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은 도시의 얼굴이라고들 한다.
외지인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처음으로 그 고장의 시설물을 직접 밟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리 큰 도시라도 역과 터미널이 부실하면 첫인상이 안 좋을 수밖에 없으며,
반대로 아무리 작고 보잘것없는 시골동네도 역과 터미널만 좋으면 굉장히 좋은 첫인상을 받는다.
당진같은 경우는 후자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인구 14만에 불과한 군 지역이지만 터미널만큼은 왠만한 중소도시도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이웃의 서산, 온양, 평택 등 도시지역과 비교해도 오히려 시설이 훨씬 좋은 편이다.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하고 대기업 공업단지와 아파트단지가 줄줄이 세워지는 고장.
빠르면 올해 안에 시 승격이 된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무시무시한 성장을 거듭하는 고장.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지역의 모습을 '당진의 얼굴'인 버스터미널이 너무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서산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30여분만에 당진에 도착했다.
버스를 타며 곁다리로 잠깐 구경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발을 내딛기는 처음이다.
하차장이 입구쪽에 있는데 여기서 승객을 전부 내려주고 승차장에서 승객을 태우는 구조다.
규모있는 터미널도 너무 썰렁한 터미널이라도 소화하기 힘든 구조다.
딱 당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당진버스터미널 규모는 생각보다 굉장히 컸다.
비록 1층뿐인 단층 건물이긴 하지만 양 옆으로 쭉쭉 뻗어있고,
입구에는 광장까지 조성되어 있을 정도로 상당히 부지가 넓다.
하차장에서 터미널 반대편을 바라보면 당진군 홍보광고판이 붙어있고,
그 뒤로는 작지않은 규모의 아파트단지가 펼쳐져 있다.
세워진지 몇 년 안된 당진읍내의 끄트머리 변두리인데도,
터미널 앞 상권은 도저히 읍내라고 밑겨지지 않을 정도로 크다.
게다가 읍내 주변 사방팔방에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있어,
버스나 자가용으로 어느 방향으로 읍내를 들어오던 아파트 공사하는걸 볼 수 있을 정도다.
터미널 건물도 도저히 읍내의 터미널같은 모습이 아니다.
예전 읍내 한복판에 있던 구터미널과는 비교도 안되게 크다.
넓디넓은 광장에 세워진 갖가지 조형물까지 있는걸 보면 버스터미널에 온 느낌조차 들지 않는다.
터미널 앞 역세권과 큼직한 터미널 건물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당진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만 같다.
건물 넓이에 비하면 대합실은 그렇게 큰 편은 아니다.
예쁘게 자란 화초와 유리창을 뚫고 들어오는 채광 덕분에,
마치 평범한 간이역에라도 온 듯한 느낌이다.
입구 왼편에 매표소가 있고 그 뒤로 상가들이 쭉 늘어져 있다.
충남의 다른 터미널들처럼 여기도 자동발매기와 ATM기계가 있고,
매표소 위에는 당진을 상징하는 '서해대교' 사진이 큼지막하게 걸려있다.
매표소 반대편에도 똑같이 생긴 상가들이 복도따라 죽 진열되어있다.
중앙의 대합실을 중심으로 양 옆에 상가가 자리잡아,
복잡한 것 같지만 의외로 단순하고 깔끔한 구조라서 헤맬 일은 없다.
최신식 터미널답게 자연채광이 되어 다른 터미널들보다 훨씬 밝다.
대부분 터미널들이 채광도 안 되는데다 조명도 제대로 안켜놔 굉장히 어두침침한 것에 비하면,
여기는 예쁜 화초까지 곱게 자라고 있으니 완전 하늘과 땅 차이다.
대합실을 나와 버스타는 쪽으로 들어가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주차장과 승차공간이 한 눈에 담기도 어려울만큼 넓게 펼쳐진다.
사실 아직 군-읍단위인 당진에겐 너무 사치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지나치게 넓은 감이 없진 않지만,
최소한 부지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곳보단 훨씬 낫다.
잠시 쉬다보니 금세 두 대의 버스가 들어온다.
시외버스 한 대와 시내버스 한 대가 나란히 쉬고 있는데,
과연 저 버스들은 어디로 향하는건지 조금 궁금하다.
성곽 모양의 승차홈이 건물따라 빙 담을 치고 그 뒤로는 또다른 주차공간이 드넓게 펼쳐진다.
하지만 이 넓은 빈 공간을 채울만큼의 사람도, 버스도 보이진 않는다.
끝이 안 보이게 넓은 주차장엔 고속부터 시내까지 모든 종류의 차량들이 한 데 모여있다.
중간경유 시외버스까지 감안하면 주차된 차량은 굉장히 많은 편이긴 한데...
썰렁함을 넘어 황량하게까지 보이는건 무슨 이유에설까?
당진을 대표하는 터미널이지만 굳이 여기로 오지 않아도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많다.
기지시(송악), 삽교천(신평), 합덕 등등 다른 동네에서도 수시로 버스가 오고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을 등에 업지 않더라도 당진터미널 스스로는 빠르게 커 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예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당진의 개발은 현재진형형이 될 테니까 말이다.
지금도 터미널 뒤로 끝없이 크레인이 올라가고 있는데,
과연 개발이 모두 완료된 후의 당진터미널은 어떻게 변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첫댓글 당진이 시내버스 횟수는 서산보다는 적은것 같으나 시외버스부분에서는 당진에서의 수요가 꽤 된다고 들었습니다. 안양/수원/구미/안동 노선의 경우 태안,서산 승객보다 당진에서 타는 승객이 많다고들 말씀하시더군요. 강남노선도 대원고속이 짭짤하게 챙겨간다고도 하지요ㅡ,.ㅡ; 파란색 소위 말하는 떡칠도색 차량은 본인이 소장하고 있는 사진에서는 떡칠된 차량 모두가 당진~기지시~송악고~부곡공단~이주단지(복운리인듯) 노선 스티킹이 되어 운행하고 있네요. 이보다는 한양고속 퀸하클 같은데 왜 저기 있는지가 더 궁금하군요. 저쪽은 시내버스 승차홈일텐데 말이죠.. 추정컨데 예비차 뛰고 강남회송준비가 아닐까 합니다.
아무래도 얀양/수원 등의 수요가 많은 원인이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이 한몫한것으로 보입니다.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보다는 최근 10년간의 당진의 눈부신 성장으로 봐야 맞을 겁니다.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전이라고 해도 그 당시 수도권 접근성은 서,태안보다 당진이 좋았으니 말이죠.
서산보다 승객이 많다니 의외네요. 사실 읍내에서 접근성이 그렇게 좋은 편도 아닌데다 기지시, 합덕 등으로 분산되는 경향이 있어 얼마나 되겠나 싶었는데요... 사실 당진 자체가 급속도로 발전한 이유도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이 결정적으로 작용하였죠. 그 전에는 삽교천건너 아산만까지 돌아가야 하는데다 거의 1년 365일 막장이어서 가는길이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으니까요. 당진 인구가 감소하다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시점도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 시기와 맞물리고요.
지금 생각해 보니 당진이 고속성장을 할 수 있는 이유로 서해안 고속도로의 개통을 들수 있겠네요..ㅡㅡ;; 아 이런..
유리창 건너편으로 기차가 들어올 것 같은 느낌입니다. ^^
서태지님도 기차역으로 보이시는군요. ㅎㅎ
제가 왜목마을을 좋아해서 2002년부터 매년 갔는데요.. 정말 갈 때마다 눈부신 발전에 놀랍니다. 그런데 복잡하고 시끌벅적한 읍내 터미널, 장터 분위기가 물씬 풍겼던 예전의 터미널이 살짝 그리운 것은 간혹 들르는 외지인으로써 느끼는 사치스러운 감정일까요?... ㅋ 아마 맞을 듯합니다. 현지인이나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지금이 훨씬 깔끔하고 편리할테지요.
대부분의 이용객들은 지금처럼 깔끔하고 쾌적한걸 더 선호할테지만 장터처럼 사람냄새로 북적이는 옛 터미널이 그리운건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
사실 인구가 조금 부족해서 시 승격이 안됐지 여건은 도농복합시보다도 훨씬 나은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당진.. 공주보다 보령보다 논산보다 인구는 더 많치요~~
인구로만 치면 공주, 보령, 논산보다 많지만 한끝차이로 시 승격여건을 못넘고있죠. (읍내 5만, 전체 15만)
하지만 워낙 인구증가율이 높아서 잘하면 올해 안으로도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읍내만 5만이상이면 시승격되지 않나요?90년대 초반 논산인구가 16만 이었는데 많이 줄었군요
네 제가 말씀드린게 시 승격 기준입니다. 당진이 각각 1만씩 모자라서 시 승격을 못하고 있죠 ^^;
예전의 터미널과 비교해보면 정말로 극과극이네요..외가가 당진이라 어렸을 적 당진구터미널을 많이 이용했는데,읍소재지터미널 치곤 너무 열악한 환경이었죠.. 대합실과 버스가 맞닿을 정도로 비좁은 공간에 버스를 백으로 집어넣는 기사님의 엄청난 스킬을 요구하던 그런 곳이었죠... 그리고 그당시 당진읍내 도로는 큰 두 도로가 터미널의 간격을 두고 각각 일방통행 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도 기억납니다.. 일방통행 맞고요,, 외갓집이 면천이라 초등학교때 터미널에서 당진여객 시내버스를 타고 갔던 기억이 납니다. 코오롱님 말씀대로 터미널 상태가 진짜 안습이었죠..
그 당시 당진외곽에서 당진 들어가려고 30~40분 소비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네요-_-; 구 터미널 시절에는 이전하라는 현수막도 많이 붙어있었죠. 아직도 그당시 생각하면 아찔하기도 하네요.
구터미널이 그렇게 열약한 환경이었었군요.;; 기사님들에게나 지역주민에게나 외곽으로 옮긴게 천만다행이었겠습니다.
군지역터미널에서 수요가 많은곳중 하나가 당진아닐까합니다...윗댓글로보듯이 안양,수원,구미,안동방면은 승객수가 어마하지요....저도 당진에 지인이 있어서 가보는데...노선수도 많고,,암튼 굉장하더라구요...주말에 당진에서 구미내려갈때도 거의 만차되어가는것두 보이구요
군지역치고는 아마 수요가 제일 많은 곳이 아닐까 감히 추측해봅니다. 당진과 대적할만한 수요를 내는 곳도 여주, 홍천 외에는 딱히 생각나지 않네요.
당진에서 구미를 갈려면 대전이나 천안에서 환승을 해야했었는데 직통 노선이 개통되니까 요금은 환승했을 때보다 비싸지만 환승해야한다는 번거로움은 없어진것 같네요~~
당진인구가 원래부터 군 단위 중에서 가장 많은 편에 속했습니다. 제가 자료를 본바로는 10만이상의 군 지역은 당진과 청원이 유일했는데, 당진이 그때는 살짝 더 많았고 청원이 그다음인데 지금은 청원이 살짝 많더군요. 그래서 왜 시승격이 안되나 의문이었는데, 읍의인구가 많지 않아서 그랬던 거였군요. ㅎ 과거 청주~당진 노선이 있었는데 하루 1회 어렵게 다니다가 결구 없어지더군요. 지금 재개통을 해도 될 듯한데
청원군은 시승격을 원하지만 청주랑 통합해야된다는 억지주장에 아직 기다리고 있다고 들었습니다..청원도 넓은곳이긴한데...오창,문의쪽에 인구가 조금많을뿐이죠...ㅋ
10만이 넘는 군은 당진, 청원 말고도 꽤 있죠. 여주, 칠곡도 10만을 넘고, 광역시권까지 하면 울주, 달성도 포함되니깐요. 청원은 애초부터 청주군에서 읍내가 시 승격하고 분리된 변두리지역이기 때문에 (예전 천원군, 대덕군과 비슷한 성격) 통합 얘기가 끝없이 나오는게 아닐까요.
칠곡은 12만명을 조금 넘습니다...아직 칠곡읍내인 왜관에서도 5만명이 아직 못채우고있으니깐여...울주군과달성군도 인구가 늘어나면 시승격이되지않을까요?불가능한가?
이미 울주는 20만명에 다다르고, 달성군도 17만명 정도 됩니다만 소속된 곳이 광역시이다 보니 시 승격은 불가능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생각해보니 충남지역에서 터미널을 옮긴 사례가 굉장히 많군요. 태안, 당진, 홍성, 보령에 공주까지 옮기고 대전도 두곳모두 신축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니...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천안, 온양도 있고요. 이렇게 많지만 정작 이설해서 피본 동네는 딱히 없네요. ㅎㅎ
구미,안동이용객이 많은것은 당진에서 대구행이없어서 아닐까요. 서산에서 대구행은 손님이많나요?
거의 공기수송이라고만 들었습니다~~
같은 공업지대에서 이동이 많아서 그런건가요... 말도안되는 억측이겠죠? ㅋㅋ
특히 대구에서 서산으로 올라갈땐 특히나 여름철 많아여..서산에서도 대구내려올땐 가끔있구요....여름이 아니고서야 거의 공기수송이라고 보면될듯싶네여...그리고 배차간격도 좀 긴편이고..횟수도 적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