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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우리들의 이야기 스크랩 눈 덮힌 가야산을 겨울 산행하다
이종태 추천 0 조회 16 09.01.30 00:12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1. 일자 : 2009. 01. 14(수요일, 맑음)  

    
2. 산행지 및 개요 : 가야산(1,430m)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과 거창군 가북면 및 경상북도 성주군 가천면 경계에 있는 산. 

 

3. 산행코스 
           백운동주차장(11:00출발) - (용기골,40분) ->동성재- (25분)  ->백운사지- (20분)->서성재  

         - (60분)->칠불봉- (20분)->상왕봉혹은 우두봉(가야산정상)- (50분)->토신골갈림길

         - (50분)  -> 해인사- (15분)  -> 해인사주차장  

                                                (하산종료:17:00)/산행시간 6시간(산행거리:10km)

 

4. 산행후기:

 지난번 소백산 눈꽃산행을 다녀온 뒤, 겨울산행이 주는 색다른 즐거움에 한껏 고무된 나는 또 다른 산행지를 물색하기 위해 각종 소식지와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던 중, 마침 녹춘 산악회에서 주관하는 남덕유산 산행안내가 있어 기쁜 마음으로 예약을 했다. 그렇지만 산행을 앞둔 며칠 전부터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했고, 전날 일기예보에 의하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올 것이라고 했다. 이에 어머니와 아내는 극구 산행을 말려대고, 나는 겨우 설득을 하여 승낙을 받아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인보에서 버스를 타니 만석이다. 빈자리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는데 산행대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산행대장님은 지난번 계룡산 산행 때도 함께 한 적이 있어서 구면이다. 경부고속도로 건천휴게소에서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아침밥을 먹는데 조금씩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하고 하늘은 눈구름으로 뿌옇게 흐리다. 대구를 지나면서 차의 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쌓인 눈으로 길과 들녘은 하얗다. 걱정스런 마음으로 창밖을 바라보는데 대장님이 마이크를 잡고 덕유산은 대설로 인해 통제가 되어 부득이 산행지를 가야산으로 변경해야 한단다. 그렇지만 가야산도 한번 가보고 싶었던 터라 아쉬움이 덜했다.

  가야산에 대한 미사어구는 많다. 그 중에서도 ‘석화성(石火星)’이란 표현이 많이 인용되는데 굳이 우리말로 바꾸자면 ‘돌불꽃’이란 뜻이다. 이 말은 가야산의 크고 작은 뾰족한 기암봉을 비유한 것으로 조선 후기 지리서인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 합천 가야산은 끝이 날카로운 바위들이 늘어선 모양새가 흡사 불꽃이 공중에 솟은 듯하다’고 적혀 있는데서 유래한다. 아마 산행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라면 이내 머리를 끄덕일 것이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고 이처럼 아름다운 가야산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경북 성주군에 소재한 백운동 주차장에 버스가 도착하니 조금 전까지 내린 눈으로 온 누리가 하얗다. 눈 덮인 가야산을 올려다보니 눈꽃산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레이고 한편으론 걱정도 된다. 일행들과 함께 겨울산행에 필요한 장비를 다시한번 점검한 후, 우선 스팻치와 장갑 등을 착용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주차장에서 아스팔트길을 조금 걸어 올라가면 좌우측으로 가야산관광호텔과 가야산 야생화식물원이 나타나고, 이어 가야산 국립공원 안내소가 나타난다. 안내소에서 우측으로 꺾어 백운교를 지나면 좌측으로 본격적인 산행들머리가 시작된다. 좁은 산길로 접어드니 저 멀리 하얗게 눈 덮인 가야산의 자태가 들어온다, 산행 들머리는 용기골 계곡과 한동안 나란하게 이어지는데 평탄한 길이지만 쌓인 눈으로 인해 발걸음을 떼기가 조심스럽다.

   백운 1교, 2교를 비롯한 4개의 다리를 지나니 가야05-03지점인 옛 백운동 대피소가 나타나는데 백운동주차장에서 1.9km되는 지점이다. 지도를 보니 동성재라고 되어있으나 표지판은 보이질 않는다. 여기에 성주군에서 만든 안내판이 하나 세워져 있는데 ‘영남의 영산 가야산’이라고 되어있다.

  행정구역상 가야산은 성주군과 합천군에 걸쳐 있는데 이중 61%가 성주군에 속해 있다. 또한 가야산의 주봉인 두 개의 봉우리 중 칠불봉(1443m)은 성주군에 속해 있고, 다른 하나인 상왕봉은 합천군에 속해있다. 이런 관계로 성주군에서는 칠불봉을, 합천군에서는 상왕봉을 최고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마치 울산과 경주에서 각기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우리 고향 치술령 망부석의 경우와 같은 현상이다.

  마지막 나무다리를 지나니 경사진 너들길이 이어지고 갑자기 커다란 암벽이 앞을 가로 막는다. 좁은 암벽 사이를 겨우 빠져나와 한숨을 돌리는 순간 하산하는 20여명의 젊은 스님들을 만났다. 아마 수행차 가야산에 다녀오는 모양이다. 다시 나무계단을 밟아 올라가니 백운암지에 이른다.

  통일신라 때 이 곳 용기골에는 해인사에 버금가는1000여 칸이나 되는 금당사라는 절과 이에 딸린 100여 개의 암자가 있었는데 백운암도 그 중 하나로 추정된다고 적혀있다. 그러나 지금은 절 터 주위로 돌담의 흔적만 남아 있고 나무들만 듬성듬성 자라고 있다.

 20분쯤 더 가면 서성재에 도달하는데 제법 너른 평지로 네 갈래 길이 나 있다. 왼쪽은 만물상능선과 공룡능선 가는 길이고 정면은 마애불입상으로 가는 방향이나 폐쇄되어 있어 갈 수가 없다. 평지 한 쪽에는 먼저 온 일행들이 족발을 안주삼아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보인다.

  칠불봉 가는 길은 우측 오르막길로, 나무 계단과 너덜길을 지나면 가야산성이 나타난다.가야산성은 용기골 좌우의 상아덤과 재골산 능선을 따라 축성된 포곡식 산성이나 처음 축성된 연대에 대해서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칼바람이 몰고 오는 눈보라는 더욱 거세지고, 그때 마다 온몸을 웅크리고 단도리를 한다. 가파른 길과 평탄한 길을 번갈아 올라가니 비슬산, 황매산, 지리산 천황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조망대가 나타나고, 추위 속에서도 멋지게 한 컷 한 후, 일행들과 함께 바람막이가 될 만한 큰 바위 아래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다시 산행을 시작하는데 지금까지와는 달리 가파른 철계단이 계속 이어진다. 등산을 하다보면 급경사지점이나 난코스에는 이와 같이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안전산행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철계단을 따라 집채 만한 바위들을 에돌아 오르면 석화성의 진면목이 기다리고 있다. 왼쪽으로 만물상능선, 오른쪽으로 공룡능선을 이루고 있는 바위들의 자태가 그야말로 돌불꽃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듯하다. 게다가 하얀 눈꽃으로 장식을 하고 있으니 그 황홀경에 넋을 잃을 듯 하다.

  험준한 바위산을 넘나드는 칼바람은 온몸을 얼어붙게 만들어 마치 내 몸도 가야산의 일부가 된 듯 하다. 기암괴석 사이로 깊이 뿌리박힌 소나무는 모진 바람에도 끄덕도 하지 않고 강인하고 단아한 자태로 자생하고 있다. 일전에 가야산의 소나무가 너무 좋아 가야산을 찾는다는 지인의 말이 문득 떠오른다.

  이윽고 마지막 철계단을 올라서면 시야가 탁 트이는 능선에 도달하는데 우측으로는 칠불봉, 좌측으로는 상왕봉이 자리하고 있고, 뒤쪽으로는 만물상 및 공룡능선이, 능선을 따라 오른쪽 산허리 쪽으로 해인사 등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풍광이 장쾌하여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도 가슴속엔 희열이 넘친다.

  먼저 우측 능선길을 따라 칠불봉을 향해 나아가는데 산허리를 휘감아 오르는 바람의 기세로 온몸이 휘청거린다. 게다가 바닥은 눈이 얼어 미끄러우니 행여 발이라도 삐끗할까 봐 가슴이 오그라든다. 칠불봉(1433m)은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허왕후의 오빠 장유화상을 스승으로 모시고 3년간 수도 후 생불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 오는 곳이다.

  칠불봉에서 서쪽으로 향적봉~무룡산~삿갓봉~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덕유능선과 그 밑으로 금원산, 기백산, 덕유산을 잇는 능선과 삼봉산, 대덕산, 초점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파도처럼 출렁이고 북쪽으로는 성주 독용산, 멀리 민주지산과 황악산이… 그리고 동쪽엔 팔공산도 보인다.

  칠불봉과 상왕봉은 도경계지점으로 칠불봉은 경북 성주, 상왕봉은 경남 합천이다. 두 지역에서 주봉위치를 놓고 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상왕봉을 주봉으로 인정하고 있다. 칠불봉에서 상왕봉으로 이어지는 바위능선은 위험하면서도 스릴 만점인데, 오늘은 눈까지 쌓였으니 평소보다 시간이 두 배는 걸린다.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은지라 눈길을 가는데 매우 조심스럽고 매서운 추위로 손끝이 아려온다.

  소머리 형상을 닮았다고 하여 우두봉(牛頭峰)이라고도 불리는 상왕봉은 마치 거대한 바위 덩어리 하나가 우뚝 솟아 있는 것 같다. 깃대봉, 남산제일봉, 오봉산은 물론 합천군, 성주군의 구석구석을 다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다. 날씨가 너무 추워 오래 머물 수가 없어 간단히 기념촬영 후 일행들과 함께 서둘러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코스는 상왕봉에서 해인사로 이어지는 내리막길인데 쌓인 눈이 살짝 얼어붙어 있어 매우 위험한 길이다. 일행 모두는 주관 산악회의 지시대로 아이젠을 착용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가파른 길은 길지 않고 어느 정도 내려가면  편안한 코스가 이어진다. 하산하는 중에 토신골 갈림길과  극락골 갈림길이 통제가 되어 마애불상을 볼 수가 없었던 것은 지금도 아쉬움이 남는다.

  하산이 거의 끝나는 지점에 이르러 해인사에 도착했다. 해인사에 들러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팔만대장경을 관람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의 하나, 나는 후미로 내려가고 있었지만 해인사 경내를 관람하고 팔만대장경까지 빠짐없이 둘러보았다. 마지막에 부처님께 안전산행을 하게 해 주신데 대해 감사의 마음으로 참배를 하고 내려오는데 입구에 고사목 한 그루가 서 있다. 신라시대 해인사 창건기념으로 심은 나무가 1,200년을 지나 오늘에 이르고 있으니 해인사의 장구한 역사를 대변해 주고도 남음이 있다.

  해인사 입구에서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아스팔트길을 총총 걸음으로 내려오니 산행대장님께서 마지막까지 안내를 해 주신다. 버스에 몸을 싣고 하산주가 준비된 지점으로 가는 도중에 농협이사라는 분이 농촌 실정의 어려움을 설명 하시면서 특산물인 천마를 소개해 주신다. 나는 천마의 효능에 대해 일찍이 들은 적이 있는지라 선뜻 거금을 주고 구입하고 기쁜 마음으로 돌아왔다. 날씨 탓으로 산행지를 변경한 덕분에 영산인 가야산을 산행할 기회를 가진데 대해 고마울 뿐이다.


 ▼ 가야산 등산 경로

 ▼ 신우대 대나무숲의 눈꽃

 ▼ 서성대 지나 칠불봉 가는 조망지에서

 ▼ 공룡능선과.. 멀리 지리산이 보인다

  정적이 흐르고... 화면엔 눈덮인 산야... 그리고 잠시후 검은 복면을 한 사나이~~~정말 추웠어요

 가야산의 기암

 ▼ 가야산의 기암

 

 가야산의 소나무

 여기를 오르면 칠불봉이 바로...

 

 

 

 

 

 

  

 

 

 

 

 

 

  

  

  

 

  

 

  

   

    

 

  

  

   고사목 유래-신라 제 40대 애장왕 3년(서기802년) 순응과 이정 두 스님의 기도로 애장왕후의 난치병이 완치되자 왕이 이 은덕을 보답코져 법당과 승료등 많은 가람을 헌공하여 해인사를 창건 하였고 이를 기념하여 식수한 나무라고 전해지고 있으며, 이 느티나무는 1,200년 의 장구한 세월동안 해인사와 더불어 성장하여 오다가 1945년에 수령을 다해 고사하고 지금은 둥치만 남아해인사의 장구한 역사를 말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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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1.30 09:29

    첫댓글 가아산과 해인사 잘 보았습니다

  • 09.02.02 17:48

    가야산도 바위가 무지 많으네요 ........산에 열심히 다니시나봐요 그래서 그런지 더 젊으지신거 같애요. 이번 사진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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