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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찟따 장자
1. 과거생에서의 서원
빠두뭇따라 부처님 시대에 미래의 찟따 장자는 항사와띠 시의 고귀한 가문에서 태어났다. 어느 날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있는 도중에, 그는 어떤 제자가 부처님으로부터 설법제일이라는 칭호를 받는 것을 보았다. 그 고귀한 사람은 그와 같이 뛰어난 제자가 되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생겼다. 그리하여 부처님께 공양을 성대하게 올린 다음에 그는, 미래생에 부처님으로부터 자신이 설법제일인 제자라고 불리기를 서원한다고 부처님께 말씀 드렸다.
사냥꾼의 아들로서의 전생
그 고귀한 사람은 10만 겁 동안 윤회하면서 천상계와 인간계에서 태어났으며, 깟사빠 부처님 시대에는 사냥꾼의 아들로 태어났고, 성년이 된 다음에 가업을 물려받았다. 사냥감을 찾아다니던 그는, 동굴 속의 넓은 바위에 넝마 같은 가사를 머리까지 덮고 앉아 있는 비구를 보게 되었다. 수행하는 비구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급히 집으로 돌아가서 밥과 고기를 요리하기 시작했다.
밥과 고기의 요리가 막 끝났을 때 두 명의 비구가 탁발하러 왔다. 그는 그들을 집안으로 모시고 발우를 받은 다음, 연민심으로 자신의 공양을 받아 달라고 말씀 드렸다. 자리에 앉은 비구들에게 가족들로 하여금 공양을 올리도록 한 그는, 밥과 고기를 그릇에 담아 바나나 잎으로 잘 덮어 동굴 속의 수행하는 비구에게 공양을 드리러 숲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여러 가지 꽃과 나무를 꺾어 꽃다발을 만들었다. 동굴의 비구에게 도착한 그는 경건한 마음으로 발우에 음식을 담아 드리고 꽃도 바쳤다.
적절한 장소에 앉은 그가 비구에게 말했다.
“이 맛있는 음식과 꽃을 올리면서 제 마음이 희열로 가득 찼듯이, 제가 미래생에서 태어날 때마다, 많은 선물을 받고 오색의 꽃비가 내려 저를 기쁘게 하기를!”
보시자가 도과를 얻기에 충분한 공덕을 쌓을 운명임을 내다본 비구는, 몸이 32가지 혐오스러운 것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관찰하는 방법을 상세히 알려 주었다. 평생을 여러 가지 선행을 한 사냥꾼의 아들은 죽은 다음에 천상계에 태어났다. 그가 태어난 날 무릎 높이까지 꽃비가 내렸다.
2. 부처님 제자로서의 마지막 생
두 부처님 사이의 긴 세월 동안 선처에서 윤회하던 그 고귀한 사람은, 고따마 부처님 시대에 마가다국의 맛치까산다(Macchikāsaṇḍa)라는 마을에서 장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날 때 마을 전체에 오색의 꽃비가 무릎 높이까지 내렸다. 그의 부모는 이렇게 말했다. “내 아들은 자신의 이름과 함께 태어나는구나. 오색찬란한 여러 가지(찟따) 꽃비를 내리게 해서 마을 사람들을 기쁘게 했으니, 이름을 찟따라고 하자.”
찟따가 성년이 되자 결혼을 했고, 아버지가 죽은 다음에 맛치까산다 장자의 자리도 상속받았다. 그때 오비구 중의 한 사람인 마하나마 존자가 맛치까산다에 왔다. 찟따 장자는 마하나마 존자의 단정하고 우아한 모습을 보고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는 존자의 발우를 받아들고 공양을 올리려고 집안으로 모셨다. 존자가 공양을 마친 후 찟따 장자는 자신의 과수원으로 모시고 가서 존자를 위한 암바따까(Ambāṭaka. 망고 원림) 정사를 지을 테니 머무시면서 매일 공양을 받아 주십사고 요청했다. 마하나마 존자는 연민심으로 그 청을 받아들였다. 그가 도의 지혜와 과의 지혜를 얻을 만큼 충분한 공덕을 갖출 운명임을 안 존자는, 그에게 감각장소인 육내처(안이비설신의)와 육외처(색성향미촉법)에 대한 법문을 자세하게 해 주곤 했다. 왜냐하면 찟따 장자는 중간 정도의 지혜를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찟따 장자는 전생에서 조건 지어진 현상인 정신과 물질에 대한 무상과 불만족(고)과 불변의 실체가 없음(무아)에 대한 통찰지를 계발했었기 때문에, 위빳사나 수행을 하자 그는 아나함이 되었다. 경전에는 어떤 수행으로 아나함이 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다. 그러나 그가 한 수행으로 미루어 볼 때, 감각장소에 대한 관찰로 도의 지혜를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덧붙여 말하면, 여기서 찟따와 아나타삔디까의 성취를 주목해 볼만하다. 재물을 보시하기 좋아하고 사왓티의 제따와나 정사를 기증한 아나타삔디까 장자는 수다원이었다. 재물 보시만이 아니라 법을 보시하기도 좋아하고, 맛치까산다의 암바따까 정사도 기증한 찟따 장자는 아나함이었다.)
보시와 법에서 기쁨을 느끼는 찟따 장자
천성적으로 보시와 법에 대해서 기쁨을 느끼는 장자의 모습을 찟따 상윳따(S41:1-S41:10)에서 여러 가지로 표현했는데 일부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2.1 첫 번째 이시닷따 경(Isidatta-sutta 1. S41:2)
한때 많은 비구들이 찟따 장자가 기증한 맛치까산다의 암바따까 정사에 살고 있었다. 하루는 찟따 장자가 큰스님들을 찾아가서 절을 올리고 다음 날 공양청을 하였다. 다음 날 큰스님들이 준비된 자리에 앉자 장자는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은 다음에 가장 연장자인 스님에게 말했다.
“큰스님, ‘요소들의 다양함, 요소들의 다양함’이라고들 합니다. 도대체 어떤 것을 요소들의 다양함이라고 세존께서 말씀하셨습니까?”
큰스님은 알기는 알지만 적절하게 표현하지를 못해서 침묵했다. 세 번 되풀이해서 물었지만 계속 침묵했다.
그러자 비구승가 가운데서 가장 신참인 이시닷따 존자가 생각했다. ‘큰스님께서 대답도 안 하시고 다른 스님에게 대신 대답하라고도 하지 않으신다. 장자의 질문에 승가가 대답하지 않으면 장자가 난처해 질 것이다. 내가 대답해서 난국을 타개해야겠다.’ 그는 큰스님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큰스님, 제가 찟따 장자의 질문에 대답해도 되겠습니까?” 큰스님이 그렇게 하라고 하자, 이시닷따 존자는 자기 자리로 돌아와서 찟따 장자에게 말했다.
“장자여, 그대는 ‘큰스님, 요소들의 다양함, 요소들의 다양함이라고들 합니다. 도대체 어떤 것을 요소들의 다양함이라고 세존께서 말씀하셨습니까?’라고 질문을 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스님.”
“장자여, 세존께서는 요소들의 다양함에 대해서
‘눈 요소, 형색 요소, 눈 의식 요소,
귀 요소, 소리 요소, 귀 의식 요소,
코 요소, 냄새 요소, 코 의식 요소,
혀 요소, 맛 요소, 혀 의식 요소,
몸 요소, 감촉 요소, 몸 의식 요소,
마노 요소, 법 요소, 마노 의식 요소’로 말씀하셨습니다. 장자여, 세존께서는 이렇게 요소들의 다양함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이시닷따 존자의 대답에 만족한 찟따 장자는 큰스님들에게 딱딱하고 부드러운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손수 대접했다. 공양을 마치고 정사로 돌아간 다음 가장 연장자인 스님이 이시닷따 존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시닷따 도반이여, 그대에게 찟따 장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 떠오르다니 장하오. 나에게는 답이 떠오르지 않았소. 그러니 다음에도 유사한 질문을 받으면 그대가 대답하도록 하시오.”
2.2 두 번째 이시닷따 경
또 다른 때에 찟따 장자가 승가에 공양청을 했을 때 식사 전에 큰스님에게 질문했다. “세상은 영원합니까, 영원하지 않습니까?” 이것은 사견에 대한 질문이며 또한 유사한 사견이 어떻게 해서 생기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앞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가장 연장자인 스님은 알면서도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해 대답하지 않았다. 찟따 장자가 세 번 되풀이해서 물었지만 계속 침묵을 지키자, 이시닷따 존자가 큰스님의 허락을 받은 후에 대답했다. “몸(즉 오온)이 존재한다고 잘못 생각하는 유신견(有身見)이 있으면 사견이 생기고, 오온에 대한 유신견이 없으면 사견이 생기지 않습니다.”
찟따 장자는 어떻게 해서 유신견이 생기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유신견이 생기지 않는지 집요하게 질문했다. 이시닷따 존자는 이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하여 찟따 장자는 매우 만족해하였다.
계속해서 찟따 장자와 이시닷따 존자 간에 다음 대화가 이어졌다.
“스님, 어디서 오셨습니까?”
“나는 아완띠에서 왔습니다.”
“스님, 아완띠에는 이시닷따라는 제가 아직 만난 적이 없는 저의 친구가 있었는데 출가했다고 합니다. 스님께서는 그를 만난 적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장자여.”
“스님, 그는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이시닷따 존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스님, 스님이 제가 만난 적이 없는 저의 친구이십니까?”
“장자여, 그렇습니다.”
“이시닷따 스님께서는 맛치까산다에서 기쁘게 지내십시오. 암바따까 정사는 살기 좋은 곳입니다. 저는 네 가지 필수품으로 성심을 다해 보필하겠습니다.”
“장자여, 고마운 말씀입니다” (이시닷따 존자는 간단히 고마움을 표현했지만 네 가지 필수품 보시를 받을 생각은 없었다.)
찟따 장자는 이시닷따 존자의 말에 기뻐하며 감사드린 뒤 스님들에게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들을 손수 대접했다. 정사로 돌아간 다음 가장 연장자인 스님은 이시닷따 존자에게 다음에도 유사한 질문을 받으면 대답하라고 하였다.
출가 전에 찟따 장자와 만난 적이 없는 친구였다는 것이 드러났으니, 이시닷따 존자는 장자가 기증한 정사에 머무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거처를 정돈한 그는 발우와 가사를 가지고 정사를 떠난 다음 다시는 맛치까산다에 나타나지 않았다.
2.3 마하까의 기적 경 (Mahakapāṭihāriya-sutta. S41:4)
한때 많은 큰스님들이 찟따 장자가 기증한 맛치까산다의 암바따까 정사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찟따 장자가 정사로 가서 스님들에게 절을 올리고 젖소를 키우고 있는 자신의 농장으로 다음 날 오시라고 공양을 청했다. 다음 날 스님들은 장자의 농장으로 가서 준비된 자리에 앉았다. 장자는 스님들에게 우유죽을 손수 대접하였다.
공양 후에 스님들이 정사로 돌아갈 때 함께 가기 위해서, 스님들이 우유죽을 공양하는 동안 찟따 장자도 황금 그릇에 하인들이 떠 준 우유죽을 먹었다. 공양이 끝난 다음, 장자는 하인들에게 탁발하러 오지 않고 정사에 남아있는 스님들을 위해 남은 우유죽을 가지고 따라오라고 했다.
승가가 찟따 장자의 농장을 떠나 뜨거운 태양 아래를 걸어가니 날씨가 너무 더워서 숨쉬기조차 어려웠다. 우유죽도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상했다. 그때 가장 신참인 마하까 존자가 가장 연장자인 큰스님에게 말했다.
“큰스님, 시원한 바람이 불고 구름이 덮개처럼 드리우고 이따금 비가 내리면 좋겠지요?”
“마하까 도반이여, 시원한 바람이 불고 구름이 덮개처럼 드리우고 이따금 비가 내리면 모두가 좋아할 것이네.”
그러자 마하까 존자는 신통력을 발휘해서 시원한 바람이 불고 구름이 덮개처럼 드리우고 이따금 비가 내리도록 했다. 그러자 찟따 장자는 이것이 가장 신참인 마하까 비구의 신통력임을 알았다.
마하까 존자는 정사에 도착하자 가장 연장자인 스님에게 말했다.
“큰스님, 이 정도면 충분합니까?” 큰스님이 말했다.
“마하까 도반이여, 충분하네. 마하까 도반이여, 잘 했네. 마하까 도반이여, 그만하면 존경받기에 충분하네.” 마하까 존자의 신통력을 본 비구들은 모두 정사 내의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찟따 장자는 마하까 존자에게 가서 신통력을 보여 달라고 했다.
“장자여, 그렇다면 그대의 윗옷을 마루 위에다 놓고 그 위에 풀 더미를 펴놓으십시오.” 찟따 장자가 그렇게 하자, 마하까 존자는 방으로 들어가서 문의 빗장을 걸어 잠그고 열쇠구멍과 문틀 틈으로 불꽃을 내보냈다. 불꽃은 풀 더미를 태웠지만 윗옷을 태우지는 않았다. 찟따 장자는 윗옷을 털어보고 외경심이 생기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런 다음 그는 적당한 장소에 앉았다.
그러자 마하까 존자가 승방에서 나와서 찟따 장자에게 말했다.
“장자여, 이 정도 하면 충분합니까?”
“마하까 스님, 충분합니다. 마하까 스님, 잘 성취되었습니다. 마하까 스님, 그만하면 존경받기에 충분합니다. 마하까 스님께서는 맛치까산다에서 기쁘게 지내십시오. 암바따까 정사는 살기 좋은 곳입니다. 저는 네 가지 필수품으로 성심을 다해 보필하겠습니다.”
“장자여, 고마운 말씀입니다”
그러나 마하까 스님은 암바따까 정사에서 머무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거처를 정돈한 그는 발우와 가사를 가지고 정사를 떠난 다음 다시는 맛치까산다에 나타나지 않았다.
위의 두 개의 경에서, 찟따 장자는 이시닷따 스님과 마하까 스님을 대단히 존경해서 네 가지 필수품을 보시하려고 했지만, 비구의 관점에서 보면 하자가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시닷따 존자는 설법의 대가로, 마하까 존자는 신통력을 보여 준 대가로, 네 가지 필수품을 보시 받은 셈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율장을 지키기 위하여 영원히 그곳을 떠났던 것이다.(주석서와 복주서에서는 여기에 대해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찟따 장자가 얼마나 법을 소중히 했는지 보여주기 위해서 두 개의 이시닷따 경과 마하까 기적 경을 선택하였다. 상윳따 니까야 중의 찟따 상윳따에 있는 열 개의 경 모두를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2.4 수담마 존자 이야기
엄청난 부자인 찟따 장자가 맛치까산다에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오비구 중의 한 분인 마하나마 장로가 맛치까산다에 탁발하려고 들렸다. 찟따 장자는 그의 단정하고 우아한 행동을 보고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이 생겨서, 발우를 받아들고 자기 집으로 모시고 가서 공양을 올렸다. 공양이 끝나자 마하나마 장로는 법을 설했고 그는 법문을 듣고 수다원과를 성취했다. 찟따 장자는 이제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갖추어 자신의 망고 동산에 정사(암바따까 정사)를 짓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마하나마 장로의 오른손에 청수를 부어 망고 동산을 승가에 기증하였다.
“승가가 이곳에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그가 이렇게 말하자 대지가 진동했다. 찟따 장자는 망고 동산에 훌륭한 정사를 짓고 사방에서 오는 비구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그래서 맛치까산다에 수담마 스님도 와서 살게 되었다.
얼마 후 세존의 두 상수제자가 찟따 장자의 선행을 듣고 그를 칭찬하려고 맛치까산다에 왔다. 찟따 장자는 두 상수제자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반 요자나를 마중 나가서 두 분을 맞이하여 정사로 안내했다. 그는 객스님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무를 행하고서 지혜제일 사리뿟따 존자에게 법문을 요청했다.
"큰스님, 짧은 법문이라고 좋으니 법을 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장자여, 우리는 먼 길을 오느라 지쳐있습니다. 하지만 간단하게 법문할 테니 잘 들으십시오."
사리뿟따 존자의 법문을 들은 찟따는 두 상수제자에게 삼배를 올리고 다음날 집으로 초대했다.
"두 장로들께서 천 명의 비구들과 함께 내일 저의 집으로 오셔서 공양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곳에 상주하는 수담마 스님에게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스님께서도 내일 장로님들과 함께 오시기 바랍니다."
수담마 스님은 ‘나를 제일 나중에 초청하다니.’라는 생각에 화가 나서 공양청을 거절했다. 찟따 장자가 여러 번 간청했으나 그는 끝까지 거절했다.
"스님, 꼭 오시기 바랍니다."
장자는 그렇게 말하고 돌아갔다. 다음 날 그는 맛있는 음식을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수담마는 ‘두 상수제자를 위해 도대체 어떤 음식을 준비했는지 가 봐야지’라고 생각하며 아침 일찍 가사와 발우를 들고 그의 집으로 갔다.
"스님, 앉으십시오."
장자가 말하자 수담마 스님이 말했다.
"앉지 않겠소. 나는 탁발을 나가는 중에 잠시 들린 것뿐이요."
스님은 두 상수제자를 위해 준비한 음식을 보고나서 장자가 준비한 음식에 흠을 잡아서 놀려주려고 말했다.
"장자여, 음식이 아주 훌륭합니다만 한 가지가 빠졌군요."
"스님, 그것이 무엇입니까?"
"장자여, 참깨과자입니다."
장자가 스님을 까마귀에 비유하며 비난했다. 이 말에 화가 난 스님이 말했다.
"당신 집에 더 이상 있기가 싫어졌소."
장자는 세 번이나 스님에게 가지 말라고 말렸으나 그는 거절하고 떠나버렸다. 그는 그곳을 떠나 부처님께 가서 찟따 장자와의 대화를 말씀드리면서 장자가 서운하게 한 것을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는 그의 말을 듣고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비구여, 그렇게 믿음이 확고하고 믿음직한 신도를 모욕했단 말이냐?"
부처님께서는 수담마 스님을 꾸짖었다.
"당장 가서 찟따 장자에게 용서를 구하여라."
그는 찟따 장자에게 가서 용서를 구했다.
"찟따 장자여,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를 용서해 주시오."
장자는 용서를 거절했다.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는 용서를 받지 못하자 화가 나서 다시 부처님께 돌아갔다. 부처님께서는 장자가 수담마를 용서하리라는 것을 알았지만 수담마의 자존심을 무너뜨릴 필요가 있었다.
"이 비구는 고집에 세고 자존심이 강하다. 다시 30요자나를 갔다 오게 해야겠다."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용서를 구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고 다시 보냈다. 수담마는 기가 완전히 죽어서 되돌아왔다. 부처님은 동료 비구와 함께 그를 다시 보내며 말씀하셨다.
"이 도반과 함께 가서 장자의 용서를 구해라."
부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법문하셨다.
"비구는 모름지기 '이 절은 나의 절이다. 이 방은 내방이다. 이 남자신도는 나의 신도이다. 이 여자신도는 나의 신도이다.'라고 생각하며 자만과 시기심을 키워서는 안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욕망과 자만과 번뇌만 늘어날 것이다."
법문에 이어서 부처님께서는 게송을 읊으셨다.
어리석은 비구는 존경받기를 원하고
비구들 가운데에서 대접받기를 바란다.
정사에서는 마음대로 하기를 원하고
관계없는 사람들로부터도 존경받으려 한다.
나에 의지해서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고
재가자나 출가자나 모두 생각하기를 바라고
크고 작은 일들이 모두
오직 내 뜻대로 되기를 바라는
어리석은 비구의 욕심과 자만은 늘어만 간다.
(법구경 게송 73, 74)
이 훈계를 듣고 수담마는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오른쪽으로 돌고 나서 동료비구와 함께 찟따 장자에게 갔다. 그는 장자가 보는 앞에서 다른 비구에게 참회하고 장자에게 가서 용서를 구했다. 장자는 그를 용서하고 자신도 용서해 달라고 청했다.
"스님, 나도 또한 잘못한 게 있으면 용서해 주십시오."
수담마는 부처님의 훈계를 가슴 깊이 새기고 열심히 정진하여 얼마가지 않아 사무애해를 갖춘 아라한이 되었다.
2.5 찟따 장자의 부처님 방문
수담마 스님이 아라한이 되자 찟따 장자는 생각했다. “나는 아나함이 되었지만 수다원과에서 아나함과에 이를 때까지 단 한 번도 세존을 뵌 적이 없다. 이제 부처님을 찾아뵈어야 하겠다.”
그는 사왓티까지의 긴 여행기간 동안 사용하려고 참깨과자, 쌀, 버터기름, 당밀, 꿀, 의복 등을 500대의 수레에 실었다. 그는 비구 비구니 남자신도 여자신도 누구든지 부처님 뵈러 갈 사람은, 가는 동안의 모든 편의를 제공할 테니 동참해도 좋다고 맛치까산다의 모든 사람에게 공표했다. 그러자 500명의 비구, 500명의 비구니, 500명의 남자신도, 500명의 여자신도가 여행에 동참했다.
30요자나를 여행하는 동안, 2천명의 동참자와 찟따 장자의 수행원 1천명을 포함한 순례단 3천명이, 음식과 필요한 것들을 충분히 공급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가는 도중의 1요자나마다, 임시 숙소 그리고 오트밀, 식료품, 쌀밥, 음료수 등의 음식을, 순례단 3천명 전원이 만족할 정도로 천신들이 공급하였다.
하루에 1요자나씩 여행하면서, 각 단계마다 천신들의 환대를 받으면서 순례단은 한 달 후에 사왓티에 도착했다. 500대에 실린 물품들은 손도 대지 않은 채로 그대로 있었다. 심지어는 도중에 천신들과 인간들로부터 받은 물품들 중에 남은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하였다.
순례단이 사왓티에 도착하는 날 부처님은 아난다 존자에게 말했다. “아난다여, 오늘 저녁 찟따 장자가 500명의 남자신도를 이끌고 나에게 절을 할 것이다.”
아난다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러면 기적이 일어납니까?”
“그렇다.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어떤 기적이 일어납니까?”
“그들이 나에게 도착하면, 8까리사 넓이의 지역에 무릎 높이까지 오색의 꽃비가 쏟아질 것이다.”
부처님과 아난다의 이 대화는 사왓티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찟따 장자의 도착 소식은 기다리는 사람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하였다.
“과거생에 위대한 공덕을 쌓은 찟따라는 장자가 오늘 우리 도시에 오신단다. 도착하면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그런 훌륭한 분을 뵐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그들은 찟따 장자와 수행원들이 오는 길 양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순례단은 500명의 비구들을 앞세우고 제따와나 정사로 다가왔다. 찟따는 500명의 여자신도들에게 뒤따라오라고 하고, 500명의 남자신도들을 대동하고 세존에게 다가갔다. 부처님께서 단상에 올라가실 수 있도록, 사왓티 사람들은 질서를 지키면서 길 양 옆에 합장하고 조용히 앉아 있거나 서 있었다.
찟따 장자는 수많은 신도들 사이에 난 길을 따라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걸어갔다. 그들은 아나함인 거룩한 성자의 모습을 어느 방향에서든 볼 수 있어서, “저 분이 찟따 장자다.”라고 나직하게 말했다. 많은 군중 속에서도 그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인물이었다. 찟따 장자가 세존에게 다가가자 부처님의 여섯 가지 광명에 휩싸였다. 그가 넘치는 존경심으로 엎드려서 세존의 발목을 꽉 잡자 예견된 대로 하늘에서 오색 꽃비가 내렸고, 기쁨에 넘친 사람들은 오랜 동안 환호하였다.
찟따 장자는 가까이에서 부처님의 시중을 들며 한 달을 보냈다. 그 기간 동안 그는 부처님과 승가에게 탁발을 나가지 마시고 정사 안에서 자신의 공양을 받으시라는 특별 요청을 하였다. 그를 따라온 순례단 모두도 여러 모로 보살핌을 받았다. 제따와나 정사에서 한 달 머무는 동안, 천신들과 사람들이 찟따 장자에게 여러 가지 선물을 주었기 때문에, 그가 원래 가져온 물품들은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한 달이 지난 다음 찟따 장자는 부처님께 절하고 이렇게 말씀 드렸다. “부처님, 저는 세존께 공양을 올리려고 왔습니다. 이곳으로 오는데 한 달이 걸렸고, 제따와나 정사에 한 달을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천신들과 사람들로부터 여러 종류의 선물을 받았기에, 저의 재산을 사용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제가 일 년을 더 머물더라도 저의 재산으로 보시할 기회는 없을 것입니다. 승가가 사용하도록 가져온 저의 모든 재산을 여기에 내려놓고 싶으니 장소를 지정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부처님은 아난다 존자에게 보시할 물건을 내려놓을 적당한 장소를 알려주라고 일렀고, 500대 수레에 실린 찟따 장자의 재산은 그곳에 내려놓음으로써 승가에 기증되었다.
찟따 장자는 500대의 빈 수레와 함께 맛치까산다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빈 수레를 본 천신들과 사람들은 “과거생에 그렇게 많은 공덕을 쌓은 찟따가 빈 수레로 돌아간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고 하면서 빈 수레에 일곱 가지 보물을 가득 실어 주었다. 찟따와 순례단은 부처님을 뵐 때와 마찬가지로 맛치까산다에 편안하게 도착할 때까지 천신들과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종류의 선물과 음식도 제공받았다.
아난다 존자는 세존에게 절을 올리고 말했다.
“세존이시여, 찟따 장자는 사왓티까지 오는데 한 달이 걸렸고, 한 달을 제따와나 정사에서 지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천신들과 사람들로부터 많은 선물과 공양을 받았습니다. 그는 500대의 수레에 싣고 온 물품들을 보시하고 빈 수레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빈 수레를 본 천신들과 사람들은 “과거생에 그렇게 많은 공덕을 쌓은 찟따가 빈 수레로 돌아간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하면서 빈 수레에 일곱 가지 보물을 가득 실었습니다. 찟따 장자는 천신들과 사람들로부터 받은 여러 가지 선물과 음식으로 편안하게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세존이시여,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찟따 장자가 그렇게 어마어마한 존경과 선물을 받은 것은 부처님을 찾아뵈었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다른 곳에 갔더라도 마찬가지로 존경과 선물을 받습니까?”
세존께서 아난다 존자에게 말했다. “아난다여, 찟따 장자는 나에게 오거나 다른 곳에 가더라도 마찬가지로 존경과 선물을 받았을 것이다. 참으로 그러하다. 아난다여, 왜냐하면 찟따 장자는 세간적이거나 출세간적으로 업과 그 과보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아가서 삼보가 가지고 있는 출세간적인 이익을 믿어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한 품성을 가진 사람은 어디를 가든 존경과 선물이 따라온다.”
그리고는 세존께서 게송을 읊으셨다.
“(아난다여, 세속적으로나 출세간적으로)
자신의 행위와 계행을 확신하는 거룩한 제자는
따르는 사람과 재산이 많고
어디를 가나 (인간과 천신들로부터) 존경 받는다.” - 법구경 게송 303
이 게송 끝에 많은 사람들이 수다원도의 지혜 등을 얻었다.
3. 남자신도 중 설법제일
그 이후로 찟따 장자가 어디를 가든 거룩한 남자제자 500명이 따라 다녔다. 부처님은 다른 때에 뛰어난 남자신도에게 호칭을 주셨을 때, 육처(살라야따나) 상윳따 중의 찟따 상윳따(찟따 왁가)에 있는 찟따의 법문을 참조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설법을 잘 하는 남자신도들 중에서 찟따 장자가 제일이다.”
4. 죽기 직전까지 설법
남자신도 중 설법제일이며 아나함인 찟따 장자가 죽기 직전에도 법문한 이야기가 다음과 같이 병문안 경(Gilānadassana-sutta, S41:10)에 나와 있다.
찟따 장자가 죽을병에 걸렸을 때, 장자의 땅을 지키는 신들과 숲의 신들과 나무의 신들과 약용식물과 고목에 거주하는 신들이 모두 함께 와서 찟따 장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장자여, ‘죽은 다음에 전륜성왕이 되리라.’고 서원하십시오.” 그러자 찟따 장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전륜성왕이 되는 것도 무상하고, 견고하지 않습니다. 그것도 결국은 버리고 가야 하는 것입니다.”
신들이 하는 말은 못 듣고 장자의 말만 들은 친구들과 친척들은, 헛것이 그가 보여서 이상한 말을 한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말했다. “장자여, 정신 차리세요. 헛소리하지 마세요.”
찟따 장자가 말했다. “내가 뭐라고 했기에 그대들은 나에게 장자여, 정신 차리세요. 헛소리하지 마세요.’라고 하는 거요?” 그러자 친구들과 친척들이 말했다. “장자여, 전륜성왕이 되는 것도 무상하고, 견고하지 않습니다. 그것도 결국은 버리고 가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찟따 장자가 말했다. “내 땅을 지키는 신들과 숲의 신들과 나무의 신들과 약용식물과 고목에 거주하는 신들이 모두 함께 와서 나에게 이렇게 말했소. ‘장자여, 죽은 다음에 전륜성왕이 되리라고 서원하십시오.’ 그래서 내가 ‘전륜성왕이 되는 것도 무상하고, 견고하지 않습니다. 그것도 결국은 버리고 가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했소. 내가 헛소리한 것이 아니요.”
그러자 장자의 친구들과 친척들이 말했다. “장자여, 그 신들은 무슨 이익이 있기에 전륜성왕이 되라고 말했습니까?”
찟따 장자가 대답했다. “그 신들에게 이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오. ‘찟따 장자는 계를 잘 지키고 마음이 청정하다. 그러므로 서원하면 그의 서원이 성취될 것이다. 그러면 정의로운 왕은 정의로운 공양물을 우리들에게 계속 보시할 것이다.’ 이런 이익이 있기에 그들은 나에게 전륜성왕이 되기를 서원하라고 한 것이오. 그래서 내가 ‘전륜성왕이 되는 것도 무상하고, 견고하지 않습니다. 그것도 결국은 버리고 가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했소. 내가 헛소리한 것이 아니요.”
그러자 친구들과 친척들은 이렇게 말했다.
“장자여, 저희들에게도 가르침을 주십시오.”
“그렇다면 그대들은 다음과 같이 굳게 결심하고 수행해야 하오.”
(부처님 공덕)
거룩하신 세존께서는
1. 아라한(應供)
모든 번뇌로부터 떠나셔서 사람과 천신, 범천들의 특별한 공양을 받을만한 분이시며,
2. 삼마-삼붓도(正等覺)
알아야 할 모든 법들을 스스로 바르게 깨달은 분이시며,
3. 윗자-짜라나삼빤노(明行足)
지혜와 실천을 모두 구비하신 분이시며,
4. 수가또(善逝)
바르고 훌륭한 말씀만 하시는 분이시며,
5. 로까위두(世間解)
모든 세상을 잘 아는 분이시며,
6. 아눗따로 뿌리사담마사-라티(調御丈夫)
제도할 만한 이들을 제도하는데 가장 으뜸인 분이시며,
7. 삿타-데와마눗사-낭(天人師)
천신과 인간의 진정한 스승인 분이시며,
8. 붓도(佛)
사성제의 바른 법을 깨달은 분이시며,
9. 바가와-(世尊)
여러 가지 공덕을 모두 갖추신 분이십니다.
(가르침 공덕)
부처님께서 설하신 가르침은
1. 스왁-카-또 : 잘 설해진 가르침이며,
2. 산딧티꼬 : 스스로 보아 알 수 있는 가르침이며,
3. 아깔-리꼬 : 즉시 결과가 생기는 가르침이며,
4. 에히빳기꼬 : 와서 보라고 권할 만한 가르침이며,
5. 오빠네이꼬 : 자기 안에 머물도록 인도할 만한 가르침이며,
6. 빳짯땅 웨디땁보 윈뉴-히 : 현자들이라면 각자 알 수 있는 가르침입니다.
(승가 공덕)
부처님의 제자인 승가는
1. 숩빠띠빤노 : 번뇌를 제거하도록 잘 수행하는 승가이며,
2. 우줍빠띠빤노 : 거짓이나 왜곡 없이 바르고 곧게 수행하는 승가이며,
3. 냐-얍빠띠빤노 : 열반만을 향해 참되게 수행하는 승가이며,
4. 사-마-찝빠띠빤노 : 존경받기에 합당하게 수행하는 승가입니다.
네 쌍[四雙]의 여덟 단계에 있는 분들[八輩]이 계신 부처님의 제자들인 승가는
5. 아-후네요 : 멀리서 가져온 공양물을 보시받기에 합당한 승가이며,
6. 빠-후네요 : 손님들을 위한 공양물을 보시받기에 합당한 승가이며,
7. 닥키네요 : 내생을 위해 베푸는 공양물을 보시받기에 합당한 승가이며,
8. 안잘리까라니-요 : 합장하여 올리는 예경을 받기에 합당한 승가이며,
9. 아눗따랑 뿐냑켓따아로깟사 : 세상의 위없는 복밭[福田]인 승가입니다.
“나아가서 그대들은 다음과 같이 굳게 결심하고 실천해야 하오.”
“나는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이든지, 계를 잘 지키고 마음이 청정한 분들과 함께 나누어가지겠다.”
그런 다음 찟따 장자는 친구와 친척들에게 항상 부처님과 법과 승가를 공경하고 보시하면서 살아가라고 말한 후에 임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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