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아인올림픽 사격 김태영 세계신 ‘금’ | |
배드민턴은 3연패 위업…현지신문 대대적 보도 화제 | |
| |
제21회 타이베이농아인올림픽 셋째날인 8일 한국은 사격, 배드민턴, 태권도에서 각각 금메달 1개씩 모두 3개를 사냥하며 단숨에 종합순위 2위(금 4, 은 5, 동 2)로 올라섰다.
사격에서는 김태영(19·대구백화점)이 농아인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추가했다.
김태영은 8일 타이베이 공시사격장에서 열린 남자 사격 10m 공기권총에서 예·결선 총점 673.7점을 쏴 기존 농아인 세계신기록 670.6점을 3.1점이나 초월했다.
93년 불가리아 소피아올림픽에서 스티엔스트라 한(네덜란드)이 세운 뒤 16년 동안 묵었던 기록을 갈아치운 것.
김태영은 예선에서부터 575점(기존 572점)을 기록해 세계기록을 새로 썼다.
김태영은 “세계신기록일 줄은 몰랐다. 굉장히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태영은 부모님의 추천으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사격을 시작했다.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낸 김태영은 15살이던 2005년 멜버른 대회에서 2관왕(10m 공기권총, 50m자유권총)에 오른 뒤 꾸준히 실력이 향상하고 있다.
박상순 대표팀 감독은 “태영이는 현재 비장애인을 합쳐 국내에서 5~6위 정도 된다”며 “아직 어리고 집중력이 남달라 충분히 가능한 꿈”이라고 말했다.
같은 종목 은메달도 한국 차지였다. 대한민국 선수단의 막내 김기현(16·창원 봉림중)은 총점 665.8점을 기록했다. 김기현은 결승에서 101.8점으로 이 종목 농아인 결승 세계신기록을 세웠지만 예선에서 이미 11점 차로 벌어져 역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격 권총 종목은 아직 10대인 두 명이 일찌감치 세계 정상에 자리함에 따라 향후 한국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박 감독은 “둘이 대표팀에서도 친하게 지낸다. 아직 태영이 실력이 위지만 향후 둘이 긍정적인 경쟁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흡족해했다.
사격은 대회 3일 동안 출전선수 4명이 모두 메달을 수확(금 1, 은 3)하며 한국의 메달밭임을 입증했다. 4명 모두 남은 기간 1~2 종목에 더 출전할 계획이다.
배드민턴 혼합단체팀은 결승에서 러시아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대회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8일 타이베이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에서 믿었던 혼합복식 신현우-정선화 조가 첫 경기에 패했지만 접전 끝에 3-2로 역전했다. 이로써 2001년 로마대회, 2005년 멜버른대회에 이어 세 대회 연속 우승 위업을 달성했다.
한국 배드민턴 혼합단체팀이 거둔 대회 3연패가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다.
매일 대회 소식지를 따로 발행하는 대만 일간지 ‘연합보’는 9일 한국의 3연패를 소식지 톱기사로 다뤘다.
신문은 ‘한국 배드민턴팀이 3연속 금메달을 달성했다’는 제목으로 8일 한국이 결승에서 러시아에게 3-2로 역전승하는 과정을 소개하고 우승을 이끈 송영호 감독의 이야기를 실었다.
신문은 “송 감독은 1992년 농아인배드민턴 팀을 만들었다. 대표팀 선수 8명 중 7명이 그의 제자다. 그는 2001는 로마대회에서 첫 우승을 이끌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2005년 대회에 참여하지 못했고 이번 대회에 돌아와 3연패를 이끌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남은 단식과 복식에서도 한국의 메달행진이 계속되리라 예상했다.
신문은 송 감독의 말을 빌어 “남자 단식에서 신현우가 적어도 4강, 최진우는 8강이나 4강, 이종봉은 8강에는 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정선화가 발에 부상을 입긴 했지만 유은경과 짝을 이룬 여자 복식에서 금메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태권도는 이틀 연속 금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이보경(18·서울농아학교)은 8일 타이베이 대만경찰대학교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67kg이하급 준결승에서 제싯 술탄(터키)을 8-1로 꺾더니 결승에서도 파스찰리 디미트라(그리스)를 9-2로 눌러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을 높였다.
이보경은 지난해 같은 장소인 타이베이에서 열렸던 국제농아인체육대회에서 2위에 머무른 아쉬움을 털어냈다. 고등학교 3학년인 이보경은 “나사렛대학교에 진학해 계속 태권도를 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한국팀 주장 정재균(34)은 남자 80kg이하급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정재균은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한국체대에 진학한 데 이어 2000년 US오픈과 스페인오픈 라이트급에서 1위를 차지한 유도 엘리트다.
지금은 체육관을 운영 중인 정재균은 다소 많은 나이에도 유도가 농아인올림픽 정식 종목이 됐다는 소식에 한국에 메달을 더하기 위해 참가했다.
결승에서 로만 마르티네스(푸에르토리코)를 맞아 마지막까지 6-6으로 치열한 접전을 펼쳤으나 종료 몇 초 전 앞돌려차기를 허용해 6-7로 패했다.
볼링은 첫 날 개인전에서 남자개인 함종훈(49)과 여자개인 정정연(35)이 은메달을 추가했다.
정숙화는 유도 첫 날 여자 52kg이하급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정숙화는 예선 1승1패로 준결승에 올랐으나 우크라이나 소스탁 안나에게 패하며 동메달에 머물렀다.
2005년 멜버른대회에 이어 육상 남자 100m, 200m 동시 석권을 노렸던 채경완(31·인천시청)은 8일 타이베이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100m 결승에서 10초99로 6위로 들어와 아쉬움을 남겼다. 1위 그레닌스 마리스(라트비아)의 10초64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예선 첫 경기에서 세계최강 프랑스를 3-2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던 축구는 남아공(1-2패)에 이어 러시아에 0-6으로 대패하며 8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 |
김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