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도둑질하며 R리그까지 보러가는 열정은 오늘이 마지막이 될듯합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쓰는 R리그 관전평이 될것같습니다.
1.처음보는 얼굴들 그리고 처음으로 뛰어보는 포지션
-쯔엉은 어쨌거나 관심이 갈수밖에 없는 선수입니다. 우리팀 외국인 선수 중 하나고, 화제성이 있는 선수인지라 어쩔수 없이 눈길이 많이 간것 같습니다.
쯔엉은 후반전 중반에 교체되기 나가기 전까지 꽤나 뛰어난 플레이를 했습니다.
일단 기술적으로 상당히 안정적이며, 여유가 넘치고, 자기색깔이 무척 뚜렷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건 오프더볼무브 였는데 스스로 공받을 위치로 찾아 들어가는 축구 지능이 높아 보였습니다.
압박이 들어올시엔 가볍게 원터치패스로 공을 연결하고, 압박이 덜할땐 직접 드리블 쳐서 중앙으로 들어가는 과감함도 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야가 넓고 킥이 정확해 좌우로 쫙쫙 찢어주는 롱볼패스가 제법 정확하게 들어갔고, 공격적으로 패널티박스 안으로 롱볼을 연결시키는 센스도 좋았습니다.
킥 정확도가 상당히 눈에 띄었습니다. 왼쪽 후리킥과 코나킥을 전담했는데, 빠르고 강하게 휘어들어갑니다.
그 결과가 선제골 쯔엉의 어시스트였습니다.
R리그는 2군선수들, 기회가 필요한 선수들이 뛰는 경기입니다.
당연히 압박도 상당히 강하며, 거친파울도 많이 나옵니다. 지난 라운드 다른팀은 한경기에 퇴장자가 3명이나 나올정도로 거칠고 압박이 강합니다. 오늘경기에서도 제 기억이 맞다면 5장의 엘로카드가 나왔고, 수시로 심판들이 구두경고를 날려야 했습니다.
아직까지 쯔엉의 피지컬로는 이런 거친 무대를 극복하기엔 어려울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대방이 거칠게 들어올때 상당히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허나, 이 마저도 지능이 높은 쯔엉은 여러차례 파울을 유도해내는 센스를 보여줬습니다.
사실 이렇게 자신의 피지컬적인 단점을 최소화하는 센스플레이는 높게 살만한 점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쯔엉이 스스로 웨이트트레이닝과 유연성운동을 통해 최대한 안밀리고 안넘어질수 있는 피지컬을 만들어내야합니다.
비슷한 선수가 한명 있었죠.
와다 토모키라고. 적어도 와다 토모키보단 더 좋아보였습니다.(물론 경기 레벨이 달랐지만)
-한남규 센터백 출전
쯔엉의 출전은 쉽게 예측됐지만, 대건고출신 공격수 기대주 한남규가 센터백으로 출전한건 상당히 이례적이었고,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습니다. 물론, 키크고 피지컬 좋은 공격수가 수비수로 포지션 변경하는 경우는 상당히 많기 때문에 그리 놀랄일은 아니었지만
이제 갓 입단한 신인급 선수가 이리 빨리 하게 될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왜' 했는지는 알겠다. 하지만 아직은 멀었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남규는 확실히 크고 빠릅니다. 또 강하기도 하구요.
어지간해서는 몸싸움에 밀리지 않으며 투쟁심도 넘쳤습니다.
헤딩경합 대부분 한남규가 따냈습니다. 상대 공격수가 184의 제법 장신인 남하늘이었다는걸 감안하면 한남규의 제공권은 꽤 높은 점수를 줘도 될것같습니다.
단점도 아주 뚜렷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상대공격수의 한번의 터치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모습이 왕왕 보였습니다.
또 아주 위험하게 손을 쓰고 말도 안되는 타이밍에 거친 태클이 들어가는 등,
경험부족의 실수가 엄청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단점은 '경험부족'이라는 핑계로 얘기할만합니다.
기본적으로 제공권이 좋고 키가 크고 스피드가 좋고 투쟁심이 있고 몸싸움이 좋습니다.
스펙자체는 엘리트 수비수가 될 자질은 충분합니다.
자신의 스펙을 증명해낸것만으로도 한남규에게는 높은 점수를 줘도 무방해 보입니다.
-곽성욱의 라이트백 출전
인천은 기본적으로 4백전술을 사용하는 팀이지만 공격 빌드업이 진행될때 양 싸이드백은 아주 깊숙하게 전진합니다.
포메이션의 기본상식으로 양 사이드백은 풀백으로 분류함이 맞으나, 저는 윙백이 더 적합하다고 보는 편입니다.
사실상 윙백으로 분류되는만큼 우리의 사이드백은 엄청난 활동량을 가져야하며, 공격력도 갖춰야 합니다.
지난 R리그에서 주전 라이트백으로 나왔던 김용환은 그 날경기 활약을 통해 주말 경기에 출장했습니다.
권완규의 부상으로 인해 김용환이 더 중용받을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그 자리엔 지난 연습경기와 R리그에서 중앙포지션으로 출장했던 곽성욱이 들어왔습니다.
일단 곽성욱에게 만족스러운건 활동량이 상당하다는것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인천은 빌드업시 송시우와 박병우가 중앙으로 파고 들어가고 사이드백이 윙의 역할을 했는데
곽성욱은 빠른 발과 체력을 바탕으로 아주 과감하게 상대 파고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수비에서는 물음표입니다.
주포지션이 아님을 감안하는게 당연합니다만, 두어번정도 상대방에게 결정적인 돌파를 허용하는 실책이 있었습니다.
(곽성욱과 한남규의 똥을 다 치워준게 김경민..)
후반전엔 쯔엉이 밴치로 물러나고 유스 최산이 들어오면서 중앙으로 들어왔는데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후술 하겠습니다.
2. 미친듯이 몰아부친 후반 종료 10분전의 카운터어택
-오늘 경기의 백미는 종료 10분전 인천이 보여준 미친듯한 카운터들이었습니다.
전 얘들이 빠른줄을 알았는데 이렇게 빠른줄은 몰랐습니다.
송시우, 홍정률, 박병현, 최산(유스), 이현성
엄청나게 다이나믹한 공격전개였습니다.
거의 송시우부터 시작되는 역습인데 일단 송시우의 스피드 자체가 상대 수비진을 찢어버리기에 충분했고
홍정률은 언제나 몇걸음만으로 상대 수비라인을 가지고 놀 정도로 영리합니다.
박병현은 송시우의 하위호환 버전인데 얘도 빠릅니다.
이현성이야 두 말할 나위없죠.
결국엔 득점을 해내지 못해 반쪽짜리 역습이었지만,
김인성 이적 이후 스피디한 역습이 안되는 1군사정에서
저 어린 선수들이 보여준 다이나믹한 역습에 감동받을수밖에 없었어요.
송시우는 진짜 가까운 시일내에 1군데뷔 할겁니다.
개인적으로 다소 권태가 느껴지는 케빈원톱보다는(실력이 없다는게 아닙니다. 케빈의 존재로 우리팀 전술이 다소 갇혀지는 느낌이 있어서) 올대에서 성공적으로 현대축구에 걸맡는 원톱모습을 보여준 진성욱이나 홍정률같은 유형의 포워드를 앞선에 세워 제로톱 비슷한 전술을 시험해보길 간절히 원합니다.
사실 요니치가 부진하고, 이윤표가 부진하고 권완규를 장담할수 없는 상황에선 예전같은 잠그기 축구는 좀 어려워보여요(사견입니다.)
3.보면 볼수록 대박 최산
-유스입니다. 좌측풀백입니다. 박명수와 포지션이 같습니다. 박명수도 대박 재능이라고 보는데, 저는 최산에게도 많은 눈길이 갑니다.
작년 기사 중에 얼핏 최산이 박명수를 우측풀백으로 밀어냈다는걸 본적이 있는데,
허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면 볼수록 재능이 뛰어납니다.
프로에서 뛰는 선배들 앞에서 주눅드는것 없이 자기 하고 싶은거 다 하고,
엄청나게 빠른 스피드와 더불어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근성있는 수비도 좋습니다.
킥력은 박명수보단 많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박명수를 우측으로 밀어냈다는게 왜 그런지 충분히 납득은 갔습니다.
4.결과 고양 0 : 2 인천 승!!
-또한 고무적인건 이태희가 아주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는것입니다.
후반 한때 분위기가 고양쪽으로 넘어가 연속으로 위협적인 유효슈팅을 허용했고, 두번씩이나 골대에 맞는 행운도 따랐습니다.
하지만, 이태희는 계속 뛰어났습니다. 오늘 경기 한정일지 모르겠지만 킥이 상당히 정확했고(저는 이태희킥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주지 않습니다만) 뛰어난 순발력으로 한 3번정도 수퍼세이브를 해냈습니다.
어차피 이번 주말 성남전에서도 '나는 골키퍼다' 경쟁해야될것같은데, 3명 중 그나마 가장 덜 나빴고, R리그에서 선전한 이태희가 계속 키퍼 장갑을 낄것같습니다.
5. 그외 선수 평
-조영준 지난 경기에서의 센세이셔널함은 다소 무뎌뎠지만 여전히 괜찮은 게임메이커이자 홀딩
-김경민 역시 김경민은 수비가 제맛. 수비경험이 적은 곽성욱과 한남규를 이끌고 클린시트 달성
-이중권 박대한도 혹시 모른다
# 그리고 우성용감독의 정체가 궁금합니다.
지난 부천전에서도 오늘 고양전에서도 밴치에서 선수들 플레이에 관여하던데..
U15팀 감독이 왜 R리그 경기 밴치에 있는걸까요?
첫댓글 최산.. 지금몇살인가요?
3학년일거에요.
@이쁜설현이 프로직행보단 대학거쳐올확률이높겠죠?
@우주의 기운 제가 답변 드릴수 있는건 아닌것같아요...
임중용감독님께서 또 좋은선수 키운것같아요. 김보섭도 상당히 좋던데
@이쁜설현이 네 암튼 이름 기억해놔야겠네요
오‥ 잘봤습니다ㅎㅎ 고생하셨어요~
오늘 풀백 들어온건 최산이 아니라 명성준이에요! 대건에서 최산은 왼쪽 명성준은 오른쪽입니다! 저번에도 이중권 대신에 최산이 왼쪽에 들어갔고 명성준이 오른쪽에 들어갔지요~ R리그 1라운드에 나섰던 최산은 그 주 주말 K리그 주니어 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하기도 했답니다 ㅎㅎ
오늘은 좌측 풀백으로 유스 출장했는데 명성준인가요? 유스선수는 생소해서 잘 모르겠어요.
@이쁜설현이 좌측은 이중권이 풀타임 봤고 쯔엉이 명성준과 교체되면서 우측 풀백보던 곽성욱이 중앙으로 가고 명성준은 자기 포지션인 우측 풀백으로 들어갔죠 ㅎㅎ
@Truong NO6 아 맞네요. 제 오류입니다.
그리고 벤치에 계셨던 분은 박성철코치... 1라운드때도 박성철 코치님이 감독하셨어요! 1라운드때 우감독님 오시긴 오셨는데 경기장 밖에서 관전하셨습니다
우성용감독님 1라운드때도 밴치에 계셨고 오늘도 밴치에 계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박성철 코치님 원래 키가 그렇게 크신가요? 제가 잘못봤을수도 있어서
@이쁜설현이 어 아닐텐데... 1라때 제가 철창 밖에서 봤는데 제 옆에서 광성중 아이들이랑 같이 보고계셨................
박성철코치님 맞을거예요~ 외모가 비슷하시긴 한듯..? ㅎㅎ...
글 진짜 잘쓰시네요 저랑 생각이 거의 비슷하세요 진짜 오늘 쯔엉, 곽성욱, 김경민 최고로 잘했고 다른 선수들도 다 잘했습니당 ㅎㅎ
후기 잘읽었어요 출근하자마자 이거부터봄 저도 월급도둑각 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김완준 선수 수고 하셨습니다. 열심히 하셔서 꼭 프로에 입성하셨으면 합니다. ^^ 기대할게요
@이쁜설현이 아 확인 해보니 고등부 5명이 출전 했네요
김완준, 김형진, 나태민, 차성민, 한병수 선수가 후반에 뛰었네요.
@전프로선수 김완준 선수는 어떤 포지션으로 출장하셨나요? 고양 김완준선수 기사 찾아보니까 경기중에 골도 넣고 올해 3학년이세요?
@전프로선수 님 블로그 이름도 김완준이고, 님 프로필 정보에도 김완준 써있길래 궁금해서요.
@전프로선수 근데 인천도 고등부3명 뛰었어요..
그리고 글 보시면 알겠지만, 고양에 대한 조롱이나 특별히 기쁘다는 감정을 표시하진 않았어요.
@전프로선수 강팀을 상대하든, 약팀을 상대하든, 강한선수를 상대하든, 약한선수를 상대하든,
늘 최선을 다하는게 스포츠에요. 강팀을 상대해서 이겨도 좋은일이고, 약팀을 상대해서 이겨도 좋은일이지요.
@전프로선수 지극히 인천관점 이라는 제목을 보지 못하셨나요?
@전프로선수 고양이 못했다고 한적 없습니다.
고양으로서 흡족한 결과라고 생각하시면 님께서 직접 리뷰글을 쓰세요.
이 글은 '인천팬'의 '인천 축구'에 대한 리뷰입니다.
저는 기자나 해설위원이 아닙니다.
@전프로선수 어떤부분을 삭제 부탁드리는건지 모르겠구요.
그것을 떠나 매너없게 인천팬의 인천축구글에 ㅋㅋㅋㅋ쓰면서 조롱하고 약팀상대로 이겼다고 비아냥거리신것부터 사과 부탁드립니다.
@전프로선수 그 관계와 나이는 님께서 공개하신부분입니다.
님 프로필에 다 써있어요. 일단 수정은 해드리죠.
그것을 떠나 현역선수와 직접적으로 관계된 분이
공공연한 장소에서 다른팀과 다른팀선수를 조롱하는건 보기 안좋아보입니다.
그 선수가 인천에 오게될수도 있는거고, 지금 저같은 이 팬들이 그 선수에게 박수쳐줄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