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은 최초 불교 경전인 숫타니파타에 나오는 구절로서 그 의미는 부처님이 열반하시기 전 최후의 유훈인 "제행이 무상하니, 방일하지 말고 정진하라"와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불교는 "모든 것은 변한다. 게으름 없이 정진하라"라는 부처님의 최후의 유훈처럼 정진의 의미를 강조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끔은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세상에 너무 의존하는 것이 아닌지 내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자아로부터가 아니라 타자로부터 구하는 것이 아닌지...너무나 외부에 의존하여 슬퍼하고 외로워하고 원망하게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문득 공지영씨가 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동명의 소설제목이 생각나서 다시 한번 '숫타니파타'의 원문 구절을 찾아 보왔습니다.
멀리 가기 위해서는 더불어 가라고 하였지만 결국 스스로 정진하지 않으면 멀리갈수도 더불어 갈수도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좀더 자신을 돌아보는 수련을 해야겠습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불경 '숫타니파타'중에서>
서로 사귄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르는 법.
연정에서 근심 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숲속에서 묶여 있지 않은 사슴이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며
우리를 즐겁게 한다.
그러나 한편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 마음을 산산이 흐트려 놓는다.
욕망의 대상에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서로 다투는 철학적 견해를 초월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길에 도달하여
도를 얻은 사람은
'나는 지혜를 얻었으니
이제는 남의 지도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알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의 유희나 오락
혹은 쾌락에 젖지 말고
관심도 가지지 말라.
꾸밈 없이 진실을 말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물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번 불타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마음속의 다섯가지 덮개를 벗기고
온갖 번뇌를 제거하여 의지하지 않으며
애욕의 허물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최고의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 정진하고
마음의 안일을 물리치고
수행에 게으르지 말며
용맹정진하여 몸의 힘과 지혜의 힘을 갖추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애착을 없애는 일에 게으르지 말며,
벙어리도 되지 말라.
학문을 닦고 마음을 안정시켜
이치를 분명히 알며 자제하고 노력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빨이 억세고 뭇짐승의 왕인 사자가
다른 짐승을 제압하듯이
궁벽한 곳에 거처를 마련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비와 고요와 동정과 해탈과 기쁨을
적당한 때에 따라 익히고
모든 세상을 저버림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욕과 혐오와 헤맴을 버리고
속박을 끊어 목숨을 잃어도 두려워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첫댓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좋은 말씀 기억하겠습니다.
중학교때 단짝친구가 이 시를 읊어주곤 했는데, 지금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아니 이러~언!(선원장님 말투?^^) 중학생이 그렇게 수준이 높을수가. 어느 중학교가 그리 수준이 높습니까?
미곤님이 친구를 잘사귀어 그러하시군요. 음...
그러게요~ 그친구가 새삼 존경스러워지네요~
단정하고 꼼꼼한 성격의 그 친구가 노트한가득 적어주던 저 시가 그때는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수준이 꽤 높은 친구 였네요~지금은 중국에 있답니다.^^ 보고싶다... 친구야~
기수련을 시작하고 이 시를 접하니 더욱 와닿네요. 열심히 실천하겠습니다.
저에게 꼭 필요한 말씀 감사합니다.
넘 좋아서 제 블로그에 모시고 싶은데요...
얘네들좀 다시 보아주셔요~~ '먹이를 찬아' '빛까' '적닿안'
교정 하신담에 모셔가려구요! ^^
감사합니다. 모셔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