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서석 아미산(峨嵋山;960.8m)-고양산(高陽山;675.2m) 산행기 아미산이란 이름은 원래 중국 사천성 아미현의 서남쪽에 위치한 중국 3대 성산의 하나인 아미산(3,099m)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불교와 도교의 성산이기도 하고, 특히 불교에서는 보현보살의 도량이 있는 명산으로 여기고 있다.
이처럼 종교적 성산인 아미산은 이름도 건사하지만 산세마저 수려하여 우리나라에서도 그 이름을 본 따서 곳곳에 아미산이 있다. 충남 당진군 면천면의 아미산(349.4m), 충남 보령군 미산면의 아미산(635m), 충남 부여군 외산면의 아미산(575m), 경북 군위군 고로면의 아미산(737.3m), 전남 순창읍의 아미산(515m), 그리고 여기 소개하고자 하는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의 아미산(960.8m)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부산, 대구, 경기도 고양시 등에도 아미산이 있다.
그런데 아미산의 ‘아미(峨嵋)’란 누에나방을 닮은 아름다운 여인의 눈썹을 뜻하는 아미(蛾眉)도 아니고, 아미타불을 뜻하는 아미(阿彌)도 아닌 ‘산 이름 아, 산 이름 미’라서 일반적인 산을 뜻할 뿐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여인이 머리를 다소곳이 숙이다(아미를 숙이다)’라고 할 때 쓰는 아미와 그 음과 글자가 비슷해서 자꾸 그런 쪽으로 생각을 하는가 하면, 실제로 아미산들은 산세가 비교적 아름답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경복궁 교태전의 후원에도 아미산이 있다. 경회루의 연못을 파면서 나온 흙을 옮겨 쌓아 조성한 언덕으로 인공으로 만든 경복궁 아미산에는 아름다운 굴뚝이 4개 있다. 이처럼 여러 곳에 아미산이 있지만 산행을 대상으로 하여 아미산이라 할 때는 대개 여기 소개하는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의 아미산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산세도 수려하지만 규모도 제법 커서(해발 960.8m) 여러 아미산들 중의 대표격이라 할 만하다. 삼형제봉
아미산이 산줄기로는 한강기맥에서 갈라져나간 춘천지맥의 가지에 해당한다. 즉 오대산 두로봉에서 분기한 한강기맥이 계방산(1,577.4m)을 지나 서쪽으로 뻗어가다가 불발현과 장곡현 사이에 있는 청량봉(1052m)에서 북으로 가지를 친 춘천지맥 능선이 하뱃재를 지나 응봉산(1,103m)으로 이어가는데, 응봉산 직전 각근치에서 남서 방향으로 갈라진 가지가 6km 거리에 아미산을 솟구쳐놓고, 고양산을 올려놓은 다음 그 여맥은 내촌천에 가라앉는다. 따라서 아미산과 고양산이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본격적인 산행이라 했을 때는 대개 이 두 산을 연결해서 함께 산행을 한다.
아미산과 고양산 모두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 않고, 외진 곳에 있어서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호젓한 산행을 할 수 있으며, 산길이 때 묻지 않고 순수하여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그리고 여름철에는 고양산 자락에 내촌천이 흘러 물놀이를 겸해서 산행을 마감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즐거움이 있다. 아미산이 위치한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풍암리는 홍천군 홍천읍의 동쪽 25km 지점에 위치해 있고, 산골 오지치고는 제법 넓은 분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사방으로 높은 산들이 겹겹이 에워싸고 있다. 서석 풍암리 분지
즉 아미산에서 시계방향으로 백암산(1,099m), 응봉산(1,103m), 흥정산(1,278.5m), 봉복산(1,019m), 운무산(980m), 수리봉(959.6m), 그리고 또 하나의 응봉산(868m)에 이르기까지 산들이 둘러싸고 있으며, 그 깊숙한 심산 속의 들판에는 소박한 농촌풍경이 평화로운 정취를 풍기고 있다. 이런 오지의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었기에 한말에는 이웃의 내촌면 동창마을과 더불어 동학의 근거지이기도 하여 한말에 동학활동이 활발하였던 곳이다. 즉 동학의 제2대 교주 최시형(崔時亨)이 1880년 서석과 가까운 인제 갑둔리에 머물면서 동학의 경전인 동경대전(東經大全)을 간행하였던 바, 지역적으로 가까운 서석에도 그 영향이 미쳐 동학이 성행했었다.
그러다가 1894년 10월, 즉 갑오년 동학 농민전쟁 때 서석면 풍암리가 동학군의 근거지가 되어, 동학군 수천 명이 관군과 일본군을 대항하여 싸우다가 800여명이 이곳에서 최후를 마쳤다고 한다. 그리하여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 작은 마을에 음력 10월 23일 같은 날 제사를 지내는 집이 30여 호나 있었다고 하니, 그 때 격전의 참상이 얼마나 참담했었는지를 짐작케 한다. 그리하여 서석면사무소 옆을 끼고 오르는 야트막한 고갯마루에는 동학혁명위령탑이 서 있다. 위령탑을 앞에서 바라 볼 때 왼쪽(북쪽)으로 뻗쳐나간 밭 자락 둔덕을 '진등'이라 한다. 농민군이 이곳에 진을 쳤다고 해서 진등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1976년 새마을사업으로 진등의 자작고개에 길을 닦다가 수많은 유해를 발굴하게 되어, 이듬해 1977년 11월 주민들이 성금을 모아 위령탑을 세웠으며, 해마다 음력 10월 23일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그 위령탑이 있는 언덕(진등)을 향해 올라가는 언덕배기를 ‘자작고개’라 한다. 그러니 위령탑이 바로 진등의 자작고개 위에 세워져 있는 것이다. 진등과 자작고개 일대에서 관군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다 쓰러져간 농민들이 흘린 피가 고갯마루를 자작자작 적실 정도로 흘러내렸다고 하여 자작고개라 이름 붙여졌다고 하며, 또 다른 설은 사람들이 자작자작 끌려가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해서 자작고개라 부른다고도 한다.
현대식 무장을 한 관군과 일본군에 대항한 동학 농민군은 기껏해야 화승총 아니면 죽창으로 무장을 하였으니 결과는 처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희생의 참상에서 비롯된 말들이다. 자작고개 위령탑 앞에 서서 백여 년 전 이곳에서 희생된 하얀 백의의 농민군들이 품었던 고결한 정신과 굽히지 않는 기개를 되새기며 명복을 빌었다. 아미산은 고양산과 더불어 그런 풍암리 분지를 북쪽에서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서석면의 진산이고, 1997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풍암리 마을에서 아미산 정상 쪽을 올려다보면, 뫼산(山)자를 닮은 바위 봉우리 세 개가 우뚝 솟아 있어서 마을 사람들은 이 봉우리들을 삼형제봉이라 부르며, 삼형제봉의 안부에는 세찬 바람이 분다고 하여 바람골이라 부른다.
서울을 기점으로 하여 홍천군 서석면 풍암리로 가려면 홍천읍에서 인제, 속초 쪽으로 이어지는 44번 국도를 따라 8km 정도 북상하면 56번 국도를 만나는 구성포 교차점에 이른다. 거기서 우회전하여 56번 국도로 접어들어 24km 정도 동진하면 서석면 풍암리에 닿는다. 해발 300여m 정도 되는 고원지대인 풍암리는 예전에 교통이 불편할 때는 오지 중의 오지 마을이었으나 지금은 56번국도와 19번국도가 교차하며, 444번 지방도가 지나는 곳이 되어 산골동네치고는 교통이 편리해졌다.
따라서 산행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방태산(1,443.7m) 쪽으로 오고 가거나, 구룡령 일대의 백두대간과 계방산 등 한강기맥이나 영춘지맥을 산행하러 56번국도로 오가는 길에 서석을 지나치다가 아미산의 모습을 눈여겨보았을 것이다. 아미산을 오르는 들머리는 서석면의 풍암리, 검산리 등에 있으나 본격적인 산행을 하기 위해 고양산까지 함께 산행을 하려면 풍암리 쪽을 들머리로 산행을 하고, 간단히 아미산만 오르려고 하는 소규모 산행일 경우에는 원점 회귀 산행이 쉬운 검산리 쪽 들머리로 주로 간다. 1)풍암교 들머리 홍천에서 양양, 속초로 가는 44번국도의 구성포 갈림길에서 56번국도로 서석을 향하면 서석면 소재지 마을인 풍암리에 이르기 직전(1.5km 전방)에 왼편으로 상남과 내촌으로 이어지는 444번 도로가 갈라지는 삼거리에 이른다. 그 부근 동네가 ‘용두안’이란 마을이고, 그 갈림길을 ‘용두안 삼거리’라 한다.
‘용두안 삼거리’에서 서석 쪽을 향하면 바로 내촌천을 건너는 용두안2교와 용두안1교 두 다리가 연거푸 나타나고, 그 두 다리 사이 오른편(남쪽)에 널따란 주차장이 마련된 ‘서석체육공원’이 있다.
차를 가져갔다면 그 체육공원에 주차를 하면 된다. 주차를 해두고 북동쪽을 바라보면 북쪽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고양산과 아미산 능선이 보이고, 북쪽 멀리 풍암교가 희미하게 보인다.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가 천조단
그리고 되돌아서 용두안2교를 건너오면 오른편(북쪽)으로 내촌천을 따라 이어지는 시멘트포장의 제방길이 있다. 그 제방길에 들어서면 멀리 풍암교가 보이고, 그 오른편 위로 첫 번째 봉우리(천조단)가 보인다. 그 길로 300여m 내촌천을 따라 북쪽으로 걸어가면 풍암교에 닿는다.
그리고 홍천 방면에서 시내버스로 간다면 444번 갈림길인 용두안 삼거리에서 버스에 내려 444번 도로를 따라 300여m 북쪽으로 걸어가면 역시 내촌천을 건너는 풍암교에 닿는다. 이 풍암교가 산행기점이다.
풍암교를 건너면 이정표가 있으며, 강을 따라 남북으로 뻗은 비포장 제방길이 있다. 이정표에 ‘고양산 정상 2.3km, 샘터(무궁화나무) 1.9km’라 적혀 있다.
거기서 북쪽 산비탈 쪽을 향하여 제방길을 500m(실제는 200여m밖에 안 됨) 다가가면 오른편이 인삼밭이고, 이어서 산길 초입에 이정표가 있어서 ‘고양산 정상 1.8km, 샘터(무궁화나무) 1.4km’라 적혀 있다. 불과 200여m 전진한 것 같은데, 이정표 상으로는 500m를 간 셈이다.
거기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며, 낙엽송 숲 속의 등산로는 처음부터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그런 길로 12~3분 올라가면 경사가 더 가팔라져서 길가에 밧줄이 매여 있다. 위험해서 밧줄이 매여 있는 것이 아니라 경사가 가팔라서 올라가는데 도움을 주려고 밧줄을 설치해 놓았다.
그리하여 다시 12~3분 숨을 몰아쉬며 올라가서 능선에 닿으면 이정표가 있어서 ‘풍암리 장막 1km’라 적혀 있고, 경사도 다소 완만해진다. 여기서 ‘장막’이란 산비탈 바로 아래에 있는 동네 이름이다. 그리고 4~5분 더 올라가면 이 봉우리의 정상인 천조단에 닿는다. 산행기점인 풍암교에서 35분, 산비탈 초입에서 30분 정도 걸린다.
봉우리 정상엔 한글로 ‘천조단’이라 새긴 표지석이 서 있다. 그런데 천조단이란 무슨 뜻일까? 한자로 천조단(天助壇)이라면 하늘의 도움을 청하는 제사를 올리는 곳이란 뜻이고, 천조단(天造壇)이라면 하늘의 조화가 순조롭기를 비는 제사를 올리는 곳이란 뜻이며, 천조단(天祖壇)이라면 하늘의 조상께 제사를 올리는 곳이란 뜻이 된다. 그 게 어느 것이든 대단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천조단 비석 뒷면엔 ‘나라민족 화합단결’ 등의 글이 새겨져 있는 걸 보면 동네 사람들이 정초에 하늘의 뜻을 받드는 제사를 올리는 곳인 듯하다.
천조단에서 7~8분 올라가면 벤치를 설치한 쉼터가 있고, 거기서 샘터로 내려가는 갈림길에 이정표가 서 있다. 거기 이정표에 ‘샘터(무궁화나무) 0.5km, 풍암리 장막 1.3km, 고양산 정상 0.9km’라 적혀 있다. 비록 갈 길이 바쁘지만 언제 또 오겠는가, 그러니 기왕에 온 김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무궁화나무를 보고 갈 일이다.
이정표에 ‘샘터 0.5km’라 적혀 있지만 12~3분이면 닿는다. 30여 평 되는 공터 오른쪽 수직절벽 아래의 굴속에 샘터가 있다. 입구의 폭 3.5m, 높이 4m, 깊이 5m 정도 되는 천연 동굴 속에 물이 나오는 샘이 있지만 가뭄을 잘 타서 믿을 것은 못되고, 굴속에는 샤만들이 치성을 드린 흔적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 샘터 앞에 우리나라에서 최고령, 최대의 무궁화나무가 있다. 수령 100년 정도로 추산되며, 높이 7.5m, 직경 36.7㎝의 무궁화나무이다.
무궁화나무와 샘터를 둘러본 후 다시 출발점 능선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고, 거기서 바로 고양산 쪽으로 향하는 지름길도 있어서 거기 이정표에 출발지점 쪽을 향하여 ‘풍암리 장막 1.9km’라 적혀 있고, 지름길 방향을 가리키며 ‘고양산 정상 0.7km’라 적혀 있다. 거기서 지름길 쪽을 향하면 길이 희미하다. 그렇다고 길 잃을 정도는 아니니 10여분 진행하면 고양산으로 향하는 주능선에 올라선다. 앞서 샘터 쪽으로 향하던 길목에서 이어져 오는 고양산 능선 길과 만나는 곳이다. 거기 이정표에 ‘샘터(무궁화나무) 0.2km, 고양산 정상 0.5km, 풍암리 장막 1.8km’라 적혀 있다.
그런데 벤치가 설치된 쉼터의 갈림길에서 샘터로 가지 말고, 그냥 바로 고양산 쪽을 향하면 암릉 길이 이어지는데, 바위 길을 올라가는 중간에 높이가 1m 정도 되는 삼각형 바위(고깔모자 바위)에 한자로 ‘元(원)’ 자가 새겨진 것이 보인다.
저 아래 봉우리엔 천조단이 있고, 여기 바위엔 으뜸 元자가 새겨져 있으며, 그리고 저쪽 샘터엔 무궁화나무가 있다. 이 셋이 서로 상통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그 의미는 무엇일까? 이 부근이 민족신앙인 동학의 고장인 만큼 이런 것들이 아무래도 동학의 교리인 시천주(侍天主), 인내천(人乃天) 사상과 연관이 있을 것이란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그런 생각을 하며 元자 바위에서 조심스레 내려서면 무궁화나무가 있는 샘터에서 올라오는 지름길과 만나게 된다. 이후 고양산을 향하여 가파른 길이 이어지는데, 더러 밧줄을 잡기도 하면서 25분 정도 올라가면 고양산 정상에 닿는다. 산행기점인 풍암교에서 1시간, 무궁화나무를 둘러보고 온다면 1시간 25분 정도 걸린다.
고양산 정상은 나무가 모두 제거된 민둥봉인데, 글씨도 없는 오래 된 삼각점이 있고, 이정표엔 ‘고양산 정상 675.2m/아미산 정상 4.5km, 풍암리 장막 2.3km’라 적혀 있으며, 서석분지의 풍암리 쪽 시가지와 들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양산부터는 아미산 서릉을 따라 동쪽으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아미산과 고양산은 잡목이 적고 유달리 소나무가 많은 것이 특징이며, 고양산부터는 등산로도 비교적 완만하다. 소나무 숲 사이로 이어지는 길로 가자면 소나무에서 흘러내린 낙엽(송엽)이 융단처럼 깔려 있어서 발에 닿는 촉감이 부드럽고, 나뭇가지 사이로 삼형제봉과 844.4m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그리하여 고양산에서 20여분 진행하면 삼거리가 나타나면서 거기 이정표에 ‘고양산 정상 0.8km, 아미산 정상 3.7km, 풍암리 장막 2.2km’라 적혀 있다. 풍암리 장막 마을에서 올라오는 또 다른 길과 만나는 곳이다. 이후 가파른 길로 5~6분 올라가면 650m봉을 지나고, 20여분 호젓한 소나무 숲 사이 길로 전진하면 사거리 안부인 덕밭재에 닿는다.
수하리에서 풍암리 덕밭치 마을로 넘는 길이 의외로 뚜렷하다. 거기 이정표에 ‘고양산 정상 1.4km, 아미산 정상 3.1km, 풍암리 덕발치 2.0km’라 적혀 있다. 덕밭치 마을까지 2km라고 하는데, 예전에 이 마을에서는 땀 흘려 일하는 머슴들에게 원기회복을 위해 떡을 해서 먹였다 한다. 그래서 마을 이름을 '떡바치'라 하던 것이 전이를 해서 지금은 덕밭치가 되었다고 한다.
덕밭재를 지나 오르락내리락 고도를 높이며 능선 길을 따라 50여분 전진하면 거기에도 덕발치 마을 쪽에서 이어져오는 또 다른 길과 만나는데, 거기 고색창연하고 노란 이정표가 반기며, 이정표에 ‘아미산 1.0km, 1시간 20분 소요’라 적혀 있다. 844.4m봉 정상
그 삼거리에서 6~7분 올라가면 공터가 있는 844.4m봉에 닿지만 아무 표시가 없다. 고양산과 아미산 일대에는 소나무가 많으나 844.4m 부근에는 참나무가 많고, 참나무에 붙어사는 겨우살이가 많이 눈에 띤다.
844.4m봉에서 1~2분 내려서면 검산1리 쪽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이고, 거기 이정표에 ‘고양산 정상 3.4km, 아미산 정상 1.1km, 검산1리(국도56호선) 4.8km’라 적혀 있다. ----------------------------------------------------------------- 2)검산1리 들머리 56호선국도를 따라 풍암리에 이른 후 서석면 소재지인 풍암리 시가지를 관통하여 시가지를 벗어나서 1.5km 정도 계속 동진하면 검산교라는 작은 다리가 건너 왼편에 검산1리 마을 표지석이 서 있고, 갈림길이 나타난다.
거기서 56번국도를 버리고 왼편에 보이는 소나무 숲 속으로 이어지는 2차선 도로 쪽으로 좌회전하면 오른편에 검산1리 마을회관이 있고, 아미산으로 가려면 그 앞을 지나 골짜기(골말)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2차선 길이던 것이 얼마 가지 않아서 좁은 1차선 길이 되므로 버스와 같은 대형차는 갈 수가 없고, 승용차만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이어진다. 과거엔 아주 좁은 1차선 길이어서 불편했으나 최근에 도로를 조금 넓혀 다소 형편이 나아졌다. 골짝 안으로 들어가면 중간에 농가가 띄엄띄엄 나타나다가 좀 더 들어가면 펜션이 몇 채 나타나고, 56번 도로에서 2km 정도 들어가면 길이 두 가닥으로 갈라지면서 오른편엔 작은 다리가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골말 삼거리
그 다리 앞의 이정표에 ‘(왼편)아미산 정상 3.9km, (오른편)아미산 정상 2.8km’라 적혀 있고, 들어온 길 방향으로 ‘검산1리(국도56호선) 2.0km’라 적혀 있으며, 또 다른 팻말에는 왼편을 가리키며 ‘검산 마루 600m’라 적혀 있다. 바로 거기가 ‘골말 삼거리’란 곳으로 오른쪽 길은 하산 길이고, 왼편 길이 올라가는 길이다. 차를 가져갔다면 그 부근 길가에 주차를 해 두어야 한다. 아니면 삼거리에서 왼편 길, 즉 '펜션 검산마루' 안내팻말 방면으로 조금 들어가면 작은 주차장이 있다.
산행은 왼편 길로 올라갔다가 오른편 길로 내려오는 원점회귀산행을 하는 것이 정석이다. 왼편 길로 가면 아미산의 백미라 할 삼형제봉을 차례로 오를 수 있지만 오른편 길로 가면 삼형제봉을 거꾸로 내려와야 하므로 산행의 묘미를 잃어버리게 되므로 왼편 길로 올라갔다가 오른편 길로 내려와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차는 삼거리 부근에 두는 것이 차량회수에 편리하다. 왼편 길로 들어서면 얼마 가지 않아서 시멘트포장길이 끝나면서 비포장의 수레길이 이어지고, 그 비포장 길을 200m 정도 올라가면 과거 말뚝 꼭지에 새집이 만들어져 얹혀 있어서 정감이 가는 나무 이정표가 서 있었다. 거기에 ‘아미산 1.5km(2시간)’라 적혀 있었으나 거기서 아미산 정상까지 2시간이라는 것은 다소 과장된 것 같고, 거기서 아미산 정상까지는 성급하게 올라가지 않아도 1시간 30분이면 된다.
그리고 나무 이정표가 있는 곳을 지나면 길 왼편에 널따란 밭이 나타난다. 실히 3000여평은 됨직한 넓은 밭으로 여름철엔 호박을 주로 심는 곳이다. 호박 밭을 지나면 희미한 오솔길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길 잃을 정도로 희미한 길은 아니나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잡목과 잡초가 우거져 있어서 여름철엔 반바지 차림으로는 곤란할 지경이다.
등산로가 이어지는 844.4m봉 남릉은 처음부터 가파르다. 그런 길을 10여분 올라가면 가풀막이 더 심해지기 시작하고, 가파른 길을 땀을 흘리며 10분 정도 올라가면 풍암리 쪽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삼거리에 올라선다.
이후 능선 길은 더욱 선명하고 잡목도 없어지지만 경사는 계속 가팔라서 거기서 힘들게 15분 정도 더 올라가면 아미산 서릉인 주능선 삼거리, 즉 844.4m봉 안부에 이르면서 고양산 쪽에서 오는 길과 만난다. 골말 삼거리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
-------------------------------------------------------------- 아미산의 정상부는 세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일명 삼형제봉이라고도 하는데, 마지막 제3봉이 정상이다. 제1봉
검산1리에서 올라가는 길과 고양산 쪽에서 이어져오는 능선 길이 만나는 844.4m봉 안부 삼거리에서 아미산 서릉인 주능선을 따라 30여분, 밧줄이 늘어져 있을 정도로 가파른 암릉 길을 올라가면 삼형제봉 중에서 제1봉인 바위봉에 올라선다. 암릉과 노송이 어우러져 경관이 빼어난 제1봉은 아미산 봉우리들 중에서 전망도 가장 시원해서 아미산 산행에서 포인트가 되는 곳이다. 암봉 위에 5~6명이 앉아 쉴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있어서 대개 여기서 쉬면서 전망을 즐긴다. 고양산 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북쪽으로 홍천 가리산(1,051m)의 암봉이 보이고, 서쪽으로 공작산(887m) 등이 보이는데, 그 사이 서북쪽으로 서석면 수하리와 내촌면 동창마을이 내려다보인다. 그리고 가리산 왼편으로 춘천의 대룡산(899m), 연엽산(860m), 구절산(750m)이 보이며, 그 너머로 날씨가 쾌청할 때는 경기도의 화악산(1,468.3m)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남쪽으로는 홍천과 횡성 경계에 있는 한강기맥 상의 운무산(980km)이 가까이 보이고, 그 옆으로 원주의 치악산(1,288m)과 평창의 흥정산(1,277m) 등이 멀리 보인다. 운무산
제1봉에서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가서 제2봉 역시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하는데, 상당한 직벽의 바위여서 겨울철에는 발 디딜 곳이 마땅치 않아 안전시설이 없을 때는 더러 사고가 나기도 하였지마는 지금은 밧줄이 있어서 안전하다. 제2봉 정상은 위험한 암봉이고 안전시설이 없어서 올라가지 못하고 오른편으로 우회한다. 제2봉
그리고 마지막 제3봉 역시 암릉이 있으나 별로 힘들이지 않게 올라갈 수 있다. 그리고 정상 바로 10여m 아래 묘 터에 올라서면 거기에도 검산1리에서 올라오는 길(하산하게 되는 길임)이 있고, 거기 이정표에 ‘검산1리(국도56호선) 4.8km, 고양산 정상 4.5km’라 적혀 있으며, 이어서 정상이다. 고양산 정상에서 2시간 30분, 산행기점인 풍암교에서 6.8km, 3시간 30분, 무궁화나무가 있는 샘터에 들렸다가 온다면 4시간 정도 걸린다. 함께 산행한 한우리님
정상의 화강암 표지석엔 ‘아미산 해발 960.8m’라 적혀 있고, 삼각점(청일 420, 2005 재설)이 있다. 정상은 의외로 흙봉우리이고, 나무에 가려 전망은 없다. 정상에서 동쪽 길은 검산2리로 내려가는 길이고, 검산1리로 하산하려면 도로 묘 터로 내려와서 남릉의 능선 길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다소 가파른 길이지마는 위험이 없는 흙길이어서 무난하게 내려갈 수 있다. 그런 길을 40여분 내려가면 임도에 내려서고, 이후 편안한 하산 길인데, 임도를 3분 정도 내려가면 갈림길을 만나면서 거기에 이정표가 있다. 거기에 ‘검산1리(국도56호선) 2.4km, 아미산 정상 2.4km’라 적혀 있다.
그런데 내려가는 도중 길가에 오래 된 무덤이 있고, 거기 낡은 비석이 있어서 들여다보니, 어눌한 글씨로 ‘永陵參奉慶州金公 時天之墓’라 새겨져 있다. <時天之墓>란 무슨 뜻일까? 그냥 평범하게 '김시천의 무덤'이란 뜻일까? 아니면 혹시 이곳이 동학의 고장이었기에 갑오년(1894년) 농민전쟁 때 화를 입은 사람의 무덤은 아닐까?
동학의 주문(呪文)에 ‘지기금지원위대강 시천주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至氣今至願爲大降 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란 구절이 있는데, 거기 <侍天主>란 글귀에서 시(侍)를 시(時)로 잘못 썼거나, 일부러 관의 눈을 속이려고 다르게 쓴 것이 아닐까? 그리하여 <侍天之墓>라고 바로잡는다면 ‘하늘을 모신 사람의 무덤’이란 뜻이 되는데, 하늘이란 동학의 핵심교리이기도 하므로 동학교도의 무덤이란 뜻이 된다. 그렇다면 갑오년에 희생된 동학교도의 무덤일 수도 있겠다. 그런저런 생각을 하며,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다시 3분 정도 내려가면 길이 시멘트포장길로 변하고, 시멘트포장길을 10여분 내려가면 ‘골말삼거리’에 이르게 된다. 아미산 정상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 골말 삼거리 이정표
그리고 거기서 개울을 따라 검산1리 마을회관이 있는 56호선 국도변으로 걸어서 내려가는 길은 비록 아스팔트포장길이긴 하지마는 정감이 있어서 별로 지루한 줄 모르고 내려갈 수 있다. 그리하여 골말삼거리에서 2km, 30여분 내려가면 국도56선에 닿으면서 산행을 마감하게 된다. 그렇게 할 경우 산행거리 약 13.6km, 순수산행시간은 5시간 30분, 쉬는 시간 포함하면 7시간 정도 걸리는 하루 일정으로 알맞은 산행이 된다.
그런데 서석면에는 택시가 없어서 하산 지점에서 택시를 부를 수 없으므로 그에 대한 대비를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한다. 개별 산행일 경우에는 검산리 국도56호선 도로에서 지나가는 차를 얻어 타는 형식을 취하기도 하고, 1.5km 거리에 있는 서석면사무소 뒤편 자작고개의 동학혁명위령탑을 참배할 겸 걸어가기도 한다. *스크? 해 가시는 분은 출처를 분명히 밝히며 이용해 주세요. 아니면 저적권법에 저촉됩니다. 감사 합니다. |
출처: amisan511 원문보기 글쓴이: 아미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