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타냐후가 물러날 때까지 계속 시위를 하겠다!”
라면서 나흘 연속 시위를 하겠다고 천명을 한 거다. 시위대들이 이렇게 들고 일어난 게,
“아니, 씨바 전쟁이 6개월째 이어지는데, 인질로 끌려간 이스라엘 국민들 다 구출한다면서? 지상전 시작하면 인질들 다 구출할 수 있다고 했잖아! 인질 협상 언제까지 할 건데? 끌려갔다 온 여자들 다 강간당한 거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알아! 근데 네들 한 게 뭐야? 밀고 들어가면 다 해결한다면서?”
“씨바, 이번 전쟁에서 죽은 이스라엘 병사가 600명이 넘어가! 근데, 뭐? 하레디(Haredi : 유대교 근본주의 애들인데, TV 보면 머리 땋고 검은 모자 쓴 애들 한 번 쯤 봤을 거다) 애들 병역면제를 유지하겠다고? 미친 거 아냐? 대법원 판결을 거부하는 거냐?”
이스라엘 병역 기피는 우리가 생각하는 거 이상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이 매년 병역 기피자 색출을 위해 고용하는 탐정들의 숫자나, 비용을 보면 기함을 할 수준이다. 여자들의 경우는 병역 기피를 위해 아는 지인이나 친척을 동원해 위장 결혼을 하는 건 일상이고, 남자들도 병역을 빼기 위해 별별 수단을 다 쓰고 있다. 이게... 레바논 전쟁을 겪은 세대가 부모가 되면서 분위기가 확 바뀐 거였는데...여기서 하레디 문제가 튀어나온 거다.
이건 진짜 이스라엘이란 나라가 겪는 ‘골칫덩어리’인데, 얘네들은 직업이 ‘교인’인 애들이다. 평생 토라(유대인들의 역사서이자 율법서)를 공부한다. 얘들은 기초적인 읽고 쓰기와 더하기 빼기 정도만 배운 후, 걍 토라만 배운다. 직업이 교인이니, 경제활동도 안 한다. 그리고 군대도 안 간다(하레디 인구의 60%가 빈곤층인 이유가 이거다).
문제는 이 하레디의 인구빨이 장난이 아니란 거다. 여자들은 가르치지 않고, 일자리도 주지 않는 덕에(?!) 하레디 여성들의 평균 출산율이 6명이 넘어간다.
이스라엘의 출산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데, 그 평균을 올려주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 게 하레디이다. 문제는 이 인구의 ‘질(?!)’이 좋냐라는 거다. 당장 경제활동도 안 해, 군대도 안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혜택은 쪽쪽 빨아먹어... 이런 인구는 사양하고 싶을 거다. 하레디 출신들이 얼마나 문제인가는 지난 코로나 펜데믹 때 잘 보여줬는데, 이스라엘 확진자 중 절반이 하레디 신자였다. 얘들은 원래 예방접종이나 수혈도 거부해서 코로나 터졌을 때 확진의 온상이 됐다. 제발 모여 있지 말라고 해도 토라 경전 공부해야 하고, 예배해야 한다고 다 쌩까고... 난리도 아니었다.
딱 보면 알겠지만, 얘들, 심각하다. 하레디가 이스라엘에 도움 되는 건 단 하나도 없다. 하다 못해 주둥이라도 좀 닫고 있으면 좋겠는데, 입만 열면,
“유대인이 전 세계에서 가장 우월한 민족이다!”
“팔레스타인 애들은 씨를 말려야 한다!”
“무슬림 애들은 전부 불지옥으로 보내버려야 한다!”
이러고 앉아 있다는 거다. 군대라도 가고 나서 이딴 말을 하면 수긍이나 하겠는데, 군대는 안 가면서 온갖 어그로는 다 끌고 있다. 이스라엘 안에서 벌어지는 증오범죄(팔레스타인 애들 패거나, 인종차별 범죄 등등)를 보면, 열에 일곱여덟은 전부 얘들이 벌이는 짓이다.
자, 문제는 말이다. 이 하레디 애들이 인구빨이 장난 아니라는 거다. 얘네들의 합계출산율은 떨어진 게 6.5명 수준이다. 이러다 보니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하게 됐다. 그리고 이 숫자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인구가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정치적인 ‘목소리’도 커졌다. 이미 이스라엘 의회의 13% 가량이 얘네들로 채워졌다. 이러다 보니 ‘위장 하레디’들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와! 보조금에다가 병역 혜택까지? 완전 개꿀이잖아? 나도 하레디 할래!”
이게 이스라엘 건국 초기에는 하레디 숫자가 정말 ‘쬐끔’이어서 혜택을 준 건데, 1948년 당시만 해도 하레디 애들이 병역면제 된 게 400명 남짓이었다. 이게 참... 역사를 보면,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다. 나라를 건국했을 때 벤구리온 총리가 하레디 유대인들의 지지를 끌어내야 했는데,
“야, 우리나라 만들 거야. 너네들도 이제 이스라엘 국민 되는 거다.”
“누구 맘대로 나라를 만들어? 어디 천한 세속주의 것들이 정통 유대교인인 우리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휴...어렵게 말하지 말고, 원하는 게 뭐야?”
“우리 군대 안 갈래.”
“콜”
이 당시 협의한 게 28살까지 율법공부하면, 병역면제 한다는 거였다. 뭐, 이때만 하더라도 이스라엘 인구가 60만명 수준이었고, 이렇게 해서 병역면제 받는 하레디 숫자가 4백명 수준이었는데... 이것들이 정말... 바퀴벌레 같은 번식력으로 이스라엘 사회를 장악해 나가기 시작한 거다. 하레디 기반의 극우 정당들이 너나할 거 없이 의회에 기어 들어갔는데, 이것들이 지금 네타냐후 연립정부의 한축을 맞고 있다는 거다(연합토라유대당이 네타냐후의 주요한 연정 파트너이다. 이름만 봐도 딱...느낌이 오지?).
네타냐후가 총리 짓을 계속 하려면, 하레디 정당의 지지가 필요하다. 문제는 하레디 애들은 군대를 안 간다는 거다. 여기서 ‘정상적인 이스라엘 사람들’이 들고 일어난 거다.
2023년 10월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치르면서, 이스라엘 국민들이 겪은 충격이 어마어마했던 거다. 지난 기사에서 몇 번이나 언급했지만, 이스라엘은 체급이 작아서 ‘단기결전’을 선호한다. 이스라엘 군대는 기본적으로 예비군을 위주로 구성된 군대이다. 평시에는 16만 내외의 병력을 운용하지만, 전시동원으로 45만 명 이상의 예비군을 충원. 60만의 병력으로 이스라엘을 방위한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동원령을 내리고, 군대를 편성해 한 번에 치고 빠지는 형태의 전쟁을 많이 치렀다. 이게 그럴만도 한 게 이스라엘 땅덩어리가 경상도만하다. 전투 1~2번 패하거나 밀리면 바로 수도가 위험해지는 지형이다.
이러다 보니 단기결전, 총력전에 익숙해있다. 그런데 이번 가자 전투는 6개월이 넘게 지지부진하게 이어지고 있다. 거기에 인질들도 붙잡혀 갔다. 이런 상황에서 하레디 애들은 꿀 빨고 있는 게 보인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건국 초에는 면제 받는 하레디 숫자가 4백 명 수준이었는데, 이게 엄청난 출산율과 위장 하레디의 증가로 면제받는 숫자가 수만 명이 넘어가게 됐다는 거다. 이스라엘군 현역병 숫자가 16만 명 수준인 걸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이다.
결국 2017년 이스라엘 대법원은 하레디의 군 면제를 위헌으로 판결했다. 위헌으로 판결됐으니 법조항을 수정해서 하레디들을 군대로 끌고 오면 다 해결될 문제였는데, 이때 다시 하레디 정당들이 등장한 거다.
“우리들의 기도가 병역이행 보다 더 중요하다!”
란 논리로 이들은 격렬하게 저항했다(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경제위기 때 하레디들은 자신들이 기도 덕분에 이스라엘이 경제위기를 극복했다는 주장을 펼쳤던 적도 있다. 그들이 어떤 이들인지 알 수 있을 거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벌어진 거다. 6개월째 지지부진한 전쟁에, 전사자 숫자는 계속 늘어났고 만성적인 병력 부족에 시달리던 이스라엘은 군 복무기한을 늘리는 법안까지 들고 나오는 상황이 됐다. 이때 눈에 들어온 게 하레디였다.
“저색희들 저거 뭐야? 우리 애들은 죽어 나가는데, 저것들은 토라 읽는답시고 군대도 안가잖아!”
“저것들 우리가 낸 세금으로 보조금 받아서 새끼만 까고 있잖아!”
“군대도 안가면서 팔레스타인 애들 씨를 말려야 한다고 개소리나 하는 것들이잖아! 당장 저것들부터 군대 끌고 가라! 가서 지들 말한대로 팔레스타인 애들 씨를 말리라고 해!”
(이럴 때 보면,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아스팔트 보수만이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하레디와 비교하면... 그래도 쬐끔은 더 낫은 거 같다. 씨바, 이런 거로 위로받다니)
상황이 이렇게 된 거다. 때마침 위헌판정을 받은 하레디의 군 면제 규정도 3월 말에 효력 만료를 앞두고 있었고 이에 발맞춰 이스라엘 사회 각계각층에서,
“공정한 병역 이행을 위해 하레디들도 끌고 가자!”
이러면서 복무기한 연장 법안에 하레디 조항도 넣으라고 시위를 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네타냐후 정권의 연정 파트너가 하레디 들이라는 거다. 네타냐후로선 진퇴양난인 상황에서 시위대들이 의사당 앞으로 몰려온 거다.
그리고...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이 박살이 났다.
(시기가 참 공교롭다. 정말 타이밍이... 노리고 한 거는 아니라지만, 이스라엘 국내정치 상황과 참 잘 맞아 떨어지는 거 같다)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