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기자의 시각
[기자의 시각] 시부사와 논란, 분노로만 끝난다면
김동현 기자
입력 2024.07.23. 00:05업데이트 2024.07.23. 00:19
https://www.chosun.com/opinion/journalist_view/2024/07/23/7G7U52IBBRDMBEGL274TJHGB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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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년 대한제국에서 발행된 일본발 제일은행권(오른쪽)과 이달부터 발행된 일본 1만엔 신권 견본. 두 지폐에는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이자 국내에선 '구한말 경제수탈 주역'이라고 비판받는 시부사와 에이이치(1840~1931)의 초상이 실려있다./연합뉴스
“고조부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이 호의적이지 않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역사를 잊자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가 평소 어떤 자세로 살아왔는지를 한국에도 알릴 수 있다면 응하겠습니다.”
최근 일본의 1만엔권 새 지폐에 얼굴이 실린 메이지·다이쇼 시대 경제 관료이자 기업가 시부사와 에이이치(1840~1931)의 고손자 겐(63)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보내온 답변이다. 며칠 뒤 만난 그는 “정치는 분노를 연료로 삼기에 늘 양국 관계를 물고 늘어지지만 한국과 일본은 친구”라며 “고조부에게는 국적을 떠나 후세대 사람이라면 배울 만한 면모가 꽤 있다”고 했다.
시부사와의 고손자가 이처럼 조심스러워 한 이유는 한국에서 시부사와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시부사와가 1만엔권 인물이 된다고 발표된 2019년 국내 언론들은 그를 ‘구한말 경제 수탈 주역’이라고 비판했다. 1900년대 초 대한제국에서 일본발(發) 지폐 발행과 철도 부설을 이끈 장본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이런 논란과 함께 기업인, 그리고 사회의 리더로서 그의 발자취를 훑어보면 인상적인 대목이 있다. 시부사와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일본에서 500개에 달하는 기업을 세웠다. 자본주의 토대를 닦았다는 평을 듣는다. 그렇게 번 돈으론 그가 세운 기업보다 더 많은 사회 공헌 단체를 만들었다. 은행·보육원 등 그가 세운 기관들이 아직도 일본 사회를 지탱하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시부사와는 재계 핵심 인물로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떠날 땐 ‘공수래 공수거’를 실천했다. 그가 자손에게 남긴 유산은 1000만엔(현재 환율로 약 9000만원)에 불과했다. 같은 시기 미쓰이 등 다른 재벌들은 5억~10억엔씩을 자식들에게 물려줬다. 시부사와는 500개 기업을 세우면서도 본인 이름을 딴 회사는 하나도 남기지 않았다. 그의 동력은 국가와 사회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겠다는 열의였다는 게 후손들의 설명이다.
시부사와는 또한 경제계 지도자로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안정을 바라고 변화를 꺼리는 일본인의 특성이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고 봤다. 현재의 실패나 성공에 묶여 있지 말고 계속 새 사업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잃어버린 30년’이란 장기 경제 침체에 빠진 일본이 100년 전 인물인 그를 최고액권에 소환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시부사와가 경술국치의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그가 한반도 침탈에 일조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그의 행적을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시부사와에 대해 분노만 끓어오르고 끝난다면 우리에게 남는 건 없다.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사리사욕을 멀리하고 자신보다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우선하는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겐 분노를 넘어, 교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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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각
김동현 기자
先進韓國
2024.07.23 00:57:56
김동현 기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 일본인이 일본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기에 일본 정부가 1만엔권의 지폐 인물로 선정하였겠지요. 그거에 왜 한국인이 화를 내나요? 전혀 그럴 필요 없지요. 어느 나라에 자국 발전에 기여한 인물을 화폐 인물로 선정하는 건 보편적인 거죠. 그가 한국에 해가 됐건 안 됐건 그전 전혀 문제가 안 되죠. 한국 화폐 인물로 선정된 게 아니니까요. 한국 화폐 인물인 이순신 장군은 일본인들에게는 원수지요. 일본 수군을 멸망시킨 주인공이니까요. 그러나 한국에서는 일본인 기분 신경 쓸 필요 없이 이순신 장군을 한국 화폐 인물로 삼지요. 그러니 우리가 일본 화폐 인물을 시비결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우리는 그 일본인이 일본 경제를 발전시킨 그 위대한 정신과 업적을 연구하고, 우리 한국에도 적용시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한국에도 위대한 기업인 이병철, 정주영이 있었지만 자식들에게 물려줬죠. 유일한은 자식에 안 물려줬지만 유한양행만 세웠죠. 저 일본인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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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4.07.23 05:36:01
한국 사람들은 분노나 선동에 취약해 냄비 근성을 자주 보인다. 역사나 사실 등을 객관적으로 혹은 합리적으로 보는 안목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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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由
2024.07.23 05:23:12
오늘의 일본이 된데는 이러한 일본사회를 위해 그야말로 멸사봉공한 인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일이다. 우리는 그들이 우리를 업신여기는 행동을 할때 감자바위만 날릴지 말고 그들의 사회지도층이 일본사회를 발전시키기위해 무슨 노력들을 했는지 소개하는일도 했으면한다. 우리 어린청소년들이 일본을 미워하는 적개심만큼 우리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시키는데 노력하는 계기가 될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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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ewhite
2024.07.23 08:21:44
도대체 언제까지 일본 혐오인가?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는 남침을 한 전쟁당사국들인데도 친중 사대주의 같은 자세를 보이면서.. 우리가 전쟁에 참여한 베트남인들도 우리 기업을 받아들이며 우리와 친하게 지내려 하는데 왜 우리만 유독 일본과 그렇게 거리를 두려 하는가? 이는 정치적 프레임에 짜맞추며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찌질이 집단들의 선전선동에 놀아나는 것이다. 솔직히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해방 이후 우리나라가 비약적 경제발전을 이루어내는데 일본의 기여가 상당했다는 것을..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기술들이 일본의 도움없인 초기 단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을..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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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YB
2024.07.23 06:59:03
"정치는 분노를 연료로 삼는다." - 그래서 좌파들은 오로지 반일 반일 죽창 주장 한것.이순신을 미화하려고 원균의 미워하게 한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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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형
2024.07.23 03:52:37
일본에서는 존경 받아랴 할 인물이네. 조선시대 인물로 꽉찬 우리 돈의 도안 구성에 문제가 있다. 건국,독립운동의 이승만. 경제대국의 절대 공로자 박 정희 두 대통령과 독립운동가의 존영이 우리 화폐의 얼굴이 되는 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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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
2024.07.23 08:28:13
양국 지폐에 오른 시부사와와 이순신 장군은 비교가 부적절 하죠. 일본은 타국을 침략한거고 한국은 침략자를 물리친거죠. 양국민이 갖는 감정의 근원은 질이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부사와와 같은 국가 신념이 한국인 누군가에게도 있었더라면 하는 욕심은 버릴 수가 없지요. 친일을 입에 달고 사는 이들이 저들의 이념적 승리가 아닌 진정 국가를 위한다면 시부사와의 조선에 대한 침략행동보다 그의 보국정신을 배욱ㅣ를 바랍니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나아가야 할 길이 머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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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heim
2024.07.23 08:17:26
우리가 언제 까지 옆나라의 지폐에 인쇄된 인물까지 문제를 삼아 이런 저런 얘기를 해야합니까? 이런 것은 문제를 삼는다는 자제가 정상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 할 일이 아닙니다. 그럴 시간있으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나 열심히하는게 득임니다. 일본이 지폐에 인쇄될만한 인물이라고 판단해서 인쇄 했는데. 시부자와라는 인물이 근대의 일본에서,' 어떤 일을 한 인물인지. 왜 일본인들이 존경을 하는지'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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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2024.07.23 08:54:27
일본타도를 왜치는 자들은 정말 일본이 그토록 미울까? 들여다보면 정치 선동,공작에 필요할뿐 오히려 더즐긴다는것을 알수있다.. 일제시대를 이용하려하는 정치인들과 그추종자가 더 문제일뿐이다.. 그래도 중국보단 일본이 더 신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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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립
2024.07.23 08:12:28
배울것은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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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과자유
2024.07.23 07:47:04
경술국치, 침탈... 대한제국의 주인인 고종과 순종이 나라와 백성을 팔면서 이런 느낌을 전혀 가지지 않았다. 천황이 주는 감투와 은사금으로 종묘사직은 유지하며 골치 아픈 국정을 보살피지 않아도 됐고 백성들에겐 천황에게 복종하여 행복을 찾으라 했다. 1910년 순종이 발표한 '한일병합 칙유'가 그 근거이다. 심지어 1909년 안중근이 이또를 사살했을 때 고종과 순종은 천황에게 위로의 편지를 보내며 안중근을 '흉도'라 비난했다. 역사적 사실을 왜곡날조하는 언론이나 역사계는 부끄러워 해야. 한반도 역사의 주어는 일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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