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 國 劍 法
▣ 본국검법의 유래 ▣
본국검법은 신라의 화랑이었던 '황창랑'이 남긴 검법으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세계최고) 검법입니다. 이는 실로 우리의 검술이 독자성을 갖춘 가장 오래된 민족무예라는 점을 잘 대변해 주는 귀중한 자료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성종의 명으로 노사신등이 편찬한 동국여지승람을 보면 본국검법에 관한 글이 실려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황창랑은 신라사람이다. 언전에 나이 7세에 백제에 들어가서 시중에서 칼춤을 추었는데 이를 구경하는 사람이 담을 이룰 정도 였다. 백제왕이 이 소식을 듣고 그를 불러 왕 앞에서 칼춤을 추도록 명하였다. 창랑이 칼춤을 추면서 기회를 보아 백제왕을 찔렀다. 이로 인하여 창랑은 백제인에게 죽임을 당했고, 이를 안타까이 여긴 신라인들이 그 얼굴모양을 본따서 가면을 만들어 쓰고 칼춤을 추었다. (이 검법이) 지금도 전한다." 본국검법은 불행히도 우리나라의 글로는 전해지지 않고 모원의라는 중국사람이 쓴 무비지에 실려 전해지다가 정조에 이르러 무예도보통지를 엮으면서 무예도보통지에 다시 실리게 됩니다. 남의 나라책에 우리 무예가 실려 다시 우리에게 전해지는 것은 실로 불쾌한 일이지만 이는 그만큼 우리의 무예가 뛰어난 것이었음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런지요. 이를 뒷바침 하는 근거로 모원의(중국의 병학자)가 쓴 무비지에 보면 이런 글이 실려 있습니다. "(중략) 옛날의 칼은 전투에 사용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당나라 태종에게는 검사 1.000여명이 있었다. 이제 그 법은 전하지 못하고 끊어졌고 간잔편중에 결가가 있으나 그 설이 상세하지 못하다. 근래에 호사자가 있어 조선에서 얻었는데 그 세법이 구비되어 있었다. 진실로 중국에서 잃어버린 것을 사예에서 구하여 알려고 하였으나.....(후략)" 검도인이 아니신 분들에게는 좀 이상스럽게 들릴 것입니다. 특히나 중국의 무술 영화나 무협지등에서 무예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신 분들에게는 다소 충격을 주는 이야기 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중국무술영화의 대부분이 검술영화이고 또 대부분의 무협지의 주인공이 고절한 검술의 달인으로 묘사되는데 그런 중국 - 기기묘묘한 검술의 원조? - 에 전래되는 검법이 없다니....... 조금더 충격적인(?) 내용을 말씀드려 볼까요? 중국사람 유희가 쓴 석명이라는 책을 보면 이런 글이 나옵니다. "검은 검(검 : 잡는다) 이다. 그 때문에 방어하는데 잡는 칼은 늘상 양면에 칼날이 있는것은 아니다. 등 가운데 높은 것이 이 칼의 제도이다. 중국은 검술뿐 아니라 기물도 전하지 않고 드물게 남아 있다. 모원의(무비지를 편찬한 중국의 병학자)가 검술이 전래하지않음을 깊이 탄식하고 스스로 그 검보를 찬술하였다는 것은 의문이 남는다. 또 그림이 전하는데 그 하나는 조선에서 비결을 얻었다하고 하나는 그 식을 해외(일본?)에서 얻었다 하나......(후략)" 어떠세요, 이제는 중국 무협지에 나오는 무슨 '뇌전검법'이니 '독고구검'이니 하는 것이 허구로 쓰여진 소설속에 나오는 또하나의 허구라는 것을 아시겠지요? 물론 '삼재검법'이라든가 하는 중국검법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 대부분이 18세기 이후에 만들어진 검법이니 이런것은 재고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는 군요. 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중국무술을 배우시는 분들을 우롱하려는 투로 말한다고 생각하지는 말아 주십시요. 너무나도 자기 자신을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들이 이제는 자기 자신의 것 부터 알고 배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사설을 늘어놓는 것이니 말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되돌아가기로 하지요. 무예도보통지에 보면 조선의 세법은 처음에 안법( 봉우 도인께서 쓰신 어떤 책을 보니 검술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거기에도 보면 안법을 단련하면 어떤 검술의 달인도 이길 수 있다고 쓰여 있더군요), 격법, 세법, 자법을 익힌다고 쓰여 있는데 이러한 세법들이 잘 표현되어 있는 것이 바로 본국검법과 예도보 입니다. 이러한 본국검법을 익히시는데에 자부심을 느끼시기 바라며 검도인이라면 누구나 다 본국검법을 시전할 수 있어야 겠습니다. 비록 일본이 만들어낸 스포츠화된 검도 - 세계적인 스포츠 -로 신체를 단련하고는 있지만 그 정신만큼은 일본의 야만스런 무사도 정신이 아닌 우리나라 고유의 무사(지킴이)정신임을 일깨워 주는 것이 바로 이 본국검법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그 명맥이 이어져 오지는 않았으되 남의 제도(일본이 체계화한 검도)를 빌어 우리것의 뿌리를 찾아야만 하는 - 여러 문헌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록 일본인들이 나름대로 발전시켜오기는 했지만 그들이 다듬은 검술의 뿌리는 바로 우리네 선조들의 검술이었기에 - 사명이 바로 지금 우리 검도인들의 발밑에 놓여 있음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잊지 않는 이상 검도는 일본의 것이 아닌 우리의 무예가 되는 것입니다.
▣ 본국검법에서 쓰는 칼 ▣
많은 분들이 검과 도를 잘 구별하지 못하시기에 먼저 검과 도가 어떻게 다른지 부터 설명하기로 하죠. 검과 도를 구분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칼을 쭉 뽑아들고 날을 보아서 양쪽에 날이 있으면 검, 한쪽에만 날이 있으면 도입니다. 아주 간단하지요? 헌데 요즘에는 이 구분이 그리 명확치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검도인들이 수련하는 쌍수도가 검으로도 불리우기 때문입니다. 이 쌍수도를 흔히들 일본도라고도 하는데 우리 말로는 요도, 예도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칼을 왜 도라고도 부르고 검이라고도 하는냐 하면 이 칼이 검과 도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검은 찌르는 기법을 위주로 하는 무기이기 때문에 집단적인 전투(전쟁)에서는 별 위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옛 문헌에 보면 "고대에는 검을 숭상하였고 후세에는 도를 숭상하였다"라는 글이 나오는 것이죠. 영화에서 보면 이러한 검으로 잘도 사람목을 댕겅 하고 날려버리던데 사실은 검으로는 그렇게 잘 잘라낼 수가 없습니다. 영화에서 망나니들이 쓴는 칼만 봐도 잘 알 수 있으실 겝니다. 반면에 도는 베는 기법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집단적인 전투에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지요. 반면에 베는데 더 유리하라고 폭을 넓히는 바람에 찌르는 기법 - 쾌속한 공격이 용이한 - 을 쓰기가 어려운 단점도 있습니다. 이런 점은 서양의 검제에서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일반적인 서양검술가들이 쓰는 검은 날이 없고 끝이 날카로운 검이지만(펜싱에서의 플러레,에페) 그들이 전시에 쓰는 칼은 모두 한쪽에만 날이 있는 휘어진 모습의 사아벨 이지요. 이러한 검과 도의 장점을 수용한 가장 발달된 칼이 검도인들이 쓰는 쌍수도인 것입니다. 이 칼로는 찌르는 기법과 베는 기법을 얼마든지 혼용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왜적이 우리네 강토를 휩쓸 수 있었던 것도 다 조총과 쌍수도 덕분이지요. 검도인들이 쓰는 쌍수도는 우리나라의 전래되는 쌍수도(예도)보다는 일본도를 더 닮아 있습니다. 원래 본국검법에 쓰이는 예도(요도)는 칼날도 현재의 검제보다는 조금더 짧고 손잡이도 손가락 마디정도 더 짧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전래되는 우리나라의 쌍수도는 그 크기가 일본도의 크기와 엇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크죠. 검도인들이 일본도를 많이 쓰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놈을 구하기가 쉽기 때문이고 우리네 칼과 모양이 엇비슷 하기 때문입니다(제가 가지고 있는 것도 일본도입니다. 검집에 손을 대는 부분이 상어가죽으로 되어 있는데 요즘 나오는 백제도와 엇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백제도 인줄 알았거든요.) 요즈음은 '백제도'니, '한국도'니 해서 여러 도검제작소에서 복원한 우리네 칼이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만 이놈도 구분하기가 힘이 듭니다. 다만 손잡이가 좀더 길고 검집이라든가 코등이의 형식등이 다른 점을 보고 판별할 뿐이지 칼날만 보고는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일이니 왈가왈부 할것 없고 이제 본국검법을 수련하는데 필요한 칼을 말씀드리기로 하겠습니다. 본국검법을 시전하는데 가장 좋은 것은 물론 진검이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검도인이 진검을 소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목검을 그 대용으로 합니다. 그리고 왠만한 실력자가 아니시면 진검으로 시전할 생각을 아예 버리시는게 상수입니다. 진검은 소지하기도 까다로울뿐 아니라 녹(눈에 잘 안띄는)이 잘 나서 왠만한 정성을 갖지 않으면 칼날을 쉽게 상하게 되죠. 저만 해도 본국검법이니, 회전치기등을 연무한다고 까불다가가 손가락을 베거나 휘두르는 칼에 도복이 ??긴적이 한두번이 아니니 말입니다. 요즈음은 검집이 있는 목검도 나와 있더군요. 허리에 칼을 차고 제대로 검법을 시전해 보고픈 분들은 검집이 있는 목검을 구하셔서 사용하시면 금상첨화겠지요. 그냥 일반 목검도 당연히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오히려 진검보다 발검하기에 편한 점도 있습니다. 정 멋을 부려보고 싶으시면 목검을 검정색 스프레이를 뿌려서(흑단으로 된 목검 빰칩니다) 그놈으로 시전해 보십시요. 하지만 이것도 실력이 뒷바침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죠.
▣ 본국검 시전에 앞서 알아두어야 할 기본자세 ▣
이는 본국검법에서 나오는 세법들은 아닙니다만 본국검법을 시전할 경우 여러 세법들의 자세를 설명하는데 이 기본자세들이 어느정도 도움이 되는듯 싶어 본국검법의 상세 설명에 앞서 서술하는 것입니다. 물론 검도인들께서는 익히 아시는 내용이겠으나 익히지 않으신 분들을 위하여 쓴 것이니 양해해 주십시요.- 앞서 얘기 했듯이 대한검도회에서 복원한 본국검법의 설명이 끝나고 다시 제게 시간이 허락되면 달리 해석된 - 실제로 도(무예도보통지 상에는 요도로 되어있습니다만)가 아닌 검으로 시전하는 - '경당'등의 전통무예연구회에서 복원한 본국검법도 서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자연체 - 말그대로 자연스레 서있는 자세입니다. 눈은 정면을 응시하고, 아랫배에 힘을 주며,양 어 깨에는 힘을 주이 않고 양팔을 자연스럽게 내립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자연체라할 수 없으 며 몸의균형이 잡혀있어서 어떠한 동작도 무리없이 취할 수 있고, 상대방의 대응에 대해서도 민첩하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올바른 자연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양발은 역 팔자형 으로 하되 중심을 양발의 사이에 두어야 합니다. (2) 중단세 - 상대방의 어떤 공격이나 수비의 변환에도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입니다. 중 단세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옛날얘기를 하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는 제가 다 니던 도 장의 사범님 한분이 해 주신 이야기를 인용한 것입다.)
옛날 어느 선비의 가문에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몸이 허약하여 집안의 근심이 대단하였습니다. 해서 선비는 산에서 수도를 하는 어느 도인에게 아들의 검술지도를 부탁하였습니다. 해서 선비의 아들은 도인을 따라 입산하여 가르침을 받게 되었는데, 입산 첫날 도인은 칼을 잡고 서는 법(중단세)을 가르쳐 주더니 그 이후에는 선비의 아들에게 아무것도 가르쳐 주질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3년이 될 무렵 '중단세' 밖에 배우지 못한 선비의 아들은 도인의 가르침을 원망한 나머지 산을 내려가기로 결심하였습니다. 해서 산을 내려가 집으로 돌아가던 선비의 아들 앞에 갑자기 날이 시퍼렇게 선 칼을 든 산적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물론 선비의 아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지요. 3년동안 배운것이라고는 칼을 들고 서 있는 자세 뿐이니 이제 산적의 칼에 목이 달아나는 일만 남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냥 죽기는 싫어서인지 무의식적으로 짚고 다니던 막대기를 뽑아 들어 3년동안 배웠던 칼들고 서 있는 자세를 취했습니다. 아니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막대기를 든 선비의 아들에게 코웃음을 쳐 보이고 막 칼을 들어 선비의 아들을 치려고 하자 산적은 자신의 허리와 목, 그리고 가슴이 선비의 아들이 들고 있는 막대기에 노출이 되는 것을 느끼고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들었던 칼을 내려 선비의 아들이 막대기를 잡고 있는 손을 베려고 하자 그만 자신의 손목이 먼저 상대의 막대기 앞에 노출되는게 아닙니까. 그 후로 오랫동안 자세를 바꿔가며 선비의 아들의 틈을 노렸지만 언제나 자신이 공세를 취하기만 하면 자신의 헛점이 선비의 아들의 막대기에 앞에 드러나게 되자 결국 산적은 어마 뜨거워라 하고 달아나고 말았습니다. 이리하여 산적을 물리친 선비의 아들은 도인의 가르침이 헛된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다시 산으로 들어가 도인께 용서를 구하고 다시 도인의 밑에서 검술을 익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중단세는 검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본자세입니다. 상대의 이동이 어떻게 변하든 칼끝이 상대의 목젖 부근을 겨냥할 수 있게 되면 상대방의 어떤 공격도 차단할 수 있고, 그에 앞서 상대방을 먼저 제압 할 수 있게 됩니다. 중단세를 취하는 방법은 먼저 자연체에서 오른발은 내딪고 왼발은 뒷꿈치를 살짝 든 다음, 칼을 잡는데 이때 왼쪽 주먹이 아랫배에서 주먹하나 정도의 여지를 남기게 잡고 칼 끝이 상대의 목을 겨눠야 합니다.
(3) 상단세 - i)좌상단세 - 자연체에서 왼발을 앞으로 하여(이때 양 발끝은 오른쪽으로 45도 정도 기울임) 칼을 든 자세로 선공에 유용한 자세입니다. 칼을 든 왼손이 이마에서 주먹하나 정도 떨어져 있어야 하며 칼끝은 (옆에서 볼때) 수직에서 15도 정도 기울이고 (앞에서 볼 때)오른쪽으로 약간 치우치게 듭니다. 이때 상대에게 공격받는 부위를 줄이기 위해 몸 을 옆으로 하여(왼옆구리가 앞으로)야 합니다. ii)우상단세 - 자연체에서 그대로 칼을 들어 올려 (옆에서 볼때) 15도 정도의 각이 지게 든 상 태입니다. 이때 양 팔꿈치가 너무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4) 하단세 - 중단에서 칼을 자연스럽게 내려 칼끝이 자신의 무릎정도에 오게끔 합니다. 이때에도 중단 세와 마찬가지로 칼을 잡은 왼손은 하단전에서 주먹하나정도를 띄워야 하고 오른팔은 쭉 펴도 록 하되 너무 경직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모든 자세에서 어깨에 힘을 빼야 하는것을 잊지 마십시오. 수비에 유용한(받아서 치는 기법) 자세 입니다.
(5) 팔상세 - 중단에서 왼발을 앞으로 보내며 (몸은 비스듬히) 칼을 들어 칼의 코등이가 자신의 코정도의 높이에 오게끔 든 자세 입니다. 이때 칼은 수직에서 약간 이울인 정도로 하며 칼을 든 양손이 모두 자신의 몸 중앙에 오도록 해야 합니다. 앞으로 나아가며 상대를 칠 때 유용한 자세 입니다.
(6) 옆겨눔 - 중단세에서 오른발을 뒤로 빼면서(왼발은 ↗, 뒤로 뺀 오른발은 →방향으로) 칼을 들어 (팔상세의 칼모양처럼 듭니다) 오른쪽 옆구리에 댑니다. 오른손은 옆구리에 닿을듯 말듯하게 두며 손목을 펴서 칼날이 옆을 보게 합니다.(↙ : 화살표의 머리부분이 칼날)팔상과 마찬가지로 나아가면서 치는데 유용한 자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