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오르기
욕(慾)으로 범벅된
경조부박한 몸뚱이로
쌈지뜨고 살아온 '나'란 자가
오견을 어깨에 짊어지고
계룡산 정상을 밟겠단다
동학사 일주문은
그럭저럭 통과하였으나
은선폭포 앞을 지키고 있는
선뜩한 옥졸들에게 생포돼
결국 계단지옥에 갇히고 말았다
관음! Help me
관음! Help me
겁에 질려 후들거리고
힘에 겨워 헉헉대던 나를
손을 당겨 원구해 준 건
역시나 상클한 웃음을 지닌
솔바람 보살이었다
거기다 몸을 보득 씻겨 주고
좀스러운 마음을 청결히
닦아 주기까지 하였다
하여간 그분의 독려 덕에
무사히 관음봉에 올랐다
사람들의 마을로 도로 내려와
곰곰이 생각해 보았더니
참삶의 의미를 곱씹으며
맨몸으로 올랐던
계룡산, 그곳이 극락이었다
카페 게시글
시인의마을
계룡산 오르기
햇살 이해수
추천 4
조회 310
22.09.30 08:10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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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쌈지뜨다'는 바둑 용어로
상대의 세력 속에서 간신히 살다는 뜻이고,
'오견(五見)'은 불교에서 말하는
다섯 가지의 잘못된 생각입니다.
멋진 산행을
하고 오셨네요~
네,
솔바람이 손잡아 당겨 주고
햇살이 등 밀어줘 겨우겨우 올랐습니다.
하하,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관음(觀音)은 중생의 외마디소리를 들으면
언제나없이 짱가처럼 나타나 구해 주는 보살입니다.
하하,
솔바람 보살의 구원을 얻어
상클한 웃음을 지으면서
오견을 버리시고
계룡산을 오르셨군요~
참 시어들이 극락이 되었네요 …
네,
잠시 후 온 산이 붉은 칠을 하여도
솔바람 보살은 초록색 그대로입니다.
'내가 누군가'를 연신 되묻기 때문입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