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클 합창단] 근황116번째 기록입니다. 화요일 연습 날짜로 해서 오늘 포함하여 공연
날까지 18회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연습은 [맘마미아]집중 연습으로 이루어졌는데, 이 연
습은 다음 주 그러니까 6월1일 화요일날 4층에서 할 Mamma mia 안무 연습을 위한 예비
연습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즉 다음 주는 4층 연습실에서 안무 중심으로 연습을 진행할
것인데, 오늘은 그 앞에 있는 I have a dream과 Thank you for the Music 연습으로 진행
되었다는 말입니다.
지난 주 총동원 체제의 후유증인가요? 7시20분경 연습실로 들어서니 모인 인원이 10명도
채 되지 않습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어쩐지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나중에는 소프라노 알토는 5명씩, 테너 2명에 베이스 3명하여 무려(?) 15명이
나 모였습니다. 나중에 끝나고 나갈 무렵 되어 테너 한 명이 더 왔고요. ㅋㅋㅋ. 사람이 적
게 왔다고 걱정할 문제가 아닌 듯 합니다. 모두들 이런저런 사정으로 못 나와서 그렇지 나
오려고 하는 정성은 이다지도 지극하니까요...
연습에 들어갈 때 선생님은 무엇보다 우리는 지금 맘마미아 ‘공부’를 해야한다는 것. 그
러니까 이 작품에 걸려 있는 음악외적 문제는 일단 젖혀 두고 악보에 충실하게, 오버하지
말고, 틀리지 않은 정확함을 일군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함을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작품이
정통 클래식 레퍼토리가 아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그냥 흥겨움에 젖어 술판이나 노래방
에서 흥얼거리는 수준으로 전락할 수도 있고, 관중들이 볼 때 대단히 비전문적이고 무성의
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우리는 대중음악이 아닌 정통 음악의 합창을 하
듯, 연주를 해야 하고, 대중음악에 대한 대중들의 선입견을 확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연주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특히 갖추어야 할 것. 오버하지 말고, 악보에 충실할 것.
그런데 실제로 악보에 충실하게 부르기는 용이한 문제가 아닙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곡
이 이 곡을 제대로 기록한 악보를 찾기 어렵다는 것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더군요.
결국 악보를 이리저리 옮겨다니면서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그 성가심외에도 문제는 많습니
다. 이를테면 이런 것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곡을 많이 불러 왔지만 그냥 대충대충 불렀지,
곡의 세부를 검토하며 부분부분 엄밀성을 갖춘채 불러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문제로 제기
되는 것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 가사 구현이나 복잡한 리듬의 구현. 군데군데 화성적 문제
혹은 가창의 문제 때문에 악보교정을 해야 하고, 성부가 나뉘는 부분에서는 자기 성부를 잡
아야 하는데, 아직 자기 성부 연습을 따로 하지 않아 음정도 잡기 힘든 상태이니,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법대생 노래 부르기 방식’을 벗어나기는 요원한 문제라는 것. 이런 것들 때문에
우리는 아슬아슬하게 현상유지를 하고 있는데, 그런 것외에도 연습을 한참 하고 있는 중에
선생님은 정확한 가사구현에 정확함과 자연스러움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정확한 영어 발음을
구현하기 위해 단원들과 의견교환을 해 가며 공을 들이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리듬 구현에 있어서는 미리 예비를 한 상태에서 앞의 리듬이 강박쪽으로
가도록 유도할 것과, 같이 노래를 부름에 있어 자기를 죽이고 전체를 살리는 방향으로 나가
야 하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죽어 있는 상태가 되어서는 안되고 오버는 하지 않지만 자기 몫
을 충분히 감당하는, 그러니까 1/n의 자기 몫을 완벽하게 완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입
니다. 묻어가서는 안된다는 말이죠. 소박하게 말한다면 ‘삐까뻔쩍’하게 ‘멋지게’ 노래를 ‘잘’
부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바르게’, ‘틀리지 않게’ ‘본질에 가깝게’ 불러야 한다는 것.
여성소리를 이야기할 때는 피치가 떨어지지 말것을 주로 요구했지만 테너를 보고 이야기
할 때는 소리의 크기에는 신경을 쓰지 말고 정확한 음정으로만 내면 단 세 명이 내어도 충
분히 소리가 나니까 정확하게 소리를 낼 것을 주문했습니다. 선생님의 주문이 쏟아질 때마
다 악보에다 부지런히 ‘베껴’ 적어가며 따라가려 발버둥 치지만 선생님 말씀, ‘너무 열심히
공부하듯 하지 말고 밝고 가볍게 불러야 한다.’ ㅋ. 휴식 시간에 단원들이 하는 말. ‘맘마미
아가 이렇게 부르기 어려운 곡인줄 몰랐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는 이 곡을 노래방에서
그냥 흥얼거리는 수준이 아니라 무대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그것도 어쩌면 우리보다 음악적
수준이 더 높은 관중일지도 모를 관객을 대상으로 공연을 하는 수준에서 연습해야 하는 것
입니다. 그러니 차라리 포레의 [레퀴엠]을 공부한다는 차원에서, 그러니까 포레의 레퀴엠과
는 정 반대의 위치에서 그 곡만큼의 ‘공’을 들여가며 ‘공부’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집에서 연습실로 오기전에 약 2시간 가량 MR을 틀어 놓고 연습을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그 정도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오늘 독서모임, 내일 연극 관람, 일요일 이사하기, 월요일
연주회 관람. 일정이 빡빡하게 잡혀 있지만 아무튼 틈을 내어 연습을 개인 연습을 하는 시
간을 만들어야겠습니다. 바쁜 삶. 바쁘게 살아가는 삶이 곧 행복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그
행복의 마무리 자리를 뮤클러 여러분들과 나누어 가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