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외국인문화센터, 전승학 선배님과의 만남 후기
(2006.08.03)
◎ 해외활동을 하기 이전 경험
선배님의 경험과 해외활동을 하면서 지니는 사회복지철학과 가치를 나눠주시기 전에 먼저 질문과 그에 대한 답으로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꿈꾸는 해외활동은 무엇일까?’
그에 대한 대답은 여러 방식으로 해볼 수 있지만, 선배님은 육하원칙의 형식을 빌어 말씀해주셨습니다.
- 언제 : 20대, 젊은 시절에
- 어디서 : 제3세계에서(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그러나 유럽과 미국에서 하는 것 또한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니 개인에 따라 상이할 것이다)
- 어떻게 : 국제기구나 정부 등의 조직을 통해
- 무엇으로 : 자원봉사자의 자격으로
- 누구에게 : 사회적 약자들에게(특히, 노인, 어린이, 미혼모 등)
- 왜 : 1. 예수님의 복음을 전해 개인 구원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싶어서.
2. 사회사업 들을 통해서 그 사회가 구원 받도록.
이라는 답변으로 현재는 조금 다르지만, 2003년 봉사할 때 생각했던 것을 정리해서 주셨습니다. 다른 것은 거의 비슷하겠지만,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기에 각자 생각해보도록 던져주셨습니다.
조정래의 소설 『아리랑』 속에서 보았던 강제이주의 역사, 그리고 TV 다큐를 통해 본 비슷한 상황들을 보면서 해외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얻었고 그러한 지역에서 봉사를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해외활동에 대한 관심을 지니기 시작하셨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후, 99년 성공회대학교로 강의를 오셨던 한덕연 선생님을 통해 김세진 선생님의 홈페이지를 알게 되었고, 세진 선생님 홈피에 있는 방글라데시 봉사활동으로 자극 및 동기부여를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세진 선생님이 추천하신 영상물과 책을 보면서 ‘이렇게 하다보면 언젠가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겠지’라며 차차 해외활동에 대한 준비를 하셨다고 합니다(복지요결의 ‘★사실상의 관계망1)’을 살짝 언급 하셨죠~ ^^). 그러다가 2003년 굿네이버스 해외자원봉사 준비모임을 통해 평소 뵙고 싶었던 천은영 대리님과 김세진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고, 구체적으로 준비하게 되어 방글라데시를 다녀오시게 되었습니다.
◎ 방글라데시에서의 해외활동 경험
1년 넘게 계시면서 7개월 정도는 빈민과 탁아소에서 활동을 하였고, 아동의 가정으로 방문도 하면서 활동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 곳에서 부모교육, 위생교육 등을 하였고, 특히 위생교육의 경우, 우리나라 만화 중 ‘날아라 수퍼보드’ 주제가를 개사하여 율동이 가미된 교육활동을 하셨다고 하셔서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들었고, 앞으로 제가 하게 될 해외활동의 소재의 아이템으로 얻기도 하였습니다. ^^;; 또한 소지한 디카로 아동의 집, 가는 골목 등을 촬영하면서 그 지역의 지도를 만드는 일도 하셨다고 합니다.
처음 3개월 정도는 방글라데시에서 활동하기 위해 언어에 투자를 하시면서 그 삶 속에, 주민과 함께 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셨습니다. 도시에서 근무하다가 기회가 되어 시골에서 다른 자원봉사자가 하는 농업 프로젝트를 함께 하러 그 곳에 들어가게 되어 방글라데시에서 활동하시면서 도시-농촌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지역에는 보건소가 있었는데, 약 2년 전 그 지역에 들어오셨던 한국인이 지역보험을 만들어 운영해보고자 했던 활동이 잘 운영이 안되어 보건소 직원의 손을 잡고 마을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다시 살려보고자 열심히 발로 뛰는 일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 외에도 지역 청년들을 대상으로 MS-word 교육도 실시하고, 방글라데시에서 큰 홍수가 났을 때 한화로 약 8만원이면 집 한 채를 짓는 일도 하시고 화장실(한화로 약 2만원), 수도펌프(한화기준 약 4만원이면 1개의 시설 설치, 그것으로 4가구 사용가능)를 만드는 활동도 하셨다 합니다.
또한 현지 NGOs를 방문하면서 인상적이었던 기관들을 말씀해주셨는데,
현지 조사를 통해 현대여성들이 선호하는 의상을 디자인하여 소득증대사업을 실시하는 여성역량강화에 중점을 두는 ngo, 무담보소액대출 사업/핸드폰 대여사업 등을 하는 그라민 은행(www.grameen-info.org), MCC(www.mcc.org) 등 해외 활동을 하면서 자극과 도전을 주는 여러 단체들에 대한 만남을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기관 말고도 개인으로 활동을 하시는 분들과의 만남도 얘기해주셨는데,
방글라데시에 있는 청각장애아동을 위해 수화책을 만들겠다는 사명을 지니신 분.
방글라데시에 농업전문대학은 있으나 농고가 없어서 농고 설립에 대한 사명을 지니신 분(이 분은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계셨는데, 지역 주민들이 여러 가지에 대해 자문을 하러오면 들어주시기도 하고, 간단한 응급처치정도도 하실 수 있어서 이 분을 보면서 ‘이런 분이 자비량 사회복지사 아닐까?’란 생각을 하셨다고 합니다).
방글라데시에서 활동하실 때 현지 지부장님이 해주셨던 말씀까지 저희에게 고스란히 전해주셨는데,
- 중장기 자원봉사를 생각한다면, 전반부는 기여를 하려고 하기보다는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라!
- (아시아, 아프리카에서-활동하는 지역에서) 관계중심 형성을 중요하게 생각해라!
- 과감한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 자신에게서 몰랐던 자질과 소질을 발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라!
- 구호를 넘어서 그들의 자체역량이 키워지도록 하는 활동이 중요하다!
라는 귀한 정보와 마음가짐을 주셨습니다.
◎ 단기순례단과의 Q & A
Q. 한국에서 하시는 해외활동에 대한 구체적 사례와 앞으로의 계획들?
A.
- 국제 결혼하여 오시는 분들, 한국에 계신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활동 또한 해외활동의 일환이다.
하나의 사례로 지난 5월에 있었던 체육대회에서 다양한 문화와 종교를 지닌 사람들을 대접할 음식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이슬람은 돼지고기를 안 먹고, 힌두교도는 소고기를 먹지 않는 등). 비용은 한정되어 있기에 비용을 절약하면서 모두 먹을 수 있는 음식 장만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각 국가의 리더격들이 모여 각 국에서 좋아하는 음식을 50인분정도씩 만드는 것은 어떨지 같이 상의하고 협의하여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음식은 뷔페식으로 다같이 먹을 수 있도록 기획했는데, 그에 대해 모두 좋아하셨다.
걸언을 하면 충분히 이루어지고 가능하다. 이번 9월에도 문화축제가 있는데, 음식, 의복, 악기, 공연팀 섭외 등 그 곳(각 국가별) 공동체에서 할수 있도록 부탁드릴 예정이다.
-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철암이나 생일도와 같은 지역사회 탐방활동을 통해 스스로 지역사회에서 살아나가실 수 있게끔 하는 활동을 계획 중이다.
Q. 해외활동을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 포기하게 되는 것들에 대하여 어떻게 대처하는가?
A.
육하원칙 중에서 ‘왜’ 가느냐에 대한 정의가 내려진다면 잘 대처하고,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Q. NGO활동, 봉사 등이 그들의 삶을 해치는 것은 아닐까?
A.
삶을 해치기도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많은 NGOs가 활동하고 있고, 각각의 mission이 상이하다. 의식화교육을 통해 주인의식, 책임의식을 키우려는 NGO의 활동들에서는 희망을 보기도 한다. 자원봉사자들이 특히 이혼당한 여성과 같이 숙명론적 사고방식을 쫒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의식화 세미나 등을 실시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더 귀하고 값진 얘기들이 오갔습니다. (다른 분들이 추가 좀 해주시죠~ ^^)
◎ 만남과 나눔을 통해
순례단이 얘기를 듣고 배우러 갔건만, 저희에게 더 귀를 기울여주시고 즐거이 반겨주셨습니다. 많은 꺼리들을 풀어내시기 전에 초심으로 ‘왜 해외활동을 하고자 하는지, 어떤 활동을 생각하는지?’ 자문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스스로 많은 고민과 자성의 목소리를 내시는 선생님을 보며 제 스스로를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사실상의 관계망’을 통해 부단히 자신의 비전을 향해 노력하고 돌아보고, 끊임없이 발로 뛰고 섬기셨던 모습이 현재의 전승학 선생님을 만들었다는 생각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어느 곳을 가든 활동하는 현지에서 좋은 Model을 찾아 희망을 보고 배우라는 것. 소소하게는 인사를 시작으로 다가가서 간단한 대화, 초대를 통해 관계를 맺는 법 등. 실천하고 활동하심으로써 경험하신 것들을 나눠주셔서 감사했고, 이러한 만남이 저에게 또 다른 관계망이 되었습니다.
어느 곳에 있든, 온전히 희망을 바라보고 지역 속에서 발로 뛰며 관계를 맺었던 선배가 있었기에, 스스로를 느슨하지 않도록 다그치며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게 될테니까요.
귀한 나눔, 맛난 음식, 신명나는 공연으로 맞이해주시고 저희 가는 길에 천연비누까지 한명한명 선물로 주셨던 전승학 선생님, 소장님, 방글라데시 노동자분들에게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
"돈노밧~"
1) 외형상 혹은 명목상으로는 사귐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사귐이 있는 관계망. 복지요결 p289에 자세히.
첫댓글 앞부분은 전승학 선생님이 올려주신 내용과 중복되는 것이 많아서 삭제할까 하다가.. 그냥 제가 정리한 그대로를 올립니다. ^^;;
다른 지역 실무자, 책으로 만나는 옛 선인, 비슷한 경험이나 비전을 품고 있는 누군가... '사실상의 관계망' / 그래, 아프리카에서 숭고한 삶을 살았던 슈바이처!
광활 6기 권익상 팀장은 곧 졸업을 하면 남미지역 오지에서 해외활동을 하고 싶다는구나. 그간 자원봉사 경험이 있고, 구체적으로 언어와 길을 준비하고 있단다. 수현이 '사실상 관계망'에 들겠구나. 좋은 동료가 되길 바란다.
익상오빠도 자신의 비전을 꾸준히 준비하는 멋진 사람이죠~ 얘기를 나눈 시간은 아주 많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깊은 나눔과 소통으로 제 관계망 속에 넣고 싶은 동료입니다. 고맙습니다~ ^^
지난주 활동을 원할히 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섬기는 윤대진 소장님께서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시고 배려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꺼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준 방글라데시 분들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저 즐겁게 만나고 사귀고 이야기 나누고 싶었습니다. 각 지체대로 잘 섬겨주심에 유익한 시간을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수현 양. 잘 정리해주어 고마워요. 지금 이렇게 살펴보니 또 돌이켜 생각해 보게됩니다. 말 한 대로 실천해야 겠지요./ 김동찬 선생님. 선생님의 글과 기록은 제게 큰 도전이 됩니다. 선생님이 계심으로 더 분발하고 노력해야 겠다 다짐합니다. '사실상의 관계망'으로 힘이됩니다.
저 또한 정리하고, 그 때 승학샘과 다른 친구들에게 나눈 얘기들.. 제게 노력하게 하고,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됩니다. ^^
전승학 선생님의 열정에 저도 탄복하고있습니다. 귀한 시간, 후배들에게 기꺼이 내어주시고 새롭게 채워주시니 감동이요 또 감사드립니다. 늘 지켜보며 지지하고 있어요. 감사전화 올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