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죽기를 각오하고 찾아온 북녘의 형제들에게 과연 자유와 희망의 따뜻한 보금자리인가?
김정일이 1993년 고난의 행진 시기에 북한동포 300만을 굶겨 죽인 건 권력유지를 위한 공산당 고유의 폐쇄, 공포정치를 위한 의도적 학살일 수 있다.
북한의 최고 권력자가 북한주민 전체를 3년간이나 먹여 살릴 수 있는 약 9억 달러를 들여 김일성 한사람의 무덤인 금수산궁전을 지어 올린 것이 1995년이다. 같은 시기 북한의 도시와 농촌에서, 그리고 역 대합실들에서 사람들이 무리로 굶어 죽어갔다.
인간이라면 결코 저지를 수 없는 악랄한 범죄행위다. 지구라는 초록별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인류의 이름으로 절대로 용서 할 수 없는 만행이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정 추기경님의 말씀처럼 300만이나 굶어 죽어 가는데, 그리고 그 시체들의 냄새가 마르기도 전에 금수산궁전 같은 악의 무덤이 하늘 무서운 줄도 모르고 솟아났는데 어떻게 민중봉기나 항거 하나 일어나지 않고 묵묵히 받아들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상상이 안 되는 무서운 최면에 북한동포 전체가 감연 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일제 강점기이후, 그대로 김일성의 마수에 갇혀 철저히 폐쇄 된 채, 혹독한 수용소와 공개총살 등의 공포정치와 지난 50여 년간 무섭도록 학습 시키고 세뇌시킨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 신격화의 끈질긴 위선과 기만선전에 무섭도록 길들여진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처절한 배고픔이 이들을 목숨 걸고 탈북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깥의 세상을 먼저 알게 된 사람들이 그 곳의 체제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고 인간으로서 자신의 존엄을 자각하기 시작했다.
생존 자체가 짐승보다 못한 삶을 강요당하는 수용소를 거쳐 탈출한 사람도 있다.
그 곳의 최고위층이었던 황장엽씨를 비롯, 함께 나온 김덕홍씨등과 악명 높은 요덕수용소의 실태를 그리기위해 뮤지컬을 만들고 있는 정성산씨, 수용소 생활을 책으로 낸 강철환기자, 북한의 형제들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동분서주하는 <자유북한방송>의 탈북자들, ‘나는 살인자’란 시를 쓴 북한의 엘리트로 김정일에게서 롤렉스시계도 하사 받은 시인 장진성씨... 이외에도 7000여명 이상의 “먼저 깨달은 사람들”이 자유를 찾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찾아 서울에 와 있다.
그들의 엄청난 충격을 이해한다. 그들에게 이곳 대한민국은 당연히 김정일의 반대편들만이 살아야 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정작 서울에 정착하고 난 이후 이곳의 돌아가는 상황들이 너무도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이들 탈북 민들이 겪었을 충격은 어쩌면 산이 무너지는 혼란보다 더 심했을 것이다.
지금도 남조선 점령 사령관으로나 내려가겠다는 적화야욕의 전쟁광, 북한을 생지옥 같은 거대한 수용소로 만들고 있는 대한민국의 엄연한 주적의 수괴, 폭정의 독재자를 노골적으로 두둔하는 남한정권. 2000만 북한 동포들을 권력유지의 노예로 알고 있는 21세기 희대의 학살자 김정일을 계속 그 자리에 앉아 있도록 유지 시키는 것이 자신들의 최대의 목적이라는 노무현 정권.
그 정권의 핵심인 반기문외교가 목숨 건 탈북행렬을 끝없이 만드는 이유인 북한의 인권 유린참상을 알고도 유엔인권결의안에 기권을 하고, 어처구니없게도 유엔의 사무총장에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이율배반적인 뻔뻔함을 보게 된 이들 탈북민들의 황당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반기문 외교는 서울에 와서 이미 오래전에 대한민국 국민이 된 김덕홍씨의 여권을 부당하게(김씨의 주장에 의하면)발급해 주지 않아 김덕홍씨로부터 인권을 유린당했다는 호소와 함께 소송 당했고, 서울 고등법원에서 김덕홍씨의‘원고승’판결로 여권을 내 주어야 하는데도 아직까지 발급하지 않아 대한민국 국민이 된 김덕홍씨로부터“본인의 정치활동의 자유와 여행의 자유를 엄중히 침해하는 인권유린행위를 서슴없이 감행하고 있는데... ”라는 진정서와 함께 2006년 1월 16일에는 본 사건과 관련, 외교통상부 반기문 장관을 해임시켜 줄 것도 진정서에 넣어 국회 당대표들과 통일외교 통상위원회 위원들에게 보냈고 그 진정서를 여러 경로를 통해 필자에게도 보내왔다.
김씨는 자신이 보고 경험한 북한 형제들의 참상을 세계에 알리려 했고 미국의회 인사들과 미<허드슨 연구소>등, 유수한 정치 연구소나 인권관계연구소의 초청장을 이미 3년 전 부터 여러 차례 받고 방미를 위해 대한민국국민으로서의 기본권인 여권발급을 신청했고 부당하게(?) 발급해 주지 않는 외교통상부를 상대로 여권을 발급해달라는 소송까지 냈다.
이후 김씨는 고등법원에서 여권을 발급해 주라는 판결을 받는 등 승소 했으나, 법원 판결조차 무시하며 현재까지도 여권을 발급해 주지 않는 외교통상부 장관에 대한 진정서와 함께 또 다시 소송을 한 상태이다. 김씨의 말대로라면 아직은 분명 자유민주주의이고 그 자유민주주의의 국가의 수도인 서울에서 대한민국국민이 되었는데도 김덕홍 이라는 탈북민의 인권은 적의 수괴인 김정일의 비위를 맟추는데 급급한 노정권의 외교통상부에의해 헌법상 마땅히 보장받을 수 있는 기본권마저 여지없이 짓밟히고 남모르게 탄압받고 있는 셈이다.
“당신하나 치는게 어려울 것 같으냐?”라는 협박을 받았다는 뮤지컬‘요덕 스토리’의 정성산 감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 아닌 노정권의 정부부처 관계자로부터‘폭로의 수위를 조절하라’며 시나리오 수정을 요구 받았고 국가보안법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는 등 끊임없는 압력과 협박을 받았다고 정씨는 주장한다.
그런 분위기에서 자금을 댈 사람이 중도포기를 하게 되고 정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팔 생각까지 하면서 북한의 수용소 참상을 알리는 공연연습을 강행했고 그 모든 일들이 국민들에게 알려지고 나서야 국민들의 성금지원과 보호로 정부의 압력에서 겨우 풀려 날 수 있었다.
<자유 지식인 선언>의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자유 북한방송>의 김성민 대표의 탈북민 여성 구타 동영상 사건 또한 이 나라가 자유를 찾아 사선을 넘어 온 우리의 형제를 다시 한번 더 죽이는 일종의 인권 탄압 혹은 인격모독의 현실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이 보고 겪어 온 북한의 실상과 특히 탈북민의 고통과 그 눈물겨운 실태를 세계에 알리고 북녘의 가슴 아픈 형제들을 하루라도 빨리 자유 민주주의로 구출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는 자유북한방송이 중국으로부터 강제 북송된 탈북 여성이 북한군인들에게 잡혀 야만적인 구타를 당하는 사진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자 한국의 언론 중 몇 군데서 영상이 99% 조작되었다고 보도해 자유북한방송을 돈을 목적으로 가짜 영상까지 조작한 브로커로 매도해 버린 것이다.
사선을 넘어와 북녘의 형제를 구하려는 탈북민들의 가슴에, 적의 수괴인 김정일을 노골적으로 돕고 있는 좌익성향(?)의 이 나라 어용나팔수들이 다시 한번 칼질을 한 셈이다.
그 일을 당한 후 김성민 대표는‘언론과 친북좌파가 공격하면 맥없이 당하겠다’고 생각하며 한동안 용기가 꺾였다고 했다. 그러나 그 동영상은 사실이었고 얼마후 일본의 아사히 TV에서 전체가 방영되어 북한의 야만성에 일본인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북한의 엘리트층에 속하고 선택받은 쪽이었던 젊은 詩人 장진성은 아침에 출근할 때 길바닥에서 손을 내밀어 구걸하던 사람들이 저녁에 퇴근 할 때에 그 자리에 모두 쓰러져 죽어 있고 그 시체들이 너무 많아 미처 치우지도 못한 채 평양조차도 길거리에 굶어 죽은 시체 냄새가 끊이지 않은걸 보며 자신이 살아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그들을 굶겨 죽인 살인자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고, “이것은 도저히 인간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느껴 탈북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가 필자에게 보내 온 200쪽이 넘는 詩는 거의 모두가 그 고난의 행군 시기의 북한의 참상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그는, 이 곳 서울에서 시집을 출간하지 못하고 있다. 시집을 내면 그는 직장을 잃게 된다. 그리고 또 한가지, 북한에 두고 온 부모 형제에 대한 북의 보이지 않는 협박과 염려도 무시할 수 없다고 한다.
이들은 결국 자유민주주의의 서울에서 김정일을 돕는 현 정권과, 북한의 군사독재정권 쪽에서 동시에 협박과 인권 탄압,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셈이다.
위에서 예를 든 이들의 공통점은 탈북해서 서울에 자리를 잡았지만 개인의 안정보다는 폭정의 김정일체제를 반대하고 인간이하의 생존조차 힘든 북한 2000만 주민들의 눈물겨운 현실을 인류에게 알려 동토의 북한을 인간의 존엄성을 귀하게 여기는 자유민주주의로 이끌어 내려는 노력을 하는 의식 있는 인사들이란 점이다.
헌법상 정상적인 대한민국이라면 당연히 이들을 도우고 힘을 합해야 하는데도 불행히 지금의 이 땅은 수구좌익들이 발호하는 혼돈의 시기이고 적의 수괴를 돕고 있는 정신 나간 정권이 김정일의 눈치를 보느라 오히려 이들 의식 있는 탈북인사들의 인격과 인권을 알게 모르게 탄압하고 차별하고, 모독하며 북한형제들의 인권을 위한 노심초사의 모든 활동들을 은밀히 방해하는 것이다.
이른바 북한해방을 위한 이 땅의 인권운동가들이 발호하는 수구좌익들로부터, 북한의 독재정권으로부터 폭파 내지는 살인의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 내가 만난 운동가들은 어쩔 수 없이 호신을 위한 가스총을 살 수 밖에 없었다면서 씁쓸하게 웃고 있었다. 그들의 영원히 치유되지 않을 듯 한 침울한 외로움과 처절한 절망이, 그리고 더욱 깊은 슬픔이 진실로 가슴 아프다.
그러나 이 말만은 해 주고 싶다. 가끔은 깊이 절망할 필요도 있다고. 심연에서 수직으로 날아오를 용기와 새 힘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결코 외로워 할 필요는 없다고.
이제 북한의 인권 문제는 누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인이 함께 힘을 합쳐 풀어나갈 문제이다.
홍콩의 빈과 일보에 의하면 공산국가지만 북한보다 훨씬 개방된 중국도 해외에 있는 반체제 인사와 인권단체 등 1만여 명이 중국 전인대와 인민정치 협상회의 개막에 맞춰 중국의 인권개선을 촉구하는 단식투쟁에 들어간다는 소식이다. 10억 농촌의 절대적 가난과 개방에 따른, 부를 누리는 2억 정도에의 상대적 빈곤의 충격으로 중국은, 언론통제로 인해 기사화 되지 않는 크고 작은 반정부 시위가 현재 거의 2만 건에 달하고 있다.
오랜 김일성 김정일의 최면에 걸린 북한의 곳곳에서도 神과 같던 김일성의 동상들에 삐라가 나붙고, 시장 통과 거리에서 반 김정일 세력의 확산이 감지되고 있다. 너무도 오랜 기만선전과 학살과, 폭력과, 위선의 잠에서 이제는 깨어나고 있고 스스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깨달아 가고 있다는 얘기다.
이제 겨우 20대인 김정철을“존경하는 책임부부장동지”로 부르게 하는 등, 또다시 유치하고도 정신 나간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지만 누가 뭐래도 이제 폭정의 김정일 세습독재는 이미 붕괴와 전락의 길로 들어서 끝없는 나락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어느 날 부턴가 공산당이 조롱거리로 전락해 버렸다’고 한 러시아의 교수-공산주의자의 탄식이 이제 곧 동토의 북녘 땅에서도 터져 나올 것이다.
그 굳게 닫혀 녹슬었던 북한의 두터운 문빗장을 열어젖힌 사람들이 어쩌면 이곳, 서울에 먼저 와서 더 힘들고 외로웠던 7000명 탈북민들이 아닐까싶다. 앞서가는 사람은 그 길이 낯설어 두렵고 소신을 가로막는 무수한 난관들과 복병이 있어 필연적으로 상처받고 고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혹시 서울의 현실이 그대들을 더욱 힘들고 아프게 할지라도 부디 분노하고 절망하지 말고 북녘의 사랑하는 형제들을 인간다움으로 구출해 내기 위하여 더욱 희망과 용기를 가져주기를 진심으로 기대 할 뿐이다.
자유북한방송[오정인, 해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