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09년 5월 28일 목요일
구글의 공동 창업자 두 사람은 연례보고서에 들어갈 편지를 매년 번갈아 가며 쓰고 있습니다. 저희는 2008년도 창업자 편지를 구글 IR 사이트에 올렸습니다. 지난 7일 마운틴 뷰 본사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를 맞이해 더 많은 사람들과 이 내용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 편지를 읽어보시거나, 웹캐스트를 통해 생중계가 되었으니 이를 참고하셔도 됩니다. – 편집자주.
서론
구글이 연례보고서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4년부터 저와 래리 페이지는 매년 교대로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수십 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경제위기의 한복판에서 제가 편지를 쓰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습니다. 제가 이 편지를 쓰는 동안 경제적 어려움을 반영하는 검색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고, 주요 시장지표는 18개월 이전 수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저는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희소성이 명석함을 낳는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어려울수록 정신을 집중하고 창조적으로 생각하게 되며 도전에 맞서려고 합니다. 지금의 글로벌 위기보다 규모는 작지만 2000~2002년 닷컴버블 붕괴라는 위기가 있었을 때 구글과 같은 기업들은 어려운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지만, 그 결과로 전보다 오히려 강해졌습니다.
새로운 위기는 구글 창립 후 첫 10년이 지난 후에 찾아 왔습니다. 10년의 기간 동안 구글과 웹, 인터넷에는 엄청난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짧은 기간 동안 우리가 이룩한 것과 잘못한 것을 회고해 보면, 저는 다음 10년 동안 어떤 일이 생길지 몹시 궁금합니다.
좀 더 오래된 과거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세계의 첫 번째 웹페이지가 만들어진 것은 1990년 일입니다. 1992년 말에는 전세계 웹사이트가 26개에 불과했기 때문에 검색 엔진의 필요성이 그다지 크지 않았습니다. NCSA 모자익(최초의 웹 브라우저)은 1993년에 나왔는데 이 때 새로 나온 모든 웹사이트는 하루에 하나 꼴로 "What's New" 페이지에 추가되곤 했습니다: http://www.dejavu.org/prep_whatsnew.htm. 5년 뒤인 1998년, 웹페이지 수는 수천만 개로 늘었으며 이때서야 검색의 중요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이 시점 구글은 스탠포드 대학에서 시작된 소규모 연구 프로젝트에 불과했으며, 그 해 말 작은 벤처기업이 되었습니다. 당시 검색 인덱스는 레고와 같은 블록안에 들어있는 몇 개의 디스크 드라이브로 처리되었습니다. 아마도 학교에 있는 몇 천명의 사람들만이 이 같은 검색 서비스를 이용했을 겁니다.
이야기를 오늘로 돌려보면 그 동안 있었던 규모상의 변화는 실로 놀라운 것입니다. 구글의 검색 인덱스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웹 자체만 1만 배의 규모로 늘어났습니다. 현재 구글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은 매일 수억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현재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많은 웹 기업과 마찬가지로, 저희 서비스의 대부분은 전세계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인데 무료가 가능한 이유는 광고로 수익을 충당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개도국의 어린이가 이용하는 것이나 세계 최고의 갑부가 이용하는 것이나 모두 동일한 온라인 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점에서 구글이 정보의 민주화에 어느 정도 기여한 부분을 저는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도 해야 할 숙제는 많습니다.
검색(Search)
검색은 초창기부터 그랬듯이 구글의 핵심 서비스입니다. 웹은 수년 동안 그 규모가 급격하게 변했기 때문에 검색결과의 표시와 품질 또한 1998년 이후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과거 1년만 보더라도 구글의 웹검색에는 359건의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거의 하루에 한번씩 변화가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이 같은 변화에는 개인화(personalization, 2005년에 광범위하게 런칭되었습니다)에 기반한 랭킹처럼 눈에 쉽게 띄지는 않지만 연관성 높은 검색 결과를 얻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변화가 있습니다. 또 눈에 바로 보이고 검색 효율성도 높은 변화도 있습니다. 철자자동정정, 자동주석, 검색제안 기능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저희가 지난 10년간 달성한 성공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도 개선해야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완벽한 검색은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을 요구하는데 여기까지는 아직 요원한 느낌입니다. 그러나 검색어나 문서를 더 잘 “이해”하는 검색엔진은 조만간 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일을 이미 성취했다고도 하며, 구글의 시스템도 외부로 보이는 것보다 지능적인 측면을 많이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분야는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는 못합니다. 한 가지 이유는 웹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 특정 검색어에 대해 동일한 어휘를 사용한 문서가 무수히 많기 때문입니다. 웹이 성장하면서 사용자들의 호기심 또한 넓어지고 깊어집니다. 구글의 검색엔진은 다가오는 10년간 더욱 "스마트"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인터페이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오늘날 구글 검색결과의 기본 구조는 10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단순함이 주는 효용 때문입니다. 사실 구글 홈페이지는 해가 갈수록 단순해지고 있습니다: http://blogoscoped.com/archive/2006-04-21-n63.html. 그러나 검색 인터페이스에서는 더욱 의미심장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휴대전화를 통해 음성으로 검색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굳이 검색어를 입력하지 않아도 구글 리더(Google Reader)가 알아서 흥미로운 블로그를 사용자에게 제안해주기도 합니다. 이대로라면 향후 10년 안에 구글의 검색과 검색결과는 많은 변화를 겪을 것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일어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검색결과가 더 이상 웹페이지로 머무르지 않고 이미지, 비디오, 책, 지도 등으로 확장되었다는는 점입니다. 저희는 애초부터 포괄적인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웹페이지를 초월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2001년에는 구글 이미지 검색을 선보였으며, 구글 그룹스(Google Groups)를 통해서 가장 방대한 양의 유즈넷(Usenet) 게시물 아카이브(1981년부터 총 8억건)를 검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난 가을에는 이미지 검색(Image Search)을 확대해 라이프지(LIFE) 사진 아카이브를 검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여기에는 총 천만 장의 사진이 수록돼 있으며 이 중 95%는 비공개 사진으로 지구 궤도를 따라 도는 스카이랩(Skylab) 우주 정거장이나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하는 모습 등 역사적인 순간을 담은 사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미지를 검색에 통합하는 과정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검색어와 사진의 연관성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사진 주변의 텍스트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미래에는 첨단 컴퓨터 장치로 사진을 판독해 그 자체의 연관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유튜브(YouTube)
비디오는 종종 엔터테인먼트 매체로 분류되지만 이 또한 고품격의 정보원으로써 매우 중요합니다. 스포츠, 여행지 소개 등 일부 검색어는 비디오가 검색결과로 더 자연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비디오는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저도 비디오 평을 보고 RAID를 구입했습니다), 과학실험, 양자역학 강좌와 같은 교육용 자료에 대해 검색할 때 매우 유용합니다.
구글 비디오(Google Video)는 지난 2005년 TV 컨텐츠를 위한 검색 서비스로 처음 소개됐는데, 당시에 폐쇄자막방송으로 검색이 가능해졌고 UCC는 아직 활발하게 제작되지 않을 때였습니다. 이후 구글 비디오는 개인이나 기업이 자체 제작한 비디오를 올릴 수 있는 사이트로 발전했습니다. 오늘날 구글 비디오 검색은 다른 많은 비디오 호스팅 사이트를 찾아줍니다. 이러한 사이트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이 2006년 구글이 인수한 유튜브입니다.
분당 15시간 분량의 비디오가 유튜브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 매주 8만6천편의 영화가 상영되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튜브는 전세계 정치 지도자(미국 대통령, 일본, 영국, 호주 총리), 왕족(영국 여왕과 요르단의 라니아 왕비), 종교지도자(교황)는 물론 표현의 자유를 찾는 사람들(베네수엘라 정부가 엘 옵세르바도르(El Observador)를 폐쇄하자 유튜브를 통해 방송 시작)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비디오가 처음 생겨났을 때는 작고 흐릿한 이미지에 불과했습니다.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비디오가 HD급 화질(720열 이상)을 자랑하며, (비디오 압축 기술 향상 덕분에) 컴퓨터 화면이나 TV, 휴대폰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합니다. 미래에는 각종 기기에서 영화관 화질 수준(4000행 이상)의 비디오를 즉시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적(Books)
서적은 전계에 걸쳐 가장 광범위하고 유용한 정보원입니다. 그래서 구글은 초창기 시절부터 언젠가 이러한 책 정보를 구글 검색에 반영하기를 바랐습니다. 몇 년 후, 래리는 사무실에 있던 임시 장비를 사용해 책을 디지털화하는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발전해 2003년 현재는 구글 도서검색(Google Book Search)으로 불리는 구글 프린트(Google Print)가 출시되었습니다. 오늘날 구글 도서검색을 통해 천만권에 달하는 책의 전문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지난 10월 저희는 미국작가협회 및 미국출판인협회를 포함된 대규모의 작가, 출판사 그룹과 기념비적인 협정을 맺었습니다. 이번 협정이 법원에서 승인될 경우 저작권이 있는 절판서적 수백만권에 대한 검색, 미리보기, 온라인 구매 등이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서비스가 미국 독자들에게 제공되는 것은 처음입니다. 저작권이 있는 절판서적의 경우 상당수가 서점이나 도서관에서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현존하는 서적의 대다수가 저작권이 있는 절판서적입니다. 이외에도 이번 협정은 많은 공공혜택을 제공합니다. 장애가 있는 사용자들의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이러한 서적에 대한 소유권을 관리할 수 있는 비영리 등록기관이 설립되고, 기초 연구를 증진시키기 위한 코퍼스가 창출되고, 미국의 모든 공공도서관에서는 단말기를 통해 이 책들에 대한 무료 접근권을 제공하게 됩니다.
지리정보(Geo)
전세계의 책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것도 야심찬 프로젝트지만, 이보다 더욱 큰 도전과제는 전세계 지리를 디지털화하는 것입니다. 지난 2004년 10월 키홀(Keyhole, 구글 어스의 기원) 인수 후 구글의 목표는 고품질의 지리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구글 어스(Google Earth)와 구글 지도(Google Maps)에 이미지, 지형도, 도로, 건물, 주석 등 모든 지리 정보를 담아 하나의 세계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오늘날 저희는 위성, 항공, 자동차, 사용자 컨텐츠를 한데 연결하는 동시에 정부, 기업, 사용자 등으로부터 도로정보와 같은 주요한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파키스탄에서 구글 맵 메이커(Google Map Maker)를 선보이자 사용자들이 지도상에 표시되지 않았던 2만5000 킬로미터에 달하는 도로정보를 단 2개월 만에 추가했습니다.
광고(Ads)
저희는 항상 수익에도 도움이 되면서 검색결과 페이지의 품질에도 가치를 더해주는 광고 시스템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주위를 산만하게 만드는 요란한 광고 대신 관련성이 높고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하는 텍스트 기반의 광고를 검색결과의 상단과 오른쪽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여러차례의 실험단계 후, 저희는 2000년 350명의 광고주가 참가한 가운데 최초의 셀프서비스 광고 시스템인 애드워즈(AdWords)를 선보였습니다. 애드워즈 광고는 당시 배너 광고에 비해 소액의 수익을 창출했지만, 닷컴버블 붕괴 후 이 모델은 저희의 생명줄이 되었습니다. 이후 어스링크(EarthLink), AOL 등에 적용하면서 애드워즈는 다른 회사에게도 중요한 수익원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애드워즈는 단지 구글의 기능 중 하나가 아닌 귀중한 트래픽을 유입하고 수십만 건의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거대한 생태계로 성장했습니다. 사실 여러 측면에서 애드워즈는 광고에 대한 접근성을 평등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공개시장을 통해 규모가 작은 기업이나 벤처기업도 기존의 대기업들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공간이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애드워즈는 또한 저희가 검색하는 컨텐츠를 구성하는 상당수의 웹사이트에게도 중요한 수익원이 됩니다. 지난해 애드센스(구글 퍼블리셔 프로그램)는 구글의 퍼블리싱 파트너에게 50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안겨주었습니다.
지난해는 더블클릭 인수를 통해 또 다른 광고 포맷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는 그 동안 저희가 강조해 온 관련성 높은 텍스트 기반 광고와 상충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유튜브의 비디오 광고나 역동적인 게임 웹사이트의 광고에는 리치 미디어 형태의 광고가 적합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애드센스 포 TV(AdSense for TV)라는 서비스를 통해 TV용 비디오 광고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목표는 광고주와 퍼블리셔의 목표와 사용자층에 맞는 형태와 매개를 통해 매칭시켜주는 것입니다.
구글 광고 시스템의 성장 및 광고주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저희 광고 시스템은 막강한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이는 매우 유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지 및 영세 광고주들에게는 너무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저희 광고는 특성상 많은 종류의 제품을 한번에 둘러보기에는 최적이 아닙니다. 향후 10년에는 전세계 수천만 개 기업들의 제품을 한데 모아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시기와 장소에 바로바로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앱스(Apps)
회사 설립한지 2~3년 정도 됐을 때 저는 몇몇 동료와 함께 이메일 서비스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이메일함이 너무 커져서 이메일 공급업체들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다룰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컴퓨터나 플랫폼에서 이메일을 사용하거나 동기화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메일 액세스를 위해 VPN(가상 사설망)이 필요했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항상 VPN을 이용해야만 했고, 이로 인해 보안상의 리스크는 더욱 커졌습니다. 메일 검색은 느리고, 불편하고, 귀찮은 일이었습니다.
2001년 말부터 저희는 지메일(Gmail)의 원형모델을 내부적으로 사용했습니다. 당시 제공되던 이메일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웹 기반 제품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서비스와는 달리 이메일 용량이 많이 필요한 "파워 유저"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초기에는 구글 내부에서 사용하기 위해 개발했지만, 이 제품이 전세계 사용자 모두에게 유용한 제품이라는 사실이 곧 분명해졌습니다. 지메일이 2004년 외부에 공개됐을 때, 다른 주요 웹 메일 사이트들은 2MB, 4MB 용량의 메일 용량을 제공했습니다. 이는 오늘날 한 개의 첨부 메시지 용량보다도 작습니다. 지메일은 출시 당시 기본 용량으로 1GB를 제공했습니다. 여기에 구글의 강력한 검색기술을 비롯해 기존 웹메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기능까지 추가로 제공했습니다. 그 이후 지메일은 이메일 시스템의 한계를 넘어 채팅, 비디오 컨퍼런스, 오프라인 기능(지난 1월 지메일 실험실 통해 소개)까지 갖추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일부 구글러들은 25 GB의 이메일 용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10년 전 이메일도 수 초 만에 검색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이 편지를 읽을 때쯤이면 프랑스어로 쓰여진 이메일을 영어로 바로 읽을 수 있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으로도 알려진 웹 기반 서비스의 이점은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 없다는 점입니다. 모든 데이터가 데이터 센터에 안전하게 저장됩니다(자신의 하드드라이브가 깨져도 걱정이 없습니다). 웹브라우저가 있고 인터넷 접속이 되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그리고 가끔 인터넷 접속이 안돼도 가능합니다 — 아래 참조).
아마도 더욱 중요한 것은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저는 구글 문서도구(Google Docs)를 통해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제가 편지를 쓰는 동안 다른 사람들도 동시에 편집을 하고 있습니다. 조금 전에 저는 잠깐 자리를 비우고 다시 랩탑에서 작업을 했습니다. 저장하기 버튼을 누르거나 동기화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모든 작업이 자동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편안하게 작업을 이어서 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총 세 개의 OS와 두 개의 웹브라우저를 바꾸어가며 이 편지를 쓰고 있는데, 이 과정 가운데 특정 소프트웨어나 복잡한 기능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구글 앱스의 제품군에는 지메일과 구글 문서도구 외에 스프레드시트, 캘린더 등도 포함됩니다. 이 서비스는 기업, 대학 등 어떤 단체든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제넨테크사, 워싱턴 DC 시정부, 애리조나 대학, 스웨덴의 고텐부르크 대학 등 수백만 개의 조직들이 구글 앱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미 수천만 명의 사용자가 구글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체나 비영리 단체가 이들 제품을 구글 앱스를 채택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제품 사용법에 대한 별도의 교육이 필요 없으며, 구글 사용자들이 기꺼이 나서 사용방법을 열성적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구글 앱스는 개인보다는 기업이나 단체에서 활용할 효과가 높습니다. 구글 앱스가 업무의 진행방식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구글 앱스 웹 양식(Google Apps Web Forms)을 활용하면 기업내 설문조사 결과를 매우 간편하게 수집할 수 있습니다. 이는 분산된 데이터를 손쉽게 수집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구글에서도 새로운 제품에 대한 내부 피드백을 받을 때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이러한 웹서비스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들 서비스는 그 동안 구글이 인수한 여러 기업에서 나왔기 때문에 서비스간 통일성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제품마다 공유 모델, 채팅 기능 등이 상이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현재 이러한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하나의 공통된 인프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작업은 곧 완성될 것이며, 이를 통해 서비스 전반의 통일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크롬(Chrome)
저희는 웹기반 서비스 모델에 많은 이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웹기반 서비스는 동시에 한계도 많습니다. 특히 웹브라우저의 느린 속도와 낮은 안정성, 오프라인 기능의 부재 등이 많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저희는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강구했습니다. 저희는 모질라 파이어폭스와 같은 웹브라우저에 코드를 기부하고 수익창출에 도움을 줌으로써 이들이 자체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또 오프라인에서도 브라우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구글 기어(Google Gears)와 같은 익스텐션도 개발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저희는 웹브라우저가 작동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는 각각의 탭을 독립적인 샌드박스로 분리해 하나의 웹사이트가 문제를 일으켜도 브라우저 전체가 다운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보다 뛰어난 웹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훨씬 빠른 성능의 자바스크립트로 구동하는 브라우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희는 구글 크롬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브라우저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크롬은 멀티-프로세스 모델로, V8라는 매우 빠른 자바스크립트 엔진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획기적인 기능이 아주 많기 때문에 여러분도 직접 사용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크롬은 아직 맥이나 리눅스에서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를 포함한 많은 사용자들이 일상적으로 크롬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희 계획대로라면 이런 문제는 올 연말까지는 해결이 될 것입니다. 물론 이는 시작에 불과하고 크롬은 앞으로 계속해서 진화할 것입니다. 더욱이 다른 웹 브라우저도 크롬의 등장으로 인해 자극을 받아 자바스크립트 성능을 개선하는 등 브라우저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Android)
저희 지난 2000년 처음으로 모바일용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그 후로는 더욱 개인화된, 고성능의 모바일 서비스로 한발짝식 진보해 나갔습니다. 제가 현재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다니는 휴대전화는 제가 1998년 당시 사용했던 데스크탑보다 더욱 강력한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스마트폰이 데스크탑 컴퓨터보다 더 많이 팔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실 여러분의 가장 '개인화된' PC는 바로 주머니에 넣고 스마트폰입니다. 현재 일본에서는 구글 검색 트래픽의 1/3 가까이가 모발일 기기를 통해 유입되고 있습니다. 세계가 곧 어떻게 바뀔지를 암시하는 통계자료입니다.
그러나 모바일 소프트웨어의 개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각 모바일 기기와 이통사마다 상이한 모바일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분배하려면 개별 이통사 및 제조업체마다 별도의 사업을 구성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애플, 노키아, RIM,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앱스토어를 활발하게 열고 있고,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HTML 5 채택도 도움을 주고 있지만 광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어 있는 전세계 휴대전화 사용자들에게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저희는 지난 2005년 벤처기업 안드로이드(Android)를 인수해 이통사 및 제조업체 모두에게 열려 있는 개방형 모바일 운영체제를 창조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습니다. 많은 노력 끝에 지난해 안드로이드폰을 선보였습니다. 오픈 소스 플랫폼이기 때문에 누구든지 자유롭게 이용하고 수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개방형 플랫폼이 앞으로는 어떠한 혁신을 이루어낼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는 손쉽게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고 모든 안드로이드 기기에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편리합니다. 현재까지 Shop Savvy(바코드를 읽어 가격을 비교하는 기능)나 구글 친구 찾기(Google Latitude), 기타 히어로 월드 투어(Guitar Hero World Tour) 등 1000여개의 애플리케이션이 안드로이드 마켓에 올라와 있습니다.
인공지능(AI)
지난 10년간 컴퓨팅의 힘이 엄청나게 변화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구글의 데이터 센터가 성장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웹, 서적, 비디오 등 다양한 데이터의 성장과 처리가 가능했습니다. 또 한때 공상의 영역에나 존재했던 인공지능과 같은 문제가 현실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습니다.
구글 번역(Google Translate)은 1,640개의 언어 세트에 대한 자동 기계 번역을 지원합니다. 이는 대규모의 컴퓨터 클러스터와 광범위한 단일언어 및 다국어 텍스트의 집합을 통해 실현했습니다: http://www.google.com/intl/en/help/faq_translation.html. 이러한 기술은 구글 검색에도 반영이 되는데, 특정 언어로 검색을 하면 해당 언어로 검색결과 또한 번역해서 제시하게 됩니다.
구글 보이스 검색(Google Voice Search)는 2001년 데모 버전으로 제공됐다. 이것이 오늘날 구글 모바일 앱(Google Mobile App)과 구글 보이스(Google Voice)의 음성검색 기능인 GOOG411로 발전했습니다. 이 시스템 또한 광대한 언어훈련 집합 및 고도의 컴퓨팅 기술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구글의 사진 호스팅 사이트인 피카사웹(PicasaWeb)은 소비자 웹 서비스에 최첨단 컴퓨터공학을 결합해 얼굴 인식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몇 개월 전에는 구글 플루 트렌드(Google Flu Trends)를 선보였습니다. 구글 플루 트렌드는 로그 데이터를 활용해(이 과정에서 개인정보의 공개는 당연히 없습니다) 질병통제관리센터(CDC)보다 몇 주 앞서 플루 발생 예보를 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검색 품질 향상에 사용되는 데이터의 집합이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관련성이 없는 이슈에 적용이 돼 생명을 구하는 일에 도움을 주기까지 한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이것이 향후에는 예보의 차원을 넘어서 원인을 추론하거나 질병을 치료하는데까지 기능이 확대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구글 플루 트렌드는 검색 로그와 같은 광범위한 데이터 집합를 강력한 데이터 발굴 능력과 결합하면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동시에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줍니다.
결론
기술의 놀라운 속도를 감안하면 먼 장래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해도 지난 10년을 바탕으로 다음 10년은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향후 10년 동안 컴퓨터의 속도는 100배 빨라지고, 가격은 100배 저렴해질 것입니다. 오늘날 인공지능이라고 불리는 이미지 처리, 음성 인식, 자연 언어처리와 같은 기능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기능이 될 것입니다.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새롭고 놀라운 기능들이 탄생할 것입니다.
전세계 인구의 절반 정도가 현재 컴퓨터와 휴대폰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지만, 다가오는 10년에는 인터넷 인구가 수십억 명 더 늘어날 것입니다. 웹서비스와 같이 간편하면서도 강력한 컴퓨팅 모델을 활용함으로써 사람들은 더욱 생산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툴을 활용하면 기존에는 대기업만 성취할 수 있었던 일을 개인, 소그룹, 중소기업들도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영화 제작, 제품 생산 또는 전쟁 보도 등 어떠한 일이든지 상관 없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는 무엇이든 조사하려면 그 지역 도서관까지 가야만 했고, 그곳에서도 운이 좋아야 관심 있는 주제에 관한 책 한두 권을 겨우 찾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처럼 원하는 주제에 대한 정보를 수 초 만에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습니다. 지금은 전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껴있있지만, 오늘의 어린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 쯤이면 현재의 불경기도 역사 속 작은 흔적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개발되는 기술들은 그들의 생활방식을 결정짓게 됩니다.
작성자: 구글 공동창업자 겸 기술부문 사장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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