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런 일이 생겼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느닷없이 팀장의 명령에 의해 일주일 후, 3일의 휴가를 받게 되었고, 오래전부터 벼르고 벼르던 홍콩 여행을 저질러 버렸다. 출발 3일전이 되어서야 항공과 숙박이 세팅될 정도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준비 상황. 당근~ 과연 홍콩에 가서 뭘 보고 뭘 해야 할지는 고사하고 내가 홍콩에 대해 정말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과연 공항에 내려 숙소까지 제대로 찾아갈 수나 있을까?
패키지든 에어텔이든 모든 것이 이미 마감된 후에 시작된 나의 여행 준비, 항공권 대기 걸어 놓은 것이 다행히도!!!! 확정된 덕분에 타이항공 404,800원의 가격으로 확보했고, 숙박은 홍콩 2박 한인민박 IVY house 350HKD*2= 96,000원에 확보, 마카오는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Regency Hotel 디럭스룸 1박에 113,000원 확정. 아무튼 이렇게 하여 여행 준비 완료.
홍콩에 가겠다고 마음 먹고 돈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 2000년. 그 돈은 이사 후, 튼튼한 원목 책상이 돼 버렸고, 이번에는 기필코 홍콩에 가겠다고 나섰던 길은 친구의 달콤한 꼬드김에 넘어가 괌이 돼 버렸고, <화양연화>와 <무간도> 시리즈에 미쳐 버린 나는 홍콩에 대한 갈증이 점점 커져만 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징에 가고, 도쿄에 가고, DC와 뉴욕엔 몇번씩 가도 정말 인연이 닿질 않았던 홍콩, 드디어 가게 됐다.!!
오전 10시 40분 타이항공. 과거 인천공항의 각종 바가지 상혼을 생각하며 이번에는 이른 아침이지만 아침도 야무지게 챙겨먹고, 9,000원짜리 공항버스 대신 9호선-공항철도(4,400원)을 이용했다. 9호선과 공항철도의 환승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편리했다!!!!!!!!!! 그냥 같은 승강장의 반대편에 서 있는 열차에 올라타기만 하면 끝. 세상에 이렇게 좋은~~~ 앞으로 공항철도 무지무지 사랑해 주리라~ 저렴하고 편리하고 쾌적하고. 아쉽게 사진을 못 찍었다. ^^;;;;
인천공항 도착. 면세품을 찾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타이항공은 터미널2란다. 얼마 전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이 아닌 외국 국적의 항공사들은 터미널2로 게이트가 이동 됐다고. 터벅터벅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터미널2로 이동할려고 보니,
또 열차를 타란다. 타라면 타야죠.....터미널 2로의 이동 시간은 한 5분 정도. 괜히 15분 걸린다고 협박하던 아저씨들, 사기치지 마세요. (다만 열차가 5분 간격으로 다니기 땜시...이 점은 고려해야 할 듯)
터미널2의 전경. 터미널2에도 면세점도 있고 면세품 인도장도 있으나 종류나 규모면에선 좀 딸린다. 다만 매우 한산해서 쾌적하다고 할까? 그래도 화장품 같은 것들은 다 있더라.
아무튼 돗대기 시장 같던 게이트들이 여긴 매우 한산~조용, 고요!
창 밖으로 내가 타고 갈 타이항공 비행기가 보인다. 비가 추적추적 온다. 제발 홍콩은 날씨가 맑기를....
드뎌 비행기에 올랐다. 음!~~생각보다 괜찮은데. 재작년 미국에 갈 때 탔던 UA는 오마갓이었다. 그 탓에 작년에는 돈 더 주고 대한항공을 탔는데 이번에는 나름 괜찮다. 더구나 타이항공 승무원의 전통 복장은 무지 이쁘더라~~ (나, 여잔데..왜 이쁜 여자들한테 이리 사족을 못 쓰는지.^^;;;)
체크인을 늦게 한 탓에 또 날개 옆이다. 볼게 없다는 뜻.
아무런 준비 없이 떠나는 여행이니 이제부터 열공모드다. 공항에서 산 안내서들 들었다. 당장 공항에서 숙소 찾아갈 일이 아득하다. 또 도착해서 바로 시작될 나의 홍콩 여행 일정도 짜야 하고, 옥토퍼스 카드는 사야 할지, 뭘 먹어야 할지 머리 속도 덩달아 바빠졌다. 사실 이번 여행 최고의 목적은 맛있는 딤썸을 원없이 먹어 보는 거였다.
열공을 하다보니 어느덧 홍콩 공항. 저!~~ 아래로 홍콩이 보이기 시작한다. 으흐흐흐~~ 드디어 홍콩이닷! 양조위와 장만옥이 살고 있는 홍콩. 무간도의 홍콩.
홍콩 공항 입국장. 마음도 몸도 바쁘다. 빨리 빨리~~ 헉헉~ 그러나 현실은...ㅜ.ㅜ 여기서부터 제대로 삽질이 시작 됐다 막상 나오고 보니 너무 아득한, 어디로 가야 할지 뭘 타야 할지 난감하기 그지 없고. 한참을 두리번 거리다 간신히 '하나투어'라고 써 있는 간판을 발견했다.
하나투어 데스크에 가서 도움을 청했다. 그래도 한국말이 통하니.
옥토퍼스 카드 구입하고(이건 별도의 데스크에서), 마담투소와 피크 트램 패키지 티겟 하나 구입하고, 버스 정류장으로 Go~Go~
입국장 A1 출구로 나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이렇게 S1 버스 정류장이 나온다. 홍콩공항과 MTR이 바로 연결이 안되기 때문에 S1을 타고, MTR 똥총(TungChung, 東通) 역까지는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일반 버스라 저렴하다.
버스에 오르자마자 바로 2층으로. 홍콩에 왔으니 2층 버스는 당연지사. 이제부터 본격적인 홍콩 구경의 시작이다.
홍콩 공항은 생각보다 넓고 이쁘다. 바다를 보며 달리는 맛도 있고. 서울은 아직 추운데 야자수를 보니 외국에 와 있는 느낌이 그야말로 팍팍!!
한 15분 정도를 달리니 MTR 똥총역에 도착했다. 무거운 캐리어를 질질 끌며 MTR에 올랐다. 오~~마이 갓!!!! MTR이 너무 혼잡하다. 앉을 자리가 없다.ㅜ.ㅜ
숙소가 있는 침사추이역까지는 생각보다 멀었다. 아~~벌써 지친다. 처음부터 이렇게 지치면 안되는데...안되는데....MTR을 타는 것도 여행의 묘미 중 하나이고, 이렇게 홍콩 사람들의 평범한 삶을 함께 하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라고 스스로에게 체면을 건다. '원래 니가 좋아하는 여행 스타일이잖아...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
드디어 침사추이역에 도착. Nathan Road. 침사추이역 B1출구에서 도보 5분이라던데~ 과연 잘 찾을 수 있을까? 무작정 캐리어를 끌고 나섰다. 저 멀리 Mira 호텔이 보인다. 앗싸~~, 첫번째 미션 클리어. 숙소에 무사히 도착한 건가?
헉~~뜨아! 그러나 숙소가 있는 건물이 생각보다 휠씬 음산하고 칙칙하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데 흡사 마약 사러가는 기분이 들 정도. 이건 무슨 전당포 건물도 아니고.
드디어 숙소인 IVY House 도착. 홈피엣 봤던 사진과는 너무도 다른 분위기에 급 당황! 내 방에 들어섰다. 과연 여기 청소는 제대로 되어 있는 걸까 하는 마음에 물티슈를 꺼내 탁자 위를 닦아 보았다. 다행히도...먼지는 묻어 나지 않는다.
내가 이틀을 묶었던 방. 정말 1인용 침대가 겨우 들어갈 정도의 좁은 방 그래도 욕실이 따로 있고 인터넷이 가능한 PC가 있어서 좋았다. PC에 USB 인식이 안된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긴 했지만.
IVY House는 그닥 휼륭한 민박은 아니었다. 예약할 때부터 전화도 너무 안되고 홈페이지 답글도 늦고. 정말 이쁜 홈피에 홀딱 넘어가 예약을 했는데, 무뚝뚝한 주인까지. 출발전부터 마음을 심란하게 했는데 다행히 주인 아주머니는 처음과는 다르게 친절하셨고, 아침도 나름 괜찮았다. 추천할만큼은 아니지만 나쁘지는 않았던 곳.
이제 짐을 풀었으니 슬~~~ 홍콩 관광을 시작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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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어설픈 찍사의 여행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어설픈찍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