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질퍽한 황톳길,
질퍽한 황톳길은 억지로 걷지 않아도 되는 길이지만,
내가 좋아서 걷는 길입니다,
내가 좋아서 걸으니 질퍽한 황톳길은 괴로운 길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걸어지는 길입니다,
인생살이는 마르고 고운 땅만을 골라서 걷는것이 아니라,
때로는 발이 푹푹 빠지는 진탕길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것은 내가 좋아서 선택한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내가 선택한 일들의 결과입니다,
"내가 지어서 내가 받고 걸어가는 길" 임을 알아 차리고,
기쁨으로 받아 들이면 주어지는 모든 순간, 만나지는 모든 것들은 다만 기쁨일뿐입니다,
덜 질퍽거리는 길도 걷고,
마른 땅도 걷습니다,
인연이 주어지는대로 받아 들이면,
주어지는 순간, 어느것 하나도 소중하지않은 것은 없습니다,
걷다가 이렇게 멋진 카페에서 커피도 한잔씩 마십니다,
전망좋고 멋진 커피숍입니다,
반환점의 정자에서 명상도 해 봅니다,
자연속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어 보는 시간입니다,
돌아 내려와 발에 묻은 흙을 씻어 냅니다,
내 삶속의 걸음마다
보고 듣고 맛봄으로 묻어있는 찌꺼기도
늘 이렇게 닦아줘야 합니다,
질퍽한 길을 걷고나면 발이 이렇게 될수도 있습니다,
인생살이에 질퍽한 길을 만나면,
마음속에 미움과 원망과 증오라는
많은 오물이 묻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 순간순간마다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마음에 묻은 오물을 지워가야 합니다,
담마코리아 명상센터에서 수련생들이 겨울동안 먹을 김장을 합니다,
김장을 담으러 전국 여기저기에서 김장봉사를 하러 모였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모든것을 댓가를 지불하며 살고 있는것 같지만,
사실은 온 우주의 덕분으로 살아 갑니다,
자연히 주어지는것같은 공기와 물로부터,
태양과 물을 흡수해 열매를 맺어내는 식물들과.
그 식물들을 살게 만들어주는 미생물과,
오랜세월동안 많은 사람들의 시행착오로 얻어낸 삶의 지혜를 거저 얻고 살아 갑니다,
내가 잘 나서 내 힘으로 세상을 살아 간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입니다.
살아가는동안 내가 받은 것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돌려주는것은 댓가없는 봉사입니다,
김장을 담는것도 어느날 내가 문득 생각해낸 방법이 아니라,
오랜세월을 살아온 선조들의 지혜를 거저 얻은 것이지요,.
그 일부를 지금 연습해 봅니다,
소금에 절이고,,,
김치를 담는 법도
서울이 다르고,
경상도가 다르고,
전라도가 다르고,.
집집마다 사람마다 다릅니다,
누구나 내 방식이 가장 좋은 것처럼 생각됩니다,
내 방식대로 하지않는 모습을 보면서 일어나는 마음을 관찰하는것은 덤으로 얻는 공부입니다,
어느 방식이 옳은 것일까요?
옳음은 없습니다,
다만, 서로 다를 뿐입니다,
삶은 서로 각자 다른 방식을 가지고 살아 가며,
"나와 다른 너"를 이해하는 과정이 공부입니다,
까꿍은 어느덧 문득,
노보살이 되었습니다...ㅋㅋㅋ
찹쌀죽을 쑤는 노보살,,,ㅎㅎㅎ
그리고 젊은 사람들은 배추간을 하고 씻어 줍니다,
젓갈을 사용하지않는 수행자의 김치는 맛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사과를 많이,,,
간이 잘 되었나 몰라?
"내 방식으로 하면 간이 더 잘 먹는데~~~"
이 마음을 버리면 됩니다,
김치를 더 맛있게 담아서 행복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김치가 좀 덜 맛있게 담아 진다고 해도,
네 방식을 인정할때 삶은 더욱 행복해 집니다,
네가 내 뜻대로 안하면 큰일이 날것 같지만,
내 의견을 버리고,
네 뜻대로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와 분쟁과 싸움은 내 뜻을 고집할때 생기는 것입니다,
조화롭고,
평화롭고,
행복한 삶은
내 뜻대로 해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과 내 고집을 버려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무아이며, 무아집입니다,
김치담기는 3박 4일의 일정입니다,
틈틈이 밥도 먹고, 쉬엄쉬엄,,,
인생은 일하려고 사는것이 아니라,
즐겁게 살기위해 일을 하는 것입니다,
일때문에 즐거움을 포기한다면 전도몽상이지요,,,
쉬엄쉬엄,,,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져서 가을이 깊어짐을 알려 줍니다,
문득 가을이 와 있음을 알고,
문득 나이가 들었음을 발견해 갑니다,
언제든 죽음은 찾아오는 것이고,
그것이 오늘이 될지, 내일이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주어진 지금 이순간을 즐겁게 살아갈 뿐입니다,
모두들 바쁘지만,
마음은 즐겁습니다,
모두들 각자의 일을 하지만,
결국은 하나의 일을 합니다,
김장의 하일라이트.
가장 중요하고 힘든 양념만들기,,,
"음,,,그래,,,이 맛이야~~~" ㅋㅋㅋ
모든 준비를 마치고 김치를 만듭니다,
김치 하나를 만들기위해 많은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 많은 과정들이 양념속에 녹아들고,
그 양념을 발라 김치를 만듭니다,
삶의 모든 순간순간들의 감사함이 모여 삶을 조화롭게 만들고,
그 조화로움이 마음속에 평화와 감사함을 심어
인생을 행복에 이르게 하는 것처럼,,,
모두 함께 열심히 행복을 일궈내듯이,,,
묻히고, 담고, 나르고,,,
마무리로 부스러기 김치를 담습니다,
이만큼의 김치를 담았습니다,
이 김치가 겨울동안 명상을 하는 수련생들을 위해 잘 쓰여지기를 바라며,,,
"아직 다 끝난것이 아니여,,,"
겉잎 버려진것을 주워다 시래기를 만듭니다,
"노보살값을 해야지,,,ㅎㅎ"
겨울동안 수련생들의 된장국이 되어줄
시래기를 가지런히 정리해 썰어서 냉동보관합니다,
이제 모든 과정을 마쳤습니다,
다음에 들어올 수련생들을 위해 방석을 준비합니다,
이제 아침식사를 하고 모두 각자의 집으로 돌아 갑니다,
함께 마음을 내어 만들어간 즐거운 시간을 마무리 합니다,
가을이 깊어지는 명상센터를 떠납니다,
집으로 돌아올려고 했는데,
갑자기 마이산으로 왔습니다,
두 사람이 마이산을 가보고 싶다고해서
차를 태워 준다는 핑계로 덩달아 우리도 마이산 구경을 합니다,
명상센터 근처에 있는데도 오래전에 한번 와 보고는 못 왔던 곳입니다,
낙업이 깔린 계단을 걸어 올라가며
수다수다,,,,
은수사앞에 도착해서 한컷,,
더 이상 안가도 충분히 만족한 산행입니다,
앉아서 우리끼리 수다수다,,,
앞에 마이산 큰바위있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몰랐지요,,
그냥 큰바위인지 알고 찍었는데,
사진을 보니 사람얼굴 같네요,..
우리는 바로 앞에 큰바위얼굴을 두고 사진을 찍으면서도 큰바위인지도 몰랐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보고도 모르고,
경험하고도 모르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내가 아는 것을 고집할 것도,
내가 본 것을 고집할 것도,
내 경험을 고집할 것도,
아무 것도 없습니다,
돌아가는 길,,,
우리는 열심히 이야기하고,
충분히 즐거워 합니다,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계단을 올라 갑니다,
마음속에 반짝이는 기쁨을 안고 돌아가는 길입니다,
"그러니까, 그것이 어쩌고 저쩌고~~"
꼭 필요한 이야기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안 필요한 이야기들이 삶에는 얼마나 많이 필요한지 모릅니다,
안 필요한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주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수 있게 됩니다,
산은 아름답고,
걸어가는 사람의 뒷모습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자연속에 묻히면,
자연이 나이고, 내가 자연입니다,
억지로 애쓰지 않고,
자연속에 묻혀사는 것이 조화로움입니다,
마이산을 떠납니다,
진안 터미널앞에서 국수 한그릇씩을 먹고 헤어 집니다,
이제 모든 일을 마치고
각자의 집으로 헤어지는 시간입니다,
집으로 가는 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전선희님과 카피 한잔을 마시고
헤어 집니다,
눈이 잘 보이지 않아도 아직은 쓰임새가 있어서 고맙고,
계단을 더듬거려 걸어 내려와도 아직 내 발로 걸을수 있음이 고맙고,
아름다운 가을을 마음에 담을수 있어 고마운 날입니다,
모든 존재가 조화로운 삶을 살아갈수 있기를,,,
모든 존재가 감사함으로 가득찬 평화를 가슴에 안고 살아 가기를,,,
모든 존재가 삶을 행복으로 채워가기를,,,
첫댓글 참 멋지다는 표현만으로도 부족할 만큼 멋진 글을 읽으며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인생의 지혜가 가득 담긴 선물같은 글과 사진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떤 인연으로 우리 모두가 연결되었을지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어느날 문득 또 뵙게 되는 날 반갑게 수다를 나누며, 김장을 버무리며(^^;;), 행복한 순간을 함께 보내기를 기대해 봅니다_()_
잘 읽어주신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어느날 문득, 배추를 사이에 두고 또 다시 마주 앉게 될지도 모르지요,ㅎㅎ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따뜻하고 따뜻합니다
행복합니다♡♡
계속 계속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