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유학
2018101246 철학과 박세윤
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서양철학은 동양철학에 비해 더 큰 주목을 받는 경향이 있다. 소크라테스를 위시한 고대 그리스 철학부터 장 폴 사르트르 등 유구한 철학자들의 이름이 등장하는 근현대 철학까지, 철학도들이 열거할 수 있는 서구의 철학자들은 명단을 이룰 수 있을 만큼 무수하다. 이와 같은 학생들의 기호는 서양철학자들의 저명성으로 인한 높은 접근성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동양철학을 바라보는 고정 관념 역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현대를 사는 이들에게 동양의 유학과 유학자들은 다소 시대착오적이라는 착각, 혹은 ‘유학’이라는 단어에서 풍겨 나오는 고리타분함이 그러한 선입견에 해당한다. 또한 현대사회를 이루는 많은 갈등이 ‘유교’라는 단어로 대변되는, 속칭 ‘꼰대스러움’으로 인해 야기되었다는 시선 역시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고정관념과 오독은 결국 유학에 대한 잘못된 접근의 산물일 것이다. 그렇기에 철학도를 비롯한 현대인은 유학에 대한 그릇된 통념을 버리고, 보다 심층적이고 올곧은 시선으로 이 학문을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선진유학이란 진나라의 중국 통일 이전 유학을 의미한다. 이 학문의 중심에는 유가사상이 자리하고 있다. 유가 사상이란 춘추시대의 공자로부터 시작해 그의 제자들인 맹자, 순자로 계승된 사상이다. 이 사상은 인간을 정치, 사회, 역사의 주체로 놓고 그들로 하여금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논의를 도출한다. 이는 곧 삶의 원리를 발견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다시 말해 이 사상은 삶의 전제로 작용하는 윤리에 대해 논하며, 그 핵심은 자연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 자신에게 내재해 있음을 역설한다.
더 나아가 유가사상가들은 ‘중용’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췄다. 자연이 행하는 압제 속에서 인간이 본연의 윤리로 각성하게 만드는 열쇠를 중용으로 해석한 것이다. 그들은 내세보다 현실 속에서 인간의 방향성을 찾고자 하였고, 이는 곧 정치 윤리로 직결되어 합리적인 국가 통치론은 무엇인가를 연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특히 공자는 선진유학의 선두 주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여러 미덕 가운데 ‘인’을 가장 중요시하였다. 인은 곧 ‘효’이며 ‘제’이다. 공자는 인의 근본을 가족적 결합의 윤리에서부터 시작하며, 이를 육친 사이에서 우러나오는 진심 어린 애정이라고 바라보았다. 한편, 그는 그 애정을 인간 사회의 체계적인 결합의 원리로 삼았고, 이를 정치에도 연결했다. 즉, 공자는 춘추시대 말기 인문주의적 풍조의 영향을 받아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도덕성에 주목하였고, 이로부터 현실의 혼란을 바로잡고자 한 것이다.
사실 나 역시도 ‘유가’라는 단어를 소위 ‘꼰대스러움’의 대명사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수업을 통해 유가를 접함으로써 이 사상이 현대사회의 문제들과 생각보다 긴밀하게 맞닿아 있음을 느꼈다. 최소한 철학도라면 기존 고정관념을 떨쳐내고 유가철학, 나아가 동양철학을 깊게 배워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첫댓글 "이러한 고정관념과 오독은 결국 유학에 대한 잘못된 접근의 산물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요? "동양의 유학과 유학자들은 다소 시대착오적이라는 착각, 혹은 ‘유학’이라는 단어에서 풍겨 나오는 고리타분함이 그러한 선입견", " 현대사회를 이루는 많은 갈등이 ‘유교’라는 단어로 대변되는, 속칭 ‘꼰대스러움’으로 인해 야기되었다는 시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듯하네요. 그러니까 이런 생각들에 대해서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해요. 우리는 왜 동양 사상을 다소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할까? 유학이라는 단어는 왜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할까?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많은 갈등과 유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특히 꼰대스러움 때문에 오늘날 많은 갈등이 빚어진다는 생각은 과연 옳은 것인가를 차분하게 살펴보는 것도 효과적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