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이면 흥이 되고, 두 잔이면 약이 되는...
우리 술 빚기~!
세계 어느 민족이나 고유한 전통의 술을 가지고 있다. 또 그 술에는 그 나라가 가진 문화와 환경, 역사가 농축되어 있다. 프랑스의 와인, 독일의 맥주, 영국의 위스키, 러시아의 보드카 등은 그 나라의 전통술이 세계화된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술과 관련된 우리 민족의 이야기는 고려 시대의 학자 이승휴가 지은「제왕운기」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하백의 딸 유화가 해모수의 꾀에 속아 술에 만취된 후 해모수의 아이를 잉태하였는데 그가 주몽이라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 선조들이 음주와 가무를 즐긴 민족이라는 사실은 여러 고문헌에 잘 나타나 있다. 우리술은 국가의 행사는 물론 신에게 바치는 제물에서부터 개인의 관혼상제 및 희로애락에 이르기까지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화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원료의 처리방법, 누룩의 종류 및 제조방법 따라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진 술을 빚어 계절의 변화와 풍류를 즐겨왔다. 또 술에 한약재를 첨가함으로써 질병치료 목적에 따른 다양한 약용주를 제조하였으며 체질에 따른 술의 선택 및 음주 방법을 정립하여, 술이 곧 보약이 되게 하였다. 그래서 우리 술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우수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마시는 술은 물을 제외하면 알코올이 주요한 성분으로 막걸리는 5~8%, 약주는 12~15%, 증류식 소주는 40% 이상의 알코올이 함유되어 있다. 이 알코올은 효모에 의해서 만들어지는데, 일반적으로 효모는 포도당과 같은 저분자 화합물을 알코올로 만드는 원료로 사용된다. 예를들면, 단당류가 주요성분인 포도의 경우 효모만 첨가해 발효하게 되면 맛있는 와인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주는 서양의 술과 달리 쌀을 주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효모가 이용할 수 있도록 쌀의 고분자를 저분자로 분해해주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발효제인 누룩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소 한 마리를 통째로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칼을 사용하여 잘라먹게 되는데, 이 칼과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이 누룩인 셈이다.
전통주를 만드는 것은 마치 라면을 끓이는 것처럼 간단하다. 용기에 물을 붓고 여기에 밥과 누룩, 효모를 넣어 20~25℃로 1주일만 유지시켜 주면 맛있는 전통주가 완성된다.
집안에서 먹고 남은 잔 밥을 냉장고에 얼려 놓았다가 활용하면 음식쓰레기도 줄일 수 있고 술도 빚을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맛있다고 상업적으로 판매해서는 안 된다. 현행 주세법상 자신이 만들어 마실 수는 있으나 영리목적으로는 허용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누룩이나 효모는 현재 시판되고 있다.
누룩은 송학곡자와 같은 재래누룩과 한국효소에서 생산되는 개량누룩이 있다. 강한 누룩향과 복잡 다양한 맛을 원한다면 재래누룩을, 깔끔하고 단조로운 맛을 추구하면 개량누룩을 사용하도록 한다. 만약 조화된 맛을 원한다면 두 종류의 누룩을 섞어서 사용해도 된다. 효모는 빵 재료 판매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빵용 효모(이스트, yeast)로도 충분하다.
가정에서 손쉽게 만드는 우리 술---------------------
고두밥(술밥) 만들기
쌀 씻기(세미) 쌀(멥쌀) 2kg을 깨끗한 물에 여러 번 충분히 세척한다.
쌀 불리기 씻은 쌀을 약 3시간 동안 물에 넣고 불린다.
물빼기 충분히 불린 쌀을 소쿠리에 옮겨 담아 30분간 물을 빼준다.
고두밥(술밥)찌기 쌀을 시루나 찜통에서 찌되 찜통뚜껑 대신 광목으로 덮는다.
김이 위로 솟은 후부터 30분 찌고서, 30분간 뜸 들인다.
식히기 고두밥을 잘 펴서 30℃까지 냉각시킨다.
누룩과 섞기 식힌 고두밥에 재래누룩 200g 또는 개량누룩 40g을 첨가하고 잘 섞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