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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 스크랩 마이독 안내견학교 1일체험
아기똥풀™ 추천 0 조회 0 09.06.04 13:0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마이독에서 진행한 안내견학교 1일 체험 이벤트!(이진아씨)

 
 마이독에서 진행한 안내견학교 1일 체험 이벤트!
열화와 같은 성원 속에 오직 한 분을 뽑아야 한다는 압박감.
추첨과 심사를 통해 '이진아'씨가 그 날의 영광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른 아침 부지런히 와주신 이진아씨.
먼 길로 하루의 체험을 위해 2박 3일을 투자한 그 열정에 감사합니다!
 
어렸을 적에,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무엇엔가 무척 화난 상태에서
주위도 살피지 않은 채 빠른 속도로 걸어가다가 누군가와 심하게 부딪힌
적이 있었습니다. 기분이 나쁜 상태였던지라 짜증이 치밀어 올라 그
사람을 한껏 노려보며 고개를 들었을 때, 그제야 그가 흰 지팡이를 짚은
시각장애인인 것을 알 수 있었죠. 어린 마음에 순간 머릿속이 멍해지면서
죄책감이 밀려왔지만, 한마디 사과도 건네기 전에 그분은 벌써 저만치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안내견 체험에 앞서 먼저 시각장애 체험을 하면서 문득 그 때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 분에게도 든든한 안내견이 있었다면, 저랑 부딪히는 불상사를 면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흰 지팡이 보행과 안내견과의 보행은 정말 큰 차이가 납니다.
20분 정도 걸리는 목적지를 두고 40분동안 1/3도 가지 못하고 길이 아닌 곳에서 헤매던 내가 씩씩한 훈련견 채송이와 함께 도로를
건너고 계단을 내려가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채송이가 내내 나에게 신경 쓰고, 주변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
하네스를 통해 전해져 왔습니다.
눈을 가리고 채송이와 함께 걷는 동안 주변에서 신기한 듯 말하는 소리, 개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내가 이렇게 개에게 의지하고
있을 때, 그렇게 하는 것이 상당한 위험요소가 될 것이라는 것도 바로 와 닿았죠.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전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단순히 귀여운 강아지로 생각하거나, 그저 신기하게만 바라보는 인식이 개선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점심 먹는 동안 묵묵히 식탁 아래에 엎드려 있는 모습은 항상 먹을 것 앞에서 날뛰는
개들만 알던 저에게 완전 감동이었습니다. 내심 고기 한 조각 던져주고 싶었지만 꾹
참았지요. 오후에는 견사에서 훈련견과 은퇴견들의 생활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그루밍, 목욕, 밥주기, 배변...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열심히 따라 했는데 제가 하니
영 어색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싫어하지 않고 묵묵히 따라줘서 고마울
뿐이었어요. 얼핏 보기엔 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녀석들을 하나하나 구별하고 이름을
불러주는 사육사 선생님이 대단해 보이더군요. 견사에서 개껌을 씹는 녀석들을 보며, 사실 함께 잔디밭에서 뒹굴며 놀고 있을 그림을 머릿속에서 그리다가도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냈고, 앞으로 해야 할 아이들이라고 생각하니 어쩐지 너무 대단하게 느껴져서 개들을 쉽게 대할 수 없었습니다.
정말 주어진 시간동안 할 수 있는 건 최대로 해 본 것 같았습니다. 하루라는 짧은 일정으로 개들의 성격도 알 수 없었고, 친해질 기회도
갖지 못했던 것이 내심 아쉬웠지만요. 이런 건 앞으로 시간을 내어 종종 봉사활동을 하면서 알아가야 하겠지요. 사실, 기왕 이벤트로 뽑힌
김에 구조견이랑 다른 곳도 다 들여다보고 싶었지만 실례가 될까봐 꾹 참았습니다.
잠깐 줄을 잡고 걸었을 뿐인데도 견사에 돌아왔을 때 알아봐 준 포실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 정말 의지가 된 채송이, 함께 그루밍
했던 행복이, 바다, 적당히 싫은 기색을 비치며 나에게 목욕 당했던 점잖은 노견(헉!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요. 모습은 생생한데!),
E-칼라(엘리자베스 칼라)를 쓰고 정말 순진무구하고 간절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뒹굴던, 그러나 혼나고 바로 의젓해지던 보은이.
실제로 접한 적이 없던 안내견이 이렇게 많이 모인 곳에서 하루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친절하게 하나하나
가르쳐주시고, 설명해 주셨던 선생님들도 잊지 못할 겁니다. 안내견 양성이 사회적인 차원에서 좀 더 고민되고, 또 실천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이번 체험으로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흔치 않은 경험을 해본 사람으로서, 앞으로 사람들에게 앞장서서 안내견을 알리겠습니다.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언제, 어디에서나 환영받는 존재가 될 수 있어야겠지요. 마지막으로 잊지 못할 시간을 선물해 주신 안내견학교
선생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추신.
쓰고나니깐 엄청 딱딱한 것 같네요. 사실 개를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그래서 정말 기다렸었고, 또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돌아가는
버스에서 목욕시키느라 손에 밴 개 냄새를 맡으며 뿌듯해 질 만큼요. 더 오래 머물면서 많이 배워갔으면 더 좋았겠지만요..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큰 일을 할 아이들이라고 생각하니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개들과는 다르게 느껴져서 막 친한척을 못하겠더라구요.
평소에도 사람을 향한 개들의 맹목적인 애정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왔었습니다.
 시골 할머니댁에서 매일 발로 차이고도 할아버지를 좋아하는 강아지를 보면
특히... 하루 동안 저를 책임지셨던 선생님들 너무 감사드리구요, 훈련견들도
너무너무 귀여웠어요. 사실 이틀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막판에 눈이 좀
풀리긴 했는데요, 절대 힘들거나 해서 그런건 아니었어요. 내심 일찍 끝나서
아쉬워하고 있었다구요. 당장은 봉사 활동할 처지도 못되지만...
꼭 다시 찾아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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