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뭐 이런 놈들이 다 있는지...
스타트가 정말 좋았습니다. 랜돌프가 캠비를 바깥으로 끌어내게해서 가솔이 최대한 골밑 득점을 노리게 하는 작전을 주로 구사했는데, 상당히 잘 먹히더군요. 케이먼도 가솔 막는데 애먹었고, 고든이 복귀한 백코트진도 그닥 좋은 컨디션이 아니어서 멤피스가 리드를 잡아가는데엔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게이와 메요는 오늘 최대한 공격룰을 줄이고 인사이드 공격 지원에 가담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 오늘 그 인사이드 공격의 한 축인 랜돌프가 영~ 아니올시다였다는게 에러였네요. 덕분에 메요는 전반내내 슛 한 번 날리지 못하고 어시와 수비에만 주력... 그래도 가솔이 부족한 랜돌프의 득점까지 커버하면서 전반을 끝냈습니다.
3쿼터엔 드디어 메요가 슛을 던지기 시작했고, 초반에 잘 적중되었는데, 잠시 뺏다가 다시 넣었을 때엔, 이미 슛감을 잃어버린 후였습니다. 대신 콘리가 벤치에서 나오면서(주전 출전이지만 사실 벤치득점 담당했죠) 간간히 득점을 백업해줘서 점수차는 계속 벌려나갔죠. 3쿼터 끝날때 까지 15점차 리드를 하고 있었고, 4쿼터 시작해서도 처음엔 엎치락 뒷치락 하다가 중반까진 10점 리드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그 6분 이후로는 글자 그대로 '안'넣더군요. 아니 어떨 때 보면 '못'넣는게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분명한건 이렇게 슛이 들어가지 않는건 처음봤습니다.
3분정도 남았을 땐가... 루디 게이가 돌파해서 거의 노마크나 다름없는 상태로 레이업을 올렸는데 이게 안들어가고 튕겨 나오더군요. 더 웃긴건 주변에 랜돌프랑 마크가 공격리바로 팁인을 하려고 떴는데, 그 둘 사이를 빠져나와서 배산적에게 유유히 흘러가는 공...
이거 보고, '아... 오늘 졌구나'를 직감했습니다. 선수들이 정줄 놓은것도 문제지만, 림이 같은 극의 자석인것 마냥 멤피스 공을 다 밀어낸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 할 말 다 했네요. 이후론 선수들 표정이 뭔가에 홀린듯한것 처럼 보였습니다. 다들 멍~ 때리고 있던데... 뭐라고 할 수도 없었고, 그냥 헛웃음만 나오더군요.
누구 탓 할것도 없고, 그냥 운이 오지게 없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한 쿼터 단 7점은 좀 심했습니다!
깔것은 까고, 칭찬해 줄 것은 또 칭찬해 줘야겠지요.
요즘 곰돌네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일단 우려스러웠던 팀 캐미 문제가 잠깐 있었던 연승을 계기로 많이 회복되었고, 그에 따라 경기력도 향상되었습니다. 일단 다들 수비에 좀 더 신경쓴다는 느낌이 들게 움직이고 또 움직이더군요. 그리고 턴오버도 줄이려는 노력이 돋보입니다. 무리한 속공보단 차근차근 지공도 펼치는... 이 중심엔 틴슬리가 있죠. 베테랑답게 경기 템포 조절은 정말 잘 합니다. 가끔 나오는 턴오버가 문제이긴 하지만, 콘리나 마커스에겐 찾아볼 수 없는, 4개의 창을 아주 잘 쓴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리딩... 이것만으로도 틴슬리는 아무리 칭찬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입니다. 특히나 간간히 터뜨려주는 중장거리 점퍼는 답답한 곰돌네 공격에 활로를 열어주기도 합니다.
타빗의 활용도 이젠 슬슬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 15분도 못 뛰고 있지만, 가비지 타임이 아닌 박빙에도 기용되면서 출전시간대비 상당히 좋은 스탯을 찍어주고 있습니다. 랜돌프에게 박치기 한 방 먹더니 정신을 차렸는지, 예전에 보던 골밑에서 자리 못잡고 어리버리하던 모습은 이제 못 찾아보겠더군요. 리바싸움에도 적극가담하고 블락할 때에도 한 번 더 생각해서 파울을 피하려는 모습이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리그 룰에 적응시킨 다음에 서서히 출전시간을 늘린다면 최소한 뽑았다고 욕먹을 일은 없겠습니다.
콘리의 부진은 아쉽지만, 여차하면 벤치 득점원으로 돌리겠다는 홀린스 감독의 생각이 엿보이고 있습니다. 벤치는 이제 틴슬리, 영, 캐롤, 타빗... 이렇게 fix시킨 상태라 앞으로는 계속 9인 로테이션을 돌려서 이 9명 선수의 경기력을 배가시킬 계획으로 보입니다. 이미 선수들의 롤은 다 정해졌고 앞으로 경기를 거듭하면서 120% 역할 소화만 해 주면 될 듯 합니다.
경기는 졌지만, 4쿼터 정줄놓는 6분 전까진 정말로 경기력 괜찮았고, 이 페이스가 지난번 연승을 계기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게 고무적입니다. 내일 백투백원정, 그것도 한동안 못 이겨 본 유타전인데, 질 땐 지더라도 이 좋은 페이스는 이어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잘 좀 해라 곰팅이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