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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A 인터페이스
ATA 인터페이스는 최근 사용되는 인터페이스 중 명실상부하게 '가장 널리 사용되는' 인터페이스이다. 이렇게 ATA 인터페이스가 넓은 저변을 확대하게 된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저렴하다는 데에 있다. 물론 규모의 경제라는 효과를 입어서 저렴하게 되기도 했지만, SCSI 등의 여타의 인터페이스보다 인터페이스의 구현 자체가 쉽고, 또한 모든 메인보드에서 표준으로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컨트롤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완벽한 하위호환성 역시 큰 이유를 차지한다. 최근에 출시되고 있는 ATA-6 방식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라 하더라도 기존의 메인보드에 그대로 연결할 수 있으며, 그 반대도 성립된다. 그래서 ATA 방식이기만 하면 연결하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이 부분에서, 속도의 손실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뒤에서 다시 다룰 예정이다.) 또한 적절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하나의 채널에 총 2개씩의 디바이스를 장착할 수 있으며, 2개의 채널을 가지므로 총 4개까지의 기기를 장착할 수 있다. 일반적인 사용자에게는 충분한 개수라고 할 수 있다.
ATA 인터페이스는 초기의 ATA-1 부터 시작해서 꾸준히 발전하여, ATA-5(UDMA 66), ATA-6(UDMA 100)이 등장하게 된다. 이들 인터페이스는 SCSI와 맞먹는 높은 데이터 전송률을 가짐으로써 일반 사용자의 PC 수준에서 높은 성능을 끌어내는 주요한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이들과 관련해서 많은 사용자들이 잘못 판단하고 있는 부분이라거나 그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해지 못하여 실수 내지는 잘못된 사용을 하는 경우가 많다. UDMA 100 하드디스크 드라이브가 UDMA-33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보다 세배가 빠르다던가, 5,400RPM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와 7,200RPM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같이 연결하면 둘이 같이 느려진다던가, 케이블의 연결 위치를 잘못 파악하고 있다던가, 심지어는 40핀 케이블을 연결한 상태에서 UDMA 100을 사용할 수 있지 않는가라는, 다양한 질문들을 접하게 된다. 이 강좌에서는 이러한 잘못된 부분들을 바로잡고 ATA-6이 어떠한 장점과 특징을 가지는가, 그리고 기존의 인터페이스에 비교했을 때 굳이 업그레이드까지 할 필요가 있는가를 알아보고자 한다.
따라서, 제목은 ATA/100의 비밀이라고 해 놨지만 정작 그 내용은 전반적인 IDE 장치들에 대해 그간 이해가 부족했던 부분을 정리하는 강좌가 될 것이다. :) 내용이 많으므로 아마 3회 정도에 걸쳐서 연재 형식으로 글을 소개해 드릴 예정이다.(물론 필자의 맘에 따라 4회, 5회 정도로 늘어날 수도 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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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페이스 규격의 명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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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MA, DMA, EIDE, ATA, Fast ATA 등, ATA 규격을 칭하는 이름은 참으로 다양하다. 그러나 이들 모두가 표준인 것은 아니다. 공식적인 명칭은 ATA- 뒤에 숫자가 붙는 형태, 즉 ATA-2, ATA-3 등으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ATA-1이 초기의 IDE를 말하는 것이고, 그 이후에 나온 것이 바로 Fast-ATA, 흔히 EIDE라고 부르는 것이다. EIDE라는 명칭은 당시 웨스턴디지털사에서 고속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출시하면서 IDE를 확장했다는 뜻의 EIDE(Enhanced IDE)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퍼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후 ATA-3, 4, 5, 6등이 속속 개발되었다. 흔히 UDMA라고 부르는 모드는 ATA-4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총 6가지 모드가 있는데, 이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즉, 흔히 UDMA-100이라고 말하는 것은 정확히 지칭하면 ATA-6 모드를 말한다. 혹은 UATA/100 또는 ATA/100이라고 표현해야 옳다. 이 강좌에서는 이러한 표현방식을 따르도록 하며, 기본적으로는 편의상 ATA/100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도록 한다. |
[강좌] ATA/100의 비밀 - 1. 케이블 - (1) 40선과 80선
IDE 케이블
40선 케이블과 80선 케이블
40선 케이블과 80선 케이블의 차이
80선 케이블은 UDMA 모드 3, 4, 5, 즉 UDMA 33/66/100에서 적용된다. 흔히 UDMA 33에서는 80선 케이블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규격대로 따져보자면 UDMA 모드 3부터 80선 40핀 케이블이 권장된다. 80선 케이블은 40선 케이블보다 2배 촘촘한 케이블을 사용하는데, 이 중의 절반은 그라운드 시그널(접지)이 통하는 부분이다.
40핀 40선 케이블
40핀 80선 케이블
이렇게 각 신호선 중간중간에 접지를 끼워넣은 것은 신호의 신뢰도를 늘리기 위해서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배웠던 물리, 그 중에서도 전자기학을 조금 떠올려 보면, 도체에 전류가 흐르면 자기장이 발생한다. 그리고, 자기장 안에 있는 도체는 그 자기장에 의해서 유도전류가 생성된다. 여기서 아무개의 왼손법칙, 오른손법칙을 논할 필요는 없겠지만, 중요한 것은 특정 케이블에 전류가 흐르면, 그 근처의 케이블에는 그와 반대방향의 전류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흔히 사용하는 플랫 케이블(flat cable, 혹은 리본 케이블이라고도 한다. 얇고 넓적한 케이블을 지칭한다.)의 경우 피복이 쉴딩(shielding : 전자기파 차단)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게 때문에, 케이블 안에서 필연적으로 크로스토크(crosstalk : 간섭현상)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데이터 전송시 크로스토크가 발생하는 모습
40선, 40핀 케이블의 경우 각 신호선이 서로 맞닿아 있기 때문에 크로스토크에 대해서 대단히 취약한 면모를 보인다. UDMA 33 정도까지는 이러한 크로스토크가 실질적인 데이터 전송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겠지만, 66MHz, 100MHz의 전송이 이루어지는 UDMA 66/100에서는 이러한 크로스토크가 실질적인 데이터 전송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80선 케이블이 필요해진다.
80선 케이블을 사용하면서, 각각의 접지선은 신호선과 커플링(coupling)되어 있다. 커플링 회로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모두 크로스토크의 크기를 줄이거나, 혹은 케이블 위에서와 PCB 상에서 서로 다른 크로스토크가 만들어지게 하여서 이를 상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케이블의 구분
시스템이 UDMA 모드 2 이상으로 동작하려 한다면, 구동을 시작하기 전에 핀의 시그널을 검사하고, 현재 연결되어 있는 케이블이 40선인지, 80선인지를 판단한다. 이들 케이블을 판단하는 것은 PDIAG라는 이름을 가진 신호선이다. 34번 핀이 바로 그것인데, 시스템은 PDIAG에 어떤 신호가 들어왔나를 판별하여, 시그널의 상태가 1이면 40선 케이블로, 상태가 0이면 80선 케이블로 인식한다.
40선 케이블일 경우
시스템은 PDIAG 핀의 1이라는 신호값을 검출한다.
80선 케이블일 경우
PDIAG 핀은 접지되어 있기 때문에 시스템은 이 부분에서 0이라는 신호값을 검출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시스템은 현재 80선 케이블이 연결되어 있는지, 40선 케이블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구분한 후 동작 모드를 결정하게 된다. 만약 40선 케이블이라면 UDMA 모드 4, 5는 동작하지 않는다. 물론 UDMA 모드 2와 3 역시 80선 케이블이 권장되지만 '필수'는 아니므로 이들은 40선 케이블 상에서도 동작한다. 실제로, 80선 상에서 이러한 단선의 흔적은 쉽사리 찾아볼 수 있다. 아래의 사진을 보자.
80선 케이블에서 PDIAG에 연결되는 핀을 단선해놓은 사례 |
위 사진과 같이 PDIAG 핀에 들어가는 신호선은 단선되어 있거나 핀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 간혹, 케이블 중간에 구멍이 뚫린 형태로 단선되어 있는 것을 몇몇 사용자가 케이블의 불량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케이블의 불량이 아니라 단지 80선 케이블을 80선 케이블로 인식시키기 위한 장치일 뿐이다. 물론 단선해놓는 것이 제작하기가 쉬워서 원가가 좀 저렴하기는 하다. :)
[강좌] ATA/100의 비밀 - 1. 케이블 - (2) 길이와 순서
케이블의 길이
IDE 케이블의 길이는 상당한 제약을 가진다. SCSI 인터페이스의 케이블 길이가 수 m, 길게는 12m까지도 뻗어나가며, 광케이블을 사용하는 파이버 채널의 경우 수백 m의 케이블 길이를 가질 수 있는 것에 반해서, IDE 케이블은 단지 18"(46cm)의 길이만을 가질 수 있다.
케이블 길이의 제약
케이블 길이의 제한은 상당히 여러가지인데, 우선 전체 길이는 457mm(18")를 넘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메인보드에 연결되는 호스트 커넥터에서 첫번째 커넥터까지의 길이는 반드시 첫번째 커넥터에서 두번째 커넥터 사이의 길이보다 길어야한다. 이러한 다양한 길이의 제약은 데이터 전송 타이밍 때문이다. IDE 케이블의 데이터 전송 타이밍은 모두 위에 열거한 케이블 길이를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이를 벗어날 경우 데이터가 올바르게 전송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점이 생긴다.
물론 UDMA 33 이하의 데이터 전송에서는 그러한 데이터 전송 타이밍에 상당한 여유분이 있기 때문에 이 길이를 넘어서는 케이블도 어느정도 용인될 수 있다.(하지만 그러한 케이블이 언제까지나 올바르게 동작할 것이라고는 장담하기 어렵다.)
흔히 빅타워 케이스는 IDE와 사용하기 어렵다고 하는 것, 또는 케이스에서 하드디스크의 연결부위가 하단에 위치하고 있는 것 등은 바로 이러한 문제 때문이다. 케이스가 너무 클 경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또는 CD-ROM 드라이브들을 연결할 수 있는 케이블이 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기의 연결순서
80선 케이블. 각 커넥터의 색상에 주의
40선 케이블. 커넥터의 색상이 모두 같다
IDE 케이블 상에서, 기기의 연결순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용자가 적지않다. 하지만 40선 케이블, 80선 케이블 모두 기기의 연결 순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연결순서는 일반적인 경우 그다지 큰 의미를 가지지 않지만 사용자가 IDE 기기의 점퍼를 'Master'나 "Slave가 아닌, 'Cable Select'로 놓았을 경우에 의미를 가진다. 또한, 40선 케이블의 경우 Master나 Slave에 무관하게, IDE 기기의 세팅에서 이를 결정해 놓았을 경우 디바이스의 위치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80선 케이블의 경우 디바이스의 위치와 우선순위가 밀접한 관련을 가지기 때문에 커넥터의 색상이 서로 다르다. 위의 일러스트는 그러한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40선이냐, 80선이냐에 따라서 올바른 Master 및 Slave의 위치가 다르다는 것이다. 각각의 케이블에 따른 IDE 디바이스의 배치는 아래와 같다.
40선/80선에 따른 Master/Slave의 위치
즉, 80선 케이블의 경우 시스템 쪽의 호스트 커넥터에서 더 멀리있는 커넥터(검은색으로 되어있다.)가 마스터로 연결되며, 중간에 있는 커넥터가 슬레이브로 연결된다. 하지만 40선은 그와는 반대로, 중간에 있는 커넥터에 마스터 디바이스를, 그리고 끝에 있는 커넥터에 슬레이브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인 동작을 보장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