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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Part2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사춘기 아이와 공감대 화법
사춘기 아이들, 특히 중학생은 자기들이 잘못한 일이 있어도 논리 없는 우격다짐 주장으로 대화가 힘든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부모의 의무와 책임.부모의 의사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지혜로운 대화법이 필요하다. 아이와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대화법 솔루션.
취재 김지민 리포터 sally0602@naver.com 도움말 손석한 원장(연세정신건강의학과)
사례1 생활 습관에 대한 대화를 하려다 아이에게 밀려난 사례
정리해 놓은 빨래를 딸아이 방에 가져다주려고 문을 연 엄마. 어수선한 방을 보니 기가 막히다. 아이와 정리정돈하는 습관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엄마는 왜 남의 방에 함부로 들어오고 난리야 ! 노크도 안 하고 매너없이.”
“아니 이 녀석이! 내가 남이냐? 그리고 딸내미방에 꼭 문 두드리고 들어와야 하니? 난리는 네 방이 난리다. 너는 방정리하나도 제대로 못하고 이래서 무슨 정신에 공부를 하겠니, 응?”
“엄마는 말끝마다 공부,공부…정리랑 공부랑 무슨 상관이야. 정리 안 해도 공부 잘 할 수 있거든. 공부하게 엄마 빨리 나가.”
“…….”
엄마의 오류
아이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아이의 지엽적인 언어 표현에 매달렸다. 짜증스러운 아이의 감정은 무시하고 ‘남의 방’이라는 표현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 또 방정리 문제를 공부와 연관지어서 아이의 반발만 불러일으키고, ‘정리정돈’이라는 주제에는 접근하지도 못했다.
해결책
1단계 아이의감정에 초점을 맞춘다
“기분 나빴구나. 엄마가 미안해.”
2단계 하고 싶은 얘기를 명확하게 전달한다
“그런데 방정리가 너무 안되어 있다. 엄마는 네가 정리정돈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겠다.”
3단계 아이의 반응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한다
아이가 “알았어요”라고 반응하면 “그래, 알았다고 하니 다행이야. 이제부터 잘 실천하도록 해”라고 말해준다. 아이가 “제일에 상관 마세요.”라고 반응하면 “네가 올바른 습관을 들이게 가르치는 것이 부모가 할 일이야. 그러니 네 일에 상관하지 않을 수 없어. 앞으로는 정리정돈에 신경을 좀 쓰면 좋겠구나”라고 재차 강조한다.
4단계 아이가 공부 이야기로 꼬투리를 잡으면 솔직하게 말실수를 인정한다
“공부 얘기를 꺼낸 것은 엄마가 잘못 말했어.”
사례 2 건강에 대한 대화를 하려다 아이에게 밀려난 사례
이마에 가득한 여드름 때문에 고민이 많은 아들. 앞머리를 올리거나 짧게 깎으면 시원하기도 하고 여드름도 한결 좋아질 텐데, 눈썹까지 기른 앞머리를 자를 생각도 안 한다.
“이 발할 때 됐네? 이번에는 앞머리 좀 짧게 자르고 와.”
“싫어. 애들이나 앞머리내린 게 훨씬 낫대. 요즘 누가 앞머리 짧게 한다고. 그리고 여드름 약 좀 사다 줘.”
“됐거든. 약만 백날 바르면 뭐하니? 앞머리가 그렇게 긴데. 엄마 말은 우습고 친구들 말은 다 옳아? 그러면서 엄마한테 해달라는 건 왜 이리 많아?”
“관둬. 여드름 약 필요 없어.”
“…….”
엄마의 오류
아이의 요구를 묵살한 채 엄마가 못마땅하게 여기는 아이의 모습을 계속 비난했다. 또 아이의 현재 요구를 거절하고 아이의 평소 모습을 지나치게 과장해 “그러면서 엄마한테 해 달라는 건 왜 이리 많아?”라며 인격적 비난을 하고 있다.
해결책
1단계 아이의 요구가 무리한 것이 아니라면 수용해 준다
“그래, 여드름 약은 사다 줄게.”
2단계 엄마가 지적하고자 하는 내용을 다시 말한다
“그런데 앞머리를 짧게 깎으면 여드름도 한결 좋아질 텐데. 한 번 더 생각해봐.”
3단계 아이의 반응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한다
아이가 “나중에 깎을게요”라고 반응하면 “그래, 엄마 생각에는 되도록 빨리 깎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한다. 아이가 “깎기 싫으니 저를 내버려두세요”라고 반응하면 “엄마가 판단하기에는 친구들의 말보다네 피부건강을 챙기는 것이 중요해. 엄마가 자식 건강을 염려하는 것은 당연해”라고 재차 강조한다.
4단계 아이가 약이 필요 없다면서 대화를 중단하려고 하면 엄마의 말 실수를 인정하고 엄마의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
“여드름 약은 엄마가 사다 줄게. 필요 없다고 한 것은 엄마가 잘못 말했어. 여드름 약도 바르고 앞머리도 깎으면 훨씬 좋아질 거야.”
사례 3 바른 언어 습관에 대한 대화를 하려다 밀려난 사례
엄마로서는 뜻을 알 수 없는 축약어와 가끔 욕도 섞어서 말하는 아이. 엄마는 아이가 바르고 고운말을 썼으면 좋겠다.
“○○야, 말 좀 곱게 쓰지? 그 말은 도대체 무슨 뜻이니?”
“못 알아듣는 엄마가 잘못이지. 어차피 엄마한테 하는 말 아니니까 신경 끄삼.”
“…….”
엄마의 오류
직접적인 비난은 아이가 본능적으로 자기 방어를 하게 한다. 즉 아이는 엄마의 말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생각한다.
해결책
1단계 직접적인 비난보다 아이의 언어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방금 한 말은 무슨 뜻이야? 엄마도 알고 싶다.”
2단계 아이의 내면에 숨어 있는 심리적 동기에 대해 물어본다
“그런데 그런 말을 하는 이유가 뭐야?”
3단계 아이의 감정을 이해해준 뒤 적절한 대응 방법을 제시한다
친구들과 있을 때만 사용하고, 집에서나 다른 공공 장소에서는 바른말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4단계 아이의 반응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한다
아이가 “알았어요”라고 반응하면 “그래, 엄마 말을 받아줘서 좋구나”라고 응해 준다. 아이가 “그냥 저는 생긴 대로 살게요”라고 반응하면 “바른말 사용은 부모에게 지켜야 할 기본적 예의야”라며 엄마의 생각을 전한다.
5단계 아이가 신경 쓰지 말라면서 대화를 중단하려고 하면 엄마의 입장을 분명하게 설명한다
“들은 말을 못 들은척 신경을 끄기는 어려워. 그러니 다음부터 엄마와 함께 있을 때는 바른말을 사용해.”
사례 4 아이의 협박성 발언으로 위축된 사례
틈만 나면 컴퓨터 게임에 매달리는 아이. 말로는 안될 것 같다. 곧 다가오는 방학에는 절제된 생활 습관을 길러줘야겠다는 생각에 본체와 모니터 연결하는 선을 뽑아 버렸다.
“엄마, 컴퓨터가 왜 이래?”
“너 때문에 엄마가 선뽑아 버렸어. 너 이제 게임 못해.”
“당장 안 돌려주면 앞으로나 PC방에서 살 거야. 엄마도 엄마 맘대로 했으니까 나도 내 맘대로 할 거야. 엄마 분명히 후회할 거야.”
“…….”
엄마의 오류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아이의 반항심과 분노를 자극했다. 아이는 엄마가 자신에게 싸움을 걸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선을 뽑아 버리는 방법을 선택한다면, 아이에게 경고와 주의를 주고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
해결책
1단계 방학 동안 올바른생활 습관에 대해서 엄마의 계획을 밝히고 아이의 생각을 물어본다
“이제 방학이 다가오니까 올바른생활 습관을 만들어 보자. 먼저 컴퓨터 게임 시간을 정해놓고 하자. 너는 어떻게 생각해?”
2단계 아이의 반응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한다
아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반응하면 “그래, 너도 문제를 인정하니까 좋다. 어떻게 정할지 함께 의논해 보자. 엄마 생각에는 평일에는 오전한 시간, 오후 한 시간씩 하고, 주말에는 전부세 시간까지하도록하자”라고 엄마의 생각을 말한다. 만일 아이가 “안 돼요. 방학 동안에 실컷 게임하려고 했어요”라고 반응하면 “게임을 한없이 할 수는 없어. 독서 공부운동 등 여러 가지를 해야 하는데, 게임만 하루종일 하면 나중에중독상태에 빠져서 고치기가 더 힘들다”라며 게임 제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3단계 아이가 협박성 발언을 하면 엄마는 단호하게 입장을 밝힌다
“그런 협박은 정말 잘못이야. 엄마는 네가 잘 되라고 게임을 줄이라고 말한 것인데, 너는 엄마를 속상하게 만들려고 일부러 PC방을 간다는 것처럼 들려. 네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게임 시간제한에 대해서 다시 얘기해보자”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그러려면 아예 집을 나가” 등의 극단적 대응은 절대 금물. 반항적이고 충동적으로 극단적 행동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례 5 아이의 이상한 논리에 밀린 사례
딸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 카톡과 문자는 물론, 가끔 만나기도 하는 눈치다. 엄마에겐 말하지 않는다. 딸아이라 더 걱정이 되고 조심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 어디가? 그 녀석 만나러 가니?”
“엄마는 그녀석이 뭐야. 걔도 이름있거든. 그리고 엄마가 그렇게 생각하면 걔네 엄마도 그 계집애 뭐하는 애냐고 그럴 거 아냐. 엄마는 내가 그런 취급을 당했으면 좋겠어?”
“…….”
엄마의 오류
아이의 이성교제에 부정적 감정이 있는 엄마의 마음이 ‘그 녀석’이라는 사소한 표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아이는 엄마가 이성교제뿐 아니라 남자친구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느낀다고 생각하기때문에 이를 수용하기 어려운 것. 아이 입장에서는 ‘엄마가 남자친구를 본 적도 없고 대화해 본 적도 없는데 그 녀석이라며 나쁜 아이 취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해결책
1단계 먼저 이성교제에 대한 아이의 생각과 감정을 물어본다
“남자친구가 생기니까 뭐가 좋아? 나쁜 점은 없어?”
2단계 남자친구에게 관심을 보인다
“그 친구에 대해서 엄마에게 알려 줄래?”
3단계 아이의 긴장을 풀어준 뒤 이 성교제에 대해서 걱정하는 마음을 솔직하게 밝힌다
“그런데 엄마는 네가 남자친구에게 너무 빠져들거나 너무 어른스러운 행동을 할까봐 걱정이야.”
4단계 아이의 반응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한다
아이가 “걱정 마세요. 제가 알아서 잘 할게요”라고 반응하면 “그래, 엄마는 우리 딸을 믿어. 현명하고 건전하게 잘 사귈 것으로 알게. 대신 고민거리가 생기면 언제든지 엄마에게 의논해”라고 말해준다. 아이가 “엄마는 왜 그런 식으로 생각해요? 저를 못 믿어요?”라고 반응하면 “그런 뜻이 아니야. 엄마가 너를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의 이성교제에 대해서는 부모들이 어느 정도 걱정을 해. 아직 어른이 아니니까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기 어렵거든”이라고 말하며 아이를 다독인다.
5단계 아이가 ‘그 녀석’이라는 단어 사용을 꼬투리로 엄마를 몰아붙이면 엄마는 잘못된 표현임을 인정하고 말을 이어간다
“그래, 네 말이 맞다. 엄마가 사과하고 그 친구라고 다시 말할게. 그런데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은 혹시 네가 그친구와 만날 때 잘못된 행동을 할까봐 걱정이 된다는 것이야. 청소년이 성교제에 대해서 모든 부모들이 걱정하는 내용이지.”
팁. 자녀를 적으로 만들지않는 대화법
- 손석한원장이 조언하는 이런표현은 피하라
- 부모의 감정이 격앙될 때 나오는 과격하고 극단적인 표현
“나가서 없어져 버려.”
“이런 식으로 할거면 공부 다 때려치워.”
“너는 학교 다닐 필요도 없어.”
“이 다음에 거지나 될 것이다.”
- 무시하거나 조롱하는 표현
“네가 하는 일이 늘 그렇지 뭐.”
“네가 언제 제대로 한 적이 있니?”
“너는 가만히 있어.”
- 비교하는 표현
“너는 언니가 되어 동생만도 못하네.”
“옆집 철수는 엄마 말을 그렇게 잘 듣는데, 너는 도대체 왜 그러니?”
- 인격을 비하하거나 지나친 비난의 표현
“너는 정말 못된 아이로구나.”
“그렇게 큰 잘못을 하다니 엄마가 너 때문에 정말 못 살겠다.”
“너는 왜 그렇게 한심하니?”
미즈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