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자연휴양림이 1989년 처음으로 개장한 이래 전국적으로 90개소 정도의 자연휴양림이 조성되어 운영되고 있다. 그 중 강원도는 자연휴양림이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는 곳에 속한다. 이처럼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르고 다양한 자연휴양림이 조성되다 보면 나름대로 여러 사연이 그곳에 깃들기 마련인데 가곡자연휴양림도 그러한 곳의 한 곳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곡자연휴양림이 위치한 삼척시는 인접한 태백시와 함께 과거에는 지리적으로 교통이 불편하여 오지라는 인식이 깊게 자리잡고 있었던 반면, 광산 등으로 우리 나라의 산업을 지탱하는 역동적인 지역이었다. 최근에는 동해안과 가까운 지리적 조건과 산악과 동굴이 발달한 조건으로 전국적인 관광·휴양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곳이다. 가곡자연휴양림이 자리잡은 곳은 1970대에서 1980년대까지 우리 나라 최대의 아연 광산을 운영하던 영풍광업의 제2연화광업소 부지였다고 한다. 그러나 월남전 이후 국제 아연 값이 폭락하고 잦은 노사분규로 인해 폐광된 곳을 폐광지의 복구와 산림휴양 공간의 확충을 목적으로 주변 산림을 포함하여 가곡자연휴양림이 조성되었다. 휴양림 조성에 있어서 숙박시설은 대부분 기존의 광부 사택이나 회사의 시설을 개축하거나 보수하여 활용함으로써 조성비의 절감과 기존의 자연 환경이 그대로 유지되도록 하였다. 따라서 숲속의 집으로 사용하고 있는 과거 광부들의 사택은 숙소뿐 만 아니라 광부의 생활 공간 구조를 엿볼 수 있는 교육적인 가치도 지니고 있다. 가곡자연휴양림은 강원도의 깊은 산골에 위치하는 만큼 자연 환경이 매우 뛰어난 곳이다. 휴양림이 위치한 주봉인 해발 1,000m 이상의 면산에서 발원한 수량 풍부한 시원한 물줄기가 병풍처럼 둘러친 협곡 곳곳에 크고 작은 폭포와 소를 만들어 낸다. 주변은 음나무·느릅나무·신갈나무·단풍나무 등 다양한 활엽수로 구성되어 있어 계곡과 숲이 어우러진 경관은 사시사철 산수화 같은 계곡의 정취가 물씬 풍겨난다. 가곡자연휴양림을 포함한 자연휴양림이 가을 여행지로 손꼽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산이 깊고 계곡 또한 깊으니 골짜기와 산 자락에서는 두릅나물·곰취·취나물 등과 같은 산나물뿐만 아니라 머루·다래·송이도 많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고원 관광지 태백시와 강원 남부 삼척시 임원해수욕장, 신남해수욕장 등 여러 해수욕장과 연계하여 여름철 휴양지로 이용하기에 좋은 곳이다. 임원항이 자리한 해변은 일출 경관이 여느 동해안에 못지않게 장관이어서 조용하게 가는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계획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가곡휴양림과 임원의 일출을 연계한 겨울 여행 또한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될 것이다.
가곡자연휴양림 가는 길
가곡자연휴양림은 강원도 남단에 위치한 관계로 수도권에서는 최소 6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최근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경북 지역으로부터의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는 곳이다. 승용차를 이용하는 경우 국도 및 지방도를 주로 이용하는 방법과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국도 및 지방도를 주로 이용하는 코스는 시간은 걸리지만 주로 강원도 내륙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연계하여 이용이 가능하고 동해안과 연계되는 순환 코스를 통해 다양한 이용 경험을 할 수 있다. 단, 겨울철에는 산악 지형답게 커브가 심하고 빙판길이 많아 주로 봄철에서 가을까지가 이용이 수월하다. 주요 접근 방법은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제천 - 영월 - 태백 - 통리삼거리에서 427번 지방도를 타고 풍곡리까지 가서 풍곡초등학교를 지나 휴양림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코스는 주로 겨울철에 강릉을 경유 동해안을 따라 다시 되돌아오는 방법으로 겨울 바다의 정취와 조용한 휴양림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이 코스는 산악길의 무리한 운행을 피하고 길 찾기도 수월하여 초행길 이용자에게 권하고 싶다. 특히, 동계에는 필히 이 코스의 이용을 권하고 싶다. 접근 방법으로서는 영동고속도로 - 강릉 - 울진 방향 - 원덕 - 호산삼거리에서 416번 지방도를 따라 들어가면 풍곡리가 나온다. 강원도 여행에 있어서 주변의 경치를 즐기며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여행을 하고 싶은 경우 철도 이용을 권하고 싶다. 방법은 태백선을 경유하는 영동선 열차를 타고 태백역에 내려 호산행 시내버스를 타고 40분쯤 가면 가곡면 풍곡리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 30~40분 정도 걸어가면 가곡자연휴양림 안내표석과 함께 매표소가 보인다. 단, 기차 시간과 버스 시간을 사전에 꼼꼼히 점검해 둘 필요가 있다.
자연휴양림의 시설 이용
가곡자연휴양림은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에 위치하여 지리적으로 보면 수도권에서보다 경상도 지역으로부터 접근하기가 수월하다. 전체 휴양림 구역면적은 9,969ha로 상당히 큰 면적을 가지며, 1994년에 개장하였다. 일일 수용인원은 1,000명으로 삼척국유림관리소에서 관리·운영을 맡고 있는 국유자연휴양림이다. 가곡자연휴양림은 2002년도에 수해를 입어 앞으로 약간의 시설 사항에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내년 6월에 재개장할 경우의 이용 가능한 시설을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전체적인 시설 배치는 매표소에서부터 시작하여 휴양림 내 계곡 2km 정도 구간을 따라 분산 배치되어 있다. 매표소를 지나 200m정도 지나면 물레방아가 보이고, 여기서 300여 m 전진하면 계곡 건너 우측 언덕에 산림문화휴양관이 위치한다. 휴양림의 숙박시설은 산림문화휴양관을 포함해서 세 곳에 분산되어 있는데, 휴양관에서 약 200m 간격으로 숲속의 집 집단지구, 단체숙소의 순서로 배치되어 있다. 단체숙소에서 약 300여 m 떨어진 제일 상단의 2층 단체숙소는 이번 수해로 철거될 예정이라 한다. 공통적인 설비로는 최근에 시설을 정비하여 전 시설 난방이 되며, 기본적인 취사도구와 침구류 및 TV와 냉장고 등이 구비되어 있다. 이용객은 세면도구와 타월, 휴대용 가스통, 세제 등을 가져오면 지내기에는 무리가 없다. 산림문화휴양관은 휴양림 내 숙소 건물이 옛 광산의 건물을 활용한 것과는 달리 1998년에 신축하여 개장한 건물이다. 건물 내 숙박 실은 7평형이 6실, 10평형이 6실, 15평형이 3실 등 총 15실로 되어 있으며, 각 실엔 발코니가 붙어 있다. 산림문화휴양관 전체로는 최대 110~12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이 건물의 특징은 사용된 목재가 모두 국내산이라는 점이다. 객실의 벽면 마감재도 물론 다양한 국산재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들에 나무 이름을 붙여 놓아 주변에서 흔히 보는 나무의 목재 생김새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각 실은 목재 마감재 외에도 방바닥은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견운모(게르마늄)를 깔아놓았고 벽 상단부를 황토로 처리하여 이용객의 건강 증진을 위해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엿보인다. 단독 숲속의 집은 옛 광부의 사택을 활용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고급스러운 여타 자연휴양림의 것과는 달리 생활의 냄새가 배어 있는 소박한 외관을 하고 있다. 모두 5개동으로 10평형이다. 총 숙박인원은 100명 정도이다. 이 숲속의 집 시설지구 앞에 가곡폭포가 있다. 높지는 않으나 주변 경관과 어울려 제법 운치가 있다. 단층의 단체숙소도 옛 광산에서 사용하던 건물로 모두 9실로 이루어져 있고 총 4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 여기서 200여 m를 오르면 2층 단체숙소(내년도에는 철거됨)가 나오는데 주변에 체력단련장, 배구장 등의 시설이 배치되어 있다. 이곳 바로 위로는 산천어 양식장과 이름도 매우 단순한 ‘물 나오는 동굴’이 있다. 산천어 양식장은 수해로 매몰되었으나 다시 조성할 계획이라 한다. 물 나오는 동굴은 여기서 800m 상류에 위치한 냉풍동굴과 같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여름철에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찬바람이 나오고 겨울철에는 훈훈한 온풍이 나와 이용자들이 즐겨 찾는 이용거리 중 하나이다. 두 개의 동굴 사이의 구간에는 높이 6m 정도의 폭포가 있어 발걸음을 즐겁게 한다. 냉풍동굴에서 다시 상류로 약 400m 정도 계곡을 따라가면 높이 45m의 연화폭포가 나온다. 이 폭포는 연화광업소가 가동중이던 1973년에 아연 채굴시 발생된 폐석이 적체하여 계곡의 물이 하류로 흐르지 않게 되자 면산에 굴을 뚫어 물길을 돌리면서 생겨난 폭포라고 할 수 있는데 주변의 숲과 어울려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가곡자연휴양림은 그 동안 이용거리가 멀어 수도권 이용자들에게는 손쉬운 이용 공간은 아니었지만 주 5일 근무제가 정착하면 2박 3일 정도의 여행지로 매우 적합한 시설이다. 가곡자연휴양림은 산촌의 소박한 정취를 느끼면서 자연의 풍요함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휴양림으로 접근하는 연도 주변에 다양한 볼거리와 이용거리가 있어 연계 확장성도 상당히 높다. 깊은 산과 바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고 수려한 자연 경관으로 사시사철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는 곳이 가곡자연휴양림과 강원도 여행이다. 문의: 휴양림관리사무소 033-573-4657
가곡자연휴양림 주변 이용거리
■덕풍계곡과 용소골 덕풍계곡과 용소골은 전국 제일의 트래킹 코스로 알려져 있다. 가곡면 풍곡리에 위치해 있으며 덕풍에서 용소골 제3폭포에 이르는 대자연의 경관은 금강산 내금강을 방불케 한다. 덕풍마을에서 약 1.5km의 거리에 이르면 제1폭포와 용소가 있는데, 그 수심은 약 40m에 이른다. 여기서 더 나아가 1.5km 지점에 이르면 제2폭포와 용소가 있으며 수심도 제1폭포 정도로 깊다. 여기서 제3폭포까지 뻗은 계곡의 반석 지대는 3km에 이른다.
■임원해수욕장과 신남해수욕장 임원해수욕장은 삼척에서 남쪽으로 35km 거리의 7번 국도에 접하여 있으며, 전국에 이미 널리 알려진 임원항 회센타(난전)는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곳이다. 인근 관광지로는 화방굴 및 소공대비 등이 있고 임원항 낚시터는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신남해수욕장은 삼척교에서 7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30.5km 떨어진 곳에 있다. 모래사장은 길이 300m, 폭 50m의 아담한 반달형 해안으로, 아직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아 매우 조용하고 한적하기 때문에 가족 단위의 피서지로 적당하다.
■검룡소와 황지연못 한강의 발원지로 창죽동 금대봉골에 있다. 금대봉 기슭의 제당궁샘과 고목나무샘, 물골의 물구녕 석간수와 예터굼에서 솟아나는 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검룡소에서 다시 솟아나와 514km의 한강 발원지가 되는 곳으로 1987년 국립지리원에서 도상실측 결과 최장 발원지로 공식 인정되었다. 둘레 20여 m에 깊이를 알 수 없는 검룡소는 석회암반을 뚫고 올라오는 지하수가 하루 2,000~3,000톤 가량 용출하고 있다. 이 물은 정선의 골지천, 조양강, 영월의 동강, 단양, 충주, 여주로 흘러 경기도 양수리에서 합류되어 임진강과 합류한 뒤 서해로 들어간다. 이곳에선 매년 태백문화원 주최로 한강대제가 열린다. 황지연못은 낙동강 1,300리의 발원지로 태백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다. 이 못에서 솟아나는 물은 드넓은 영남평야를 도도히 흘러가게 된다. 연못의 둘레가 100m인 상지, 중지, 하지로 구분되며 하루 5,000톤의 물이 용출하고 있다. 전설에 황부자 집터가 연못이 되었다 하여 황지(黃池)라고 부르는데, 훨씬 이전에는 하늘못이란 뜻으로 천황(天潢)이라고도 하였다 한다.
■구문소 황지에서 흘러나온 물이 동점동에 이르러 큰 산을 뚫고 지나가며 큰 석문을 만들고 깊은 소를 이루었는데 구문소라 한다. 이 특이한 도강산맥(渡江山脈)은 지금으로부터 약 1억 5,000만년에서 3억년 전 사이에 형성되어 우리 나라에서는 그 유형을 찾기 힘든 기이한 곳이다. 이 지역 일대는 구문소 고환경 및 침식지형 천연기념물 제417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곳에 구문소 자연학습장이 운영되고 있는데 지질에 대한 전문 지식 없이도 약간의 호기심만 있다면 1시간 동안 고생대를 탐험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글ㆍ사진/김범수(건국대학교 산림과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