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촌 매운탕의 분원 붕어찜 - 부드러운 시래기의 깊은 맛에 홀딱 빠지다.

[이웃사촌]

지난 7월 7일 지인들과 광주 천진암 천주교 성지를 둘러보고 점심 먹을 곳을 찾는데,
함께 간 지인이 팔당댐 근처 붕어찜을 잘하니 그곳에 가서 점심을 먹자고 하였다. 
평소 비린내와 흙내음이 나서 민물 생선 매운탕이나 찜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내색하지 않고 그렇게 하자고 하였다.    
  
천지암에서 나와 30여분 이동하여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 붕어찜 마을에 도착하였다. 
2차선 도로 200여m 거리 양편에 붕어찜 및 매운탕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데
이곳을 추천한 지인이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식당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하였다.
길을 따라 안쪽으로 150여m 이동하니 넓은 주차장과 운동장이 있고  그 주변에도
식당이 많이 있는데,  이름이 제법 알려진 해물탕 분점도 있었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슈퍼마켓에 들어가 붕어찜 잘하는 집을 물었더니
"바로 옆에 있는 강촌 매운탕의 분천 붕어찜이 최고이지요" 하였다.
식당을 보니 주변에서 제일 허름하고 안에 사람도 별로 없어 "이 집이 맛집인가?"
반신반의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붕어찜을 주문하고 30여분 후 음식이 나왔는데 볼품이 없어 실망하였다.
그러나 실망도 잠시, 붕어찜과 밑에 깔린 시래기를 먹어보고 나서는 그 맛에 홀딱 빠졌다.  
비리지도 흙내음도 없는 고소하고 담백한 붕어찜도 맛있었지만, 양념이 배어 푹 무른
부드러운 시래기의 깊은 맛은 요즘 먹어보지 못한 어머니의 그윽한 손맛이었다.

별로 기대를 안 하고 들어갔다가 맛에 빠져 먹느라,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렸다.
여행을 다니다 블로그에서 맛집을 검색하여  찾아가 보고 실망한 적이 많이 있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맛집을 포스팅하지 않는데, 이곳은 블로그에 올렸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오늘 아침 손위 동서 형님이 점식 식사나 하자고 말씀하셔서  와이프와 함께
처형 내외분을 모시고 이곳을 다시 찾게 되어 카페에 올리게 되었다. 

일    시  :  2018년 8월 19일 일요일
     위   치 : 경기 광주시 남종면 산수로 1633
상  호 : 강촌 매운탕 분천 붕어찜
전  화 :  031-767-9055 

강촌 매운탕의 이영숙 할머니는 팔십 노구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주방에서 직접
조리를 하며,  아들과 며느리가 어머니를 도와 그 맛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붕어찜은 한 시간 이상 조리를 하여야 하기 때문에 미리 전화 예약을 하면
좀 더 맛있는 붕어찜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 20,000원/1인분 )

11시 30분 용인에서 전화 예약을 하고 출발.
광주 시내를 지나 퇴촌 방면으로 이동하다가 팔당댐 방면으로  방향을 바꾸어 경안천을 
건너 왼쪽으로 10여분 이동하여 분원리 붕어찜 마을 도착. ( 거리 32.5km  50분 소요 )

12시 20분 강촌 매운탕 식당에 도착

강촌 매운탕 분천 붕어찜 식당 전경

식당 앞 화단에 심은 고추는 필요할 때마다  
 따서 손님상에 올린다고 한다.

식당이라기보다는 허름한 시골집 같은
입구로 신을 벗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니 식당에 들어온 것인지?
가정집에 들어온 것인지 분간이 안 간다.

화목 난로와 사무용 책상과 의자, 그리고
그 왼쪽에는 살림살이가  널려 있다.

가정집을 개조하여 식당을 만든듯하다.
에어컨이 없어 무더운 한여름에 식사를
하려면 땀깨나 흘리겠다.

식탁은 여러 개의 방과 창가쪽으로 놓여
있어  창가쪽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

조미료를 쓰지 않은 심심한 시골 밑반찬으로
맛보다는 건강한 음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에피타이저로 장떡이 나와 먹고 나니,
바로 붕어찜이 나왔다.

붕어찜 3인분 
( 어른 손바닥만 한 붕어 세 마리 )

처형은 위장이 안 좋아 매운 것을 못
드시므로 3인분 만 시켰다. 

너무 볼품이 없어 맛이 있을까?
의심스럽다.

그러나 걱정도 잠시  . . .
붕어찜과 시래기 맛을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옛날 어머니가 해주시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포근함과 짜지도 달지도 맵지도 않은 
부드러운 깊은 맛에 빠져들게 된다.

붕어찜은 비리지도 흙내음도 없이 담백하고
고소하며, 특히 시래기는 양념이 골고루 베여
푹 무른 부드러운 맛으로 입안에 들어가니
살살 녹아 없어져 버린다.

달고 짜고 매운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별로 좋아할 것 같지 않아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식당 분위기도 그렇고
음식 맛도 올드하여 권하고 싶지 않으나,
나이 드신 분들은 좋아하실 것 같다.


동서 형님께서도 맛있게 드시면서
친구들과 함께 와야겠다고 하셨다.

나는 이 집 쥔장 할머니의 손맛에 반하여 
다음에는 쥔장이 추천하는 쏘가리 매운탕을
먹으러 다시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