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을 마친 동료들의 얼굴은 누추하지만
비온 뒤의 청명함이 기대되는 상큼한 출발이다.
꼭 비가 온 다음날로 산행을 잡는다는 카페도 있다는데... 동조가 가는 말이다.
양평쪽 경기도로 잡아볼까 하다가 가까이 관악산으로 결정하고 이동수단 또한 지하철로...
사당역 5번출구로 나가 평소 다니던
남태령쪽으로 조금 걸어가다 예술인마을로 우회전해서 매표소를 통과하는 코스가 아닌
5번 출구에서 곧바로 시장쪽으로 우회전해서
남현동 교통문화원 그리고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는 곳.... 처음 가는 접근로로 들어선다.
그러나 산 입구에는 어김없이 싸구려 옷장사가 제일먼저 우리를 반긴다.
장사치의 빈말이라도 나름대로 절박함이 깃든 맨트가 될 수도 있는 게고...
공치라지만 오늘 하루 좋은 산행 되시란다. 돈안들이고 듣는 기원이라선지 그저 고맙지뭐..^^
사당에서 올라타는 능선으로 어차피 달라붙는 이곳 이름이 한증막 밸리라나
여름이나 겨울이나 바람이 거의 없고 숨이 가파른 계단으로 되어있어서 그리 부른다고...
관악산은 국립공원이 아니다. 입장료도 600원이던가.... 아무래도 조금 싸고...
그래도 서울 산임은 틀림없다.
바우도 제법 많은게... 다소 만만치가 않은게....
북한산과 도봉산을 마주해 조금은 닮은 모습인듯 하지않은가 말이다.
마당바위를 지나기전
산밑에 사시는 정년을 앞둔 부소장님을 만나 막걸리 한잔을 얻어 마시고...
7명이 막걸리 두잔, 식혜 5잔, 커피 한잔 정도를 주문하니 13,000원 달란다.
연주대가 보이는 다소 넓다란 헬기장에 이르니
동료들이 여기서 정상까지 시간을 한번 재보자는 제안을 한다.
군에서 배운 독도법으로 말하자면^^
맑은날 골짜기를 두고 재는 거리는 실제보다 약간 멀리 느껴진다.
고로 난 30분을 잡고 어느 분은 45분까지 잡는다.
좌측 봉우리 하나를 우회하지 않고 정상까지 올랐다내린다.
정상까지는 2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후미를 돌보지 않고 내친다면 그보다 몇분 더 당길 수도 있었겠고...
사람이 정체되는 곳은 옆으로 비켜 곧장 내치면 되니깐.... 장애될 일이 아니고...
군부대 옆 서울대 공대로 내려가는 길 위쪽에 전망대를 조성하는지
산정 위로 삐족 내민 콘크리트 건물을 올리는 공사가 영 눈에 거슬려 뵈는데..
산세를 그냥 놔두고 조금 내려서 지으면 안될까... 멀리서 봐도 여간 꼴본견이 아닐듯 한데...
그래도 주최측에선 요모저모 검토를 해보고 시행하는 공사려니...
괜히 안좋게 말하는 버릇들리면 사정없이 모든 일에 간섭꾼이 되려 하지않겠는가...
말바위를 타고 넘으니 깔딱고개를 하산하는 길에 말끔히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가파르게 내려서는 골짜기로 언땅을 더듬으며 내리느라 고생한 기억을 떠올리며 이도 또한 잘했다 싶다..
정상을 피해 남쪽으로 약간 내린 곳 마땅한 곳을 찾아
마련한 김밥, 고구마, 떡, 과일 그리고 막걸리를 펴놓고 점심 요기를 해본다.
다시 학바위를 타고 넘어
방송사, 기상청, KT가 들어서 있는 케이블카가 올라오는 봉우리를 우회하고...
횃불바위와 난초바위를 지나며 그리 어렵지않게 리지로 올라서 보기도 한다.
드뎌 국기봉에 다다라
이제 육봉과 팔봉을 두고 직원들의 체력을 안배하며 결정을 서두른다.
팔봉을 내리면 내리는 것은 고사하고 서울대쪽으로 또 한참을 걸어나가야 한다.
육봉으로 내리면 정부청사 앞에 지하철로 이어지니 모두 빨리 내리는쪽으로 향하잔다.
한양 가는 놈 과천부터 긴다는 속담이 있다.
관악산은 봉우리 하나만으로 이루어진 산이라고 본다면 크나큰 오산이라는 말씀^^
삼성산과 관악산 두개 산중에 이뤄지는 골짜기가 깊다.
관악을 오르는 길은 사당, 서울대 입구, 낙성대, 신림, 관악, 안양 유원지, 공설운동장, 과천 향교, 중앙공무원 연수원쪽, 그리고 구세군 마당, 남태령 고개 등등등 인데....
이중 신림 아파트촌과 관악역에서 출발하는 곳은 삼성산 KT와 삼막사를 이끌고
무너미 고개로 넘어 다시 관악산 팔봉을 올라타는 다소간 긴 코스를 이루는 곳이기도 하다.
사당에서 오르는 관악산 야경은 서울 야경의 정수박이라 할 수 있겠다.
강남의 야경에서부터 행주대교와 올림픽대교까지 서울 일대 모두를 아우를수 있는 야간산행!
사당역 5번출구에서 퇴근무렵 주섬주섬 모이기 시작하는 무리들은
우주에서 신성별을 발견하려는 천문학자처럼,
한줄기 시원한 불빛을 애타게 갈구하는 하늘등대를 즐기는 미각을 지닌 사람들 아니겠는가?
시간이 난다면 이 야간산행을 권해보고 싶다.
불에 빛나는 한강다리가 몇개나 보이는지 셈해보고 싶은 욕구가 선다면 그대로 한번쯤 밀어부칠 일이다.
19:00 출발하여
오르는데 2시간반, 내리는데 한시간,
넉넉히 잡아 지하철이 끊기기전인 23:20경이면 바닥에 내려설 수 있다.
육뽕으로 내리는 일행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하다.
리지를 하자면 자기는 내일 출근해야한다며 한사코 위험한 구간은 사양하는 사람들....
하긴 괜히 위험을 감수할 모험과 도전정신은 그들에게 다른 구역을 가르키고 있는 낯설은 분침인지도 모르지....
그래도 살살 꼬드겨 리지 몇개를 하고 클라이밍 다운을 하는데, 모습이 영 엉성하고 시원찮다.
우리가 세시경 내려서는 그 시각, 혼자 육봉을 오르는 용감한 아줌마들이 간간이 보이기도 하고.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무사히 산행을 마칠수 있었다.
오늘 산행 거리는 6.3km로 약 2만보를 넘었고 산행시간은 총 6시간이었다.
어제그제 사레와매장에서 쇼핑을 즐겼다.
작년에 25만원에 구입한 검은색 고와쟈켓을
맘에 드는 칼라풀한 신형 색상으로 교환하려고 미리 전화를 하고
가지고 나갔드랬는데 괜히 망신만 단단히 살뻔했다.
펴보니 음식물 튀긴 찌끼며... 팔굽 부분에 살짝 긁힌 자국도 있고....
세탁을 한번 해가지고 나갔으면 통과되는건데... 아쉬운 마음도 들고....
한번도 안입었다고 거짓말을 쳤는데 미안하기도 하고 해서 그냥 새것을 하나더 구입해 버렸다.^^ 헤~~
50% 세일해서리... 40에...
옷이 얼마나 많은지 10자짜리 장롱에 빽빽, 것도 모자라 벽에 주렁주렁 걸려있는 형편....
사복은 인디안모드를 쓰는데 요즘은 사레와 등산복으로 사느라 구입이 뜸한편인데도...
세탁하긴 뭐하고 어디에 뭐가 쳐박혀 있는지도 모르고 무조건 사다보니 이 지경이 되었나보다.
~~~..나그네 가는길에 날은 저물고 갈길은 멀고^^...~~~~
첫댓글 퐁라라 2년동안 안입은 옷은 후배들에게 기냥 조버려....장농에 두면 집만 복잡혀져
제 사전에 집에 들고오는 물건은 있어도 내는 물건은 없는데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