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버타운 두레박 가용현
노후의 가장 큰 위험은 소득상실에 따른 빈곤이다. 소득보장 정책은 빈곤의 문제를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시장임금(market wage)중심으로 갈 수도 있고 사회임금(social wage)중심으로 갈 수도 있다.
시장임금(market wage)은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을 말한다. 즉 일해서 받는 임금으로 시장에서 노동력을 팔아 발생하는 소득이다. 사회임금(social wage)은 연금, 수당에 해당하는 것으로 노동력을 팔지 않아도 발생하는 임금이다. 사회임금은 사회권과 관련이 있고 사회임금 수준에 따라 복지국가 수준이 결정된다.
우리나라 사회임금은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회원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회임금이 낮다는 것은 시장임금이 높고 정부의 지원이 낮음을 의미한다. 실제 우리나라는 100만원 소득이라고 할 때 12만9천원이 사회임금, 시장임금이 87만1천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스웨덴은 사회임금이 51만9천원, 시장임금이 48만1천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의 경우 시장임금을 받지 못했을 때 다른 회원국에 비해 빠르게 빈곤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고,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 어려움을 보여준다. 이와 달리 스웨덴이나 프랑스의ㅣ 경우는 절반가량이 사회임금으로 나타나 시장임금이 없어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는 토대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사회임금 수준이 낮고 시장임금 수준이 높아 노인의 경우 빈곤에 노출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으로 43.7%가 상대적으로 빈곤한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의 원인으로 낮은 사회임금 수준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용률은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취업을 원하는 이유는 59%가 생활비 보탬을 위해서라고 응답했다. 즉 사회임금이 낮기 때문에 일해야만 하는 구조에 있다는 의미이다. 노인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임금이 높아지지 않는 한 노후의 품위를 지킬 수 있는 삶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1차적 보호제도인 국민기초생활 보장의 부양의무자가 여전히 많은 노인을 빈곤 상황에 놓이게 만들고 있다. 기초연금 역시 급여가 용돈수준에 머물고 있어 빈곤 악화에는 효과적이지 못하다. 대표적인 공적이전인 국민연금은 수급하는 수준이 낮고, 소득 대체율 또한 낮아 당분간 노인 빈곤은 완화되기 어렵다(황남희, 2016).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 노인들은 지속적으로 일할 수밖에 없고, 노동력을 상실한 노인의 경우 생존의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 사회 임금이 높은 국가의 경우 노인의 삶이 다르게 나타난다. 스웨덴이나 캐나다 등 복지국가에서는 노인들은 사회가 성장할 수 잇도록 의무를 다했고 미래세대를 양육함으로써 국가가 지속가능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국가가 노후를 돌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EBS, 2012).
이렇듯 한 사회가 노인소득보장의 문제를 시장임금으로 책임질 것인지 아니면 사회임금으로 책임질 것인지에 따라 그 속에서 살아가는 노인의 삶이 달라진다. 선진국 사례와 같이 노후의 소득보장은 사회임금의 확대를 찬성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 할 때 재정적 장벽을 어떻게 넘을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복지를 체험 할 수 있는 상징적인 사례 도입도 필요하며, 노동시장의 부안정화에 따른 복지 위기극복도 필요하다. 따라서 100세 시대 국가 재정을 감안하여 사회임금을 확충하고 시장임금의 조화로운 시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