행복입니다~
다음 숲에서 뵈어요~~^^

첫댓글 즐거웠던 숲기행 기억이 다시 나네요. 후기 잘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선생님도 수고 많으셨어요~
선생님 덕분에 무등산 호강했어요.
홍어는 다음 기회에도 맛볼 수 있는 거죠? ㅎㅎㅎ
사진이 무려 100장~
미류나무샘의 사랑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응원 항상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러게요~ 사진이 100장으로 한계가 있더라구요.
먼 길 항상 숲기행에 오시는 샘이 계셔 든든했습니다.
아름다운 가을 산행 너무 즐거웠습니다.
함께 하신 쌤들 감사합니다
여름 장터목 이후 다시 뵈어 저도 무척 반가웠어요.
그래도 이번엔 빨리 끝나서 좀 나으셨죠? 다음 또 뵈어요^^
얼큰한 홍어!! 크으악.. 1000m 고지인데도 게으름을 필 수 없었어요.
늦게 일어나 밥도 못 묵고.. 도시락이 뭐야.
김밥잔치에 배불리 채웠더니 하산길이 훨씬 쉬었습니다.
에유..ㅠㅠ 식사도 못하고 오셨던 거군요. 고생하셨어요 선생님.
어쩐지 점심 김밥을 맛나게 드시더라니요.
주중 산행 하고 계세요?
다음 숲기행은 저보다 앞서 가실 수 있을거예요~ㅎㅎ
비목나무 겨울눈은 잎눈(길쭉)과 꽃눈(둥글) 이로군요...길쭉이와 동글이가 나란히 있는게 귀엽습니다.
미류나무쌤의 정성어린 후기 감사히 잘 보고 배웁니다..^^
잘 보셨다니 감사합니다. 종종 숲기행에서도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후기 쓰느라 애쓰셨겠어요
대충보면 절대 안 보이는 컷들
덕분에 선명히 나무 친구들을 담아봅니다.
덕분에 살뜰하게 가을을 느껴봅니다
규봉암 동쪽 아랫쪽의 암석종류는 어떤 것이예요? 산성 혹은 염기성암?
@발해(최석택) 아마 전부 다 데사이트질용결응회암일 거예요.
샘처럼 휘릭~ 쓰는 재주가 없어 늘 후기가 늦어져요.ㅠㅠ
노하우 좀 전수 받고 싶어요.ㅎ
이 아이가 고로쇠나무?
이 아이가 고로쇠나무? 우산고로쇠?
후기에 올린 것처럼 숲에서 고로쇠와 우산고로쇠를 지금까지 따로 구분해서 보진 않았어요.
겨울눈도 너무 닮아 있어서 앞으로도 그럴거 같아요.^^
@미류나무(유미정) 정부기관 자료에서도 해외유력싸이트에서도 마구 혼란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잎의 모양으로 볼 때 확실히 구분되거든요??
다행히 세 종류가 발해에 있어 질문했습니다.
@발해(최석택) 발해에 세종이 있나 보군요~~고로쇠, 우산고로쇠, 그리고 하나는? 뭐여요?^^
@금강초롱(김선배) 본문에 있잖유ㅡ..
네~ 잎 모양의 차이는 분명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