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망치는 금언 - "하고 싶은 일을 해야"
- 해야할 일을 회피하는 방편으로 많이 써
- 노력하면 잘하게 되고 잘하면 그 분야가 좋아져
대학선택 등 장래의 진로를 결정하거나 직장을 택할 때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해야" 하는 말을 곧 잘 한다
그 말을 따라 진로를 선택해서 성공적인 인생을 산 사람도 물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은 그런 긍정적인 면에서 사용되기보다 가야할
길을 용기가 없어서 포기할 때 궁한 변명으로 쓰여질 때가 더욱 많은
것이다
우선 대학선택할 때, 성적이 뛰어난 소수의 학생들은 자기 마음대로
좋아하는 분야를 택할 수가 있다. 그런데 이 정도의 우수한 학생들은
실제에 가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 보다는 "어느 분야가 장래성이
있는 분야인가?" 라는 점을 더 중요하게 고려하여 진로를 선택한다.
이 정도의 학생들에게는 적성에 안 맞는 분야라도 자기가 필요로 하면 열심히 하여 수준이상의 성적을 낼 수가 있는 능력을 가진 학생들이므로 자기의 호/불호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싫어하는 분야라도 마음만 먹으면 해낼 수 있을 정도로 자기극복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타의 보다 많은 학생들은 어떤가 ? 이들은 장래성은 물론 자기의 호/불호에 따라 방향을 자기 맘대로 정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말은 대단한 금언인양 그들이 주로 사용한다
자기의 불안한 성적으로는 분야 따지지 못하고 눈치작전으로 경쟁률이 낮은 쪽을 택하는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 때 이들은 흔히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는 말을 쓰는데 부모나 주위의 사람들이 이런
분야가 장래성이 있어 좋다고 그 쪽을 권하면 자신이 없어 그 쪽을 피하는 방편으로 이런 말을 곧잘 사용한다. 주위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없을 때 핑계로 즐겨 쓰는 말이 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직장선택이나 직장에서 종사하는 분야선택에서도 마찬가지다 능력 있는 사람들은 장래성을 중시해서 기회가 올 때 평소
준비해 둔 실력으로 자기가 분야를 선택할 수가 있지만 그렇지 못해
이리 저리 형편에 따라 땜빵인사의 대상이 되는 사람에게는 예의 "하고싶은 일을 해야" 소리나 하며 밀려다니게 된다
전자의 그룹이 되느냐 후자의 그룹이 되느냐는 종이 한 장의 차이로
자기의지에 달려있다. 전자의 사고방식은 "필요에 나를 깎아 만든다"
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나에 맞는 것을 찾는다" 라는 차이이다. 전자는 자기를 혹사하더라도 원하는 분야에 자기를 쓸모 있게 만들지만
후자의 경우는 노력보다는 적성이나 호/불호를 따지는데 "세상에는
그런 곳이 없다" 는 진리는 때늦은 때에 가서야 깨닫게 된다
영어를 좋아한들 대학에 가려면 영어이외에 자기가 싫어하는 과목도
잘하지 않으면 우선 대학을 못 가므로 중요한 점은 싫어하는 과목도
어떻게 하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게 되는가가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선천적인 능력/선천적인 적성이 있는 사람을 천재라고 한다 그런데
천재도 노력 없이는 이루는 것이 없다. 천재도 그런데 천재 아닌 사람이 어찌 노력해 볼 생각도 않고 적성 어쩌고 하며 후퇴의 구실을 삼을
수가 있을까?
심장용량이 보통사람보다 현저하게 커서 운동선수로 크게 성공한 올림픽의 마라돈 우승자 "황영조" 선수나 축구선수 "마라도나" 도 승리자가 되기까지는 끊임없는 훈련의 결과였다. 훈련내용이 인간능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일이리만큼 천재에게도 견디기 어려운 고통임에는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그것을 극복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가장 똑똑한 체 하며 "좋아하는 일을 해야" 말하는 것 보다 우리에게는 다음과 같은 말이 더 좋은 금언이 될 것이다 "배수의 진",
"나는 할 수 있다" "처음부터 적성 따위는 없다 노력하면 적성도 생긴다" 나는 "내가 수학을 잘 못할 때는 수학이 싫었는데 기초부터 열심히
했더니 이제 수학시간이 기다려진다" 는 말도 옛날 친구에게서 들은
적이 있다. 금언이라면 이런 것을 금언으로 삼아야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 하는 이 말 때문에 가야할 곳에서 후퇴를 하며 핸디캡을 극복하려는 의욕과 노력을 포기하게 되는데 이 말이야말로 금언이 아님 망언인 것이다
무슨 일에나 고비는 있다 문제는 이 고비만 넘기면 순탄한 길이 열린다는 희망을 가지고 그 고비에서 주저앉으면 안 된다 그 고비는 잠을
안 자더라도 전력을 다해 넘겨놓고 순탄한 곳에 왔을 때 쉬어야 한다
그래야 그 다음 시작이 쉽지만 고비에서 쉬어버리면 대개는 그 다음
시작이 어려워진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은 대개가 고비에서 쉬어버려 그 다음 시작을 영원히 안 하는 사람들이다
이호영
베네모어통상 대표/함부르크항만청 한국대표
【물류신문】 2003년 6월 16일자 『이호영의 千字칼럼』(94) 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