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주 바쁜 날이다. 여러가지 검사해둔 것도 나누어 주어야 하고 여러장으로 정리한 우리반 이야기도 묶어서 나누어주어야하고 아침부터 마음이 분주하다.
아이들에게 주말이야기로 아침 자습을 하게 한다. 조회까지 겹쳐서 시간이 더 없다.
그래도 주말이야기 그림을 정성스럽게 그려서 낸 아이들이 사랑스럽고 경험이 풍부했기에 그림도 풍성하게 잘 그려왔따. 토요일 날 소꼽놀이한 것을 주제로 글쓰기한다.
아이들에게 그날 자기들이 했던 말을 메모해 둔 것을 보고 읽어주니 까르르 웃으며 그날의 즐거웠던 분위기가 되살아나는가보다. 하지만 오늘 다시 느낀 건데 글쓰기는 따끈할 때 해야된다. 조금 식은 느낌이 들어 오늘 글쓰기 한 것은 그냥 넘어갈 걸 그랫다 생각이 들면서도 아이들의 글을 보면 잘했다 싶은 생각이 든다. 수빈이가 오늘은 맛난 글을 써왔다. 다른 아이들 몇몇도..쓸 시간이 없었다면 어떻게 이런 소중한 글이 나올 수 있었을까 싶어서..
둘째 시간에 말하기 듣기 교과서 나간다. 지문이 짧아서 아이들은 소화를 잘해내는데 재미가 없는가보다. 책에 나온 질문이 딱딱하고 단순해서 인지 하품을 하는 녀석들도 있고 그래도 아이들과 교과서 공부 알차게 한다. 그래야 교과서 공부에 대한 부담을 줄여야 교재연구한 공부를 할 수 있으므로 참고 아이들과 재미나게 가능하면 웃기면서 공부를 한다.
3,4째 시간은 가르기 모으기 수학공부를 한다. 선수학습이 많이 되어있고 10 이내의 가르기,모으기라 아이들이 쉬워 하기에 쑥쑥 진도를 나간다. 내일 한번 더 공부한 후 아이를 시험을 봐봐야겠다. 그래야 안되는 녀석들은 개별지도를 집에 부탁해야 할 것 같아서..
수학공부 일찍 마친 후 이야기 들려주기 오늘은 하지말고 산책할까 고민을 많이 하다가 목이 아파도 이야기 들려주기로 한다. 사실 산책을 하고 와도 좋을 듯한데 교사가 책을 읽혀야한다는 욕심이 있어 자꾸 그쪽으로 수업시간의 비중을 높인다. 많은 공부를 했으니 산책을 하고 들어오는 것도 머리를 식힐 겸 좋을텐데 싶다가도 이야기를 밥먹듯이 즐겁게 듣는 경험을 나와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 이야기쪽으로 마음을 먹고 "무지개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라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말을 나누다 보니 어느덧 급식시간이 또 늦었다. 무지개에서 재미있는 것, 이상한 것 아무거나 다 말해보라 하니 착한 일 한 사람은 무지개 타고 올라간다는 것이 재미있다고 승헌이가 말하기에 "우리도 그럼 착한 일하자. 그러면서 선생님 착한 일하게 너희가 도와줘야 돼." 하면서 "그건 너희들이 할 일 잘해서 자꾸 칭찬하는 일 만들어줘야 나 무지개 타고 하늘 갈 수 있다." 했더니 아이들이 그건 지들이 착한 일 한거라서 지들이 무지개 타고 가지 왜 선생님이 타느냐고 한다. 그래 내가 너희들 그렇게 만들어줫으니 나도 옆자리 낑겨 달라 그러니 도원이가 기범이는 몸이 커서 자리가 좁아서 안된단다. 그리고 벌준 아이 이름을 대면서 선생님은 못된 일을 많이 했단다. 우리더러 스스로 하라 해놓고 선생님이 못하면 벌을 줘서 내가 못된 일을 많이 해서 무지개를 못탄다나. 너무 웃기고 또 생각할거리가 많은 말이라서 더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에게 그런다. "그럼 잘못하고 아무것도 안해도 스스로 할 때까지 그냥 둬. 그러다 게 2학년 못올라가면 어떡해. 공부해야 할 건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또 가르치려 하니 아이들이 그만 입을 다문다. 물론 바빠서 급식 먹으러 가야한다며 나가야해서 이야기를 끊기도 했지만 하루하루가 어렵다.
그러면서도 이야기수업을 하는 이유는 아이들에게 생각할꺼리를 제공해 주어야 아이들이 이런 저런 일을 깊이있게 생각해서 행동할 것이고 우리가 나누었던 이런 이야기들이 은연 중 생각이 나서 행동도 좀더 고와질거라는 믿음이 있어서다. 그래 아무리 힘들어도 이야기수업을 되도록 많이 하려 하나 지난 주는 정말 지치고 힘이 들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한 달이 다 되어 아이들 데리고 도서관 가서 빌려오고 교실에 있는 책과 섞어서 빌려줘야겠기에 책목록을 작성하고 아이들에게 맞는 책을 나누어줘야겟다는 생각에 책을 싸들고 가서 읽었으나 모두 못읽어서 마음이 무거운 상태에서 오늘 학교에 왔다.
일찍 왔지만 책 읽을 시간은 없다. 그렇다고 늦게 나누어 주고 싶지도 않아서 아이들에게 내가 다 못읽은 상태에서 책을 나누어준다.
새 책이니 아이들 한명씩 나오게 하여 선물이라고 말하며 새 책을 준다. 좀더 잘 읽자는 뜻에서 그렇게 하는건데 기왕이면 끌어안고 줄 것을 하는 후회가 된다. 시간이 없어서 빨리 줘야겠다는 생각에 처음주는 아이들은 예쁘게 줬지만 나중에 주는 아이들에게 빨리 빨리 건네줘서 눈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을 할 때는 마음의 여유를 내서 아이들을 바라보며 끌어안아주고 약속도 하면서 줘야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무슨 놈의 일이 그리 많은지. 잠시도 여유가 없다.
건강검진하는 학년이라 그 안내문만 해도 4장이고 낱장이니 또 호치케스로 묶어 보내야 하니 장난이 아니고 우유먹을 때 간식 분배도 해야하고 난 진짜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
재미수학 채점 안 된 것 채점하고 아이들 글쓰기한 것 다 읽어주고 독서기록장 공부한 거 봐줘야 하고 매일 기본적으로 하는 일이 너무 많아서 조금 줄여야 아이들과 눈마추지며 지낼 것 같다.
너무 바빠서 자꾸 빠르게 빠르게만 하려하니 아이들과 나의 나눔의 시간이 줄어들고 하여튼 정신을 차려서 조금만 해야겠다.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하고 아이들 말을 더 많이 들어줘야겠다.
아이들은 자꾸 말하고 싶어하는데 난 자꾸 손머리 눈감고 그런다. 이래야 주의집중이 빨리 돼서 그러는데 아이들이 나보면 손머리눈감고부터 생각날까봐 마음이 무겁다. 사실 눈감으라고 눈감는 아이는 몇명 안되지만 그래도 조용히 하는 효과가 커서 자주 사용하는데 더 생각해볼 일이다.
오늘도 생각한다.내가 오늘 아이들말을 몇마디나 성의껏 들어줬을까? 고개가 젓는다. 말하기 듣기 시간에도 난 계속 말해야하는 위치이고 아이들은 내가 묻는 말에 앵무새처럼 대답하는 처지이고 수학시간엔 당연히 정답만을 말해야하고 그나마 이야기나누기 시간에만은 열려진 시간이라 들어줄 수 있었지만 시간이 모자라 듣다 말다 해야해서 내일은 일교시 수업을 재량으로 하는 날이라 마음이 좋으면서도 걱정이다. 교과서 공부 진도가 밀릴까봐 걱정이 된다. 교과서 공부 다해야하고 교재연구한 내용으로 공부 또 해야하고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나 휴 한숨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