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3월24일
예린이는 아빠집에서 노는게 재미있단다 “세상은 여러곳을 보며 안목을 넓혀야 큰사람이 되는거야” 하며 타이르는 저거아빠 말보다 눈앞의 재미가 우선인 아이와는 다를수밖에....
저거집을 아빠만 산다고 그러는지 아빠집이라 하고 외가집은 서순화 할매집, 우리집은 아빠 할매집이라 부르며 거창 수승대로 가는 우리에게 거기는 재미 없을것 같다며 아빠집으로 돌아가자고 떼를 쓰더니 오래지 않아 잠이 들었다
내려서는 곧 새로운 환경에 신기해 한다 숲전시관에는 나무로 만든 장난감하고 나무로 만든 연필이 바닥에서 천장까지 큰것과 실제로 우리가 쓰는것들도 전시해놓았다 예린이는 아빠가 안아서 보여주고 예진이는 내가 안아서 보여주니 예진이는 지가 가지고 그리던 것이라고 조가비 만한 손을 가슴에 두 번 갖다 대고서 막 그리던 행동을 하면서 지가 그렸던것과 같다고 신기해서 호호호 하며 몸과 손을 흔들어 가며 호들갑을 떨고....
가져온 돗자리를 깔아놓고 놀이터를 오가며 놀다가 이층에 올라 갔는데 예린이가 여기 자리 깔자 한다 나도 탁자도 있고 바람도 막아주고 추우면 바로 안으로 들어갈수도 있고 여기 자리펴면 좋겠다 싶은데 잘되었다 싶어서 이사를 하기로하고 지아빠는 물에 고기가 있는지 보고 오라고 보내놓고....
싸온 점심을 먹고나니 기홍이가 돌아오자 계곡을 가보았다 내엄마가 살아계실 때 같이와서 본 수승대 계곡엔 다리가 놓여진것 외엔 산천은 그대로 인데 인걸은 떠나고 태어나기를 반복 하는것이 절절이 느껴진다 내엄마는 떠나서 올수 없지만 엄마의 증손주 하준이,예준이도 시온이도 태어나고 예린이와 예진이도 태어났다 세월의 흐름이 이럴땐 가슴에 내리꽃힌다
내가 기홍이 어릴때 앞산 가서 도룡농 알 가지고 와서 부화 하려고 꼬물 거릴때 다시 엄마에게 데려다 주자면서 보내주러 가고 하던것을 기억하고 지자식 이라고 도룡농 알을 찾아와서 보여주니 세월은 참 많이도 흘렀다 예린이는 얘엄마는 어디갔냐고 궁금해 한다 내가 엄마는 일하러 갔어 먹이를 많이 먹고 저기 깊은데 있다가 나중에 오는거야 하니까 엄마가 보고 싶단다 할매가 집에 가서 사진 보여 줄게 하고 달래고.....사진도찍고...
계곡을 건너가기 좋게 돌다리도 만들어 놓았고 거기서 계곡을 따라 걷다가 다시 원위치로 오는 큰 다리를 가려는데 흐르는 물이 무서웠는지 예진이는 내 어깨를 양쪽팔로 꽉잡고,요러는 것도 예쁘기 짝이없다 무서워 하는것도 알고 하니 안심은 되었다 예린이는 “할매 이건 뭐야” “그건 무덤 이라는건데 사람이 죽어서 하늘 나라로 가면 이렇게 묻어 주는거야” “ 할매 엄마도 하늘 나라로 갔는데 영혼은 하늘로 가고 몸은 이렇게 묻어 줘야돼” “이건 뭐야” “할아버지 소나무야” “그러면 아빠는 어디 있어” “저기 좀 얇은건 아빠야” “ 그럼 아기나무도 있어” “그럼 있지 아기는 이렇게 바람부는데 있으면 추우니까 저기 있어” 하면서 걷다가 아기 소나무 찾아서 보여주고,새로 만들어 놓은 교각 아래 거북이도 만져보고, 다리를 건너도 보고...
나와서 한옥촌에 가서 댓돌위의 하얀 고무신도 보여주며 옛날에는 이런 신이 없어서 요런거 신고 살았다라고 설명도 해주고 작은 다리에서 뱅뱅 돌아가는 바람개비를 보며 다리를 건너도 보고 다리아래 내려가 다슬기를 잡아서 손에 놓아 주기도하고,난 무척 신기해하며 궁금해하는 예린이가 참말로 똑독해 보였다
돌아오는 길에는 시골의 붕어빵을 사서 먹으며 입도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