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증(暑症).
더위 먹는 병을 ‘서증(暑症)’이라 합니다.
'동의보감' 에서는 서증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하지 이후에 열병을 앓는 것은 서병(暑病)이다.
서(暑)란? 상화(相火)가 작용하는 것이다.
여름에 더위를 먹으면 답답증이 생기고
말이 많아지며 몸에서 열이 나고 갈증이 나서 물을 들이키고
머리가 아프며 땀이 나고 기운이 없어진다.
여기서 상화란 신장(腎臟)에 소속된 명문(命門)의 화를 가리킨다
(命門: 생명의 문 또는 생명의 근본이라는 뜻으로 오른쪽 콩팥을 이르는 한의학 용어).
신장은 차가운 쪽[신수(腎水)]과 뜨거운 쪽[명문(命門)] 양면이 있다.
신장의 뜨거운 부분인 명문은
생명의 문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인체의 보일러이다.
상화가 있어 더위를 잘 탄다는 점은
보일러가 지나치게 잘 달아오르는 걸 의미한다.
인간은 체온 36.5℃의 항온동물로 보일러도 있지만
반대편엔 에어컨도 있어 체온을 유지해 준다.
하지만 에어컨으로 진정하는 힘은 약하고 보일러로 달아오르는 힘이 더 큰 게 곧 상화다.
즉, 에어컨인 신수는 약하고 보일러인 상화 즉 명문은 강한 열성 체질이었다.
그리고 상화를 더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분노(憤怒)이다.
성종은 잘 흥분하고 예민했다.
까칠하고 직설적으로 반응하는 특징은 실록에도 여러 차례 나타나 있다.
예컨대,
성종은 자주 수반(水飯)을 들었다.
물에 밥을 말아먹는 수반은 본질적으로 속이 타는 체질의 특성이 잘 드러난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단계심법'이란 책은 '여름철에 찬 음식을 많이 먹거나 찬물이나
얼음물을 너무 자주 마시면 토하거나 설사를 한다. 더위 먹은 데는
비위를 따뜻하게 하여 소화를 잘 시키고
습(濕)을 없애며 오줌이 잘 나가게 해야 한다.'라고 했다.
수반을 자주 먹는 습관은 설사로 이어졌다.
성종 15년, 20년, 25년 여러 번 설사와 이질(痢疾)을 호소하는데
특히 25년 8월 22일엔 사형수의 처형과 관련한 조계를 중단할 정도였다.
(朝啓:중신들이 편전에서 벼슬아치의 죄를 논하고 단죄하기를 임금에게 아뢰던 일)
11월 20일엔 설사로 경연(經筵:어전에서 경서를 강론하던 일)을 정지하기도 하였다.
서증을 앓는 사람에 대한 지침을 동의보감은 이렇게 적고 있다.
여름은 사람의 정신을 소모하는 시기다.
더위가 기(氣)를 상하게 하므로 지나치게 술을 마시거나 성생활을 하면
신(腎)이 상하여 죽을 수 있다.
심장의 기운 심화(心火)는 왕성하고
신장의 기운 신수(腎水)는 약해져 있으므로
성생활을 적게 하고 정기를 굳건하게 해야 한다.
성종은 자타가 공인하는 ‘밤의 황제’였다.
오죽하면 ‘주요순(晝堯舜) 야걸주(夜桀紂)’ 란 별명이 붙었을까?.
낮엔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황제였던 요순임금처럼 정사를 돌봤고
밤엔 중국 하나라의 걸 임금과 은나라의 주 임금처럼 주색잡기에 능한 임금이라는 뜻이다.
이런 별칭에 걸맞게 유교국가로서의 정치기반을 확립하고
‘경국대전’ ‘동국통감’ ‘동국여지승람’ 편찬 등의 큰 업적을 남긴 반면
거의 매일 밤 곡연[曲宴: 임금이 궁중에서 가까운 사람들만 불러 베풀던
소연(小宴)]을 베풀어 기생들과 어울렸고 많은 후궁을 거느렸다.
25년의 재위기간에 3명의 왕후와 9명의 후궁을 맞아들였고 16남 12녀를 두었다.
체질적으로 신장이 약한 성종이 과도한 성생활로 명을 재촉하였지만
술도 왕의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었다.
공식적으로도 명이나 일본 사신들과 연회를 자주 벌였는데
회례연(會禮宴:설날 등에 문무백관들과 베푸는 연회)이 18회
양로연(養老宴)이 21차례 진연(進宴: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베푸는 연회)이 50차례로
술 마실 기회가 너무 많았다.
서병(暑病)에 가장 해롭다고 경고한 음주와 성생활이 과도했던 것이다.
성종을 고통스럽게 한 또 하나의 질병은 치통이었다.
성종이 앓은 치통은 그의 약점인 신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치아는 뼈의 끝인데 정기가 왕성하면 이가 든든하다면,
이것은 신장이 주관하는데, 신장이 튼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는
신장이 쇠약하면 치아 사이가 벌어지고
허열(虛熱)이 있으면 이가 흔들린다.
신장의 허열이 병의 뿌리임을 강조했다.
성종은 재위기간 25년 38세의 젊은 나이로 승하하였다.
재위 24년 말부터 그의 건강은 급격히 나빠졌다.
죽기 한 달 전부터 성종은 숨이 가쁘고 기침이 나는 천증(喘症)을 호소했고
세상을 떠나기 나흘 전
배꼽 밑에 작은 덩어리가 생겨 조금씩 아프고 빛깔도 조금 붉다고 하였다.
12월 12일엔 다리가 여위고 연약해 마비된 것을 힘들어하다가
허리 밑 종기와 갈증으로 결국 운명하고 말았다...^^
[출처:민선달 성종의 서증에서 밫췌]
첫댓글 네
서증!
성종하면 떠 오르는이 인수대비와 연산군....
권력엔 남여가 없다...
사약들고 간 이까지 모두 죽이고..이미 고인된 이를 끌어내여 목을 자른 부관참시 갑자사화 잉때시킨 성종 /
내일 평화까지 준비하는 治政 은 없는가>..?
내일 건강 준비하는 오늘 의 나 ...는 없는가.?
두가지 문제 뭐가 다를까.?