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와 조순남 말가리다(최 마리 에스텔 수녀)
말가리다 자매님 고혈압으로 심신장애와 언어장애가 왔다. 오래되다 보니 과일 하나를 사지 못하는 생활 장애인까지 되었다. 남편이 자녀들이 자꾸 하지 말라고 하는 말에 순응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귀어보니 열정이 뜨거운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장애 때문에 단체와 사람들과 잘 길게 어울리지 못하고 전전했다. 눈물을 흘리며 면담을 청해와서 성서백주간으로 하느님과 반원과 내가 동시에 친구가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초대하였다.
권유했더니 몇 번 나오다 도중에 그만두는 다른 사람의 유혹에 넘어가 ‘그만두겠다’라고 하였다. 오는 사람 막지 말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 하느님도 못하시고 하지 않으시는 것을 감히 난들. 다만 이렇게 말했다. "말가리다...나갔다가 다시 오고 싶으면 또 와" 진심 어린 그 말에 감동했던지 다시 돌아와 다시는 그만두겠다는 말을 하지 않고 3년 121주 백주간을 완주했다.
나는 3년이면 본당을 떠날 것을 알기에 반원 전부를 봉사자 훈련을 시켰다. 그러나 말가리다는 제외시키고자 했다. ‘장애인이라고 판단하고, 물어도 안 보고.’ 그런데 멤버 중 송 스텔라가 말했다. “수녀님 제가 집중 훈련해볼 테니 빼지 말아 주이소”
“어? 네~”
말가리다가 봉사자 시연을 하던 그 날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그녀는 메모지에 삐뚤빼둘 적어온 순서를 손으로 짚어가며 완벽하게 시연을 해냈고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그녀의 뿌듯해 보이던 얼굴. 잠시라도 그녀는 불가능 할 것같다고 생각했던 나는 두고두고 미안해야했다. 장애가 있으면 갈망도 꿈도 없어야하는가?이런 폭력과 무지를 가지고 있었다니... 이제 나도 늙음과 노쇠함으로 신체의 여러 부분에 장애를 경험한다. 얼마나 불편한지 모른다. 사람에 대한 특히 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해 무지했던 좀 더 젊은 날의 경험 두고두고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