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너무 좋네요.
3월 14일 목요일에 개봉했는데,
기회 되시면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카라타 에리카, 히가시데 마사히로 주연입니다.
(그 카라타 에리카 맞습니다.)
이동진 평론가는 <아사코>를 걸작이라고 평했습니다.
사전정보 없이 보시는 것을 추천하는데,
관련 기사나 홍보 문구의 표현으로 인해
관람 전 해석의 폭을 좁힐 여지가 있을 듯합니다.
이하 스포일러라 할 만한 내용은 없지만,
영화에 관한 언급이 대부분인 점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이 후기는 <아사코> 시네마톡에 참석해 이동진 평론가가 밝힌 견해를 듣고, 본인의 감상을 더해 작성했습니다.)
이동진 평론가에 따르면, <아사코>는
'두 번의 선택'에 관한 영화이고,
'관계'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선택이 실패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그래서 두 번째 선택이 더 의미 있게 되고,
그 과정에서 아사코의 내면의 변화를 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구조적으로도 두 번씩의 반복과 변주로 장면 간 관계를 형성하고,
이야기 자체도 자신과 타인의 관계를 관심 있게 다루며 묘사합니다.
사랑 이야기와 사회적 메시지가 적절히 균형을 이루고 있고,
로맨스와 사회적 소재를 어느 한쪽을 위한 도구로 쓰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사랑 영화고,
그 자체로도 아주 좋아서 여운이 깊습니다.
영화가 포함하고 있는 사건, 사회적 메시지는
굳이 읽어내지 않고 인물만 따라가도 충분합니다.
특히 연기는 과장하거나 무미건조하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몰입하게 합니다.
한편으로는 중반부 특정 사건 이후에
주요 인물에 사회적 이슈가 겹쳐 보이며,
누군가를 잃어버린 사람들, 홀로 남겨진 사람들의
삶의 자세에 관한 고민의 이야기로 읽어낼 수도 있습니다.
영화는 내내 인물의 시선을 관찰하고,
중요한 순간 관객이 직접 마주하게 하기도 합니다.
그 시선의 끝에는
같은 사건과 선택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인물들이 있고,
그런데도 같이 살아갈 수 있을지 화두를 던집니다.
이동진 평론가는 <아사코>에 관해 처음 입을 떼면서,
'리듬'과 '장력'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장면과 장면의 강약조절이 좋고,
스토리 전개의 완급조절이 뻔하지 않습니다.
인물과 인물, 이야기와 이야기는 잘 어우러지다가도,
때론 팽팽히 맞서 긴장감을 일으킵니다.
<아사코> 이야기의 분절점도 흥미 요소입니다.
영화에는 총 세 가지 시간대가 나오고,
한 번의 큰 변화를 겪는 시점이 있으며,
두 번의 선택을 하게 되는 순간이 생깁니다.
관객에 따라 변화와 선택의 순간은
더 앞이나 뒤일 수도 있고,
더 많거나 적을 수도 있는데,
정답은 없으므로 각자의 해석으로 보시면 좋겠습니다.
(고양이 '은단'이 나옵니다. 자막에는 '진탄'이라고 나왔던 것 같습니다. 고양이의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이동진 평론가는 이 작품은 페미니즘 영화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여성을 대상화했다는 일부 시각에 동의하지 않으며,
반대로 한 여성의 성장 스토리로 볼 수도 있는 영화라고 말했습니다.)
(특정 남성 캐릭터가 입체적이지 않게 그려졌는데,
이는 선택을 통해 인물이 성장하는 영화인 만큼
다른 캐릭터와 대비 되도록 묘사된 것입니다.)
(일부 히치콕의 <현기증>과 비슷하다는 의견에 이의가 있으며,
차라리 <러브레터>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합니다.)
14일 CGV압구정 1관에서 열린 시네마톡은 85분간 이어졌습니다.
체감상 화요일(3/12)에 열린 <우상> 라이브톡보다 영화 이야기를 더 길게 쏟아냈습니다.
(통상 단일 상영관에서 진행하는 시네마톡은 60분, 전국에 동시 생중계되는 라이브톡은 90분 진행합니다.)
주연배우인 히가시데 마사히로 배우가 16일~17일 내한해 무대인사와 미니GV, 라디오 출연을 한다고 합니다.
저의 별점은 5점 만점, 이동진 평론가의 별점은 4.5점입니다.
첫댓글 여배우 연기 괜찮을까
이동진 평론가는 배우들 연기가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짐레이너 감독이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상대 배역의 연기를 보고 들어라."라고 했다는데,
그래서 준비한 어색한 연기가 아니라 아사코 그 자체였던 것 같아요! 배역에 정말 잘 어울렸던!
오 보고싶다
로맨스로도 좋고, 곱씹을 거리도 있는 좋은 영화 같아요!
오늘 봤는데 송형국 평론가 여성관 운운하면서 2점 준 거 진심 1도 이해 안 감
저도 그래서 보실 분들은 아무 것도 찾아보지 말고 보시길 추천해요.
얼마나 비뚤어져야 그렇게 보일까 싶더라고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역시 좋게 보셨군요!
이동진 평론가가 벌써 올해 최고의 영화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니, 글이든 다른 매체든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 같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기대에 부합하는 영화이길!
너무 재미있었고 여운이 길게 남아 이런저런 평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한데 후기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이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이 더 많을 것 같아서, 제 후기에는 특정 사건이나 그와 관련한 해석은 직접 언급을 하지 않거나 배제했는데, 그 부분이 부족하게 느껴지셨을 것 같네요.
재미있게 보신 분을 만나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