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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여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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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여행지 스크랩 가랑비 내리는날의 영월 덕포장날
아이리스 추천 0 조회 204 09.04.04 18:10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영월역
 
아침에 장릉이 문을 열자마자 첫번째로 들어가서 단종릉과 장릉경내를 한 바퀴 돌아보고, 곧바
로 덕포 장터로 가기위해, 영월시내를 지나 영월역으로 왔을때는 또 한 차례 억수비가 오려는지
봉래산 자락에서 검은 비구름이 마구 마구 밀려오고 있었다
 
플렛홈에서 바라본 영월역 개찰구
 
영월 덕포장터는 이 영월역 바로 맞은편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우선 영월역사에 들어가 보았더니,
마침 여름방학인지라 태백선 열차를 타고 동해쪽으로 여행가려는 학생들과 여행을 마치고 서울
쪽으로 가는 학생들이 뒤엉키며 북적이고 있었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영월 플렛홈에 베낭을 하나씩 둘러메고 들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으며, 또 어떤 학생들은 열차 시각표를 들여다 보며 대합실에 서성 거리고 있었고, 또 어떤
학생들은 영월역 광장 그늘에 모여앉아 두런 두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다
 
이 곳에서 왼쪽으로 가면 제천, 원주, 양평을 거쳐 청량리역으로 가는 철로고, 오른쪽으로 가면
석항, 증산을 거쳐, 증산에서 정선으로 가는 열차로 갈아 탈수도 있고, 증산에서 그대로 쭉 가면
사북, 고한, 태백, 삼척을 지나 동해, 강릉까지 갈수 있다
 
영월역 플렛홈
 
이 철로는 태백선 철로로서 앞에 쭉 뻗은 쪽으로 계속 가면 제천, 원주, 양평을지나 청량리역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반대편쪽으로 가면 정선, 태백을 지나 삼척, 강릉으로 들어간다
 
이곳이 바로 영월역하고 마주보고 있는 영월 덕포리 장터이며 장은 끝자리가 4, 9일날 선다
 
이 곳에서 부터 저 위에 막다른 길 왼쪽 주택가 골목으로 장이 길게 늘어 서는데, 작년 겨울이
끝날 무렵인 2월 말경에 와 보고는 다섯달만에 다시 와보는 영월 덕포리 장터다
 
영월장은 영월 시내에 위치하고 있는 중앙시장에서 장이 서지 않고 이 곳 덕포리의 주택가 골목
에 길게 늘어선다. 전국의 모든 장터는 대개 시내 중심부인 시장에서 장이 서는데, 영월은 시내에
중앙시장이라고 하는 시장이 있지만, 어찌된 이유인지 시장에서 장이 서지 않고 이 곳 덕포리
골목에서 오래전부터 장이 서 왔었다
 
언젠가 영월 중앙시장에 잠시 들렸을때 시장안에서 감자전과 수수부께미를 먹으면서 시장 사람
들에게 그 이유에 대하여 물어 봤더니, 영월 중앙시장에 장이 서지 못하도록 하는 사람들이 있어
서 부득이하게 이 곳 덕포리에서 장이 선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런데 사실은 그런 이유
보다도 영월 시내에 있는 중앙시장이 너무 작고 협소하기 때문에 이 곳에서 장이 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런 이유 때문에 이곳에서 장을 펼치는 장꾼들은 모두가 주택가 골목 노상에다 짐을 풀어놓고
마을집 담벽이고, 남의집 대문앞이고, 가릴것없이 물건을 주욱 늘어놓고 장사를 하고있다
 
영월 덕포리 장날은 이렇게 길게 늘어선 주택가 골목에서 장이 펼쳐지는데, 가을 무렵이면 어둠
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시간부터 이 곳 장터에는 장꾼들이 하나 둘씩 몰려들기 시작한다
 
좌판기 설치하고 포장치고 물건을 내려서 하나 하나 진열하다 보면 낡이 밝아오고, 그때서야
장터국밥 한 그릇에 해장으로 막걸리 한 사발씩 마시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저잣거리에는 해가 중천으로 떠오르고 영월군내에 있는 면 소재지에서, 그리고
영월시내쪽에서 장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몰려들며 본격적인 장이 서기 시작한다
 
이 날은 팔월들어 첫번째로 서는 장날이였고, 또 비가 오락 가락 하면서 검은 구름이 낮게 내려
앉아 있어서인지, 평상시 장날보다 장을 보러오는 사람들의 숫자가 별로 없어 보였다  
그래서 그날 덕포리 장터는 대체적으로 한산한 분위기 속에서 장이 서고 있었다
 
이 곳에서 저기 길 끝까지 길게 장이 들어 서는데 베라벨 장사들이 이 곳 덕포장으로 다 몰려든다
닭장수, 개장수, 엿장수각설이, 생선장수, 동둥주에 빈대떡장수, 메밀국수장수, 올챙묵장수, 몸빼
옷 장수, 고무신장수, 고무줄 장수, 좀약장수, 이약장수, 쥐약장수, 물쥐약 장수 등등...
 
그리고 뻥튀기 할배들을 비롯하여 어물장수, 소쿠리장수, 양은그릇장수 등등, 없는 장사 없이
모두 덕포장으로 몰려들어 하루 웬종일 북새통을 만들어 놓는데, 오늘은 비가 오락 가락 해서
그런지, 장꾼이나 장구경 나온 사람들은 평상시의 반절도 못되는것 같았다
 
위에 사진에서 보듯이 덕포장터는 자리가 많이 비어있고 장구경을 나온 사람들도 몇 되지않아
한산해 보이지만, 평상시 장이 펼쳐졌다 하면, 장터를 오가는 사람들끼리 몸을 부대끼고 다닐
정도로 흥청 거린다
 
장단과 장타령의 가락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각설이 엿장수의 가위질 소리 철그럭 ! 철그럭 !
쥐색끼 바퀴벌레들을 싹싹 잡아 씨를 말리자는 현수막을, 좌판기앞에 걸어놓고 있는 약장수들 !
 
그리고 파장무렵 물건을 떨고 가려고 핏대를 세우며 외치는 생선장수 외침 소리
 
자아 ! 싸다 싸 ! 신경질 나게 싼 것 !
너무 싸서 신경질 나 ! 거저다 거저 !
날이면 날마다 오는거 아녀 !
기회는 이 번 따악~ 한 번 뿐 ! 
기회덜 놓치구 후회덜, 덜덜덜...하지 마시구 이런때 돈 덜 벌어가 !
 
이렇게 외치는 장꾼들 틈 바구니를 비집고 자신이 직접 지은 밭작물을 잔뜩 이고 ?아온 할머니
들도 좌판을 벌이느라 부산하고, 뻥튀기 장사의 튀밥 타게지는 소리...뻥이요오오오오 ~~
 
그야말로 야단법석 북적 북적, 흥청 흥청, 와글 와글, 시끌벅적, 웅성 웅성...
엿장수 가위질 소리 철그럭 ! 철그럭 !
고무줄 장수 뽕짝 노래 소리, 쿵 짜작 쿵 짝 ! 띠리 띠리리 ~ 띱띠리 띠리리 ~
누덕 누덕 누더기옷에 각설이 엿장수 북소리, 두둥 두둥 둥다 둥다 !
휘이 휘이 ~ 앗싸 로비야 조오타 !
국밥집에서 오랫만에 만난 건너마을 친구와 얼큰하게 막걸리 한잔씩 마시고
콧짠뎅이가 벌겋게 달아오른 촌로들 !  
 
한쪽 구석에서는 솥뚜껑을 뒤집어 놓고 수수 부께미와, 감자전, 녹두 빈대떡, 올챙묵, 메밀국수를
만드는 시골 아즈매의 손이 바쁘고, 국수가락이 무자게 굵고 길어서 먹을때 스프링 마냥 탄력이
붙어 콧짠등을 팍팍 때린다는 국수 !
 
먹다 보면 면발로 콧짠뎅이를 하도 얻어 마져 가지고 어느새 콧짠뎅이가 빨갛게 부어 오른다는
콧등치기 국수 !
 
그야말로 70년대의 옛 모습이 그대로 살아있는 영월 덕포리 장터에는 까마득히 잊혀져간 옛
추억들의 흑백 사진같은 정겨운 풍경들이 고스란히  살아 숨을 쉬고 있다. 장터의 골목길 목조로
된 스라브 집들도 거의가 다 50여년 이상은 되었음직한 오래된 집 들인지라, 타임머쉬인을 타고
옛날로 거슬러 올라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날은 장마비가 하루 웬종일 오락 가락 하고 있던 터라, 장꾼들과 장구경 나온사람들의
숫자도 몇 되지 않아, 이런 풍경들을 사진에 담지 못한것이 끝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곳은 영월 기차역에서 덕포리 장터로 들어가는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옷장수인데, 아거들
티셔츠에서 부터 할매들 몸빼옷까지 그래도 구색을 골고루 갇추어 놓고 있었다. 지나가던 어느
아즈매가 이것 저것 만지작 거리더니 끝내는 그냥 가고 말았다
 
영월 기차역에서 덕포장터 들어가는 입구의 장터식당 앞에서, 직접 농사지은 옥수수를 따다가
거리노상에 펼쳐놓고 팔고 있는 아즈매들
 
영월 기차역에서 덕포장터 들어가는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역전 방앗간
 
덕포장터의 방앗간앞 거리노상에서 이불을 펼쳐놓고 팔고 있는 비단장수 왕서방 모습인데, 오늘 
장터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아하니 잔뜩 흐려 있는 날씨에 장구경을 나온 사람들도 몇 되지 않아,
장사가 별로 신통치 않을것 같았다. 어떻게 해서라도 후다닥 뚝딱 팔고 장사 접지 않으면 비를
쫄딱 맞을지도 모르는 날씨다  
 
이 곳은 짚으로 만든 삼태기를 비롯하여 소쿠리, 죽비부인, 짚신, 나막신, 삿갓, 밀집모자등등을
파는 곳인데, 몇 몇 사람들이 호기심 어린 손으로 만지작 만지작 거리다 그냥 가고 있었다
 
이런날 정선장날 처럼 관광객들이라도 떼거리로 몰려들어오면 장사가 그래도 꽤 괜찮을 텐데,
이곳 영월 덕포리 장터는 정선장날 처럼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드는 곳이 아니라, 영월군내에
살고 있는 시골 아즈매들이나 할매들이 대부분의 장손님들이다. 그래서 영월 덕포장터에서는
시골 할매들이 장을 봐가지고 돌아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덕포장터 노상에서 직접 농사지은 밭작물을 내다 팔고 있는 할매들
 
덕포장터 노상에서 직접 농사지은 밭작물을 내다 팔고 있는 할매들
 
직접 농사지은 밭작물을 내다 놓고 팔고 있는 할매들이 장을 펼쳐놓고 있는 곳인데, 그 할매들
옆에는 "시계수리" 라는 글씨를 써놓고 시계와 전자 계산기등을 팔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시계 하나 몇천원이면 살수 있는데, 요즈음도 시계를 고치러 오는 사람들이 있으까 ?  
 
그리고 저기 시장닭집은 오늘 장날인데도 문을 굳게 걸어 잠구어 놓고 있었다. 닭집 문 유리창에
노계전문이라고 써 놓았는데, 사람들은 영계만 찾는 왜 노계 전문이라도 써 놓았을까 ?
 
영월 덕포리 장터중에서 이 곳이 아마 손님이 제일 없을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시계수리" "노계전문" 이란 글씨를 써놓고 손님이 올때를 기다린다는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좀
무리지 않을듯 싶다   
 
영월 덕포리장터 장날 풍경
 
영월 덕포리 장터 장날 풍경
 
영월 덕포리 장터 장날 풍경
 
영월 덕포리 장터 장날 풍경
 
그날은 덕포리 장터에 관광객인듯한 사람들과 아이들의 모습도 간혹 눈에 뜨였는데,
영월 부근으로 피서를 왔다가 가는 길에 장구경을 나온듯 했다
 
영월 덕포리 장터의 떡 장수 아즈매
 
어떤 할매가 주머니에 깊이 들어있던 꼬깃 꼬깃한 돈을 꺼내서 떡을 사고 있었는데, 아마 쌈짓돈
같아 보였다.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손자 손녀 갇다 주려고 구렁이 힘줄 같은 쌈짓돈을 헐어서
떡을 사고 있는듯 했다 
 
할매가 떡을 사려고 아까부터 주머니 깊숙이 들어있던 쌈짓돈을 꺼내서 한 참을 들고 서 있는데,
아즈매는 할매가 달라고 하는 떡을 그때까지 포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떤 아즈매가 그 떡이
맛있게 보이는지 아까부터 침을 꼴깍 삼키면서 한 참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할매가 떡 사는것을 한 참을 들여다 보고 있던 그 아즈매도 드디어 용단을 내려가지고 하얀
백설기 떡 한 덩이를 집어 들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무슨 생각에서인지 나를 한 번 힐끔 쳐다
보고는 어정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몰래 사가지고, 혼자 몰래 먹으려고 하다가
들킨 사람처럼...
 
영월 덕포리 장터의 신발장수
 
이 곳은 영월 덕포리 장터의 중간쯤 되는곳에 자리잡고 있는 송이 약초가게인데, 약초가게 출입
문앞에서 신발장수가 신발을 펼쳐놓고 팔고 있었다
황기, 당귀, 자연산송이버섯, 도라지, 더덕은 워디로 가고 웬 신발만 죽 늘어놓고 있쓰까 ?
 
덕포장터 이곳 저곳 기웃 기웃 거리며 돌아다니다가 빈대떡 집에 들려서 감자전과 수수부께미
한 쪽씩 사 먹고 영월역 주차장 앞으로 왔을때는 갑자기 장대 같은 소낙비가 억수로 내리 붓고
있었다 
 
이제 영월, 정선 지역에 또 얼마나 많은 비가 오려는지, 영월의 하늘은 시커먼 비 구름이 낮게
내려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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