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사거리와 방배동 카페 골목은 다 아구찜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어느 집이나 꽃게 요리도 한다. 모든 집들이 다 아구찜이라는 간판을 내걸었지만 이 집만 유난히 간장게장이라는 상호를 내세우고 있다. 프로라는 상호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많이 드나들어 붙었다지만, 음식 솜씨를 보면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다.
간장게장은 여름과 겨울의 맛이 약간 다르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는 약간 더 짭짤하고, 겨울에는 약간 더 삼삼하다. 그런 세심한 배려가 음식 맛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간장 맛이 잘 밴 게 껍질을 들고 탐스러운 노란 알을 적당히 먹은 다음에는 흰밥을 눌러 넣는다. 큼직한 배딱지에 밥 한 공기는 고스란히 들어간다. 그렇게 먹는 게장이 어디 밥도둑이 아닐 수 있으랴.
혼자 찾아갔다면 게알 비빔밥을 먹는 것도 좋다. 미리 담가둔 게장의 알 부위만 따로 해서 참기름과 함께 쓱쓱 비벼내는 메뉴다. 원래 이 집 상호는 주인 아주머니의 고향이 목포라 목포집이었다. 그래서 남도풍의 손맛이 살아있다. 목포는 먹갈치가 유명한 동네, 갈치조림에서는 칼칼한 맛이 넘친다. 뻘건 국물은 강하고 자극적인 매운 맛을 보여준다. 낙지에서 시원한 매생이국까지 목포다운 음식들이 메뉴로 채워져 있다. 언제 어느 때 가도 문을 열고 있는 집이다.
▶ 찾아가는 길: 신사동에서 강남역 방면 오른쪽 두 번째 골목으로 들어가면 삼거리 모퉁이 / 주차: 발레 파킹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24시간 / (02)543-4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