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그녀 타입캡슐 묻은곳이
함백의 백운농장 이라고 합니다
조정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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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3월 20일 여행후기★
3월 20일...
아직은 뺨을 스치는 이른 봄 바람이 차가운 때..
겨울의 지리함과 봄의 나른함이 아무런 의미없는 시간의 흐름속에 젖어가던 그 무렵..
친구와 함께 강릉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원래는 식목일에 혼자서 갈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차에 마침내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친구 이모군이 말년휴가를 받아서 휴가중이란
소식을 접하고 [늘 언제 여행이나 한번 같이 가자]하던 차에 마침내 이번에 운좋게도 기회가
닿아서 이렇게 함께 떠나게 되었답니다..
그러니까 전 일정을 앞당겨 사람 복잡한 휴일보다는 주중에 가는 것이 나을 듯 하여 오늘로 최종
여행날짜를 결정. 열차편 예약은 다음과 같습니다.
3월 20일 영동,태백선 상행: 무궁화 제 528열차(정동진14:16->청량리21:12)
3월 20일 경춘선 하행 : 무궁화 제 577열차(청량리21:40->남춘천23:22)
무궁화 제 528열차는 주말에는 전일에 무궁화 제 529열차(청량리22:00->정동진04:40)과 무궁화 제
783열차(청량리23:00->정동진05:29)로 정동진으로 일출을 보러 갔던 사람들이 청량리로 되돌아갈
때 이용하는 열차라 황급히 예약을 하려고(3월 15일)철도회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주중이라
그런지 좌석예약률은 10%정도로 저조하고 게다가 객차 1량을 더 연결했는지 400석을 상회하는 수준
이네요..그러고보니 정동진->청량리의 영동,태백선 상행은 지난해 12월9일날 새마을 제 192열차
(강릉09:00->청량리15:19)이용 이후로 두번째 이용이 되겠네요...경춘선의 무궁화 제 577열차는
하행 열차편중에서는 제일 많이 이용했던 열차구요...
시간은 흐르고 흘러 드디어 3월 20일 아침...새벽 6시에 기상하여 아버지 가게문 여시는 것을
도와드리고 집에 들어와 아침밥을 간단히 먹은후 빈폴쌕에 카메라와 워크맨등을 챙겨 어머님께
인사를 드리고 집을 나서서 학곡리행 20번 시내버스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향합니다...
버스안은 예상외로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등교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어보이는듯.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춘천고등학교)교복을 입고 있는 남학생을 보니 오직 대학하나만을 위해
별을 보면서 학교를 오갔던 지난 고등학교 시절이 문득 떠오르는군요.
그때는 꿈을 위해서 투지를 불살랐었는데 이제 다시 그때 그 느낌으로 고시공부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터미널에는 약속시간보다 10여분 정도 이른 7시 30분에 도착. 친구와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이
40분인데 40분이 되어도 오지 않아 일단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친구는 버스를 약간 늦게 타서
팔호광장을 지나고 있다는군요..저는 만약을 대비해 버스표를 구입. 춘천->강릉(무정차)9200원
이고 강원여객소속 고속버스. 동해를 경유하여 삼척까지 가는 버스입니다.
버스를 이용해 보는 것은 정말 1년만의 일인듯..지난해 3월 22일 정동진 여행 때 강릉->춘천(우등
급 무정차 10500원)이후.
아침 7시50분이 되자 친구가 헐레벌떡 뛰어와 버스에 오르고 우리는 정동진을 향한 여행길에 오릅
니다..오랜만에 만난 우리는 버스중간쯤에 자리를 잡고 바삐 버스에 오르느라 간만에 인사를..
시내를 빠져나온 버스는 지난해 완전개통된 중앙고속도로로 들어서(도로번호 14번) 강릉을 향해
달리기 시작. 중앙고속도로 개통과 영동고속도로 확장공사의 준공으로 이제 강릉도 3시간 안쪽으로
주파가 가능해서 요금도 10500원에서 9200원으로 인하.(철도는 3월 28일자로 8%가 인상된다는데[
통일호는 제외]->그러니까 경부선 기준 서울-부산간 운임이 현행 21000원에서 22900원(무궁화
일반실 기준)으로 인상된다는 소리죠..)아마도 철도가 민영화되면 추가 인상이 또 있을듯..
버스는 춘천시가지를 왼편으로 끼고 대룡산 자락을 올라서 춘천 톨게이트를 8시 20분에 통과,
홍천톨게이트를 8시 30분에 고가도로 밑으로 통과하여 그대로 운행..(강릉까지 무정차이기 때문에
..)지금은 오전 8시 43분인데 친구는 어제 늦게 자고 아침까지 못먹고 나온 탓인지 어느새 잠이
들었군요..버스안은 저를 포함해 10여명 정도의 승객이 모두 잠을 자는 듯 버스 펜벨트 돌아
가는 소리만 들리고 저는 창밖을 바라보며 충실한 여행후기를 위해서..^^;;
중앙고속도로는 산을 끼고 달리는 구간이 많아서 그런지 길이가 제법 긴 터널이 많은 것이 특징.
08:45분 횡성 인터체인지에서 대구까지 이어지는 중앙고속도로와는 작별하고 6번 국도를 따라서
횡성읍내로 진입. 아마도 국도를 이용하여 새말까지 간 다음 새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진입하려는
듯.. 예상대로 버스는 횡성읍을 관통하여 442번 지방도로를 따라서 우항리(우항리라는 표지판을 보
니 행정구역상 횡성군 갑천면쯤 지나고 있는듯..동사무소에서 등초본만 2년 넘게 발급하다보니
전국 어디든지 지명과 위치 정도는 파악하고 있을 정도)를 지나 영동고속도로 새말 톨게이트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진입(횡성읍은 어딘지 낯익은 풍경인데..횡성군청 제 2청사 하며
읍내의 풍경 또한 그렇고..워낙 한번 지난 곳은 풍경을 잘 기억하는지라..)
그나저나 중앙고속도로 개통으로 인해 춘천 닭갈비 골목에 신 풍속도가 생겼다는데 바로 손님중에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는 것..제가 자주가는 장원닭갈비 사장 누나들 말로도
확실히 요즘 들어서 주말 손님중에는 대구,경북 지역 손님들이 많이 생겼다고 귀띔.
대구에서 춘천까지는 열차로 경부선,경춘선 환승시간 포함해서 대략 6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비해 이제 승용차로는 3시간이면 춘천에 도착하기 때문에...고속도로가 지역개발과 지역간 교류에
미치는 파급효과나 경제적 이익 면에서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런지..
8시 55분 성우리조트를 표지하는 광고물이 지나가고 횡성,둔내라는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아마도 새말은 지났고 영동고속도로에 진입하면 장평 휴게소에서 잠깐 쉬어갈듯.
9시 정각에 새말인터체인지를 통해 영동고속도로로 진입. 다시 90KM 가까이 속력을 내면서 빠르게
지나가는 차창밖 풍경..강원도 내륙이라 그런지 상록침엽수(전나무,소나무들과 측백나무등이 다수)
아직 꽃봉오리를 터뜨린 풍경을 볼 수가 없네요...산골짜기를 가로질러 거의 산마루와 수평을
이르는 고속도로를 보면서 세삼 우리나라 건설 기술에 감탄...그러니까 해외발주공사(리비아
대수로 공사나 동남 아시아의 고층빌딩 공사같은..)도 국내 건설업체에 많은 물량이 수주되고 있
는 것이겠죠..
귀가 멍멍해지면서 웅~~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고지대라는 것을 반증(09:08 소사 휴게소 통과)
왼편으로 도도화장품 공장이 지나가는데..(하리수가 씨익 웃고 있는 광고물..)
높은 지대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완만한 지형인데 이것을 지리 용어로 [고위 평탄면]이라고
부른답니다. 고위 평탄면이란 과거 한번도가 전체적으로 침식을 받아 평탄화되었던 지형이 마지막
빙하기전 제 3기 이후 경동 운동을 받아 융기한 이후에도 그대로 남아 있는 부분이며 한반도에는
대관령 부근 말고도 함경도 개마고원과 육백산, 금오산 부근에도 남아 있다고 고등학교 한국지리
시간에 배운듯..(참고로 전 한국지리와 세계지리 과목을 정말 열심히 했었답니다..^^)
아무튼 고위 평탄면에는 넓은 방목지가 필요한 대규모 기업적 목축과 고랭지 채소농업이 발달
할수 있었다고..더군다나 대관령 부근은 영동고속도로의 지리적 접근성이 소비시장인 수도권등
대도시까지 연결이 용이했던 것도 대관령 부근에 낙농업이 발달할 수 있었던 이유이죠..
창밖에 둔내유스호스텔이라고 보이는데 저곳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수능이 끝나고 1박 2일로
졸업여행을 학교에서 갔을 때 첫날밤을 묵었던 숙소였던 것으로 기억.
그때만해도 휴대폰이 대중화되기 전이라 휴대폰이 흔치 않았던 시절이었는데 친구 휴대폰을 빌려
밤에 집에 안부전화를 하면서 신기해했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휴대폰이 이동통신 가입자
2천만명 시대에 기기도 첨단화 되어서 256컬러에 40화음이 나오는 시대가 되었으니(기술의 발전속
도란 참으로 놀라운것..)
보광휘닉스파크 광고물이 여기저기 눈에 띄는 것을 보니 평창군으로 들어선듯.
영동고속도로를 면온인터체인지에서(09:23)에서 빠져나와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유명휴게소에서
잠시 휴식. 9시 25분에 유명휴게소에 도착하여 마른 목을 저는 펩시, 친구는 캔커피로 축인뒤
속초-서울을 운항하는 국내선 여객기가 비행기 구름을 뿜으며 날아가는 것을 봅니다.
친구가 아침을 못먹은 탓에 와플이라도 먹을려고 했으나 구울려면 3분 정도 있어야 한다고 해서
그냥 버스에 올랐습니다. 9시 40분이 되어 버스는 다시 면온인터체인지를 통해 영동고속도로로 진
입. 점점 높아지는 고도(저만치 밑으로 보이는 야트막한 산들과 깊은 산골짜기)..
친구와는 복학하면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평소에는 하지 못했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렇게 여행와서 이런 진지한 이야기를 해보지 언제 또 이렇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시간이 허락될까요?..
버스는 이제 대관령 정상에서 강릉시내를 조망하며 내려가기 시작. 이제 영동고속도로 대관령구간
이 직선화됨에 따라 대관령 아흔아홉구비 길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강릉까지 시간도 1시간
가까이 단축...친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강릉시내에 진입(2시간 30여분 정도
걸릴 거라고 민우라는 친구녀석이 그랬는데 정말 그정도 걸리게 될듯..) 10:18분 강릉톨게이트에
서 요금 정산. 그리고 강릉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강릉시내로 들어가면서 멋지게 신축된 강릉 시청
을 바라보며 10:23분에 드디어 강릉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
강릉은 역시 해양성기후라 그런지 춘천보다는 바람이 확실히 따뜻하고 건조하지도 않고 적당..
벌써 군데 군데 개나리가 만발한 곳도 보이는군요..터미널을 빠져나온 우리는 터미널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정동진행 버스를 기다립니다..(아마도 11번 좌석버스나 12번 일반버스일겁니다..)
10분..20분..어..이 버스 왜 안오는거지?..ㅡㅡ
허걱..순간 정류장에 붙어 있는 시간표를 보니 좌석버스는 2시간에 한대 꼴이고 일반 시내버스는
하루에 단 3번뿐..그러니까 정동진행 시내버스는 강릉터미널을 경유하는 것이 거의 없는 셈..
이를 어쩐다...택시를 타면 만원은 넘게 나올텐데..마침 동진여객 소속 48번버스(강릉에는 동진
여객과 동해상사 두개의 버스회사가 있음)가 오길래(참고로 48번 버스는 경포교를 기점으로
강릉경찰서-용강동-신영극장-강릉여고-송정동-강릉고등을 경유하는 버스) 기사 아저씨께 여쭈어
보니 시내나가서 갈아타야한다고 친절하게 설명..
DAUM일일 사주에 여행떠나기전에는 철저히 준비해야 당황하는 일이 없다고 했는데..(쪽집게네..)
그래서 일단 버스에 오른뒤 시내까지 나가기로 합니다. 강일여고 좀 지난곳에서 내린 우리는
무작정 12번 정동진행 버스가 오기만을 기다립니다.(공단에서 출발하는데 입암동 주공아파트와
포남교-강릉MBC-강일여고-용강동-신영극장-동부시장-안인-정동경유랍니다.->나중에 강릉시내에서
정동진 갈때는 동부시장까지 버스를 타고 나와서 12번 버스를 갈아타면 되니까 참고하세요^^)
시간을 맞추어서 온것이기 때문에 늦으면 안되는데..ㅡ..ㅡ
무궁화 제 526열차(강릉10:45->청량리17:47)와 통일호 제 1241열차(영주06:00->강릉11:03)열차가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며 30여분 정도 기다리니 12번 버스가 저만치서 어슬렁어슬렁 오는군요..
(비겁한 기사아저씨!->그냥 친구와 제가 캔의 [내생에 봄날은] 이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늦게 온 버스를 탓하면서 기사아저씨께 붙인 즉석 별명..비겁하다~욕하지마~)
12번 버스는 남대천에서 많은 승객들을 태운뒤 다시 정동진역을 향해서 달리기 시작합니다..
안인 정도 오자 우리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정평이 나 있는 국도 7호선
으로 들어선 버스는 오른편으로 아름답게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를 끼고 해안도로로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달립니다..우리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면서 걸어보기 위해서 정동진역 전의 등명
에서 내려서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시원한 바다바람을 맞으며 정동진을 향해서 걷기 시작..
(정동진까지는 약 2km정도) 버스에서 지나갈때는 금방인줄 알았는데 내려서 걸어보니 산구비롤
두개나 돌아아야 하는 예상외로 먼거리..^^;;
그래도 짭쪼름한 바다내음을 맡으면 남태평양에서나 볼수 있는 청명한 태양빛을 쪼이면서 걸으니
몸안의 엔돌핀이 마구마구 생성되는 느낌..
이윽고 정동진역에서 발차한 무궁화 제 542열차(동대구05:40->안동07:33->강릉12:15)가 기적을
울리며 지나가는 것을 바라봅니다..그런데 신기한건..앞에 끄는 디젤기관차는 7000대이고 뒤에서
끌려가는 것인지 아니면 같이 미는 것인지 발전차 뒤에 입환용 2000대디젤기관차가 꼬리를 물고
갑니다..(이런 경우는 처음 보는데..)
약 30여분을 걸어왔을까?..12시 20분경 드디어 정동진역에 도착..일단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가 12월 9일날 광주에서 9시간을 달려 올라왔던 새벽녘에 주린 배를 움켜쥐고 들어갔던
그때 그 식당으로 들어갑니다..(정동진 맛집! 소문난 집->이것은 분명 과대광고인듯..)
창가쪽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갈비탕을 먹는 것도 별미군요..ㅋㅋㅋ
갈비탕을 20여분만에 먹고(워낙 배가 고팠던 지라..)정동진역 앞에 있는 카페 SUN에 들어간 친구와
저는 밀러를 시켜놓고(병맥주)넘실대는 정동진 앞바다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여행이야기와 연예계
뒷 이야기(친구가 많이 알고 있었던 듯..), 사랑에 대한 이야기..또 삶에 대한 단상으로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그사이에 정동진역으로 들어오는 무궁화 제 543열차(강릉12:30->정동진12:45->
부산20:54))
지난번 12월 8일과 9일에 있었던 광주와 정동진 여행때 카페 [정동진]에서 봤던 밤바다와는 또다른
느낌이군요..검푸르던 바다가 지금 내 눈에 비친 에메랄드빛 푸른바다로 바뀐것처럼 내 일상도
이 여행 뒤에는 초록빛 싱그러움이 묻어나는 항상 새로운 일상이 되어야 할텐데..
카페 SUN은 유럽식 2층 구조로 되어 있는데 바다가 보이는 통유리형의 전면채광창과 테라스공간
이 되어 있어서 여름밤에는 그곳에서 연인과 시원한 병맥주라도 한잔 하면서 별이 빛나는 밤하늘
과 바다를 보는 것도 무척 운치있는 일일듯.
오후 1시 40분쯤 카페를 나와 정동진역에서 무궁화 제 528열차와 제 577열차의 승차권을 발매받아
서 김갑규 역무원님께 확인을 받아 개찰을 하고 정동진역에서 썬크루즈 리조트와 범선카페를
배경으로 몇장찍고 레일에 앉아서 또 몇컷..백사장으로 나간 우리는 드넓게 펼쳐진 동해의 수평선
과 그리고 그 수평선과 맞닿은 흰구름이 엷게 펼쳐진 하늘을 배경으로 추억의 사진들을 담아냅니
다..시간은 어느덧 흘러 무궁화 제 528열차가 정동진역에 곧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그래서 소풍온 듯한 경상도 학생들이 사진을 찍다말고 정신없이 우르르 역을 빠져나가고 플랫폼에
는 청량리가는 열차를 타려는 승객만 몇명..(주중이라 사람이 별루 없는듯..)
14시 16분 장장 7시간을 달릴 무궁화 제 528열차가 3번 플랫폼으로 천천히 들어옵니다..
(그러고보니 정동진역도 상하행선 플랫폼이 대중없는편..)
6번째 정동진에서의 여행도 이제 마지막이군요..이제 5월 4일 새벽에나 오게 될듯..
(제대기념여행..)
정동진의 익숙한 풍경을 뒤로 하고 청량리를 향해 기적을 울리며 열차는 정동진역 구내를 천천히
빠져나갑니다...열차는 7550디젤기관차견인 우리객실은 12168(이 번호의 의미에 대해서는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제조연번정도 될듯..김홍규 여객전무님)
14시 27분에 옥계에서 무궁화 제 521열차(청량리08:00->정동진14:38->강릉14:54)와 교행하느라
잠시 정차..저 열차는 우리가 춘천에서 출발한 시간과 동시에 청량리에서 출발했는데 이제 강릉에
다다르는군요..그러고보면 정말 오래걸린다는 것이 느껴집니다...(521은 신조객차연결)
망상[14:31]통과, 묵호[14:37]정차, 동해[14:44].
동해역에서는 디젤기관차를 전기기관차로 교체하고 열차운전점검등을 하느라 약 6분간 정차...
도경리[15:00],미로[15:03],상정[15:08]->이상 모두 무배치간이역
신기[15:15]->환선굴 때문에 정차역으로 지정되었는데 이런데서 정차한다는건 좀 이해가..^^;;
고사리[15:28]...동해를 지나 내륙으로 들어가기 시작한 열차는 도경리-미로-상정-신기등의 내륙
협곡을 따라서 위치한 역들을 지나서 15:33분에 도계에서 제법 많은 승객들을 승차시키고 출발..
아참..그러고보니 금요일날 밤에 방영되고 있는 한일합작 드라마 [FRIENDS]에서 나왔던 옥의 티
가 갑자기 생각나는군요..어디냐 하면은요..일전에 나왔던 씬중에 후카다 교코가 원빈을 어렵게
만나고 일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도경리역 플랫폼 벤취에 앉아 있던 장면이 나왔는데 분명히 도경
리에서는 정차하는 열차편이 통일호(하루에 두대)밖에 없는데 거기에 나왔던 객실은 무궁화였고
그리고 경부선에서나 다니는 7000대 디젤기관차(예전에 새마을을 끌고 다니던 그 사각형 모양의
디젤기관차)가 버젓이 등장..(뭐 이런거 까지 알 필요는 없지만..)
15:38분 나한정역에서 선로높낮이 변경을 위한 스위치백 구간 진입(흥전역15:47)
나한정-흥전역간 스위치백 구간을 지나면서 이 노선은 처음인 동행한 친구에게 지형지물과 원리를
이용해 열심히 설명..저도 스위치백 구간 맨 상본선에 올라와서 보면 엄청난 높이를 어느새 올라와
버렸다는 것에 늘 신기해 한답니다..
열차는 엄청난 오지역에 속하는 심포리역에서 15:53분에 7537디젤기관차가 견인하는 무궁화 제
523열차(청량리10:00->강릉16:54)와 교행...디젤기관차라..어?..디젤기관차?..청량리에서 동해
까지는 분명히 전기기관차견인으로 알고 있는데..내가 헛것을 봤나?..기관차 번호까지 기억하는
것을 보면 분명히 잘못 본 것은 아닐텐데..(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필자주: 나중에 안 것이지만 무궁화 제 523열차와는 이미 마차리에서 교행했는데 그 시간에 제가
잠깐 화장실에 전화를 하러 갔었는데 그때 교행을 해버렸던것..이 열차는 무궁화 제 544열차
(부산09:10->도계16:14->강릉17:39)였음. 부산이나 영주,동대구에서 올라오는 열차들은 대부분
디젤기관차로 강릉까지 풀로 견인하기 때문에 디젤기관차는 틀림없음-)
교행후 열차는 통리협곡을 끼고 태백산맥을 힘겹게 오르기 시작..(16:05 통리)
차창밖에 펼쳐지는 웅장한 산맥의 모습이 가히 한국의 크랜드캐년이라 칭할만 하네요..
(오늘도 미인폭포는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가는데..)
갑자기 생각나는 노래..김정민의 [정상에서]..
16:10 동백산역 부근에는 한보에너지 광업소가 있어서 레일상에 수많은 석탄수송용화차가 즐비.
(여기서 영동선과는 안녕하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태백선으로 진입한답니다..)
문곡[16:17],태백[16:21->기관사교체로 인한 정차시간이 한 5분 정도..]
고원의 도시 태백에 들어서자 그래도 도시답게 고층 아파트도 많고 다니는 차들도 제법 있군요.
길거리에는 하교시간이 되어서 그런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많이 몰려나오고 있습니다. 여기는
다 남녀공학이라 그런지 모두 남자, 여자 손붙잡고 다니는 것이 거리낌이 없는가 봅니다.
하긴 어렸을때부터 같이 자랐을테고 태백같이 그리 크지 않은 도시에서는 거의 다 친구의 친구고
그럴테니까 부자연스럽지 않을 듯..
우리학과에도 태백에서 유학 온 친구들이 꽤 되는데 다 좋은 애들이었던 것으로 기억..
(기억?..하긴 벌써 1학년 다녔던 것이 3년전일이니..^^;;)
순박한 산골 아가씨 만나서 토끼같은 딸 낳구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ㅋㅋㅋ
16:33분 해발 855m의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추전역에 잠시 정차했다가 청량리방면
에서 오는 열차와 교행하는 역이 바뀌는 관계로 다시 출발...추전역은 일년 내내 난방을 하는 곳
으로, 또 환상선 열차패키지 상품으로 유명해진 곳이죠..아까 신기역 지날때까지만 해도 개나리,
목련, 철죽등이 만개한 곳이 많았는데 여기는 자작나무나 측백나무같은 내한성 나무, 앙상한
가지들..16:37분 추천역에서 부터 해발고도가 떨어지면서 정암터널에 진입..정암터널은 제 여행
후기에도 몇번 등장한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긴 터널..5분 동안 밤이 되었다가 다시
낮^^..16:46분 정선군 고한역에 정차( 무궁화 제 525열차(청량리12:00->강릉19:08)와 교행)
고한역도 얼마 안되는 승객들이 이용하는 역중에 하나..(태백선에서..)
친구와 카스 캔맥주 두개를 사서 후랑크소세지를 안주삼아 먹으면서 남은 사진을 찍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사북[16:54],증산[17:03]에서 정차후 자미원-조동을 지나 엄청나게 내려가
기 시작하여 17:25 예미역에 정차. 조동-예미구간은 열차가 내려가는 각도를 봐도 내려간다는 것이
느껴질만큼 속도가 난답니다..(그렇지만 구배때문에 제동을 걸어주어야..)
저만치 밑으로 함백선 함백역을 보니 지나가는 열차가 거의 없어 그런지 굉장히 쓸쓸해 보이네요.
예미역 플랫폼을 자세히 보면 함백선 플랫폼에는 함백-예미-석항이라고 되어 있고 이쪽 태백선
플랫폼에는 조동-예미-석항이라고 표지판이 다르답니다..
저번 여행에서 함백선을 지나가는 새마을호를 봤던 기억이 새롭군요..(열차가 안다니는 함백선에
새마을이 다닌다..참..)
17:32분 석항에서 무궁화 제 527열차(청량리14:00->강릉20:50)과 교행..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과 차태현이 타임캡슐을 묻었던 곳이 어디냐고 저번에 레일로드 카페의
빠빠숑님이 문의를 하셨었는데 그때 전 함백 어디쯤일 것이다 라고 대답을 해드렸었습니다.
사실 저도 풍문으로 들은거라 확신은 못하겠지만 구릉성 지형인 함백 부근의 지형적인 특성으로
미루어 보자면 상당부근 일리있는 추측인듯..
탄부신호장[17:43]-영월[17:45]-청령포[17:50]-연당[17:55]
작년에는 눈이 많이 왔던 관계로 태백 부근에서는 잔설 쌓인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적설
량이 얼마 되지 않는 관계로 눈 쌓인 모습은 볼 수 없었다는게 좀 아쉽네요..
린애의 [이별후愛]라는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눈쌓인 태백의 풍경을 올해 꼭 보고 싶었는데...
예미와 사북역을 지나면서 쌓여있던 석탄더미 밑에 뿌리를 내리고 흔들리던 이름 모를 잡초를
보면서 아무리 절망적이고 힘든 일이 있더라도 밟히고 다시 일어나는 잡초같이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청령포를 지나기전 구비치는 서강속에 비친 저녁노을을 바라
보고 있노라니 밀려오는 까닭없는 애틋함..
오늘의 지역 특산품은 강릉 마른 오징어와 안동 자반 고등어, 용인생강젤리라는군요..
안동 자반고등어는 경부선에서도 많이 홍보되는 것을 본적이 있는 듯..18:03[쌍룡역]
잠시 쌍룡의 지명 유래에 관해 친구와 논해 봤는데 친구는 신화적인 것에 저는 쌍룡양회 제천공장
의 입지에 중점을 두었는데 실제로 다음역인 입석리와 쌍룡은 화물취급이 무척 많은 역중에 하나.
이제 열차는 태백에서 조동에 이르는 웅장한 절벽코스 구간을 지나 낮은 골짜기를 따라서 제천
을 향해 고속운행중..장락[18:15-LG저유소]
논에는 논두렁마다 겨우내 땅속에 있던 해충들을 없애고 땅의 지력을 높이기 위한 들태우기가 한창
18:20분 제천역에 도착하니 새마을 제 183열차(청량리16:00->제천18:19->안동19:56)가 중앙선 선로
로 지나가는군요..(무궁화도 여차장이 있으면 좋을텐데..^^;;->저번에 만났던 박정화 차장님은
아직도 새마을 여차장으로 일하고 계시겠죠?)
옆에 충북선 선로에는 통일호 제 1146열차(제천18:35->충주19:17->청주20:26->조치원20:37)이 승객
들을 태우고 연결대기중..(충북선도 언제 제대로 한번 이용해봐야 할텐데..언제나^^;;)
18:27 제천조차장을 지나자 해는 서산으로 완전히 지고 지나가는 동네 어귀마다 가로등이 하나둘
씩 켜지기 시작하고 집집마다 -아궁이를 쓰는집이 있는지-연기가 피어오릅니다..
봉양[18:30]-구학[18:35]-연교신호장[18:38]-신림[18:42]-창교신호장[18:45]-치악[18:47]..
18:53분 치악역에서 꽤 오래 정차..새마을 제 191열차(청량리17:00->원주18:38->강릉23:15)와
교행하느라 그랬군요..반곡[19:03]
치악역과 금교신호장 사이 금대2터널(일명 또아리굴)의 원리를 모텔과 왼편 밑으로 보이는 철로를
증거로 친구에게 설명..신기해 하는 친구...
왼편으로 저녁 무렵의 원주시가지의 멋진 야경을 바라봅니다..
19:10분에 원주역에 도착..원주역에는 예정시각보다 무려 7분이나 조착한 관계로 조착한 시간만큼
정차를 더하게 되는군요..그리하여 19:18분에 원주역을 출발..만종[19:23-역시 저유소]
19:32분 간현에 정차하여 무궁화 제 507열차(청량리18:00->원주19:46->안동22:31)와 교행..
판대역쯤 지나면서 오늘 여행에 대해 서로의 감상을 이야기..다른건 몰라도 아마 서로에 대해
좀더 잘알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것과 오랜만에 일상에서 벗어나 가벼운 마음으로 바다와 산을
바라보며 많은 것을 비워낼수 있었다는 것 일 겁니다...양동[19:43]정차
참..홍익회에서 특산품 싣은 카트랑 과자와 음료수를 싣은 카트가 오늘따라 굉장히 많이 지나가는
듯..잊을만 하면 자반 고등어를 외치고 잊을만 하면 김밥 아저씨 등장..(경춘선에서는 목을 빼고
기다려야 하는데..^^;;) 구둔역[18:51]통과..
이제 열차 주위는 완전히 어둠에 휩싸여 적막함 마저 감돕니다..
가끔 지나가는 가로등과 역주위의 조명등과 플랫폼의 외등뿐..
친구가 그래도 용케 장시간 여행에도 피곤해 하지 않고 우스갯소리와 유머로 재미있게 해준거에
대해 고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아까 정동진에서 [해뜨는 마을 정동진에서 범재와 의재..
2002.3.20]이 새겨진 야광모래시계를 사준것도 정말 고마운 일인데...)
물론 저도 주접에 가까운 오버를 한건 사실입니다만..(풋..)
용문역[20:04]정차. 뭔가가 휙휙 지나가는데 열차 행선지표를 봐서 어떤 열차인지 확인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
양평역에 다다를 무렵인데 저보다 두살 정도는 어려보일 애들이(커플인듯) 좌석을 최대각도로
눕힌후 서로 마주보는 방향(이런..ㅡ..ㅡ)으로 누운뒤 껍을 소리내서 짝짝 씹으면서 눈꼴 사나운
행위를 하고 있는데..(솔로 앞에서 이런 만행을 일삼다니..ㅡㅡ+)
20:23분 양평도착. 약간의 승객을 태운뒤 이제 마지막 종착역인 청량리를 향해 마지막 스피드를
내기 시작..양평을 지나자 수많은 카페와 모텔의 휘황찬란한 불빛들이 여행의 마지막 풍경을
장식합니다..(이 풍경은 익숙해져서 언뜻 지나치기 쉬운 여객기 카페 [양평공항]을 찾아서
친구에게 설명..(아~이 저것들 정말 사람 염장지르네..ㅜ.ㅜ)
국수[20:31],신원[20:33],양수[20:38]..양수가 왜 양수인지는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실듯..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에..) 어느새 열차는 남양주와 구리를 지나서 서울로
진입..낯익은 도시의 야경을 바라보면서 이제 내 생활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여행의
마지막에서 느껴지는 아쉬움과 미래에 대한 막연한 희망이 그동안 지루하고 나른하고 공허했던
내 마음속 어딘가를 조용히 채워갑니다..
망우[21:05]을 통과하여 열차는 드디어 종착역인 청량리역에 정시로 21:12분에 도착..
이제 6번째 정동진 여행이 끝나는 순간이네요..
지하도를 통해 청량리역 광장으로 빠져 나온 우리는 롯데리아로 가는데..아차..돈이 바닥났지^^;;
친구를 롯데리아 앞에 서 있으라고 하고 저는 잽싸게 대합실로 뛰어 올라가 국민은행 ATM에 월급
이 들어오는 농협직불카드를 넣었는데 요상한 메시지가..[이카드로는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뭐야..이거..ㅡㅡ^ 조흥은행은 돈이 다 떨어졌는데 어떻하지?..
바로 옆을 보니 NICE현금지급기가 있길래 마지막 희망을 걸면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카드를 집어
넣는데 역시나 카드투입구로 들어가지 않는 카드...ㅡㅡ=3
577무궁화의 출발시간은 다가오고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라도 사가지고 열차를 타야하는데 하는
조급한 마음에 진땀까지 나버리는데..몇번을 시도했는데도 되지 않자 화가 난 저는 ATM을 주먹으로
한방 쳤더니 끼리릭 하면서 투입구가 열리는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황급히 카드를 집어넣었더니 쑥하는 소리를 내며 들어가는 카드..(휴우~다행이네..)
잔액도 요번달 휴대폰 요금을 내고도 충분한 듯..만원을 출금하여 롯데리아로 가서 불고기 버거
2개와 콜라 2개를 구입(TTL카드 1200원 할인 4800원)
열차에 올라서 햄버거를 먹고 있으려니 열차 검수하느라 5분 지연된 21:45분에 드디어 집으로 가는
마지막 여정길에 오릅니다..(윤범중 여객전무님 승무)
신이문[21:48], 석계[21:50] ,성북[21:52], 화랑대[21:58], 퇴계원[22:02]
동부간선도로의 꼬리를 이은 차량 행렬과 네온싸인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몇시간전까지 인적드문
산골을 지나던 생각이 나서 새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이 이렇게 다양하구나]라는 생각..
예전에는 어디로인가 누굴 만나고 돌아오는 길은 항상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기분이 뭔가 가슴을 억누르는 듯한...말할수 없는 침잠(沈潛)의 느낌..
그러나 언젠가부터 오직 내자신에 대해 느끼고 깨닫기 위한 여행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집으로
가는 열차를 타면 마음의 안정과 돌아간다는 단어가 주는 즐거움에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만은
가벼웠던 지난 몇번의 여행이었습니다..
금곡[22:08], 평내[22:13]-7208디젤기관차,99307발전차편성 통일호 제 1520열차와 교행..
경춘선 풍경은 언제봐도 익숙하고 친근한 풍경이랍니다..정동진이나 대전, 광주방면을 여행하고
돌아오는 마지막 열차편이 이 무궁화 제 577열차가 많은데 그쪽의 낯설은(이제는 남쪽지방도
많이 다닌 곳이 많아서 그리 많이 낯설지는 않지만..)풍경을 보다가 늘상 보는 이 풍경을 보면
마치 고향에 온듯한 편안함이 느껴진답니다..
평내역은 제가 어렸을 적 춘천에서 명절때 어머니와 평내 작은할아버지댁에 제사 지내러왔었을
때던가..에드몬슨 승차권을 잃어버렸는데(지금 전산발매되는 표가 나오기 이전에 통일호 승차권
으로 쓰이던 지하철 승차권 크기의 승차권-지금도 중앙선등에서는 특정구간에서 쓰이고 있죠..)
마음씨 좋은 역장님이 눈감아 주시고 손을 흔들어 주시며 배웅해 주시던 아련한 어린시절의
기억이 있는 곳이랍니다..
동행한 친구는 장시간 여행탓인지 금방 잠에 곯아 떨어지는 듯..
저도 피곤은 하지만 열차를 타면 풍경 보기에 바빠서 왠만하면 잠들지 않는데..
물론 저번 레일로드 대학로 번개때는 술에 취해서 가평까지 자기는 했습니다만..
22:21분 열차는 마석역을 앞에 두고 마석역내 신호대기 관계로 잠깐 정차했다가 천천히 마석역
구내로 진입(22:22)..대성리[22:30]도착..주중이라 이 시각에 대성리에 내리는 승객은 거의 없을
듯..(집이 이쪽인 사람 아니면..)
차창에 비친 뒷좌석에 앉은 커플들이 다정히 서로 기대어 있는데 남자가 곤히 잠든 여자가 덥고
있는 숄이 내려가니까 추울세라 도로 덮어주는 군요..(저런건 언제봐도 아름다운 모습인데, 아까
그 철딱서니 없는 커플들은..참..세상에 별별 사람이 다 있는듯..)
열차는 오른쪽에 북한강을 끼고 청평양수발전댐의 웅장함(잘 보이지는 않지만)을 보여주며
22:39분 청평역에 도착. 승하차 승객에 한명도 눈에 띄지 않던 대성리와는 달리 승객 몇명이
타고 내리는듯..(경기도 가평군 외서면 청평리던가?..)
7142디젤기관차, 99383발전차 편성 무궁화 제 578열차(춘천21:50->청량리23:37)와 교행하는데
578무궁화는 577무궁화 대비 좌석 매표율이 10%정도인듯..우리열차는 30%정도..
슬슬 저도 피로가 오는지 눈이 천근만근..22:57 가평역->7461디젤기관차편성 무궁화 제 580열차
교행..이제 교행하는 열차없이 남춘천까지 가게 되는군요..
정각 23:00 드디어 북한강을 건너 제 고향 춘천에 들어서는 우리 열차는 늦어진 시간을 만회하려
는듯 속력을 냅니다..다리를 건너자 마자 물의 도시, 에니메이션의 도시를 상징하는 대형광고물이
수은등의 불빛을 받아 모양을 뽑냅니다..(저거 못보던건데..언제 생긴거지?..) 경강[23:03]통과.
뒷자석 커플은 모두 잠이 들어 이쁘게 서로 기대어 잠을 자고 있네요..(에휴~부러워라..)
23:08 백양리역 통과->어릴때 아버지와 견지낚시를 즐기던 곳..
23:11 강촌역 정차->오늘 같은 날에도 강촌에 놀러오는 사람이 있을까?..
그래도 강촌역을 중심으로 주위의 카페와 식당과 민박집은 불이 아직 훤하네요..
의암터널을 빠져나와 춘천시 신동면으로 들어선 열차는 신남을 23:19분에 통과하여 3분 지연된
23:25분에 남춘천역에 도착..
친구를 택시 태워 후평동쪽으로 보내고 저도 명동 집으로..
이로서 하루동안의 짧지만 즐거웠던 6번째 정동진여행이 막을 내립니다..
2002년 3월 20일 정동진 여행후기 끝..
카페 게시글
기차여행(강원도)
Re:★2002년 3월 20일 정동진 여행후기★
조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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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3.22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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