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갈수록 가는 시간이 아쉽고 아깝다.
노년에는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지난 젊은 날에 있었던 낭비의 시간, 허송한 시간이
실로 억울하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뒤늦게나마 하루를 10년같이 보람차고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보자고 다짐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지난 시간은 반드시 헛되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커다란 자부심을 가져도 좋지 않을까 여긴다.
절대 빈곤의 전근대적 농경사회와 비약적 발전을 이룬 산업사회,
그리고 이제는 세계 최강 최첨단을 자랑하는 IT사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도약의 과정을 두루 경험한 세계 역사상 유일한 우리세대이다.
국가의 경제적 발전을 위하여
개인의 자유를 유보하는 괴로움을 기꺼이 감수했다.
지도자의 무능으로 인한 국력의 피폐와
식민의 한이 워낙 컸기 때문에 오로지 부국강병의 길만이
대한민국의 생존과 자존을 담보하는 유일한 길임을 깊이 공감했다.
굶주림의 절대빈곤과 세계인의 멸시 앞에
자유를 노래할 여유가 없었고
오로지 피 땀 흘려 중단 없는 전진(Keep on Running) 만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었다.
가난에 찌들었던 그 시대의 소명(召命)이었다.
그 결과 단기간에 세계 최빈국으로부터 벗어나
융성한 산업화와 찬란한 민주화를 병행한
세계역사에 유례없는 성취를 이룩하여 오늘에 이른 것을
우리가 어찌 세계만방에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으랴.
국토가 분단되어 부모 형제가 이산한 아픔에 더하여
반으로 쪼개진 것도 모자라 남북이 원수의 심정으로 증오하며
첨예하게 대립한 가운데 막대한 군사비를 감당해가며
이룩한 성과이므로 더욱 더 값지다.
이런 성취를 후대(後代)에 공치사 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 모든 성과를 한데 뭉뚱그려 독재의 산물에 불과할 뿐이라고
폄훼(貶毁)하는 일부 좌파정치인과 사이비문인
그리고 정치교수들에게 아연(啞然)함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는 것이다.
선대(先代))의 성취는 물론
아비 어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역사에 대한 만행이자 행패이기 때문이다.
역사의 부정은 현실의 부정이며
태생의 부정은 자기존재의 부정에 다름이 아닐 것이므로
그런 배은망덕이 없고 그런 못된 후레자식들이 없다.
좌파의 집권과 무조건적 평등의 실험이
대한민국이 언젠가 한번은 반드시 치러야 할
통과의례라면 우리는 그 정도의 값비싼 대가를
치룰 용의가 얼마든지 있다.
이보다 더한 모진 세월과 모멸과 보릿고개라는
극한의 굶주림을 이겨냈던 우리 세대가
어느 고통인들 참고 견디지 못하겠는가.
이런 소회와 감정이 우리세대 전체가 공감하는 공통분모라면
각각의 개인이 느끼는 분자(分子)는 제가끔 다르리라.
나이에 관하여 말하자면
서양식 표현은 한 해 더 늙는다고 하지만(getting one year older),
우리말로는 나이를 먹는다고 한다.
시간의 “매듭”, 세월의 “흐름”을 먹는다는 뜻일 터이니
우리말의 감칠맛이요 조상의 예지(叡智)라 아니할 수 없다.
세월에 편승하여 부질없이 수동적으로
떠밀려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먹어서 내 안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지난 경험과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오는 시간을
조금도 낭비하지 말아야겠다고 지운선생은 다짐하는 것이다.
이런 각오에도 불구하고 아직 노여움이 남아있으니
“그 동안 수고하셨노라. 이제는 아무 염려마시고 편히 쉬시라.
우리가 대한민국의 더 좋은 미래를 이룩하겠노라” 라고
빈 소리로나마 몇 푼어치의 위로의 말은 얼마나 따뜻한가 말이다.
위로커녕은 도리어 타도되어야 할
수구 꼴통 꼰대로 낙인찍히다 보니
허탈함을 넘어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분열과 증오와 광란의 지난 좌파 10년도 모자라
나이 든 사람은 투표장에 나타나지도 말라던
대통령후보였던 자의 폭언에 더하여
부모가 투표일에 투표 못하도록 휴가 보냈다는 말에
천하의 효자라는 어느 간교한 교수의 망언을
눈을 부릅뜨며 지켜보고 각오를 새로이 한다.
우리는 저네들이 함부로 갖고 놀아도 될 만큼
넋 빠진 노인들이 아니다.
거듭 말하거니와 저들의 놀림감이 아니란 말이다.
지운선생은 다시 투지 왕성한 예전으로 돌아가
이름 없는 한 병사(兵士)가 되어
남은 세월에는 온 몸을 다하여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지키자고 각오를 새로이 한다.
Grandfather's Clock/Roger Wagner
첫댓글 지운 선생 화이팅이다. 요즘 상하, 좌우도 모르며 설치는 넘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 개탄스럽다.
역시 지운선생의 일갈이 속 시원하다. 우리끼리만 듣기에는 내용이 넘 좋다.
내친김에 정기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지운선생의 말씀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으면 어떨까싶다.
세대가 그런겁니까? 아님 우리DNA가 그런겁니까? 좌빨의 이간질 재주에 홀린겁니까? 엉킨 실타래지만 팽개칠쑤 없다면 인내로 풀쑤밖엔 없쟎켔어요? 시장선거결과를 차분히 "수구꼴통"의 시선에서 냉정하게 분석/진단해주는 분들의 글 좀 구해주실쑤 없읍니까? 제생각엔 께임 승부결과의 흥분은 잠깐이면 족하고 다음께임을 식은 싸늘한머리로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싶네요.
지운 선생의 위대한 결단에 경의를 표합니다.
4.19에 앞장섯던 빛의 아들들이여 !
다시 한번 "빛을 발하라"
탁상공론으로 그치지 말고 실천합시다.
그 결단의 열매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